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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야사] 5탄 - 조선 시대 '프로불편러'

뭐야 왜케 크게 올려졌다냐??

기존에 썼던 글들

[조선야사] 1탄 - 조선 최고의 기녀는 누구인가.
http://www.dogdrip.net/62131634

[조선야사] 2탄 - 선조는 정말 병크한 왕이 었는가?
http://www.dogdrip.net/62195198

[조선야사]3탄 - 대 패륜의 시대
http://www.dogdrip.net/62417736

[조선야사] 4탄 - 이방원은 권력에 미쳐 자식도 저버린 매정한 왕이었나 (1부)(2부)
http://www.dogdrip.net/79881448
http://www.dogdrip.net/79939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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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로고 프로라 함은 특정 분야의 정점을 찍고 그것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조선시대에 감히 불편러라는 분야에서 최고의 정점을 찍은 자들이 있었으니, 바로 "사간원' 들이었다.

司諫院

위의 한자 그대로 왕에게 '간언 - 임금에게 올리는 말' 을 하는 직책이다.

'뭐 그딴걸 직책으로 만들어 그냥 가서 말하면 되지' 라고 생각 할 수도 있지만, 안된다.
그랬다간 죽는다.

조선시대 왕은 이전 시대와 차원이 다른 절대 왕정이었다.
완벽한 중앙집권체제와 인사권을 가진 막강한 권력자에게 대신들이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그냥 떠들었다간, 말을 마침과 동시에 인생도 마감할 수 있다.

만약 왕에게 대신들이 하고픈 말이 있다면, 먼저 '상소'를 올려 왕이 보고 받게 하고 
그 후에 왕이 삼참,경연 등의 공식적인 자리에서 물으면 그때 자신의 생각을 말 할 수 있었다.

만약 안물어 보면?

그럼 그때는 그냥 왕에게 대놓고 물어보면 되냐?
참아라, 안된다. 그냥 말했다가 왕이

"그래 내가 깜박했네, 근데 너 지금 절차 무시하고 막 말하냐? 나 무시해?" 
라고 반응 하는 순간 요단강에 한걸음 다가간 것이다.


1.jpg

안물어 보면 왕의 의중을 보고, 다시 상소를 올리던지 해야했다. (보통 안물어 봤다면, 말하기 싫은 내용)

이런 절차가 있다보니 대신들은 하고 싶은 말도 못하고, 왕은 듣고 싶은 말만 골라서 처리하면 되니 차~~~암 편했겠지만!
조선의 관료 체계를 그렇게 허술 하지 않았다.

그래서 존재 한 것이 바로 프로불편러 집단 '사간원' 이었다.

이들의 주요업무는 이렇다.

출근 후 오전 : 대충 일하는 척 한다
점심 쯤 : 밥 한끼 때리고, 궁전 뜰에서 썬텐 좀 하다가 낮잠 한 잠 한다.
오후 쯤 : 슬슬 퇴근 준비를 한다
저녁 쯤 : 오늘은 어디서 술을 먹을지 같은 동료와 함께 즐거운 마음으로 상의 한 뒤 바로 ㄱㄱ

장난 하는게 아니다.
겉으로 보기에 정말 저따구로 일을 했다는 기록이 있다.

"사간원 간원이, 선생안 (선배관원의 이력부 - 이력서) 를 깔고 앉아 있기에, 뭐하는 짓인가 했더니 방석이 없어서 라고 답하다"

"나라에서 금주령을 내렸으나, 사간원 간원들은 어란배 (왕에게 하사 받던 사간원의 술잔) 를 챙겨 들고 술판을 벌이다"

첫 번째 내용은 뭐....그냥 정신나간 놈이 그럴 수 있다고 친다해도,

두 번째 내용은 이건 뭐 X 돌아이가 아닌 이상 할 수 없는 일이다. 사헌부 (조선시대 검찰 + 감찰 부서) 에 걸렸다 하면, 그대로 의금부 압송 감이다.

지금으로 따지면, 
방산비리가 터져나와 자중 하라고 사령관 지시가 내려왔는데,
뭔 중령급 X끼들이 대놓고 터키사우나를 예약하고 한바탕 놀다온 꼴이다.

2.jpg


근데 더 웃긴건 사헌부에서 모를리가 없는 일들은 번번히 그냥 보고도 봐줬다는 것.

왜?? 

이유는 간단하다.
이 놈들의 특권이자 최악의 직무 때문이었다.

바로 '왕' 에게 직언을 올릴 수 (아니, 올려야) 있다는 점

얘들은 보고 절차 없이 간원 본인이 보기에 왕의 행동이 유교의 잣대로 좀 재보니까 '불편' 했다면,
바로 왕에게 찾아가거나, 국무 회의 때, 할 말을 똥, 된장 구분 안하고 막 할 수 있는 특권이 있었다.
한마디로, 대신관료들이 보고를 올려도 왕이 고의로 무시하고, 죽을까봐 감히 하지 못하는 충언을 절차 무시하고 왕에게 바로 할 수 있는 대단한 놈들 이었다.

