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 괴담

단편 : 아이들은 왜 태어날 때 비명을 지를까

※ 제가 포스팅 한 모든 단편소설은 교정을 거친 뒤 올립니다(오/탈자 및 오역, 문장부호 수정).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 직접 번역한 소설입니다. 의역이 많이 포함되어있음을 참고해주시기 바라며, 오역에 대한 지적은 환영합니다.



읽느라 밤을 지새우는 건 종종 있는 일이지만, 번역하느라 잠을 못 잔건 처음이네요.

굳이 그럴 필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유모를 사명감에 세시간만에 완료한 번역본을 포스팅합니다.

기묘한 글이네요. 해석은 자유롭게.



원문 : http://creepypasta.wikia.com/wiki/Why_Babies_Are_Born_Screaming

출처 : http://blog.naver.com/kcinn/220433462347



아이들은 왜 태어날 때 비명을 지를까(Why Babies Are Born Screaming)

Neurolouge 저, 케이신 역



당신의 어린시절을 떠올려 보세요. 얼마나 어릴 때의 기억까지 갖고 있나요? 네 살? 다섯 살? 인지신경과학의 발달은 우리가 세 살 이전의 상세한 기억은 갖고 있을 수 없음을 말해줍니다. 그 이전의 기억을 갖고 있다면 아마 환상일거구요-뇌 속의 기억재배치 과정의 오류라던가. 보통 백일몽이라고 부르는 것은 사실 잘못 붙여진 이름입니다. 그리고 이것들이 현 수준의 연구들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들이죠. 이런걸 알게 되는 건 당신에게 도움이 될 겁니다. 독자 여러분, 잠깐만 저에게 시간을 내 주세요; 끝없는 사설로 당신의 시간들을 빼았진 않을 겁니다. 이제 제 얘기가 시작되거든요:


전 학부 졸업생이고, 언어학을 전공했습니다. 제 전공은 때로 인지신경과학과와 수업이 겹쳤고 그 쪽 학생들을 많이 알게 되었죠. 이런 접점 중 하나가 이 이야기의 주제입니다. 그를 DV라고 부르도록 하죠. DV도 학부 졸업생입니다. 기억 분야를 공부했구요. 그는 경두개 자기 자극술(transcranial magnetic stimulation)을 시행할 줄 알았습니다. 자장을 이용하여 대상의 뇌 일부분을 활성화 시킬 수 있죠. 마법봉을 들고 뉴런 덩어리를 가리키며 "춤춰라" 라고 말하는 걸 상상해보세요. 그럼 진짜 춤을 춥니다.



image002.jpg





-. 경두개 자기자극술 : 자화파를 이용하여 뉴런을 자극해 감정 및 행동습관등을 조정할 수 있음

자세한 설명을 해주실 전공자의 댓글을 간절하게 기다립니다 *



두 달 전에 DV는 연구중인 애완동물 프로젝트를 도와줬음 좋겠다고 제게 말했습니다. DV도 전에 제 연구에 필요한 EEG(뇌전도기-electroencephalogram) 사용법을 배우는 걸 도와줬었거든요. 크게 빚을 졌었죠. 그래서 도와줄 수 밖에 없었습니다. DV는 유일한 친구였기도 하구요. 요청에 따라 전 얼마 후 DV의 연구실에 도착했습니다. 그는 연구용 가운을 입고 문가에 기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덩치보다 많이 큰 가운을 입고 어깨를 으쓱하는걸 보니 어린애 같아 보이더군요.


"준비됐어?"


"뭘 준비해?" 제가 되물었습니다. 프로젝트에 대해 자세하게 말해준 게 없었거든요.


"장비 포커스를 맞추는 걸 연습하고 싶어. 이 기계로 그 누구도 건드리지 못한 부분을 자극해볼꺼야."


약간 주저했지만, 알았다고 했습니다. 제가 뇌전도기 사용법을 배울 때 기꺼이 실험대상이 되어 주었었거든요. 학문은 호의의 교환 위에 

비롯되었습니다. 게다가 DV의 기계는 살갗에 상처를 내는 것도 아니거든요.


DV의 실험용 의자에서 편안한 기분을 느끼려 노력했습니다. 그 의자엔 한번도 사용되진 않았지만 가죽으로 된 손목 구속끈도 달려있었죠. 전 벽에 난 창을 바라보는 방향으로 앉아있었고 연구실은 캠퍼스의 고지대에 있었습니다. 오렌지 색 불빛 너머로 밤은 무겁게 가라앉고 몇 대의 차가 고속도로를 미끄러져갑니다. "긴장을 풀어" DV가 말했습니다. 그의 숨결에선 박하향과 함께 옅은 진(gin-술) 냄새가 납니다.


DV가 마법봉의 전원을 올리자 두피에 익숙한 전기 진동이 느껴졌습니다. 진동은 귀 바로 뒤쪽에서 수렴되어 한 점에서 타오르기 시작합니다. 머리카락이 온통 쭈뼛 섰구요.


