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에 서울미술관에서 박찬호 전시회 했었어요.
124승에 오기까지의 이런저런 기념품들 헌정창작품들이 전시되었었음.
남친이랑(지금은 남편 으힛) 같이 갔었는데
그날 찬호오빠가 직접 와서 해설 해준다고 해서 더운날
신나게 갔던게 화근이었을까요.

토크고문이라는걸 생전 처음 당했네요.

처음 등장했을땐 진짜 코앞에서 찬호박을 보다니 감격에 남친이랑 계속 후덜덜 거렸는데.
처음 시작될때 큐레이터 언니가 분 명40분정도 걸린다 했어요.
다 끝나니 두 시간 넘었네요.
저랑 남친은 아침도 못먹고 계속 따라 다니느라 실신 직전이었고
찬호박이 누군지도 모르는 그저 부모님 따라온 영유아들은 바닥에 뒹굴며 울부짖는 아비규환이었어요.

예를 들자면 공주 중학교 시절에 신던 스파이크를 앞에 두고 신발얘기는 찰나일뿐 중학교 시절 1학년부터 3학년때까지 삶이 총망라됩니다.
메이저리그 시절 기록지를 앞에 두고는 등장인물이 50명은 등장하는 대하드라마 한편을 봤구요.

다 끝나고 사진찍을 사람 줄서래요. 진짜 그래도 찬호박이랑 사진은 찍어야지 해서 줄섰는데 한팀당 사진 두번씩 찍어야 된대요ㄷㄷㄷ
찍고 포옹하고 꼭 몇마디 이야기하고 저희가 앞줄이었기 망정이지 끝에 서신분들 ㅠ
사진찍고 찬호오빠사랑해요 하고 안았는데 겨터파크 개장 ㅠㅠ얼마나 덥고 힘드셨을지 울컥하대요.

미술관 나와서 남친이랑 둘이 진짜 한마디도 안하고 고요하게 부암동 길을 걸었습니다.

우리 둘다에게 여전히 넘버원은 찬호박이예요.

그래도 개인적으로 마주치는건 웬만해선 주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