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안남 ?

나 초딩 때 살던 아파트는 되게 낮은 저층 아파트였는데
그래서 그런지 같은 동 어른들끼리 잘 알고 지냈고
그 자녀들도 또래가 비슷비슷해서 잘 어울렸다
어느 겨울
새벽 내내 함박눈이 씹오지게 내린 날
해가 슬그머니 뜰 무렵 어머니께서 내리는 눈 보라며 나를 깨우셨다
따뜻하게 챙겨입고 나와보니
지난 밤에 이웃집 누나들이랑 동생들, 친구들이 만들어 놓은 눈사람이
아파트 입구 마다 줄을 지어 서있었다
저마다 각기 크기는 다르지만 나름대로 개성있게 꾸며놓은 모습들이
여전히 펑펑 내리는 눈 아래 단란하게 서 있는 모습이 참 인상 깊었다
나는 다시 집에 들어가 그 해 여름에 아빠가 사준 빠따를 들고 나와서
눈에 보이는 눈사람이란 눈사람은 죄다 박살을 내줬다
마치 이승엽이 빙의한듯이 한 놈 한 놈 찬찬히 조졌다
그리고 집에 들어가 잠을 마저 잔 후 완연한 아침이 되어 다시 나와보니
이웃집 누나들과 동생들이 포풍 눈물을 흘리며 오열하고 있었다
대체 어떤 놈이 이런 짓을 한거냐며 지옥을 갈 것이라며 맞장구 쳐주고 눈사람 복구를 도와주었다
그 비밀을 아는 사람은 처음 밖에 나왔을 때 데리고 나온, 유치원도 아직 가지 않은 어린 내 동생 뿐

애기들이 눈사람 팔뽑아가겠다 ㄷㄷ

식장산 정기뻗쳐 솟은 황덕봉~

...?으린놈의 쉐끼가?! 탘

정상에 한번 올라가면 차 상태가 이상하다
내려올때는 브레이크 상태가 이상하다

팔 원하는대로 뽑아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