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14억의 1인자, 시진핑] (2) 반동분자의 삶


진핑이형.JPG

<리즈 시절의 시진핑>


1. 잃어버린 세대
     1957년 마오는 하방운동(下放運動)을 전개한다. 도시의 지식인 청년들을 농촌으로 보내 농업에 종사하게 하는 운동이다. 미래에 중국을 이끌어갈 앨리트들이 농촌 하층민의 삶을 경험하고, 그들의 고충을 이해하며 성장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이었다. 또 그들이 농촌 계몽운동을 이끌며 농촌 근대화를 이루게 한다는 목적도 있었다. 겉으로는 그랬다.
     지식인이라고 해봐야 중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어린 학생들이었다. 하방운동으로 농촌에 파견된 어린 학생들은 대학에 진학 할 수 없었다. 마음대로 도시로 돌아올 수도 없었다. 농촌에서 강제노역에 시달리며 소중한 시기를 낭비했다. 여기에는 교육받은 도시의 중상류층 청년들이 관료계급화 되어 자신의 자리를 위협하는 것을 막고자 했던 마오의 숨은 의도가 있다. 끝까지 권력을 손에 쥐고자 했던 비루한 독재자의 면모가 엿보인다.
     이로써 60년대 중국의 청년세대는 둘로 나뉘었다. 마오의 선전에 선동당해 잔인한 홍위병으로 변모한 이들과, 공산당의 명령으로 농촌으로 유배당한 이들이다. 오늘날에는 이들을 아울러 잃어버린 세대라고 말한다. 시진핑도 그 중 한 명이었다. 1969년, 공산당은 열 다섯살의 시진핑에게, 숙청당한 아버지와 함께 하방할 것을 명령했다.

1972년 시진핑.jpg
<하방 생활을 시작한 시진핑; 웃는 얼굴이 인상적이다. 모든 것을 포기한 허탈함이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고, 고난을 견디는 낙천성이 뭍어나오는 것 같기도 하다>

2. 도망자
     하방한 반동분자의 삶은 비참했다. 대약진이 휩쓸고 간 농촌은 황폐했다. 먹을 것이 없었다. 그늘 없는 황무지에서 하루 종일 강제노역을 하고 돌아와 주린 배를 움켜잡고 집에 돌아오면 풀뿌리로 죽을 끓여 끼니를 해결했다. 배고픔을 견디기에 시진핑은 너무 어렸다. 두려움보다 배고픔이 더 강했다. 그는 5개월을 버티지 못하고 도망쳤다. 공안의 눈을 피해 기차에 올랐다. 어머니가 있는 베이징을 향해 달렸다.
     쌀밥을 입에 구겨 넣는 시진핑에게 어머니는 자수를 권유했다. 기록에는 시진핑이 “비겁한 삶을 살 수 없다”며 다시 하방을 자원했다지만, 하늘 아래 공산당의 눈을 피해 지낼 곳이 어디에 있겠는가. 비참한 삶이어도 살아야 했고, 살길은 하방 뿐이었다. 자수한 시진핑은 베이징에서 하수관 매설 노역을 하다가 다시 농촌으로 하방했다.

시진핑 하방.jpg

<하방시절의 시진핑; 지식청년의 하방은 공산당에게 요긴한 선전 요소였기에 하방시절의 시진핑을 담은 사진은 지금도 많이 남아있다>


3. 10번의 실패
     농촌 노인들은 시진핑을 빈대가 물어 새빨게진 종아리로 기억한다. 밤마다 이가 물어 가려운 종아리를 긁다 보면 금방 부스럼이 생겼고 조금 더 지나면 상처가 곪아 고름이 흘렀다. 자의든 타의든, 시진핑은 농촌 하층민의 삶에 물들어갔다. 역사가 정상적으로 흘렀다면 공산당 원로의 아들로서 출세가 보장된 엘리트의 삶을 살았을 시진핑은, 아이러니하게도 아버지가 숙청당하고 강제로 하방당한 덕분에 비참한 민중의 삶을 목격했고, 사회주의 경제개발의 한계와 시장경제 도입의 필요성을 인지하게 되었다.
     시진핑은 꾸준히 공산당에 입당지원서를 넣었다. 반동분자의 아들인 그에게 입당 허가가 떨어질리 없었다. 10번을 떨어졌다. 문화대혁명의 야만을 비판하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하던 1974년이 되어서야 시진핑은 공산당에 입당한다. 다음해인 1975년, 시진핑은 7년의 하방 생활을 마무리하고 칭화대 화학공학과에 입학한다. 1978년에는 아버지 시중쉰이 복권되어 광동성 당서기로 취임한다. 1979년, 시진핑은 중앙군사위원회 국방부장의 비서로 발탁되어 정치 엘리트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4. 하방이 남긴 것
     7년의 하방 생활이 시진핑에게 남긴 것은 분명했다. 공산당의 사회주의식 경제개발은 실패했고 인민의 삶은 더욱 비곤해졌다는 것. 도시의 엘리트가 부유한 삶을 영위하는 동안 농촌의 하층민은 제대로 된 교육도 받지 못한 체 노동력으로 소모되고 있다는 것. 이대로의 중국은 지속불가능 하다는 것. 때마침 덩샤오핑이 집권하고 대륙에 개혁개방의 물결이 몰아친다. 공산당 원로의 아들이자 개혁개방주의자인 시진핑은 양 날개를 달아 정상을 향해 한 계단씩 오르기 시작한다.

