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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 다큐/스압] Dream Boat를 보고 뇌라는 것이 폭발했다!! (Netflix)

뇌가 터졌다는 게 나쁘거나 좋은 의미로서라기보다는...

그냥 영화 안에 (나에게) 새로운 정보가 엄청 많아서 그걸 처리하는 것만으로도 잠들어있던 뉴런이 막 깨어나는 느낌이었음 


아 맞다 이거 게이 다큐멘터리입니다 정확히는 게이 크루즈를 다루는 다큐멘터리임

제목에다가 명시해놔야겠다 안 그러면 ㅂㅁ 처먹을듯


트레일러는 맨 밑에 넣어놓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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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나는 호모포비아가 아닌데다가 소수자 그룹 전반에 대한 관심이 높은 편이라 (성/문화/민족/인종/ 종교/장애/부 등등)

소재 자체에는 전혀 거부감이 없는 상태로 관람함.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간중간 "ㅅㅂ 저게 뭐시여" 하고 펄쩍 뛰어올라버린 씬이 몇 개 있었는데

뛰어오르고 나서 1초 지나서 생각해보면 낯설어서 놀란 거지 그 씬이 보여주는 행동이나 발언이 이상한 건 아니었다.

난 게이가 아닌데다가 게이 크루즈는 커녕 이성애자 파티 크루즈에도 타 본 적이 없음 (프로모션 영상이나 인스타 비디오 같은 건 봤지만 흔한 클럽 파티 영상이었음)

만약 너도 나와 같은 파티 찐따라면 내가 겪은 거랑 비슷하게 충격받을지도 모름요




솔직히 말하면 몹시 잘 만들어진 다큐는 아니라고 생각함

근데 소재가 정말 흥미로워서 끝까지 봐버렸다 봐야만 했다 중간에 끊을 수가 없더라 

그리고 나레이션 자막 인포그래픽 같은 거 하나도 없고 모자이크도 없어서 개인적인 감상에 몰입할 수 있어서 좋았음. 

애초에 다큐라는 게 감독의 주관에서 자유롭긴 어렵지만 

나레이션이나 센서십 같은 거 있으면 내 생각을 특정 방향으로 유도하는 게 직접적으로 느껴지니까 나는 그런 거 없는 다큐를 선호함


또한 철저하게 이 영화의 배경인 게이 크루즈에서 촬영한 영상들로만 채워져 있어서 그 장소의 특수성을 명확하게 느낄 수 있었음

특수성이라 함은 게이 크루즈가 그저 파티 즐기는 곳을 넘어 어떤 사람들 (특히 동성애가 범죄인 국가 / 동성애에 대한 차별이 극심한 나라 등에서 온 사람들)에게는

유일하게 진정한 자신으로 말하고 행동하고 사랑할 수 있는 장소라는 걸 말함

당연히 사회의 일부분으로 행동할 때보다 모든 면에서 더 대담하고 솔직하고... 날것이란 느낌이 확 들어서 관객 입장에서는 좋았다

그 날것같은 솔직함을 보는 재미에 사람들이 리얼리티 쇼에 빠지나보다 싶더라

(근데 사실 완전 날것은 아니었겠지. 보면 알겠지만 특정 구도로 사람들을 줄세워놓고 카메라 보게 하고 촬영한 씬도 있고, 애초에 카메라가 있는데 전혀 의식하지 않기란 어렵고...)




아무튼 가장 날것같아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메인 인터뷰이 5명을 선상파티에서 각각 촬영한 부분이었음

일단 5명 중 파트너랑 같이 오지 않은 사람은 크루즈 일정 7일간 

- 섹스를 못 했거나 

- 파트너를 구하는데 굉장한 노력을 기울이거나 

- 자기 기준보다 낮은 사람과 섹스함

ㅈㄴ 친숙한 얘기 아니냐?? 게이끼리 있다고 무조건 쎾쓰햬! 이런 분위기 아니라고 한다

게다가 크루즈 파티 자체가 집중해서 '즐기는' 게 주 목적이다 보니 외모가 떨어지면 눈길도 못 받음 

인터뷰 중에 나온 얘기에 따르면 게이 커뮤니티의 미의 기준은 몹시 획일적이고 엄격하다고 한다 (e.g. 디자이너 수염+조각같은 몸) 이것도 많이 들어본 얘기 아니냐?