"느낌이 어때?" DV가 묻습니다. 속삭이고 있지만 굵은 목소리에 기대감이 묻어나옵니다. 전 그가 질문에 대한 답을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대답하기 전에 복도를 울리는 울음소리가 들렸습니다. 누군가 비상 계단에서 비명을 지르고 있었습니다. 누군가 다리에 총을 맞은 짐승처럼 울부짖고 있었습니다. 살이 갈라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힘줄이 터지는 소리도 들립니다. 숨막힌 듯한 말소리도 들립니다. 누군가 비상계단에서 제 이름을 토해내고 있습니다.


"좀 쉬어야 할 거 같은데." 제가 말했습니다. 고개를 돌려 DV를 바라보려고 했지만 제 머리를 고정시키고 있는 손길이 느껴졌습니다. 손을 움직이려 했지만 손목끈이 조여져 있는 걸 발견했을 뿐입니다.


"내가 여기 얼마나 있었지?" 제가 물었습니다. 아무도 대답하지 않습니다. 신음소리가 복도를 따라 가까워져옵니다. 누군가 문을 두드리는데 잠겨 있습니다. 연구소 문은 잠겨있지 않았는데.


"꺼 줘. 부탁이야." 제가 말했습니다. 기계에서 나온 전류가 제 눈 뒤쪽에서 번개처럼 타오릅니다. 창문이 점점 커지고 도로의 차들은 통제를 잃고 미끄러집니다. 헤드라이트 불빛이 강으로 떨어지는 게 보였습니다. 헤드라이트 불빛이 기울어져 가는 게 보였습니다. 도시의 불빛은 하나 하나 꺼져갑니다. 지상의 어둠이 너무 짙어서 손으로 만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하자 아무것도 없는 공허에 제가 있었습니다. 제 앞에는 지구의 지평선보다 더 먼 공간이 있었습니다. 전 귀중한 순간을 위해 홀로 있었습니다. 그때, 어둠이 한 남자에 의해 깨어졌습니다. 복도를 따라 온 피부 없는 남자. 근육과 힘줄이 수축하고 혈관과 정맥과 동맥이 맥동하며, 그가 나를 쳐다보자 가슴의 심장이 위축되는것도 보입니다. 인간이 아닌, 고기 같은 남자. 그가 다가오고 은색 뼈 위로 붙어있는 썩은 고기 냄새를 맡을 수 있습니다. 


"내가 기억나는가?" 그가 말합니다. 치아는 경주마처럼 튀어나와 있습니다. 그의 형체는 시간에서 벗어나 있는 것 처럼 모호합니다. 그의 입은 불타고 있는 짐승을 느린 노출로 찍은 사진 같아 보입니다.


"예." 제가 대답합니다. 왜나면 기억나니까.


제가 어렸을 때-기억의 형태를 갖추기엔 아주 어릴 때, 꿈을 꾸었습니다. 꿈에서 그 남자가 제 뒤에서 걸어와 제가 알고 싶어하지도 않았던 세상에 대해 말해줬습니다. 피부 없는 남자. 공허에서 절 기다리고 있었던 남자. 극장을 통해, 공원을 통해, 울부짖는 터널과 헝클어진 숲과 어릴적 집을 통해, 침실 벽장 구석에 숨어있는 절 찾기 위해 절 따라온 남자. 그는 몇 마디 말을 뱉었고, 그의 언어를 표현할 말을 전 갖고 있지 못합니다. 


전 식은땀에 흠뻑 젖은 채로 일어났습니다. 구토 덕분에 입술은 화끈거리고 눈알은 너무 많이 움직여서 쓰라립니다. 기억을 지우려 했었습니다. 그 밤에 들었던 걸 표현하기 위해 모든 언어를 다 뒤졌지만 인간의 혀로는 제가 들은 걸 발음할 수 없습니다. 공허에서, 연구실에서, 나를 다시 찾아낸 남자. 장비는 제 방어막을 부숴버렸고 절 내던졌습니다. 남자는 두 번째로 그 말을 했고, 제 기억은 두 번째로 기억하길 거부합니다. 영원이 지난 것 같은 어느 한 순간 DV가 제 머리에서 장치를 떼어냈습니다. 갑작스레 꿈에서 깨어나듯 전 감각을 찾았습니다.


"내가 얼마나 이러고 있었지?"


"1분 이하." DV가 대답합니다. 알고 있다는 투는 사라졌군요. 그의 목소리는 조용해지고, 떨리고 있습니다.


"풀어." 말하면서 손목끈이 묶여 있지 않단 걸 깨달랐습니다. DV는 구석에 얼어붙어있고 전 일어나서 제 물건들을 챙겼습니다. 양쪽 귀 속에서 각각 다른 소리가 웅웅대며 거슬리게 합니다. 20년간 듣지 않았던 노래의 마지막 음표.


"다신 안 온다, 연락하지 마." DV가 고개를 끄덕거립니다.


