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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타지좆세계 단편] 기사와 이방인(1)

6cb3555590086df7cf233688fd200d83.jpg : 햄타지좆세계 단편] 기사와 이방인(1)

보리이삭이 황금처럼 무르익어 고개를 떨구는 계절이 돌아왔다.
농노들이 이삭을 베어내어 포개고, 낱알을 털어내 창고에 쌓아가는 것을 보노라면 절로 가슴이 풍요로움에 벅차오르지만
이번 계절엔 이러한 기분도 오래가지 않을 것이다.

연초에 호수의 여인을 받드는 시녀이자 마법의 축복을 받은 한 담셀이 이 영지에 들러 나에게 이르고 간 말이 있다.



'풍요로운 날에 쥐떼가 나타날 것입니다, 낱알을 좇아서, 그리고 죽음도 같이 데려오겠지요. 대비하셔야합니다'

'쥐떼라 함은 생쥐수인들을 이르름인가?'

'영주님의 생각이 이끄는 바가 정확합니다'

'이러한 일이 일어날 것이라면 주변 영지에도 경고해야함이 옳지 않은가?'

'용맹무쌍한 그 분들의 귓가에 이르더라도 그들은 돕지 못할 것이며, 설령 도우러 오더라도 사변이 갈라지는 땅과도 같이 일거에 파괴를 몰고오고 찰나였던 듯이 사라질 것이니. 이웃의 도움을 운명이 가로막을 것입니다. 이 시련은 오롯이 당신만의 것입니다'

'그것은 호수의 여인께서 내리시는 뜻인가?'

'저의 말씨 하나, 손짓 하나 전부 그 분께서 이끌고 계십니다'

'그렇다면, 호수와 여인에게 맹세코, 아르망의 기사 롤랑은 시련에 맞설 것이라고 전해드리게'

'당신의 뜻대로'



풍요의 계절이 왔다. 창고는 가득찼고, 농노들은 지쳤지만 수확을 축복하고 있고, 영지의 병사들은 마지막 한 명까지도 충분히 무장했다. 나와 담셀의 담론을 기억하고 있는 수행종자들은 때가 다가옴을 느끼고 바지런히 무구에 기름칠을 하고 있었다. 화살하나 표창하나도 그들의 흉갑에서 미끄러지리라.

나는, 나는 언제나 준비되어 있었다. 아르망의 기사 롤랑은 언제나 준비된 남자이고, 그러야했으며, 그럴 것이었다. 한켠에 서있는 갑주는 매일마다 끈의 길이를 맞춰보았다. 전장에서 나의 살거죽이 될 친우는 나와 한몸과 같았다.

뛰어난 무용을 자랑하신 성배기사였던 아버지가 내게 남겨주신 애검 리틀스틱(작은 막대기-아버진 언제나 아이러니함을 즐기셨지)은 그 이름에 걸맞지 않는 둔중하고 장대한 검신을 반짝반짝 빛내고 있었다. 저 '작은 막대기'는 아버지의 손에 쥐어져있던 영광의 나날동안 일곱마리 거인의 목을 썰었고, 농노 여섯을 먹어치운 괴룡의 심장을 도려냈으며, 그 분께서 마지막으로 숨을 내쉬셨던 최후의 최후엔 북쪽땅에서 온 불길하고 사악한 갑주를 입은 야만족 두령의 머리를 두쪽으로 쪼개고나서 부러졌다.

아버지는 이제 최후의 모습을 모사한 위대한 성배기사의 혼령으로서 순례자들의 버팀목이 되고 계시며, 그 분의 애병은 나의 의무를 위해 다시 벼려졌다.

애마. 내 영혼의 친구. 고귀한 피를 타고난 전쟁야수. 네 다리로 달리는 죽음. 숫말 허트로커의 아들 윈드쓰로워. 그 아이는 나처럼 언제나 달릴 준비가 되어있었다. 그 녀석의 갑주도, 마찬가지로 가장 완벽하게 정렬되어있었다.

난, 준비되어있다.
쥐떼는 언제, 어떻게, 어디서 나타날 것인가?





한 수행종자가 내게 조심스럽게 말을 이를때에서야. 난 길고 긴 사색에서 벗어났다.

"영주님, 한 늙은 농노가 인근에서 수상한 자를 잡아왔다고 합니다"

"수상한 자?"

