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지식

인형탈 알바에 대해 아라보자 2번째.

많은 사람들이 제법 궁금해서 더 쓴다.


과연 이 일에 무슨 매력이 있는지

어떤 즐거움이 있는지

그리고 어떤 힘듬이 있는지.

매력과 즐거움 부터 제대로 써보자면

1.난 존나 특별하다.

성우쪽 공부를 하다보니 덕질을 하는 친구들을 어쩔수 없이 알게된다.

사람들은 '오따꾸신가여 씨벌~?' 하고 비꼬긴 하지만

난 걔네들 괜찮다. 단지 어느 단체나 병신은 있을 뿐이다.

어..

이 말을 왜 하냐면, 인형탈을 쓴다는건 하나의 '코스프레를 하는 기분' 과 같은 것이다.

필자가 연기를 배우기도 해서 연기론 적인 이야기를 좀더 섞어서 쓴다면

'나' 가 아닌 '다른 사람' 이 된다는 것이다.

인형탈 쓰는 순간, 생긴게 귀여워 지고 행동도 달라지고 걸음걸이도 달라지고 성격도 달라진다.

남들이 '나' 가 아닌 다른사람으로 본다는 것은 정말로 유쾌하고 재밌는 일이 된다는 것이다.

그 덕분일까, 뭔가 배짱이 생기고 더더욱 자신감이 생긴다.

지금도 서서 동선을 통해 연기하는 연극 연기는 어려워 하지만

예전보다는 훨씬 좋아지기도 하고, 사람들에게 좀 더 이야기 걸기 쉬워지고 친해지기 쉬운 성격이 됬다.

2. 무슨 짓을 해도 눈에 띈다.

단순히 앉아서 쉬고만 있어도 존나 재밌다.

'와 저 고양이 앉아서 쉬고있엌ㅋㅋ' 하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재밌다.

물론 '아 씨발 좆같이 힘든데 뭐 저리 떠드냐 씨발........' 하고 속으로 생각 할 때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이 재밌다.

내 성격이 꽤 풀려서 그런걸까 모르겠는데,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즐기기도 하고

또...눈치가 더 좋아진다고 해야할까... 주변을 의식하는게 좋아진다.

시야가 좁은 인형탈을 쓰면서도 주변을 인식하면서 걷고 행동하다 보니, 즐겁다.

3.명동 부근의 가게 사람들과 매우 친해졌다.

명동에 랜드로바 앞에 있는 고양이 카페에서 인형탈을 썻는데, 랜드로바 가게 직원 누나들 같은 경우는

한번씩 와서 손을 꼭 잡아주고는, '날 더우신데 아이스크림 먹고 하세요! 너무 귀엽고 재밌어요! 늘 응원할께요!' 

같이, 듣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고, 응원이 되는 말을 한마디씩 해준다.

이러한 말 한마디 한마디가, 내게는 큰 힘이 되어 지금도 열심히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다른 가게 사장님들 혹은 직원 분들도, 화장품을 준다던가, 먹을걸 준다던가...뭔가 되게 재밌었다.

4.외국인들과 친밀해진다.

외국인들의 리액션은 진짜 한국인들 보다 크다.

서양인이든 동양인이든 일단 한국인보다 리액션이 되게 크다.

나 같은 경우는 인형탈 입 안에 공간이 있어서, 그쪽에 핸드폰을 넣어두는데, 입에 손을 넣어서 핸드폰을 빼서 시간을 보고 다시 집어넣는다

그런 행동만 해도 '오 쒯! 오 마이 갓!' 하면서 놀래거나 웃는 외국인들을 보면

참 친밀해 진다.

평소엔 영어 한마디 못하더라도, 그런 커뮤니케이션을 얻는다는 것 자체가 특별하다.


그리고 힘든 점을 하나씩 쓴다면

1. 진짜 사람들이 툭툭 칠때마다 기분이 확 나빠지는 경우.

좀 무서운 이야기지만, 인형탈은 웃고 있어도

인형탈을 쓴 알바생의 진짜 표정으 웃지않는 경우가 많다.

힘들어서,덥고,지치고,배고파서 등등

그러나 지나가는 사람들은 그걸 알지 못하니까 머리를 툭툭 치고 다닌다.

이럴 때 느낀 점이, 진짜 사람은 외향적인걸 우선적으로 느끼는 구나...하는 것이다.

은근 사람의 본성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직업이다.

물론 나 역시 가만히 있지 않고

탈 벗고 바로 '씨발럼아 디질래? 니 몇살이고 개새꺄' 하고

구석에 끌고가서 욕하고 뺨도 때린적 있다.