DV의 피부는 가운처럼 창백해져 있었습니다. 운전을 해도 되는 상태인지 확신할 수 없어 전 5마일을 걸어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걸어가는 밤거리는 조용했고 귀뚜라미들도 절 위해 침묵을 지켜줬습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화장실 세면대에 토했습니다. 제가 먹은 아침과, 점심과, 저녁 식사가 원 무늬를 그리며 배수되는게 보입니다. 거울을 쳐다봤습니다. 제 셔츠는 갈비뼈 모양대로 피에 젖어 있습니다. 아직 마르지도 않은 피. 주머니엔 연골이 가득 들어있고 양말은 태반에 적셔져 있었습니다.


전 그 밤에 바로 제 옷을 쓰레기 분쇄기에 집어던져버렸습니다. DV와는 다신 얘기하지 않았고 캠퍼스에서 다시 만나지도 않은 채로 정규 대학 과정을 마쳤습니다. 집세는 제때 지불했고 주중 밤엔 토크쇼를 보며 잠들었으며 주말엔 위스키를 마시며 잠들었습니다.


요즘 전 꿈을 많이 꾸지 않습니다. 특히 어린 시절에 대해선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딘가 깊이를 알 수 없는 희미한 기억들이 쌓여있는 와중엔 들어선 안 될 언어가 속해있기 때문입니다. 피부 없는 남자가 말해준, 그리고 제가-이전 두 번이나-기억하길 거부한.


이 글의 첫머리에서 전 여러분이 가진 첫 번째 기억을 떠올려보라고 말했습니다. 전 그게 네 살, 혹은 다섯 살 때의 기억이길 바랍니다. 전 그게 첫번째로 넘어진 기억, 혹은 그 비슷한 기억이길 바랍니다. 왜냐하면 당신의 두뇌 어딘가에는 발달되기 시작한 두뇌가 기억하길 거부한 어떤 기억이 있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잊혀진 그 언어가 갖는 무한한 공포는 인간이 이해하기엔 너무 막대하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꿈이 더없이 행복하길 바라고 악몽에서 기분좋게 깨어나길 바랍니다. 무엇보다도 이 이야기가 당신이 무한한 정신의 저장고를 뒤지고 다니는 것에 대해 경계하는 마음을 갖게 해 주길 바랍니다. 우리가 태어날 때 우린 세상에 물리적, 정신적으로 대항할 그 어떤 방패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아마 그 방패를 만드는 데는 태어난 후 몇 년이 걸리겠지요. 아마 그 전에 우리가 본 것들은 잊혀지는 편이 더 나을 겁니다.

20개의 댓글

2015.07.28
태교를 호러영화로 받은..
0
2015.07.28
난 비명으로 안들리는데
0
2015.07.28
의사쌤이 궁디팡팡하니깐 울지
0
2015.07.28
아기 팡팡 우러욧 8ㅅ8
0
2015.07.28
티비 다큐에서 봤는데 애가 낯선환경이라 엄청 크게 우는거라고 그러던데

수중분만이나 앉아서? 분만할때는 애가 크게 으아아앙 이러고 울지 않더라고.. 신기했음
0
2015.07.28
아기가 태어났다
아기는 울부짖었다
0
2015.07.28
태어날때 기억나는데 집밖에 나가기싫은 느낌이였음 ^^
0
2015.07.28
@땡땡땡
드디어 출산의 순간을 기억하시는 분이 등판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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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28
그리고 엑박
0
2015.07.28
응애응까까


????????
0
2015.07.28
뭐래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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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28
경두개자기자극술은 뇌에 있는 전기적 신호들을 인위적으로 조절해서 정신과적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하는거임

그리고 아기가 우는것도 탯줄로 하던 호흡을 이제는 폐로 하는 호흡으로 전환하기 위한 행동으로 봄
0
2015.07.28
신생아는 왜 우는걸까? 라는 호기심을 자극해 기억할 수 없는 무언가에 대한 공포를 유발하는 괜찮은 호러소설이었으나

개드립의 댕청이들과 좆문가들에게는 효과가 없었다고 한다
3
2015.07.28
쨘 하고 태어났으니 뭔가 기념비적인 드립은 쳐야겠고, 근데 아직 말은 모르니 일단 빼애액 지르고 보는 거지.
0
2015.07.30
@스다말다스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0
2015.07.28
태어나니깐 생일빵이라고 궁디부터 울때까지 처때리는데 안울고 베기나
0
2015.07.29
엄마 엄마 엄마 엄마 나야 엄마 엄마 나야 나야 나 나 나 여기 엄마 라고 들리던데
0
2015.07.29
요즘은 엉덩이 때리지도 않고
애들이 나오자마자 울지도 않어 -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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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30
윗댓글들 죄다 나쁜놈들 ㅠㅠ..같이 공포영화보러가면 시발 재미없게만들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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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31
나도 태어날때기억나는데 의사선생님손맛을잊지못하고
m으로살아가는중이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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