외식

밍글스 런치




밍글스는 개인적으로 굉장히 소중하게 여기는 곳입니다.


기존에 하던 것을 그만 두고


새로이 백지 상태에 놓여


요리라는 것에 손을 대는 것이


과연 잘하는 짓일까 하며 스스로에게 질문 하던 시기에


방향을 제시해준 곳입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의 점심 약속이 있었던지라


밍글스를 찾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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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갈한 기본 세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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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먹은 것은 런치 테이스팅 코스입니다. 


기본금 8만 5천원이지만


추가 금액을 감안하면 11만원 정도로 생각하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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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그릇]


무늬 오징어 & 초리조 에스푸마



아뮤즈.


삼각형 모양으로 맞춰 자른 무, 당근으로 무늬 오징어를 가려놓았습니다.


맛의 포인트가 잘 잡혀있습니다.


좋은 풍미 


좋은 식감


기분 좋은 시작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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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그릇]


굴 튀김 그리고 시금치 무침 & 굴 그리고 야생딸기



잘 익혀낸 굴 튀김


그리고 익숙한 맛의 시금치 무침.


익숙한 맛으로


감동을 주는 것은 좀처럼 쉽지 않습니다.


이 곳은 항상 어려운 일을 해냅니다.


같이 나온 굴 또한 신선합니다.


옆에 놓여진 야생딸기는 밍글스에서 직접 재배한 야생딸기라 합니다.


딸기와 굴을 함께 먹으니 생각보다 잘 어울립니다.


신선한 굴 특유의 산미와 단 맛이 딸기의 맛과 비슷한 느낌이라


같은 계열의 음식들이 조화를 이뤄내는 느낌이었습니다.


다만, 굴은 한입에 다 먹기에는


포션이 컸기 떄문에 반을 잘라 나오면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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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그릇]


전복, 고랭지 배추, 배추 콩소메



그 다음으로 나온 요리입니다.


부드럽게 익혀낸 전복


그리고 그 아래에는 적당하게 데처낸 고랭지 배추가 층을 이뤄 깔려있었습니다.


산초와 어린 고수잎을 얹어주며


배추 콩소메를 뿌려줍니다.


1년 전에 방문했을 때도 비슷한 스타일의 음식을 접한 적 있었는데


당시에는 이런 저런 향신료들이나 익숙치 않은 재료들 때문에


약간의 거부감이 들었습니다.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1년 사이에 많은 부분에 있어서 발전한 것 같습니다.


이 요리에는 잘 만들어낸 증편도 같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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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번째 그릇]


장어, 갈치 튀김 그리고 트러플 리조토



주관적인 이 날 베스트 디쉬.


감칠맛


넘치는 풍미


섬세한 조화가


혀 전체를 덮어버리는 요리였습니다.


리조토 속에 간간히 익혀낸 단무가 느껴졌는데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해내었습니다.


먹는 사람들로 하여금


사용된 각 재료의 존재의 이유를 알 수 있게끔하는


요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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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째 그릇]


옥돔 구이



밍글스의 옥돔 구이 요리는 


항상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겉부분은 바삭하지만


속부분은 포크가 아닌 스푼이 필요할 정도로 부드럽게 구워내었습니다.


정확히 기억이 나질 않지만


펜넬 폼과 능이버섯, 감자 퓨레가 같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폼의 향은 사실 풍부하게 느끼진 못했습니다만


능이버섯 퓨레의 맛은 옥돔 구이와 


굉장히 잘 어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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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번째 그릇]


육회, 훈제 장어 그리고 김부각



이 메뉴는 제가 시킨 코스에는 포함되지 않았었지만


셰프님과 지배인님이 서비스로 내주신거라며


서빙이 되었습니다.


육회는 전라도식으로 고추장에 무쳐내었는데


새콤한 맛이 강합니다.


또한, 한국식 육회처럼 길게 채썰어져있지 않고


타르타르와 같이 잘게 다져져있는데


그것보다도 더욱더 잘게 다져져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느낀게 맞다면


육회와 함께 매실장아찌 같은 것도 같이 다져져 있어 단조로운 맛이 아닌


여러 맛을 느낄 수 있었던 육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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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번째 그릇]


숯불 갈비살 구이 그리고 밑반찬




메인으로 나온 요리입니다.


갈비살은 굉장히 부드러웠습니다.


위에 뿌려진 소스는


대추와 약간장으로 만든 소스인데


굉장합니다. 


지극히 한국적인 맛입니다.


밥도 곁들여 나오고


들기름으로 간을 한 잘 만들어 낸 오이 장아찌도 함께 나옵니다.


밥, 장아찌 그리고 소스에 버무린 고기를 한 입 크게 먹으면


그저 맛있습니다.


가니쉬가 아닌


찬을 곁들인 한국적인 메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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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일행이 시킨 랍스터 요리에 찬으로 나온 것인데


컬리플라워 구이였습니다.


굉장히 맛있었는데 보라색, 분홍색으로 물든 것도 있기에


신기해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맛은 모두 동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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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를 먹기 전에 나오는 입가심 요리입니다.


딸기와 샐러리 피클입니다.


새콤한 샐러리 피클과 딸기가 


매우 잘 어울립니다.




작년에 방문한 밍글스는


지극히 개인적으로 느끼기엔


좋은 의미로도 나쁜 의미로도


혁신적이었습니다.


이런 저런 조합들을 선보였으며


그 중엔 굉장히 좋은 조합들도 있었지만


도전적이다 그 이상의 감동을 내지 못한 조합들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방문한 밍글스는


그러한 과도기를 완전히 끝낸 모습이었습니다.


셰프의 의도가 명확히 보이고


그 의도를 이해할 수 있었고


즐길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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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번째 그릇]


장트리오



간장 피칸


된장 크렘뷜레


고추장 곡물 튀김


한식을 대표하는 3가지 장을 사용하여 만든 디저트입니다.


그렇기에 '장' Trio입니다.


밍글스의 시그니쳐 디쉬이며


맛있다는 말 외로는


별다른 말이 필요없는 요리입니다.


함께 나오는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위스키 폼도 굉장히 맛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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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한입 크기의 다과류와 


메밀차가 나오고 식사가 끝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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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만에 방문한 밍글스입니다.


작년, 저는 이 곳을 방문하여


이런 생각을 하였습니다.


나도 나중에 이런 요리를 만들 수만 있다면


요리를 계속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요리를 계속 해보고 싶다.


그 후,


1년이란 시간이 흘러 다시 방문한 밍글스는


여전히 저에게 같은 자극을 줍니다.


제가 훗날 요리사가 되어 이런 수준의 요리를 할 수 있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이런 요리를 할 수 있게 된다는 보장도 없다는걸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요리를 하고 싶어지는 하루입니다.



6개의 댓글

2018.01.28
진짜 수도권 사는 사람들 이런게 너무 부럽다..
0
2018.01.28
@Offensus
케바케임
0
2018.01.28
크... 오져따,,,,
0
2018.01.28
좋은 글은 ㅊㅊ이야
0
2018.01.29
고급요리특) 나는 영영 못가볼곳 ㅠㅠ
0
슈발...글읽엇는데 찐따된기분이다
0
무분별한 사용은 차단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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