이게 주작이라고 떠드는 애들이 간혹 나올까봐 그러는데, 구라 아니다.

다른 알바생 같은 경우는 여름에 일하던 도중

머리를 툭 친 여고생 얼굴을 개박살 낸 적도 있었다고 하더라

본인은 그렇게 순간 딥빡을 하진 않았으나, 필자도 사람인 만큼 탈 벗고 제대로 눈 마주치고 욕을 하고

때린 적은 있다.

제일 웃기는게, 이놈들은 나랑 눈 마주칠 배짱도 없는 주제에 인형탈만 쓰면 머리를 툭툭 친다는게 너무 어이가 없다.

난 아직도 인형탈을 쓰는 알바생이 있으면 가다가도 그냥 음료수 캔 하나 사주면서 '고생 많으십니다~' 하고 지나간다.

그냥 때리지만 말자.

'열심히 하시네요~' 라는 말만 해줘도 정말 힘이 난다.


2.인형탈 이외의 다른 알바생들과 친해지기 어렵다.

주로 고양이 카페에서 일했었는데

고양이 카페에는, 음료수를 만들면서 카페 내부를 관리 하는 알바와

나 처럼 인형탈을 쓰는 알바생 두 종류로 있다.

그러나 카페 내부를 관리 하는 사람들은 안에서 일하고

나는 혼자서 밖에서 일하니, 아무래도 같이 일하는 사람들 끼리 어색해 질 수 밖에 없다.

필자는 친해지려고 노력을 해도 인상이 좀 나빠서 그런지 친해지진 못하더라

(다른 고양이 카페는 안그런데, 명동만 꼭 그렇더라)

좀 고립감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3. 일하는 도중에 잠시 쉬기가 애매하다.

여름 같은 경우는 인형 옷을 안입고 인형 탈과 장갑, 신발만 신고

나머지는 사복으로 입고 다닌다.

apreqlzk22K_l.jpg
주로 이런식으로 입고 있기 때문에, 골목에 들어가서 탈만 벗고 쉴수가 있는데....



apreqMSFV10_l.jpg

겨울에는 결국 , 옷을 다 입고 있기 때문에, 인형탈을 벗고 쉬기가 참 애매하다.

그냥 눈치 보지 않고 벗고 쉬라면 쉬겠는데, 왠지 어린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깨부수기가 싫어서 탈 벗기가 참 뭐했다.

하루는 다른 인형탈 형 누나들과 탈만 벗고 골목에서 담배피고 쉬는데

일본인 관광객 아줌마가 우릴 발견하고는

'호에에에에에엑?!'

하고 슉 도망가더니

갑자기 카메라를 들고 나타나선

'픽쳐! 픽쳐!' 를 막 외치는 것이였다

'와 씨발 행님들 누님들 지금 저 아줌씨가 사진찍을라나 본데요?!'

라고 외치는 순간 모두들 탈을 다시 쓰려고 했으나

'에에에에에...ㅠㅠ' 하고 울먹이는 아줌마였다

아마 우리가 탈을 벗고 쉬는걸 원했나 보다.

'어...그냥 머 찍혀주십시다 ㅋ'

하고 단체로 찍혀줬다.

이런 일은 어른들에게 찍혀서 웃음이 될 수 있지만

어린 애들 같은경우는 슬퍼서 우는 경우까지 봐서...

쉬기가 참 애매했다.

쉴때도 옷을 못벗고 탈을 못벗는다니....


apreq4JalgE_l.jpg


당시 같이 일하던 동네 인형탈 친구들


왼쪽에서 두번째 가필드가 나다.


비가 올때도, 눈이 올때도, 날이 존나게 더울때도


우리는 인형탈을 쓰고 밝은 모습을 애써 보이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그걸 즐기려고 열심히 뛰어다니기도 했고.


그러나 힘든일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착한 개드리퍼들은 인형탈 알바 볼때마다 인사라도 한번씩만 해주면 고맙겠다.


우리도 귀한 아들 딸인 만큼 어디가서 괴롭히지 말고.


괴롭히다 걸리면 내가 혼낼꺼야


아무튼 재미없는 글 읽어줘서 고맙고, 나머지 궁금한 내용들이 있으면 댓글로 써주시길,




apreqj6t6pL_l.jpg


땡 큐.





+추가


여자 인형탈 알바들은


제일 안타까운게 성희롱 성추행에 시달린다.


진짜 그런 개새끼들이 있다.


지나가는 개드리퍼는 여자 인형탈 괴롭히는 나쁜놈들 보면 욕을 하던 신고를 하던 상관없다.


