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space)은 어떤 사건이 발생하는 '장소'를 의미하고,
시간(time)은 어떤 사건이 발생하는 '때'를 의미한다.
그러나 현대 물리학이 발달하면서 다양한 사건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공간과 시간이 별개가 아닌, 서로 합쳐진 개념인
'시공간(spacetime)'을 고려해야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참고로 위 사진에서의 아저씨의 이름을 B라고 하자.
다음을 보자.
A라는 청년이 울타리를 따라 걷고 있고, 정지해있는 작가가 이를 사진으로 찍어보았다. 빨간 선은 해당 시간에서의 A의 위치를 표시해놓은 것이다.
사진 4 장을 차례로 놓고 보자. A가 앞으로 걸어나간 거리가 1m, 사진 네 개를 찍는 데에 1초의 시간이 걸린다면 A의 속도는 1m/s가 된다.
각 울타리를 연두색 선으로 표기하고, A의 위치를 빨간 선으로 표기하자.
이렇게 만들어진 그림을 시간-공간 다이어그램(space time diagram)이라고 하며, 이 다이어그램은 시간과 공간에 대한 정보를 모두 내포하고 있다.
이 그림의 x축은 공간을 의미하고 y축은 시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x 방향으로 갈 수록 A가 나아가는 것이고, -y방향이 미래 방향이다.)
이 때 빨간색 선을 A의 세계선(worldline)이라고 한다. 마찬가지로 연두색 선은 울타리의 세계선이 된다.
우리는 이러한 시간-공간 다이어그램과 세계선을 토대로, A가 어느 시간에 어느 공간에 존재하는지 파악할 수 있다.
만약 A가 기존의 1m/s의 속력으로 걷지 않고, 2m/s의 속력으로 뛴다면 A의 세계선은 빨간색이 아닌 노란색이 될 것이다.
이를 통해서 시간-공간 다이어그램 상에서 세계선의 기울기는 곧 물체의 속력을 의미함을 알 수 있다.
울타리의 세계선(연두색)을 보면서 알 수 있듯이 정지해있는 물체의 세계선 기울기는 y축을 기준으로 항상 0도이다.
그런데 만약 위 경우와 다르게,
달리는 A를 중앙에 놓고, A와 함께 움직이면서 사진을 찍었을 때의 시간-공간 다이어그램은 어떻게 생겼을까?
이 경우 사진 작가는 A와 같이 움직이면서 따로 사진을 찍는 수고를 겪지 않아도 다이어그램을 간단하게 얻을 수 있다.
기존에 얻었던 사진들에서 A의 위치가 중앙에 고정되도록, 나중에 찍은 사진을 왼쪽으로 조금씩 밀어주면 된다.
그렇다면 이런 형태의 사진 배열을 얻을 수 있고, 이는 곧 A가 기준일 때의 시간-공간 다이어그램이 된다.
이 때 A의 세계선의 기울기가 0도이고 울타리의 세계선의 기울기는 더 이상 0도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즉, A의 '관점'에서 본다면 본인은 정지해있고, A 앞에 있는 울타리가 자신에게 다가오고 있고, A 뒤에 있는 울타리는 자신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다고 느끼게 된다.
이렇게 관찰자가 누구냐(첫 번째 경우에서는 관찰자가 정지해있는 사람이고, 두 번째 경우에서는 관찰자가 A와 같은 속도로 움직이는 사람, 혹은 A 자신이다.)에 따라 무엇이 움직이고 있는지 다르게 느낄 수 있고,
이와 같이 사진을 재배열하는 행위를 물리학에서는 갈릴레이 변환(Galileian transformation)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런 갈릴레이 변환은 속력이 작은 경우에만 가능한 변환이고 빛의 속력에 근접한 물체가 존재하는 경우 이러한 변환을 성립될 수 없다.
갈릴레이 변환이 적용되는 세상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우리는 한 가지 사실을 알고 시작해야한다.
