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 괴담

Reddit - 와이프와 내가 숲 속에서 문을 찾았어.

My Wife and I found a Door in the middle of the Woods


"뭐야 대체?"

"왜 그래 자기야?"


뒤에서 와이프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문이야."

그녀가 웃었다. 


"대마초라도 피우고 온 거야? 우린 지금 숲 한가운데 있다구. 대체 왜 문이... 오... 어...."


카렌은 문을 보고 멈춰섰고 우린 어깨를 맞댄 채 문을 살펴봤다. 아무도 없는 언덕에 세워진 나무로 된 문이라니.


"엄청난 걸 찾아낼지도 몰라. 가끔은 이런 모험도 어때? 응, 자기?" 


그녀가 미소지었다.


"문이라도 두드려볼까?"

난 고개를 털었다.


"이런 언덕 안에서 사람을 만나고 싶진 않은데..."

"그러지 말구."


카렌이 내 어깨를 때렸다. 


"모험심은 어디에 둔 거야?"


카렌은 문앞으로 성큼성큼 걸어가 정중하게 문을 두드렸다.


"안녕하세요. 지금 수염씨를 찾고 있는데요. 나무 수염씨?"


난 고개를 흔들며 가볍게 웃었다. 카렌은 언제나 내가 그녀를 사랑하게 만들었던 아주 사소한 부분이라도 잊지 않게 만들어줬다. 그녀는 짐짓 슬퍼하는 체하며 돌아섰다.


"아무도 집에 없는 것 같은데." 

"그래, 이제 가자."


내가 말했다.


"버섯은 충분히 챙겼으니까. 이제 빨 장소나 찾자구."

"지금 농담해? 맙소사, 내가 우주에서 가장 따분한 남자랑 결혼했을 줄이야! 우린 안으로 들어가야 해!"
"저기 누가 살면 어떡해?"
"누가 숲 속 언덕 안에서 살면 어떡하냐고? 숲 속 지하에 집을 지어 사는 사람이면 대마만 좀 쥐어주면 다 이해할 거라고."

"지금 언덕에서 산다고 대마를 피운다고 생각하는 거야? 모르긴 몰라도 그거 제법 인종차별주의적인 말이야 카렌."

"인종차별? 누굴?"

"나무 사람들 말이야. 누가 더 있겠어?"


카렌이 웃으며 다시 어깨를 때렸다. 난 아픈 척을 했다. 사실은 좋았지만.


"알았어."


난 마침내 동의했다. 


"만일 내가 상식을 완전히 무시하고 살지 않았더라면 애초에 너랑 결혼하지도 않았을 테니까."

"웃기기도 하셔. 집에서 쫓겨나면 숲 속에서 나무수염 씨랑 살든가 해.."


난 웃으며 손잡이를 돌렸다. 문은 잠기지 않았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축축하고 이끼 낀 냄새가 올라왔다. 안은 칠흑처럼 어두웠지만 내 예상과는 달리 먼지투성이도 아니고 전부 바위로 지어진 것 같았다.


"잠깐만." 


가방을 바닥에 벗어놓고 손전등을 찾아 스위치를 켠 뒤 벽을 살폈다.


"이게 대체..."


벽은 불가해한 조각들로 덮여있었다. 학교에서 이집트의 히에로글리프를 배웠을 때가 떠올랐다. (히에로글리프: 고대 이집트의 상형문자)


"뭐야 이 꼬불지렁이들은?"


카렌이 농을 쳤다.


난 대답하지 않았다. 갑자기 누군가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손전등으로 뒤를 비췄지만 그곳엔 아무도 없었다. 길은 아래로 계속 이어지고 있었고 손전등의 빛은 30피트(9m) 정도 밑의 천정 부근에서 끊겼다.


"카렌 아무래도 우리 말이야..."

"잠깐, 저거 뭐야?"

카렌이 바닥의 검은 자국을 가리켰다. 손전등으로 비춰보니 무슨 종류의 검은 액체였다. 


"엔진 오일인가?" 


농을 쳤지만 카렌은 맞장구치지 않았다. 그녀는 몸을 숙여 웅덩이를 쳐다봤다.


"이건 피야 대니." 


그녀가 말했다.


"그리고 봐, 저 밑으로 이어지고 있어."


난 손전등을 위쪽으로 기울였다. 그녀가 맞았다. 핏자국이 동굴 안쪽으로 이어져 있었다.


"아마 그냥 짐승일 거야."

 

내가 말했다.


"우린 떠나야 해."

하지만 카렌은 일할 때처럼 머리를 묶더니 손을 나팔처럼 구부려 입에 갖다댔다. 


"계세요!"


그녀의 외침이 우리 생각보다 훨씬 크게 방 아래로 메아리쳤다. 


"거기 아무도 없어요?"