"예, 농노가 아뢰기를, 보리를 다 수확하고 난 밭에 쌓아놓은 짚단 사이에서 불쑥 나타나 휴식 중이던 농노들에게 황망한 말을 지껄였다고 합니다"

"무어라고 했길래 황망하단 뜻인가?"

"늙은 농노가 그 자의 말투를 흉내내어 정확히 들려주었습니다만.. 굳이 말씀드리자면... 음.. 으흠. '혹시 여기에 미소녀 엘프는 없나요?'....라고..하였답니다.."

난 더 볼 것도 없다는 듯이 즉답했다

"그저 미친 놈 아닌가"

"저 역시 그리 생각했습니다만, 입고 있는 옷이나 행동거지가 단순히 미친 자라고 보기엔 이상한 구석이 많았습니다"

정신 어딘가에 하자가 있어보이는 수상한 자라.
걸어다니는 쥐들은 이따금 아리송한 수작을 건다고 들었다. 설령 그 놈이 쥐떼의 첩자가 아니더라도, 담셀이 위험을 예고한 시기에 나타난 놈이라면 호수의 여인께서 점지해주시는 징조일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알겠네.. 지금 가서 한 번 대면해보지.. 그 자를 잡아왔다던 농노도 함께 있는가?"

"예, 관저 앞에 서있을 겁니다. 늙은 자는 서있기 힘들어 보였습니다만"

"사족은 붙이지 말게"

"넵, ..곁에서 호위해도 되겠습니까?"

"그 놈이 삯된 수작을 부리기 전에 내가 목을 부러트릴 수 있으리라 자신한다만, 자네가 원한다면 그리하게"

"예"



관저 앞에는 젊은 남자와 늙은이가 서있었다. 젊은이의 수상쩍은 옷차림이나, 늙은이의 냄새나는 누덕옷은 좋은 대비를 보여주고 있었다. '수상쩍다'는 게 '비단같은 윤기가 흐르고 기운 흔적이 없으며 마감이 완벽'하다는 뜻도 내포했었나 보군.

내가 관저의 계단을 내려오자. 곁에서 도끼창을 쥐고 있던 병사가 외쳤다

"아르망의 영주시고 이 땅의 큰 어르신이며 위대한 기사이신 롤랑 경께서 납시셨다! 고개를 조아리고 예의를 보여라!"

농노는 냅다 엎드려서 절했으며, 젊은 친구는 불만가득한 표정으로 주억거렸다. 당돌한건지 멍청한건지 궁금하군 그래.

"그래, 내가 이 성의 주인이고 아르망의 영주이며.. 이 땅의 큰 어르신이란 말은 빼게나 위병. 그건 비공식 직함이라 공식적으론 못 써먹는다네.("숙지하겠슴다!")하여튼 이러저러해서 위대한 기사이기도 하며 또 용맹무쌍한 성배기사 '거인쪼개는 로샹 경'의 아들인 롤랑일세, 개인적으로는 위대한 기사라는 직함이 더 마음에 들지만 롤랑 경 혹은 롤랑 나으리나 영주님이라고 부르면 된다네. 알아 들었는가? 수상한 자?"

어깨는 꽤 넓었으며, 골격은 전체적으로 괜찮았다. 옷이 펑퍼짐해서 근육이 붙어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삐쩍 마르진 않았고. 키가 큰 편이라 내 턱까지는 닿았다. 몸뚱이가 쓸만해보이니 불만어린 표정도 젊은이의 혈기넘치는 모습 정도로 좋게 보이기 시작했다.
이러한 내 생각과는 별개로, 이 친구는 뭔가에 당황했는지 입을 어물어물 더듬거리고 있었다.
'어.. 내가 생각한 중세판타지가 아닌데.. 영주들이 이렇게 털털한가..?'라고 중얼거리는 것도 놓치지 않았고

내가 굳이 답을 재촉할 필요는 없었다. 나 대신 화낼 자들은 옆에도 많았으니, 예를 들자면. 날 호위하려 동행한 수행종자같은 이들 말이다

"영주님께서 묻고 계시지 않은가!"

엎드려있던 농노는 흠칫 떨었고, 젊은이는 놀라서 외쳤다

"넵! 넵! 알아들었습니다 영주님!"