사람이란 자고로 죽음을 피하려면, 뭔 짓이든 다 하려고 하는게 본성인데,
사간원들을 하는 일 자체가 죽음을 무릅쓰는 것이었다. 

왕이라는 절대권력자에게 당당하게 할말을 해야 하는, 업무 특성상 기죽는 일이 없어야 했기 때문에
수많은 관료들 중에서도 매우 특별대우를 받았던 것이다. 
(대신들의 불만을 대신 이야기 해주니 얼마나 이뻐했을지를 생각해 보자)

한번은 사헌부 관원이 사간원 간원에게 (인사 청문회 관련)

"너 ㅅㅂ 일 그따구로 처리하면 안되!! 빨리 다시 처리해" 라고 역정을 내자

사간원 간원은 마치

5.jpg



와 같은 태도를 보이며, 

"님아, ㅅㅂ 나도 같은 관원이고, 내 직책이 간원인데, 내가 님 노예임?" 
이라고 대들며, 그냥 지 하고 싶은데로 처리함.
(참고로 사헌부는 정 4품이고, 간원은 정 5품 혹 6품 이었다 - 직급으로 따시면, 대검찰 부장과, 어디 군수 서기관 급의 차이다. 하늘과 땅차이)

이딴 짓이 가능했던 것은 '사간원' 자체가 어느 부서에 소속된 것이 아닌 독립된 집단이었기 때문이다.
상대가 영의정이던, 판서건 대등하게 언쟁을 할 수 있었던 것.
 
여기 까지 보면, 만약 임금이 성군이다 싶으면 개꿀 직업이고
임금이 폭군이다 싶으면 그야말로 M창 인생이다.

좋은 임금이었던 성종 (22년) 때,

임금이 '최을두'를 등용하려고 사헌부와 사간원을 물어 인사청문회를 열라고 지시 한다. (얘들이 인사청문회를 안해주면 등용 못한다)
근데, 이때 사간원 '조구' 가 한마디 거든다.

"님아 내가 보니까 그 놈, 아버지 한태 효도 안하기로 유명한데 왕한테도 잘 못할 것 같음, 나 인사 청문회 못하겠는데요??"

임금 입장에서는 겁나 황당한 일이다.
"내가 걍 대려다 쓰고 싶은거 그래도 내 맘대로 하긴 좀 그러니까, 늬들이 인사 청문회 한번 해보고 결정해~"
라고 좋게 이야기 했더니. 

"님아 나 그런 놈 가지고 인사청문회 하기 싫은데요?" 라고 대든거다.

근데, 성종은 좋은 임금이라, 사간언의 말을 들어준다.

인생 막장 왕이었던 연산군 때,

'신언패' (함부로 말하면 죽인다) 라는 패를 걸고 사간원들의 입을 막은 적이 있었는데,
이때 간언을 올려 혀가 잘려나가거나, 유배를 간 간원들도 있었다.


그럼, 왕 입장에서는 간원들중 짜증나게 하는 놈들 다 유배보내면 되겠네??
생각 할 수 있겠지만, 유교국가에서 그딴 폭군은 죄다 반정으로 축출된다.
(연산군은 실제, 사간원 패지 반정으로 쫓겨난다.)

그래도 유배가거나 죽을지도 모르는데, 충언을 어케함?
이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나름의 대안책이 있었다. 바로,

- 만약 유배를 가도 니 호봉은 인정 해준다
- 좌천 되어 다른 보직으로 옮기더라도, 무조건 한양에서 근무하게 해준다.
- 유배를 가도 절대 수도권 넘어서는 안 보낸다.

혹시, 간원이 충언을 올린게 화근이 되서 짤리더라도, 니 짤린 기간의 호봉은 다 인정해줌
이 말은 즉! 짤려도 짤린게 아니란 소리다. (언젠가는 다시 복직될거라는 말)

이정도 되면, 거의 평생 직장이라 보면 된다.

그렇다면, 간원은 안짤리나?
아니다. 짤린다. 근데 짤리는 경우가 겁나 웃기다.

선조 34년 (참 오래도 해먹었다...)
영의정이었던 '이항복' 이 왕의 술자리에 참석했다가 울며 집에 가서 시름시름 앓는 일이 있었으니....

바로, 사간원 송영구 (정언, 6품) 가 왕의 연회자리에서 개인적으로 다가와 자신의 청렴결백을 칭찬한 것!
내용을 보면,
6.png


라는 말이 그냥 나오는 별일 아닌데, 이항복은 이일로 죽음을 생각하며 왕에게 파직을 요청한다.