침묵 끝에 실낱같은 소리가 들려왔다.


"도...도와..."


동굴 길숙이서 나오는 듯한 그 소리를 들었을 때, 머리가 곤두서고 가슴이 서늘해졌다. 내 모든 본능이  여기서 빨리 꺼지라고 소리지르고 있었다.


"카렌, 이건 함정일 수도 있어."


내가 말했다.


"공원 관리원부르고 존나 빨리 여기서 나가자고."

"저 밑에 누군가 다친 채로 있어 대니."


그녀가 단호하게 말했지만 곧 감정을 약간 누그러뜨렸다.


"미안해 자기야. 간호사랑 결혼하면 이런 일도 해야 하는 거야."


한숨이 나왔다. 일단 결심하면 카렌을 막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단지 손전등을 단단히 쥔 채로 길을 따라 내려갈 수밖에.


동굴을 따라 내려가자 핏자국은 점점 가늘어졌다. 누구든 간에 여길 지나면서 대부분의 피를 잃었으리라. 하지만 그들이 상처를 입었다면 왜 이 먼 동굴까지 도망쳤던 걸까? 밖으로 가는 쪽이 발견될 확률이 더 높은데? 이건 말이 되지 않았다. 


 점점 심해지는 경사를 따라내려갈수록 공기는 더워지고 습해져갔으며 강렬한 곰팡내가 코를 찔렀다. 이 끔찍한 공기를 들이마시니 기침이 저절로 나올 지경이었다. 이 먼지들은 대체 어디서 오는 거야? 동굴의 심층부의 벽은 돌을 뚫고 나온 나무 뿌리로 인해 쪼개져 있었다.


"대체 이 좆같은 곳은 뭐야?" 


난 카렌에게 속삭였다.


"임시로 만든 생존용 참호라든가?"


 그녀가 추측했다. 그녀는 다시 손나팔을 입에 대고는 "이봐요!"하고 소리쳤다. 외침은 복도 전체에 메아리쳤다.   


"만약 우리 목소리가 들리면 그대로 계세요! 지금 도우러 갈 테니까!"

"도...도와줘..."


 이번엔 약간 더 크게 들렸다. 가까워지고 있단 거겠지, 아마도. 하지만 목소리를 들었을 때의 섬뜩함은 훨씬 더 끔찍해질 뿐이었다. 아내는 아무것도 못 느끼는 건가?


 우리는 핏자국이 멎은 곳에 다다랐다. 바닥에 얼룩진 피가 길게 이어져 있었다. 처음엔 누군가가 피가 심하게 난 채로 질질 끌려가는 것 같더니 갑자기 멈추다니. 이 뒤로는 한 방울조차 흘리지 않았다. 동굴벽은 이제 거의 완전히 뿌리들로 뒤덮여있었다.  온도는 더 더워졌고 먼지도 더 심해져 숨 쉬는 것도 녹록치 않았다.


"도... 도와줘..."


 목소리는 매우 가까이서 들렸다. 이젠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이건 이상했다. 헐떡거리며 탁한 소리였다. 마치 인간의 목소리를 조악하게 흉내내는 것처럼. 바닥은 이제 벼랑이나 다름없었고 무저갱으로 떨어질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는 더 내려갈 수도 없었다.


"우린 저 사람한테로 내려가야 해."


 카렌이 쌕쌕거렸다. 이렇게 덥고 먼지가 짙은 곳에선 나보다 숨쉬기도 힘들 터였다.


"내가 갈게. 넌 빠져있어."


 비상용품으로 가져온 로프를 꺼내 벽을 덮은 뿌리 중 굵은 것에 묶었다. 허리에 줄을 감기 전엔 몇 번 세 개 당겨 단단히 묶여있음도 확인했다. 이때만큼 뒤돌아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때는 없었지만 카렌이 그 인간을 보기 전까진 돌아가지 않으리란 것도 알고 있었다. 조심스레 아래로 발을 내딛고 몸을 구부려 손전등으로 주위를 살피며 떨어지거나 미끄러지지 않게 애썼다. 어둠 속에서 사람의 실루엣이 보였다. 손전등으로 그를 비추었다.


 피가 얼어붙는 것만 같았다.


"카렌... 뛰어."

"뭐?"
"뛰어!"


 허리를 묶은 밧줄이 갑자기 끌어올려지는 바람에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카렌이길 바랐지만, 그녀가 아니란 건 알고 있었다. 그녀는 이렇게 힘이 세지 않았다. 난 땅에 곤두박질 쳤지만 줄은 여전히 날 잡아당기고 있었다.


"대니, 이게 대체 뭐-"
"뛰어! 씨발 뛰라고!"