"좋아, 생각할 게 많아보인다는 건 나도 알겠지만. 내 앞에서까지 생각을 늘이진 말게. 난 바쁜 몸인지라, 시간이 덧없이 흘러가는 걸 참고 견디지 못한다네. 하나하나 내가 궁금한 걸 물어볼 것이야. 눈알 굴리지 말고 생각나는대로 바로 답하게. 알았는가?"

"넵!"

"대답은 커서 좋군. 우선 하나. 자네 이름은 무엇인가?"

"ㅁ..무다구치 렌야입니다!"

"처음 듣는 양식의 이름인데, 뭐라 불러야하지?"

"ㅁ..무..그냥 무다구치라고 부르시면 됩니다!"

"그래 무다구치. 자 다시 또 하나. 자네는 어디서 왔는가?"

"..일...어... 음... 죄..죄송합니다만 영주님?"

"뭔가"

"어.. 어떻게 말해야할..(위병과 수행종자가 동시에 노려보았다)힉! 그.. 말씀을 어떻게 드려야... 아니 어떻게 말씀을 드려야할지.. 제가 온 곳을 알려드리더라도 영주님께서 아실만한 곳이 아닐겁니다..."

"요컨데 자네는 내가 모르는 곳에서 왔고 수상한 옷을 입었으며 이상한 이름을 쓰는, 첩자로 의심되는 자라고 내가 알아서 정리하면 되겠는가?"

"..#*아..아..아닙니다!"

"아니면 뭐가 되었든 말하게. 난 정보가 필요하고 자네가 할 일은 거짓없이 고하는 것 뿐이야. 그게 얼마나 황당하든 듣고 결정하는 것도 나일세"

"저..저는 일본에서 왔습니다"

"자네 이름과 마찬가지로 처음듣는 지명이로고, ...니폰이라.. 다음. 자넨 여기에 어떻게 왔는가?"

"그.. 죽기 전에 소원을 하나 빌었는데 여기에 있었습니다"

"죽기 전, 소원 하나, 그리고 여기에 있었다?..
죽기 전이라니 무슨 소린가?"

"트럭...커다란 마차에 치였습니다.. 죽었구나..하고 생각했는데 신께서 코앞에 계시는 겁니다.. 신께서 말씀하시길 '내가 실수로 너를 죽였으니 되살리진 못하더라도 네가 원하는 곳에 영혼과 몸을 옮겨 줄 수는 있다'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전 '중세판타지 이세계로 보내주세요!'라고 소원을 빌었고.."

"그리고 그렇게 내 영지에 툭 떨어졌다?"

"...어.. 네.."

허풍이 이렇게나 되니 믿더라도 어이가 없고 안 믿고 광대놀음으로 칠려해도 어이가 없었다. 그게 뭐하는 신이야?

"지금 내가 한숨을 쉬어야할지 폭소해야할지 고민 중이긴 하다만, 또 또 영문 모를 말이 들어있으니 질문을 하지 않을 수가 없구나. 중세판타지는 무엇이며.. 처음 네가 나타났을 때 지껄였다던 '미소녀 엘프'운운하는 흰소리는 당최 무엇이냐?"

미소녀엘프라는 말을 운에 띄우자 무다구치는 얼굴이 시뻘개지기 시작했다.

"그..어.. 그.. 중세판타지는 그.. 이런 세상을 말하는 겁니다. 괴물이 있고. 기사들이 그런 괴물들을 무찌르는..그런 거 멋있다고 생각해서... 미소녀엘프는.. 그.. 있으면 좋지 않겠습니까?"

놈은 끝에 가선 헤-하고 멍청하게 웃어버렸다. 쉽게 말해 이 놈은 짐마차에 치여죽고서 왠 신 덕에 다시 살아나 이역만리 '다른 세상'에서 날아온 놈이렸다. '엘프미소녀'는 그저 이 모자란 놈의 성적-취향인 것이고.

전부 흰소리로 치기엔 당장 이 '올드 월드'부터가 호수의 여인같은 선한 신령이 있는가 하면 북부의 야만족이 믿는다는 사악한 네마리 악신들이 모략질하고, 그린스킨의 쌍둥이 신들마저도 그 괴팍한 권능으로 맘껏 날뛰고 있는 세상이었다. 제국의 초대황제란 자는 당당히 인간의 몸에서 신으로 승천까지 한 노릇이고, 나의 아버지도 어쩌면 그와 동격일지 모르는 성배기사로서 마지막을 다하셨다.

이 놈도 왠 머저리같은 신이 저지른 개짓거리의 희생양일 뿐이겠지.