인터뷰이 중 인도에서 온 사람은 33살이 될 때까지 한 번도 누군가를 사귀어 본 적이 없다더라. 

33살 모태솔로+게이... 연애 풀이 얼마나 좁을지 상상되지 않냐

사실 크루즈 타기로 결심한 이유도 "진정한 사랑"을 찾기 위해서라던데... 

운명의 상대를 찾으러 매일 나이트 가는 거랑 맞먹는 무의미함이 안타까웠다. 

게이 커뮤니티가 활성화돼있고 게이들이 눈총받지 않는 사회에서는 이런 파티 몬스터 크루즈 탈 필요 없이 동네 카페 펍 클럽에서 자연스럽게 친구든 인연이든 만들 수 있을텐데..


이런 면에서 다양한 신체적/정신적/사회적 조건의 인터뷰이를 섭외한 건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봄

- 폴란드 사람이지만 차별을 피해 벨기에로 도망가서 새 삶을 삶

- 20년간 같이 지내온 파트너와 함께 크루즈에 오른 후천성 하반신 마비 장애인

- HIV를 가지고 있는 사람

- 파트너의 암 완치를 축하하기 위해 탑승한 게이 커플

- 인도에서 온 33살 모쏠 (커밍아웃 안 함)

등등


첫날 인터뷰랑 파티씬 -> 마지막날까지 인터뷰이들 인터뷰 내용이랑 파티에서의 태도 변화 꼭 잘 지켜봐라

첫날에 모든 사람들과 눈을 맞추던 사람이 며칠간 연속해서 홀로 남겨진 후에는 타인과 눈이라도 마주칠라치면 고개를 숙이고

저 얼굴에 저 몸이면 누구와도 잘 수 있겠다 싶은 사람은 나름의 이유로 깊이 고민하고 있고

자신감이 가득하던 인터뷰는 통곡으로 바뀌더라

만약 내가 끝없이 거절당하는 클럽에 7일간 갇혀있으면 나도 똑같은 반응 보이지 않을까 싶어서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거절당하는 건 누구에게나 힘든 것 같다

그 와중에도 누군가는 깨달음을 얻(거나 얻었다고 주장하)기도 하고.

제 3자의 눈으로 그 자신감-무너짐-자가회복 과정을 지켜보는 건 감정적으로 굉장히 복잡한 경험이었음. 오글거리기도 하고, 가슴아프기도 하고, 이성애자지만 분명히 공감되는 부분도 많고. 

그리고 인터뷰이들은 거절당하기만 하는 게 아니라 거절하기도 함. 그런 관계들에서 나타나는 감정 - 애정, 거부, 허세, 미련 - 및 드라마가 여과없이 보여지는데

내가 클럽 가서 까이거나 깔 때랑 똑같은 게 흑역사 기억을 자극해서 괴로웠다 ㅋㅋㅋㅋㅋ





"게이들도 이성애자들이랑 똑같구나..." 다큐 보는 내내 이 생각이 들었다

나한테 이 영화 한줄감상 써내라고 하면 딱 저 문장 적을 듯

시각적인 충격이 좀 있을 수 있는데, 빌리나 반 다크홈에 이미 익숙한 개드리퍼들은 면역 있어서 괜찮겠지

사실 페티시 복장 외에는 시각적 충격요소가 별로 업쓰요... 키스신도 내가 인식한 건 한 손에 꼽을 정도밖에 없었고 

첫 며칠간 파티 장면은 속옷과 가죽띠의 향연이고 다른 날 파티는 여자 드레스랑 하이힐 많이 보게 될 거임



혹시 한국 넷플릭스에 있다면 한 번은 보라고 추천한다. 게이와 파티 크루즈에 대해 동시에 배우는 교육적 기회 ㅋㅋㅋ

는 농담이지만 여러가지 의미로 흥미로운 작품임

Disjointed가 없는 상황에 Dream Boat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만약 없다면 아마존($3.99)이나 유튜브($2.99)에서 빌려 보는 것도 방법임

이 다큐에서 묘사된 게이들의 행동, 발언, 생각이 모든 게이를 대표하지는 않으니

영화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게이 커뮤니티를 비하하지는 말자






P.S. 음악은 영 별로였다 


IMDB 평점 5.4

Rotten Tomatoes 평론가 평점 83% / 관객 평점 39%


공식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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