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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 게이들아

IMG_0323.JPG : 수험생 게이들아

이 손 보이냐

내가 올해 스물 하나인데

술집에서 일한다

날씨가 추워져서 손이 쩍 갈라졌다

일 나갈 때마다 설거지해서 로션 발라도 소용이 없더라

나는 이 날씨에 손 시려워도 손님들 접대해야 되서

그냥 이대로 냅둔다.

이 두 손의 20년,30년 뒤가 너희 부모님의 손이다

혹은 너의 하나 뿐인 친자매 친형제의 손이다

지금 내 두손을 내려다보니

ㅈ도 모르던 고등학교 시절, 막내새끼 음대 보내겠다고

어머니가 새벽에 식당 설거지 하러 나갔다는 대답에

너무 미안한 마음에 피식, 씁쓸하게 웃으면서 어물쩍 얼버부렸던 적이 기억난다.

입시가 어려울 때,

친형이 학원비 보태준다는 사실에

새벽에 기숙사 침대에 누워서

벽을 치고 통곡을 하며 울던 기억이 난다

학원비는 내가 감당하기 어려우니

주말에 공장 알바 뛰면서

용돈이라도 벌어다 쓰려던 기특하고도 미련한 모습이 너무 처량해서

담임 선생님 앞에서 눈물을 훔치던 내 모습도 가끔 떠오른다.

가끔은 아버지의 까맣고 홀쑥해진 얼굴에

지금의 나처럼 젊고 혈기왕성한 시절이 있었음을 상상한다.

고3시절, 입시를 접은 뒤, 나 스스로 온전히 독립하기위해서

이 두 손의 쓰라림을 스물 하나씩 쳐먹고

이제서야 뒤늦게 깨달았다.

그리고 너희들이 지금 하는 일이 어렵더라도

죽는 거 아니다. 난 입시 그만두고 대학 못갔어도

하루 세끼 꼬박 먹는다.

일 끝나고 마시는 꽁술과 꽁짜 안주는

그 날 식비를 대신해준다.

이건 앞으로 너희들의 두 손이 될테고

또 지금 너희들 부모님의 손이다.

제발 이 쓰라림을 잊지말고 온전히 간직하자.

내 두손이 찬물에 닿을 때마다

손보다 코가 시큼한 이유는

내가 그만큼 어른이 됐다는 게 아닐까

잠깐 생각해본다.


힘내라.

53개의 댓글

2017.11.19
공격적인 애들이 왜 이렇게 많은거지
0
2017.11.19
새벽감성추

요즘 군대가기전 포설노가다하는데 힘들다 퍄..
발전소인데 석탄 오지게써서 손에 석탄 다묻고 얼굴 새까매지는중
0
2017.11.19
근데 붐베네 ㅋㅋㅋㅋㅋ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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