"이보게 늙은이. 이 젊은 친구가 자네한테 한 말과 다르지 않은가?"

대면할 쩍부터 엎드린 채 꼼짝하지 않아 잠들지는 않았는가 의심되던 늙은 농노는 힘겹게 몸을 일으키더니 고개를 내리깔며 대답했다. 그의 발은 대다수의 농노들이 그러하듯이 뒤틀려있어서, 똑바로 서있는데는 부적합해보였고, 그 탓에 그는 말하는 내내 덜덜 떨었다.

"예이 예이-.. 이 노구가 처음 들은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요 영주님. 이름이나 고향은 저도 듣지 못했습니다만...그 외에는 전부 제가 들은 것과 마찬가집니다요"

"알겠네. 위병! 이 늙은이에게 동화 한 냥 건네주고 돌려보내게. 수상한 자를 데려와준 포상이네"

"아이구! 아이구 감사합니다요! 영주나으리 아니 영주님"

손짓으로 농노가 돌아가도록 한 뒤-그는 불편한 몸으로 동화를 쥔 손을 가슴에 딱 붙인 채 연신 허리를 굽히며 감사를 표했고, 이는 위병들에게 밀려나 성을 나갈때까지 계속되었다-, 머쓱한 자세와 표정으로 서있는 젊은이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말했다

"괴물과 싸우는 세상을 동경했다고? 마침 잘 되었군. 나도 두발로 제대로 서있을 수 있는 장정이 하나라도 더 필요했던 참이라네. 이 땅에 곧 위험이 당도할 것이야"


젊은이는 '이건 내가 생각한 전개가 아닌데...'라고 중얼거릴 뿐이었다.
이보게 젊은이. 본래 우리같은 필멸자든 초월적인 신들이든 세상을 예단할 순 없는 법이라네. 자넬 보낸 그 신이라는 작자도 마찬가지지.


"이 곳엔 전쟁만이 가득하니까"




------------


시발 난 뭘 쓴거지

아무튼 좆세계 중세라도 영지 꾸리고 전쟁도하고 귀족간 외교모략질도 해야하는 영주님들이면 저 정도 말빨은 되야하지 않겄습니까?

1)이고깽이 떨어진 아르망은 브레토니아 중부에 있는 한 작은 영지다. 햄타지 설정엔 없는 자작설정이고. 무지용 근처에 붙어있다.

2)브레토니아 작명법은 프랑스어 기반이지만 글쓴놈은 프랑스어를 몰라서 위병이나 수행종자같은 조연급들한테 일일히 이름 못 지어준다. 사실 지금 지어준 이름들도 제대로 되먹은 프랑스어인지 확신 못한다.
어흐흐흑

3)이고깽 이름이 왜 무다구치냐고? 그 새끼 현실에서 이고깽하려다가 작살난 병신이라서 어울렸다고 생각함.

4)사실 올드월드엔 '니폰'이라고 와패니즘적 팬서비스성향이 강한 국가가 분명히 존재하긴 한다. 근데 햄타지는 우리로 치면 유럽인 제국-브레토니아 언저리가 주배경이라 니폰은 설정상 언급만 되고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 작중 설정으로도 마찬가지. 아마 울쑤안 하이엘프 역사가들이나 제국마법대학 책벌레쯤은 되어야 알 듯

5)어차피 단편이지만 완결날진 나도 모름 ㅎ..

6)완결 안난다면 스케이븐의 분노의 우라돌격+지하로부터의 맹습으로 영지는 파탄나고 이고깽은 현실참교육을 당하는 정의로운 엔딩이 난다고 보면 됨. 스케이븐 강하다! 그래-그래!


7)브레토니아 농노들은 영양실조로 인한 기형이나 질병으로 인한 후천적 장애가 많았기 때문에 병력으로 징집할 수 있는 농노의 숫자도 적었다고 함. 그 오합지졸농노부대도 나름 추리고 추린 것

3개의 댓글

2018.06.25
나으리~~
0
2018.06.25
[삭제 되었습니다]
2018.06.25
@쥬니
오타감사

영주입장에서 '농노치고는' 괜찮았다는 서술로 봐여겠지

작중에 나오는 무다구치랑은 동명이인이지만.
무다구치도 꼴에 장교엘리트코스 밟은 놈이라 키는 작지만 체격은 날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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