알바생 입장에선 신고 하기도 부담스러워서 뭐라 하기도 힘들기에


정말 수치심을 느낄 짓을 당해도 뭐라 못한다.


당장 남자인 나도 꼬만튀 하는 여자나 아줌마들 보면 '도랏나 씨발련아'


하고 대놓고 이야기 한다


남자들이 막 만지고 그러는데 여자 알바 입장에선 얼마나 무서울까.


진짜 골을 빠개버리고 싶다 씨발새끼들.


소근소곤 작게 이야기 하는것도 아니고 다 들릴 정도로


'와 씨발련 존나 음탕하게 생겼네 따먹고 싶다' 이러고 간다


(여름같은 경우는 여자들이 인형탈만 쓰고 짧은 옷을 입고 일하기 때문에)


그런 소릴 아직도 한다.


진짜 혼을 내야된다.



21개의 댓글

2017.01.27
글보고 사진보니까 달관한 표정같냐 ㅋㅋㅋㅋ 고생많다
0
2017.01.27
홍대 고양이다락방 가필드 열심히 일하는것 같아서 진짜 볼때마다 호감임.
지나사다가 시간 알려달래서 알려주고 캔 못 열어서 캔도 따 준적도 있고 하이파이브도 해보고 춤도 졸 잘 춰서 박수도 쳐줬음 헤헿 고생하더라 진짜...
0
2017.01.27
@명 모집중
진짜 거기는 급식충이나 답없는 학식충 새끼들이 시비 존나 많이 건다고 들었음. 진짜 개새끼들 많다던데 그래도 다행이당...
0
2017.01.27
그런데 어떻게 치길래 그렇게 빡치냐??
팍치는거임?난 궁금해서 머리 두드려봤는데
그렇게 화안내던데 그리고 물어봤지 보여어?
하면 보인다카고 두드리면 안된다더라
그분이 친절한건가? 나도 상황 안좋았으면
골목길로 끌려가서 칼맞고나왔을듯
0
2017.01.27
@H한GAY
친한친구들 끼리 손바닥으로 머리 딱 치는거 수준.

우린 안그래도 시야가 좁은데, 머리 치고 도망가는 애들 보면 답도 없다.

화가 나는건 당연지사.

특히 인형탈을 쓰고 있기 때문에 머리 건들면 울려서 매우 짜증남.
0
2017.01.27
@Vistas
아 뻑치기? 그렇구나 그런데 하나더물어보고싶은데
머리탈뽑고싶은데 그러면 혼나냐 어릴때
매번 가면 벗은거보고싶어서 안더워요?
가면 안벗어요? 했는데 강제로는 못벗겨봄
0
2017.01.27
@H한GAY
생각해봐...인형 옷이랑 손이랑 발 다 장착햇는데

대가리만 사람되면 개쪽팔리지 않을까.......

나도 탈벗고 다시 쓰는건 인형'옷'을 안입었을때임
0
2017.01.27
@Vistas
글쿠나... 그렇지만 아직도 인형탈속 얼굴에 대한
호기심은 없어지지않는다...윽 하튼 좋은답변 ㄱㅅㄱㅅ
의문점이 많이 충족됨
0
2017.01.27
어 길가다 너 본적있는듯 ㅋㅋㅋㅋㅋㅋㅋ 다음에 볼일 있으면 인사할게
0
2017.01.28
사람 팼는데 경찰서 안 감?
0
2017.01.28
단기로 총 3번 탈알바 했는데 공감 많이 되네ㅋㅋㅋ선물도많이받고 머리많이맞고 애들은 고추때리고 탈 벗길라고 잡아당기지만 사람들이랑 재밋게 노는거 하나로 버팀ㅋㅋㅋ
0
2017.01.28
아조시 춤춰야?
0
2017.01.28
누구냐너
0
2017.01.29
유튜브에서 춤춘거 본거같아
엄마한테도 보여주고 같이 빵터졌었는데 정말 고마워ㅓㅓ
0
2017.01.29
어쨋든덕후라는거지 ㅂㅁ
0
2017.01.29
초딩새끼들 개극혐이라 못하겠음
0
2017.01.30
@3번째회원가입
겜방은 오버워치 신고 웨이브로 3급식중 초딩은 벗어났다
0
2017.01.30
사람팻다는거에 내렸습니다 이해해주세용
0
2017.01.30
폭력은 ㅂㅁ이야
0
나도 근처에 일해서 가끔 명동가면 고양이인형탈 보는데
많이 힘들어 보이더라
0
2017.02.02
재밌겠다 어릴때 탈 알바 꼭 한 번 해보고 싶었는데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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