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6번째 천체관측위성 '아스트로H'(일본명 히토미)를 실은 H2A로켓이 지난 2월17일 일본 가고시마현 다네가섬 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 AFP=뉴스1
JAXA 보고서 "업데이트 과정서 데이터 오류 검증 없었다"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일본이 지난 4월 운용을 포기한 천체관측위성 '아스트로H'(일본명 히토미·'눈동자'란 뜻)의 고장 원인이 잘못된 프로그램 입력에 있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지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항공우주개발기구(JAXA)는 24일 문부과학성에서 열린 전문가 조사위원회에 "(히토미의) 엔진 분사 제어 프로그램에 오류가 있는 데이터가 송신된 사실이 기체 분해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는 내용을 담긴 보고서를 제출했다.

'히토미'는 광학 망원경으로 관측할 수 없는 천체를 지구 대기권 밖에서 X선으로 관측하기 위해 만든 일본의 6번째 X선 천체관측위성으로서 지난 2월17일 가고시마(鹿兒島)현 다네가(種子)섬 우주센터에서 H2A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그러나 당초 궤도 진입에 성공한 것으로 발표됐던 '히토미'는 발사 한 달여 만인 3월26일 오후부터 지상과의 통신이 두절됐다. 

이후 JAXA는 4월28일 "'히토미'의 태양전지 패널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며 그 운용을 포기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JAXA는 이번 보고서에서 고장 원인 등에 대한 조사를 벌인 결과, 궤도 진입 뒤 자세 조정을 위해 '히토미'의 엔진 분사 제어 프로그램을 업데이트하는 과정에서 위탁업체 담당자가 오류가 포함된 데이터를 검증이나 시뮬레이션 작업을 거치지 않은 채 그대로 입력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히토미'는 자세 조정 명령을 수신한 3월26일부터 비정상적인 엔진 분사로 고속 회전을 시작했고, 허용범위를 초과하는 원심력이 발생하면서 태양전지 패널 등 부품 일부가 기체로부터 떨어져나갔다는 게 JAXA 측의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히토미'의 자세 제어를 위한 자동 복구 프로그램이 작동되기도 했지만, 제어 프로그램상의 데이터 자체가 잘못돼 있어 복구에 실패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JAXA는 보고서에서 입력 데이터상의 오류 가능성을 상정한 검증 절차나 담당자 간 연락체계 등도 미흡했다며 "설계 단계에서부터 안전성 확보가 부족했고, 균형을 갖추지 못했다", "위성 운용 초기 단계의 위험성을 과소평가했다"고 자신들의 '실수'를 인정했다.

일본은 '히토미' 개발에 310억엔(약 330억원)을 투입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