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 뒷공간 커버는 물론이고 

왼발로 왼쪽 벌려주는 게 빌드업에서 존나 큰데

드라구신이 오른발이라 그게 안 돼

 

저번 경기 후반에 드라구신 들어왔을 때도

얘 왼발 못 쓰길래 걱정이 많았는데

역시나라 너무 아쉽다

 

 

 

위가 반더벤

아래가 드라구신

 

토트넘은 기본적으로 235로 쫙 올려놓는데

이 센터백 첫 패스 방향 차이가 엄청 큼

 

 

 

토트넘은 일부러 중앙을 계속 노림

인버티드로 풀백까지 가운데에 밀어넣고 존나 지독하고 똥고집스럽게 중앙을 존나 팜

 

실제로 패스나 전개가 되고 안 되고를 떠나서

'너 가운데 틈 벌리면 바로 패스 쑤셔넣을 거야'라는 분위기를 존나 풍김

 

그렇게 강제로 상대 폭을 좁혀놓음

 

그 뒤에 나가는 게 이 패스

 

 

반더벤이 미들라인을 스킵하고 바로 우리 측면 공격수까지 한번에 쭉 공을 연결해줌

 

이게 들어가면 상대는 어쩔 수 없이 뒤로 쭉 물러서야 되고

중앙으로 한껏 좁혔던 폭도 공 쫓아서 다시 벌어지게 됨

 

그러면 이제 토트넘이 주도권 잡을 수 있고

빽빽하게 모여 있던 중원도 틈이 벌어지고

늘 하던 지공으로 갈 수 있음

 

또 굳이 저게 직접적인 공격 장면까지 이어지지 않더라도 상관없음

 

그냥 다시 백패스로 돌아오는 것 정도만 해줘도

어쨌거나 상대 수비진이 저거 쫓아서 한번 휘청거리게 됨

 

 

 

근데 드라구신이 이게 안 됨

 

왼발로 한번에 쫙 사이드로 찔러넣어야 되는 타이밍인데

본인이 왼발에 자신감이 없어서인지

접고 안으로 다시 들어와

 

혹은 찔러넣더라도 왼발로 감는 거랑 다르게 오른발로 넣다보니까 코스가 좋지 않음

 

 

왼발로 감으면 상대 미들진을 피해서

아웃코스로 안전하게 벌릴 수가 있는데

오른발이라 이렇게 넣어야 하니까

상대한테 걸릴 위험도 커지고 패스 자체도 부정확하게 나감

 

게다가 오늘 저걸 받아줘야 할 존슨도 컨디션이 별로라

제대로 받지도 못함

 

 

 

그래서 대개 그냥 안으로 접고

로메로한테 대부분 빌드업을 넘기던데

이게 결과적으로 너무 안 좋았음

 

왼쪽, 오른쪽으로 왔다갔다 하면서 상대 중앙을 벌려야 되는데

오른쪽으로만 공이 나가니까 상대 중앙이 안 벌어짐

 

안 그래도 토트넘 미들 정신 못 차리는데

풀럼 미들은 쌩쌩하게 날아다니고

 

왼쪽으로 벌려야 될 타이밍에 제대로 못 나가고

무리하게 전개하다 

공간이 너무 빽빽하니 턴오버, 턴오버, 턴오버....

 

 

 

아 이건 좀 아쉽네

 

물론 풀럼이 오늘 되게 잘한 것도 맞음

근데 그걸 감안하고도 토트넘 경기력이 영 아니었어

 

위에서 말한 1차 빌드업 단계부터 문제가 좀 두드러졌고

미들진은 정신 못 차렸고

공격진 결정력도 아쉬웠고

 

 

 

사실 토트넘도 전반에 기회가 꽤 있었음

 

경기 초중반에 서로 엎치락뒤치락

서로 무한 턴오버 주고받으면서 

서로 빅찬스 장군멍군 하고 있을 때

아직 0대0 상황이었을 때

 

손흥민 날린 거

메디슨 물병샷

사르 압박해서 뺏었는데 애매하게 찬 거

 

대충 한 세 번은 찬스가 있었는데

이거 중에 하나만 들어갔어도 또 경기 모르는 건데

참 아쉽네

 

 

 

근데 그 중에 하나를 넣었다고 한들

그래도 못 이겼을 거 같음

 

공격은 둘째치고

수비력이 너무 안 좋더라

 

꼭 드라구신 때문은 아니고

그냥 전체적으로 정신 못 차림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무리한 시도들

그로 인해 계속 처맞는 역습

 

상대가 하프스페이스를 계속 쑤시는데

전혀 컨트롤하지 못하던 장면들

 

어설픈 측면 1대1 마크 때문에 계속 허용하는 측면 공격

 

 

 

특히 상대가 공 잡고 반대 전환까지 시도하는데

미들진에서 1차 저지도 거의 안 됨

 

토트넘은 센터백 2명 두고 라인을 졸라 올리기 때문에

반대 전환을 허용하면 공간이 그냥 무주공산임

그냥 허벌창이야

 

그래서 이걸 사전에 어떻게든 끊어야 하고

나아가 아예 그런 기회 자체를 최대한 안 줘야 하는데

시벌 오늘은 그냥 엉망이었음

 

끊지도 못하고

턴오버로 기회는 졸라게 주고

 

 

 

 

아쉽네 

지난 아스톤빌라는 대승 거둬놓고

뜬금없이 풀럼한테 3대0이라니

 

난 포감독이 이번 시즌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생각함

4위를 하든 못 하든 이미 기대 이상이야

 

시즌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컨퍼런스를 가니 마니 했는데

4위 경쟁하고 있으면 충분히 잘하고 있는 거지

 

플랜A밖에 없다느니

전술적 유연성이 없다느니

고집불통 새키 짤라야 한다느니

뭐 그런 말도 너무 과하다고 생각함

 

생전 안 해보던 전술을 팀에 입혀가고 있는 과정인데

플랜 B, C를 내놔라

유연성이 떨어진다

이러는 것도 좀 너무 과한 요구야

 

작년까지 몇 년째 쌉노잼 선수비 후역습만 하던 팀한테

완전히 새로운 걸 입히고 있는데

뭘 그런 것까지 바래

 

오히려 입혀가고 있는데 성적도 얼추 챙기네?

하고 칭찬하면 모를까

 

한 경기 이기면 포갓동이고

한 경기 지면 저저 포돼지 새끼 이럴 줄 알았다

 

너무 냄비 아니냐고요

 

 

 

근데 그런 나도 오늘은 조금 아쉽다

 

지금은 극단적인 장단점이 있는 공격 축구고

이 단점을 가리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하긴 함

 

그냥 말처럼 쉽게 

단점 보완한 플랜b, c가 뚝딱 나오는 건 아니니까

 

근데 그래도 3대0은 좀....

 

전술적으로 변화를 가져가기 쉽지 않았다면

교체라도 조금 빠르게 가져갔다면 어땠을까 싶음

 

실제로 교체 이후에 존슨, 베르너 빅찬스 하나씩 만들기도 했으니까

 

 

아마 이번 시즌은 쭉 이렇게

기복 있게 왔다갔다 할 거 같긴 한데

이게 참 피말려

 

불안해죽겄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