시진핑정딩현부서기시절.jpg

<정딩현 부서기 시절의 시진핑>



11개의 댓글

2017.12.26
시진핑은 예나 지금이나 얼굴이 비슷허네, 살만 좀 붙은거같다
0
2017.12.26
@감자도살장
살만 좀 빠지면 다시 리즈시절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0
2017.12.26
글 내용이 습근어천가 수준인데...
어디서 퍼온고야?
0
2017.12.26
@참서리
자작이다. 학교에서 교양 수업 몇개 들은 것을 베이스로 적고 있다. 그외 차이나는 도올이나 국내 언론 칼럼들을 참고하고 있다. 시진핑에 대한 일화들의 출처는 대부분 중국에서 발간된 책들이어서, 아무래도 지나치게 미화하거나 찬양하는 경향이 있다. 스스로 그런 부분은 최대한 배제하면서 적고는 있는데, 개인적으로 시진핑이라는 인물을 좋아하는 편이라서, 은연 중에 그런 부분이 드러나는 것 같다. 나도 사람이라 어쩔 수 없나보다. 앞으로도 조심할테니 혹시라도 지나친 미화 혹은 찬양 부분이 느껴지면 가려서 읽어줬으면 좋겠다. 지적은 언제나 환영이다. 잘 읽어줘서 고맙다.
0
2017.12.26
@starrynight
도올;; 참고할 게 그렇게 없었냐;;
시진핑 자체의 부패+우상화+독재강화 쓰리 콤보만 갖다대도 민주국가의 시민으로서 고평가할 여지는 전혀 없다고 본다만
일단 시진핑의 부상을 설명하려면 복건-절강에서의 경력과 거기서부터 이어지는 상해방 라인까지의 연결고리가 핵심적으로 설명되어야 하는데 거기에 대한 자료는 충분하니?
0
2017.12.26
@starrynight
하필 도올이냐;; 공인된 어용을;;
0
2017.12.26
@starrynight
말투가 로봇같아요
0
2017.12.27
@starrynight
저도 도올이 시진핑에대해서 글쓴거봤는뎅 참서리님이 도올;; 참고할게그렇게업성ㅆ나 라고되어잇넹요
0
2018.01.01
@starrynight
인용을 해도 중국 내 서적이랑 도올 서적을 인용하냐 ㅉ 읽어 보면서 이상하다 했더니 이유가 있었구만. 중국 서적은 적어도 중국을 제외한 외국 서적이 가장 객관적이다. 오죽하면 중국인들도 자기 자신의 역사를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싶으면 영국 교수들의 서적을 인용하라 하겠냐
0
2017.12.27
시진핑이 농촌에서 고생하면서 - 아 불쌍한 농민들, 내가 나중에 권력 잡으면 다 같이 잘 사는 나라를 만들어야지- 라고 생각을 했는지

아니면 - 아 ㅅㅂ 시골인심 개좃같네 내가 도시 돌아가면 시골쪽으론 오줌도 안 눈다 ㅅㅂ!! -라고 생각을 했는지, 시진핑 머릿속에 들어갔다 나온 것도 아닌데 어찌 아나
0
2017.12.30
농촌 하층민의 고충 운운에서 뿜었다. 그래서 시진핑 집권기에서 마오 사후 이후로 마오쩌둥의 신성화가 그 어느때보다도 극한을 찌르고 농촌 하층민에 대한 탄압이 정점을 찍는거냐?
0
무분별한 사용은 차단될 수 있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추천 수 날짜
12413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그녀는 왜 일본 최고령 여성 사형수가 되었나 8 그그그그 5 1 일 전
12412 [기타 지식] 최근 지각변동이 일어나는 국내 항공업계 (수정판) 14 K1A1 20 2 일 전
12411 [역사] 인류의 기원 (3) 식별불해 4 2 일 전
12410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재벌 3세의 아내가 사라졌다? 그리고 밝혀지... 그그그그 4 4 일 전
12409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의붓아버지의 컴퓨터에서 발견한 사진 3 그그그그 7 6 일 전
12408 [기타 지식] 도카이촌 방사능 누출사고 실제 영상 21 ASI 2 6 일 전
12407 [역사] 지도로 보는 정사 삼국지 ver2 19 FishAndMaps 14 8 일 전
12406 [기타 지식] 웹툰 나이트런의 세계관 및 설정 - 지구 2부 21 Mtrap 8 6 일 전
12405 [기타 지식] 100년을 시간을 넘어서 유행한 칵테일, 사제락편 - 바텐더 개... 5 지나가는김개붕 1 8 일 전
12404 [기타 지식] 오이...좋아하세요? 오이 칵테일 아이리쉬 메이드편 - 바텐더... 3 지나가는김개붕 2 10 일 전
12403 [기타 지식] 웹툰 나이트런의 세계관 및 설정 - 지구 1부 31 Mtrap 13 10 일 전
12402 [기타 지식] 칵테일의 근본, 올드 패션드편 - 바텐더 개붕이의 술 이야기 15 지나가는김개붕 14 11 일 전
12401 [기타 지식] 웹툰 나이트런의 세계관 및 설정 - 인류 2부 22 Mtrap 14 10 일 전
12400 [기타 지식] 웹툰 나이트런의 세계관 및 설정 - 인류 1부 13 Mtrap 20 11 일 전
12399 [역사] 군사첩보 실패의 교과서-욤 키푸르(完) 1 綠象 1 9 일 전
12398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미치도록 잡고 싶었다. 체포되기까지 28년이... 1 그그그그 6 11 일 전
12397 [역사] 아편 전쟁 실제 후기의 후기 3 carrera 13 12 일 전
12396 [과학] 경계선 지능이 700만 있다는 기사들에 대해 34 LinkedList 10 12 일 전
12395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두 아내 모두 욕조에서 술을 마시고 익사했... 그그그그 2 15 일 전
12394 [기타 지식] 서부 개척시대에 만들어진 칵테일, 카우보이 그리고 프레리 ... 3 지나가는김개붕 5 15 일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