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글

글이 쓰고싶어서 쓰는 글

가끔, 글이 쓰고싶다는 강렬한 욕구에 시달릴 때가 있다. 나는 글을 읽을 때 아드레날린이 생긴다. 온 몸의 근육이 긴장하고 뇌는 몸이 운동하고 있는 것으로 착각한다. 그래서 필사적으로 체온을 낮추려 하고 나는 오한에 시달린다. 글을 쓰고 싶을 때는 정 반대이다. 나에게 글을 쓰게 만드는 것은 심장 속에서 움직이고 있는 따듯한 피다. 사실은 거짓말일지도 모른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특별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어하니까. 특히 어릴 적 부모의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했거나 교우관계에 문제가 있었던 경우 그 특별함을 증명하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변하기까지 한다. 허언증이 아무 이유 없이 생기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자. 그렇지만 내가 글을 쓴다는 사실에는 거짓이 없다. 나는 다만 쓰고 또 쓰고 써 나갈 뿐이다. 

처음 내가 어떤 글을 썼는지는 기억하지 못한다. 일기였을까? 나는 일기에도 소설을 써 내곤 했으니 아마 일기를 쓰기 이전에도 글을 썼을 것이다. 지금 떠오르는 가장 강렬한기억은 처음 쓴 로멘스였다. 아마 귀여니류의 인터넷소설을 읽고 영향을 받았던 것 같다. 그 때도 이미 문법나치의 싹수가 보였기에 이모티콘체는 전혀 사용하지 않았지만, 그 어이없는 전개과정과 개연성은 엿바꿔먹은 캐릭터 설정은 인터넷소설과 다를 바 없었다. 

지금은 인터넷소설을 읽지 않는다. 그렇게 쓰지도 않는다. 아니, 나는 글을 쓰기는 하나? 나는 쓰고 또 쓰지만, 그게 글을 써 나가는 행위인지, 아니면 의미 없이 자판을 두드리는 행위인지는 솔직히 모르겠다. 공책에 쓰던 글은 지우개로도 쉽게 지울 수 없었지만, 이제는 손가락만 놀리면 아주 간단한게 내가 쓴 모든 것이 사라진다. 그래서일까, 나는 더 글을 쓰지 못하게 되었다. 내가 남기는 것들이 언제까지 남아있을까. 나의 기억은 쓰레기장에서 주워 온 고철더미처럼 얽혀 있어서, 내가 쓴 글도 기억해내지 못하곤 한다. 그렇다면 나는 과연 쓴 것인가? 아니면 그냥 머릿속의 생각을 내뱉은 것 뿐일까? 내가 남긴 것들이 어디에도 남아있지 않다면, 글을 썼다고 할 수는 있을까?


글이 쓰고 싶지 않아졌다.






FTL 하러가야징

1개의 댓글

2014.12.29
Ftl 할인할때 사둘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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