이게 뭔일이냐면,

원래 간원이라는 것은 대관신료건, 왕이건 

"ㅅㅂ 날 불편하게 하는 놈들은 내가 다 한마디는 해야겠어!" 라며 까대는것이 직업인데
감히 왕이 열어 놓은 연회자리에서  왕을 까던 입으로 자신을 칭찬했다는 것이다.

이항복을 아꼈던 선조는
"야...그 송영관 같은놈이 내 밑에 있었다는 것이 좀 수치스럽긴 한데, 너 잘못 아니니까 걱정 하지마"
라며 위로 한고, 송영관은 그대로 파직 된다. (얘는 그냥 파직이다, 호봉인정 후 복귀 그딴거 없다)

위와 같은 내용을 볼 때 간언에 대한 대신들의 기대와 생각이 어땠는지 짐작이 된다.
아끼기도 했지만, 두려워 했기도 하며, 언제 자기자신이 저 불편한 놈들의 표적이 되어 관직에서 끌어내려 질지 모르는 일이라 항상 처신을 조심해야 했다.


요즘 같이 서민이 살기 힘든 팍팍한 시대엔, 우리 대신에 저런 돌직구를 정치하는 사람들에게 휙휙 던져댈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싶다.

혹시 주변에 나에게 이런 저런 맞는 소리를 하며 괴롭히는 불편러 친구가 있는가?
잘 보고 하나 쯤은 주변에 두자, 싫은 소리 하는 놈 한명 쯤은 가끔 살면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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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는 '조선시대 관료의 삶 - 현대 직장생활은 개 꿀' 을 써볼까 해
읽어 줘서 땡큐, 그럼 이만

23개의 댓글

2017.05.17
맞춤법 ㅂㅁ
0
2017.05.17
헬좆선 네버 체인지.

디스 이즈 사이언스, 유 모-론
0
2017.05.17
재밌따
이항복이 그 오성이지?
0
2017.05.17
@어드민
응 맞아, 조선판 시트콤 ㅋㅋ
0
2017.05.17
@황제짜장
이전글 보고있는데 재밌게 쓰네
유개는 타이밍에 따라서 붐베갈수도있으니
이런글은 사본을 따로 읽을거리 판에 옮겨서 계속 볼수있게 하는게 어떨까
4-2편이 유개에 머물러있네
0
2017.05.17
@어드민
붐업먹건 개드립 가건 아무래도 유개가 많이 봐서 사람들 반응도 재미있고 해서 여기에 썼는데 읽판이 나으려나?
0
2017.05.17
@황제짜장
아 내말은 여기도 쓰고 나중에 읽판에도 남기면 어떨까 라는 말이였음
시리즈 완결되었을때 옮겨도 되는거고
0
2017.05.17
ㅊㅊ
0
2017.05.17
재업 ㅂㅁ. 당한거 생각하면 ㅂㄷ하네
0
2017.05.17
읽판으로 가던가
중간중간 짤이 네덕같아 노잼
0
2017.05.17
...
0
2017.05.17
담편빨리조 ㅋㅋ
0
2017.05.17
조선야사ㅇㄷ
0
2017.05.17
잼있당!!!! 수고 햇어!
0
2017.05.17
ㅈㅅㅇㄷ
0
2017.05.17
사간원 이야기는 순욱문약 조광조 이야기가 인상깊었음

니가 사간원 새로 들어온 애구나? 그래 이틀간 일해보니 어떠니?
조광조: 얘네들이랑 일 못하겠으니 싹자르고 다시 뽑죠
0
2017.05.17
왕을 까던 입으로 자신을 칭찬하는게 왜 문제가되냐?
0
2017.05.17
@누구신교
그렇게 되면 간접적으로 '니가 왕보다 낫다' 가 되니까
확대해석하면, 역적으로 몰수있는 껀수지.

그래서 이한복이 놀래서 왕에게 이실직고를 한것이고
0
2017.05.17
@황제짜장
나는 왕도 까는놈인데 너는 내가 ㅇㅈ한다 이꼴이네 ㅇㅋ
0
2017.05.17
존나 미친새끼가 간원 주인공으로 나오는 사극영화나 드라마 보고 싶다.... 개또라이 새끼가 정의구현 남발하고 다니는 모습 보면 사이다패스들 뻑가 뒤질텐데 ㅋㅋㅋㅋ
0
2017.05.22
@고드름
안되...사간원도 목숨은 1개야
아마 1화에서 주인공 사망으로 종결될거야
0
빨리 다음글을 내놓아라 핫산!!!
0
2017.05.22
@꿈을크게가져라
내놓았습니다. 주인님
0
무분별한 사용은 차단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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