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글

스포일러30

로스트는 일어나서 자신의 몸 주위를 확인했지만 다행히도 자신이 고깃덩어리로 해체된 것 같아 보이지는 않았다 안전을 확인하고 주위를 둘러보니 엑시트가 쓰러져서 잠을 자고 있었다 모든 것이 잘못되어 가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처음부터 이렇게 될 것이라는 것을 상정하고 엑시트를 데려다 주기로 한 것은 아니었다 엑시트를 그곳에 데려다주는 것으로 모든 것이 원만하게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있지만 엑시트의 저런 모습을 보면 마음의 끄트머리에서 꿈틀거리는 희망의 불꽃마저 꺼져버릴 것만 같다 뭔가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로스트는 너무나도 어렸고 아무것도 몰랐기에 모든 것을 잃었고 이제와서는 살아갈 목적이라는 것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엑시트를 데려다 주기로 마음먹은 것은 그것이 살아남은 자로써의 마지막 의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녀를 데려다주고 나면 목숨을 끊을 작정으로 따라나섰던 것이다 죽음으로써 잃어버린 수많은 생명에 대해서 속죄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보고야 말았다 배고픔을 이기지 못하고 식인을 하는 자신의 백성들이 나라를 잃은 지금에 와서는 백성이라 불러도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태어나면서부터 생기는 의무감이 죽음으로써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다고 그렇게 말하고 있다.

' 이렇게 못난 나이지만서도 어쩌면 살아남은 백성을 이끌어야 할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닐까'하고 그리고 그것이 속죄가 아닐까 하고 그렇게 생각했다.

"윽..."

아픔에 신음하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엑시트가 상체를 일으켜 세우고 있었다 가까이 다 가가서 상체를 일으키는 것을 도왔다.

"고마워 이번에는 오히려 내가 도움을 받은 것 같네"

"이상한 착각하지 마 네가 죽으면 수레는 누가 끌어"

둘은 실없이 웃었다.

"이봐 이상한 소리일지도 모르지만 들어줘... 사실은 너를 그곳으로 데려다주고 나는 죽을 작정이었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길거리에 헤매는 자들을 보고 다른 마음을 먹게 되었어 어쩌면 내가 그들을 이끌어 올바른 길로 인도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백성에게는 왕이 필요해... 그리고 백성이 올바른 길로 다다랐을 때에 그때가 바로..."

"정말 이상한 소리네..."

엑시트는 너털웃음을 지었다.

"이봐 엑시트 너 정말로... 아니.. 아니야 이런 이야기를 할 필요가 없겠지..."

이길 수 있냐고 물어보지는 않았다 그야말로 의미 없는 소리이다 시작 전에 기운 빠지는 소리를 해서 힘을 뺄 필요가 없다 그런 생각을 했던 것이다.

"아...!"

엑시트가 느닷없이 소리를 내었다 그에 돌아보니 언제나처럼 코피가 흐르고 있었다 동공도 살짝 풀린 것으로 보인다.

"미안한데 좀 닦아줘 손이 안 움직이여서 말이지..."

로스트는 언제나처럼 천을 찢어서 흐르는 피를 닦았다 흐르는 피를 닦을 뿐인데 절망이나 슬픔으로 자신의 마음의 잔이 가득 흘러넘쳐 버릴 것 같다 어쩌면 백성을 이끌겠다는 마음조차도 이것으로부터 시선을 돌리기 위한 마음의 도피처 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괴로운 일이었다.

언제나처럼의 행위를 끝내고 낡은 천에 의지하여 밤을 보낸다 모닥불이 타오르는 소리가 느긋하게 들리고 이 시간이 영원히 이어질 것만 같은 기분도 든다.

"로스트... 나도 이상한 소리 하나 만 해도 될까? 만약에 네가 왕이 된다면 말이지 길거리에 떠돌아다니는 수인들을 구제 좀 해줄 수 있겠어?'

"약속하지 꼭 그렇게 하도록 하겠어"

왕자는 전혀 이상한 소리라고 생각하지도 않았으며 그 목소리에는 한치의 의심조차 품을 수 없는 힘 있는 확언이었다 그것을 듣고 엑시트는 안심한 것처럼 눈을 감았다.

"다행이네..."

밤이 지나고 아침이 되어 로스트가 눈을 떴을 때에는 그 자리에 엑시트를 찾아볼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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