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SF 단편 - 유아론자

지은이 : 프레드릭 브라운 


1906년 미국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 출생. 신시내티 대학을 다님. 언론가로 활동하며 SF및 미스테리 등을 집필. 미국 미스테리 작가협회의 에드가 알란 포우상 수상.

12권의 SF장편 및 단편집을 남김. 1972년 작고.


월터 B.지호버는 유아론자였다. 지호버의 이름이 성경에 나오는 여호와(Jehovah)와 이름이 똑같다는 사실에 대해서 난 별로 아는 게 없다.

어쨌든 그의 이름은 처음부터 지호버였으며 그는 평생동안 유아론자였다.

유아론자란 이 세상에 실제로 존재하는 것은 오로지 자기 자신일 뿐이며, 다른 모든 사람이나 우주 삼라만상은 단지 자신의 상상일 뿐이라고 믿는 사람을 말한다.

따라서 그가 스스로 상상하는 것을 중단하면 그 즉시 우주 만물은 사라지고 만다는 것이다.
어느날 지호버는 실천하는 유아론자가 되기로 결심했다. 그도 그럴것이, 일주일 전에 그의 마누라가 딴 남자와 눈이 맞아 도망가버렸던 것이다.

게다가 그는 직장인 운송대리점에서 해고를 당했으며, 그런가 하면 앞에서 얼쩡거리는 고양이 한 마리를 쫓다가 다리를 부러뜨리고 말았다.
병원 침대에 누운 채 그는 마침내 이 모든 것들을 끝장내 버리기로 결심했다.
지호버는 창밖의 별들을 쳐다보면서 별들은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러자 하늘의 별들은 이미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다음에 자신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애당초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갑자기 병원은 적막함으로 뒤덮여버렸다.

마침내 이 모든 우주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자마자, 이미 그는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 둥둥 떠 있었다.

자신의 몸둥이까지 없애버리고는 이윽고 마지막 단계를 실행에 옮겼다. 그는 그 스스로 존재를 마감하고 완전히 사라지고 싶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상하군, 유아론에도 한계가 있는걸까?'
'그렇다네.'
어떤 목소리가 대답했다.
'당신은 누구요?'
'난 자네가 살고 있던 세상을 만든 창조주이지. 이제 자네가 내 자리를 대신하게 되었어.'
목소리는 아주 깊은 한숨을 내 쉬었다.
'이제 난 내 스스로의 존재를 마감하고 완전한 망각으로 돌아갈 수 있다. 이제 내 자리는 네가 대신하는 거야.'
'그렇지만 나는 어떡합니까? 난 어떻게 해야 스스로의 존재를 마칠 수 있죠?'
'나와 마찬가지 방법을 쓰면 되지. 먼저 우주를 창조하라. 그리고는 그 안에서 너와 같은 유아론자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는 거야.

그래서 그 자가 우주를 다 없애버린 다음에 스스로의 존재를 마감하려 하면 그 때 그 자와 자리바꿈을 하면 되는 것이지.
자, 그럼 잘 해 보게.'
목소리는 사라져버렸다.
지호버는 허공에 홀로 남은채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 봤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는 천지를 창조했다.
그가 천지를 창조하는 데에는 꼭 일주일이 걸렸다.

무분별한 사용은 차단될 수 있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추천 수 날짜
12435 [역사] 중화인민공화국 의외의 금기-6.25전쟁(5) 1 綠象 2 8 시간 전
12434 [역사] 중화인민공화국 의외의 금기-6.25전쟁(4) 綠象 2 14 시간 전
12433 [역사] 중화인민공화국 의외의 금기-6.25전쟁(3) 綠象 1 14 시간 전
12432 [호러 괴담] [미스테리] 한 은행 직원이 귀가 중 사라졌다? 2 그그그그 2 15 시간 전
12431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뭔가 좀 이상한 지명수배자. 이와테 살인사건 2 그그그그 1 2 일 전
12430 [기타 지식] 페미니즘은 여성에게 도움이 되었는가 02 16 키룰루 28 3 일 전
12429 [역사] 중화인민공화국 의외의 금기-6.25전쟁(2) 4 綠象 9 4 일 전
12428 [역사] 중화인민공화국 의외의 금기-6.25전쟁(1) 4 綠象 9 4 일 전
12427 [기타 지식] 페미니즘은 여성에게 도움이 되었는가 01 25 키룰루 26 5 일 전
12426 [역사] 네안데르탈인은 어떻게 생겼을까? 2부 1 식별불해 9 5 일 전
12425 [호러 괴담] [미스테리] 방에서 실종됐는데 9일 뒤 방에서 사망한 채 발견... 6 그그그그 7 5 일 전
12424 [역사] 네안데르탈인은 어떻게 생겼을까? 11 식별불해 24 6 일 전
12423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게임에서 만난 여대생에게 돈을 주겠다며 집... 2 그그그그 2 6 일 전
12422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바람피우던 여성의 실종, 27년 뒤 법정에 선... 그그그그 5 9 일 전
12421 [역사] American Socialists-링컨대대의 투쟁과 최후(下) 2 綠象 5 10 일 전
12420 [역사] American Socialists-링컨대대의 투쟁과 최후(中) 1 綠象 3 10 일 전
12419 [기타 지식] 아무리 만들어봐도 맛이 없는 칵테일, 브롱스편 - 바텐더 개... 3 지나가는김개붕 2 11 일 전
12418 [역사] American Socialists-링컨대대의 투쟁과 최후(上) 5 綠象 4 12 일 전
12417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풀리지 않는 미스테리. 보돔 호수 살인사건 2 그그그그 3 12 일 전
12416 [기타 지식] 일본에 의해서 만들어진 칵테일들 편 - 바텐더 개붕이의 술 ... 2 지나가는김개붕 6 12 일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