빛은 언제 어디서 누가 보든 간에 항상 그 속력이 299,792,458m/s로 일정하다는 것이다.
수학적 이론뿐만 아니라 모든 물리학적 실험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A가 B에게 레이저(빛)을 쏘고 있다.
이를 아주 성능 좋은 초고속 카메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시간-공간 다이어그램을 그릴 수 있을 것이다.
이 시간-공간 다이어그램에서 빨간색 선은 빛의 세계선이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세계선의 기울기는 물체(이 경우에는 빛)의 속력과 같다.
빛의 속력은 누가 보든 어떤 상황에서든 간에 일정하다고 했기 때문에, 빛의 세계선 기울기는 항상 저 각도(사진 상에서는 약 45도)여야한다.
이를 염두에 두고 다음과 같은 상황을 고려해보자.
B는 A에게 성능 좋은 자동차를 타고 매우 빠르게(그러나 빛보다는 느리게) 다가가고 있고, A는 B에게 레이저(빛)을 쐈다.
이 경우 시간-공간 다이어그램을 그리면 다음과 같다.
(이 사진에서는 +y방향이 미래 방향이다.)
이 경우 위와 같이 A(사진 상 Andrew)의 세계선은 0도로 정지해있고, B(사진 상 Tom)의 세계선은 빛보다는 기울기가 크지 않지만 어느정도 기울어져 있으며(즉 어느정도 속력을 갖고 있다.)
빛의 세계선은 45도의 기울기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는 정지해있는 관점에서 본 시간-공간 다이어그램이다.
만약 움직이고 있는 B의 관점에서 본 시간-공간 다이어그램은 어떻게 생겼을까?
움직이는 관찰자의 관점에서 본 시간-공간 다이어그램을 얻기 위해서 앞서 갈릴레이 변환을 했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이를 이 경우에도 똑같이 접목 시켜보자.
좌측이 정지해있는 관찰자(혹은 A(Andrew))의 관점에서 본 시간-공간 다이어그램이고
우측이 갈릴레이 변환(B가 고정되도록 하고 나중에 찍은 사진을 오른쪽으로 미는 행위)으로 얻은, 움직이고 있는 관찰자 B(Tom)의 관점에서 본 시간-공간 다이어그램이다.
그러나 이 경우 문제가 있다.
A 관점의 시간-공간 다이어그램 상에서의 빛의 세계선 기울기와 B 관점의 시간-공간 다이어그램 상에서의 빛의 세계선 기울기가 다른 것이다.
앞서 이야기했듯, 빛의 세계선 기울기(즉 속력)은 누구의 관점이든 간에 항상 일정(45도)해야만 한다.
즉, 이 경우 갈릴레이 변환으로 얻은 B의 시간-공간 다이어그램은 뭔가가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여기서 아인슈타인이 주장한 '시공간' 개념이 등장한다.
갈릴레이 변환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이 경우를 해결하기 위해서 먼저, 시간-공간 다이어그램에 '풀'을 발라서 한 덩어리로 만들어버려야한다.
(대충 풀을 먹인 시간-공간 다이어그램)
이렇게 풀을 먹여서 단단한 한 덩어리로 만든 시간-공간 다이어그램이 바로
'시공간' 다이어그램이다.
이 경우 시공간 다이어그램은 한 덩어리이기 때문에, 더 이상 나중에 찍은 사진을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옮기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이와 같이 한쪽 방향으로 잡아 당겨 시공간 다이어그램을 늘리거나,
한 방향으로 힘을 주어서 시공간 다이어그램을 압축시키는 행위는 가능하다.
이런 방식으로 변형된 B 관점의 시공간 다이어그램에서 B의 세계선 기울기는 0도로 정지해있고, 빛의 세계선 기울기는 45도로 유지되기 때문에, 이 변환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이러한 변형을 주는 행위를 물리학에서는 로렌츠 변환(Lorentz transformation)이라고 하고, 빛 혹은 빛과 근접한 속력을 가진 물체가 있는 경우 사용하기 적합한 변환은 로렌츠 변환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로렌츠 변환에서 우리는 한 덩이였던 시공간을 한쪽 방향으로 늘리고, 다른 방향으로는 줄이는 해괴망측한 짓을 진행했다.