 벽의 뿌리가 꿈틀거리기 시작하자 그녀는 뒤로 물러섰다. 그것들은 점점 우리를 옭죄어왔다. 난 주머니칼로 로프를 자르곤 비틀거리다 내달리며 카렌을 잡아당겼다. 아마 내가 봤던 걸 봤더라면 망설이지 않았을 텐데. 동굴 바닥엔 한 남자가 뿌리로 된 그물에 묶여있었다. 뿌리들은 그를 꿰뚫고 지나가거나 꿰뚫은 채 꿈틀거리고 있었다. 뿌리에선 작은 혹 같은 것들이 꿈틀거리며 그의 쪼그라들고 허물어진 몸에서 뭔갈 옮기고 있었다. 한 뿌리는 목구멍에서 튀어나와 그가 도움을 청할 때마다 이리저리 꿈틀거렸다. 그 나무는 그의 목소리를 마치 인형처럼 이용하고 있었다.


 우린 손전등과 가방을 동굴에 두고 나와 완전한 암흑 속에서 출구로 달릴 수밖에 없었다. 마른 기침이 계속 됐고 곰팡내 나는 먼지 가득한 공기가 폐를 채워갔다. 그러다 뿌리에 걸려 넘어졌다. 들어갈 땐 분명 그 자리에 없었는데. 카렌이 넘어지며 내 손을 잡아당기는 것도 느껴졌고, 우리는 모두 꿈틀대는 뿌리로 떨어졌다. 그것들은 팔다리를 휘감으며 우릴 떨어뜨리려 했다. 난 절박하게 주머니칼로 그것들을 자르기 시작했다. 그것들은 내가 내려칠 때마다 움찔거렸고 그렇게 다리를 자유롭게 할 수 있었다. 난 카렌의 손을 잡아당겼지만 뿌리는 거세져갔다.


"그냥 날 버리고 가!"


 그녀가 내게 소리쳤다.


"좆까!'


 난 그녀의 다리를 향해 맹목적으로 칼을 휘둘렀고, 곧 쿵! 하는 소리가 들렸다. 십수 번을 더 휘둘렀지만 실수로 그녀를 빼내기 전에 다리를 한 번 베고 말았다.


 우린 문을 향해 계속 달렸다. 공기가 점점 시원하고 신선해지는 게 느껴졌다. 바닥 역시 점점 평평해지고 있었다. 우린 거의 해낸 것이다. 문 주변으로 빛의 윤곽이 보였다. 우린 최선을 다해 그곳으로 달려갔지만 튕겨져 나와 땅에 부딪쳤다. 힘에 부딪치고 있었다.. 제발 열려라. 손잡이를 붙잡고 잡아당겼다. 시원한 바람과 햇빛이 동굴 안으로 쏟아졌다. 난 카렌의 팔을 잡고 탈진해 바닥에 쓰러지기 전에 그녀를 열린 문으로 끌어냈다.


"우린 해냈어"


숨을 토해내며 말했다. 동굴에서 마신 먼지를 토해내느라 기침을 할 때마다 가슴이 들썩거렸다.


"그래"


카렌은 지쳐서인지 선홍색이 되어있었다. 그녀의 팔다리는 생채기로 덮여있었다.


"대체 그게 뭐였을까?"


난 발끝까지 지친 채로 말했다.


"몰라. 하지만 여기서 빨리 나가자."


카렌이 일어날 수 있게 도와주고 나서 우리 둘은 무릎에 손을 얹은 채 헐떡이며 기침했다. 카렌은 손바닥에 뭔가를 토해냈다.


"대니?"


그녀가 그걸 보여줬다.


그건 작은 잎이었다. 그녀의 얼굴을 보니 작은 녹색 덩쿨이 자라나며 그녀의 피부 아래서 똬리를 틀어갔다. 그리고 공포 속에서 깨달았다. 우리가 들이마신 건 먼지가 아니었음을.


 그건 포자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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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 https://www.reddit.com/r/nosleep/comments/6j8szu/my_wife_and_i_found_a_door_in_the_middle_of_the/


9개의 댓글

2017.06.25
맘에든다 수고했음
0
2017.06.25
루인 보는거같다
0
카렌ㅅㅂㄴ
0
2017.06.25
카렌 암걸리네
0
2017.06.25
병신 같은 년

하와 같은년 쓰레기년

병신같은 새끼 냅두고 걍 가지
0
2017.06.26
번역 너가 함? 나도 노슬립에서 몇개 골라서 해볼까 했는데 귀찮아서 도저히 못하겠던데
0
2017.06.26
@밝은남자
나도 그냥 공부할 겸 해서 쉬엄쉬엄 하는 것.
0
2017.06.27
파라섹트.개새끼
0
2017.06.27
자작번역이었다니

왜놈들 니챤번역기보다 훨씬 가독성좋네 여튼 고마워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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