이 행동에 대한 업보는 다음과 같다.
로렌츠 변환을 거친 B 관점의 시공간 다이어그램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결과이다.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원래 우리는 다음과 같은 상황을 시공간 다이어그램으로 만드는 것으로 부터 이 논의를 시작했었다.
로렌츠 변환을 거친 시공간 다이어그램을 애니메이션으로 보면 B와 그의 자동차를 제외한 사물들(A와 울타리)가 B의 진행방향(이 경우 x축)으로 찌그러져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B가 볼 때, B를 제외한 나머지 공간이 일종의 '수축'된 것이다.
이처럼, 매우 빠르게 진행하고 있는 관찰자(이 경우에는 고성능 차량을 탄 B)의 관점에서 볼 때,
자신 이외의 모든 공간은 자신의 진행 방향으로 수축되어 보이고 이를 로렌츠 수축(Lorentz contraction) 혹은 길이 수축(Length contraction)이라고 한다.
이는, 정지해있거나 상대적으로 느린 관찰자(이 경우 A)가 매우 빠르게 진행하고 있는 물체를 볼 때에도 동일하게 발생한다.
즉, A의 시공간 다이어그램을 애니메이션으로 재생하면
하단의 경우와 같이 B와 그의 자동차가 수축되어 보인다.
특수 상대성 이론이란,
'특수'한 상황에 적용가능한 '상대성' 이론이라는 뜻으로,
여기서 상대성은 시공간의 개념이 관찰자에 따라 상대적으로 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로렌츠 변환을 거친 시공간(B의 관점에서의 시공간)은 변환 이전의 시공간(A의 관점에서의 시공간)과 전혀 다른 형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애니메이션의 출처는
https://www.youtube.com/watch?v=ScdLqAA_64E&ab_channel=TED-Ed
https://www.youtube.com/watch?v=aeCsS6PjhK8&ab_channel=TED-Ed
총 1, 2 두편으로 이루어져 있고, 이 글에 인용하지 않은 3편은 일반 상대성 이론에 대하여 다룬다.
관심이 있으면 시청해도 좋으나 한글 번역의 상태가 영 좋지 않다. (의미 전달은 되지만, 정확한 물리용어를 사용하지 않았다.)
기회가 된다면 중력과 시공간에 대한 이론인 일반 상대성 이론에 대한 내용도 이 애니메이션(3편)에 기대어 다루어보도록 하겠다.
나는 미남이다
오 관찰자의 상태와 빛으로 관찰하는 개념의
상대성을 잘 설명해놨네.
진짜 좋은글이다.
SantaBlanca
특수 상대성 이론에 대한 상대적으로 직관적인 설명이군
유상의행복은있어요
아까 유개에 글 올라왔을때도 말을 했지만
직관적이고 교양적인 설명을 할때 light line을 꼭 말을 해야하나 싶다...
조영희
일단 알겠습니다
라볶이
나는 light line 개념이 좋은거 같애 처음 보는 사람들도 이해가 되고 ㅎㅎ
근데 이것도 설명을 좀 더 하게되면 너무 복잡한데 길이수축 시간팽창까지만 잘 설명한거 같다
Rotring
직관적이라기 보단 직접적이란 단어가 더 어울리는듯
ㅡㅡㅜㅜ
저 그래프랑 설명들 보니까 왜 수학공식으로 표현해놓은거 보고 아름답다고 하는지 얼추 이해됨
타니스아르
중간까지보다 너무 머리아파서 내렸다 다음에 다시온다
포도음료
그레서 빵자르는 외계인 있으면 과거로 돌아간다는거야?
목도리도마벰
직관적이랬지 설명이 쉽다고는 안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