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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파묘 후기

이거 뭔가 만화 같음.

영화가 아니라 웹툰이나 일본 만화 느낌이 나.

만화용으로 만든 콘티를 그냥 영상으로 찍은 거 같애.

 

처음부터 이런 느낌이 강하게 왔던 부분이

맨처음 김고은, 최민식 캐릭터 소개할 때였음.

 

1인칭 나레이션으로 쭉 깔고 가면서

짧은 에피소드로 캐릭터 보여주는 스타일이 너무 만화 느낌임.

 

게다가 김고은 캐릭터도 뭔가 네이버 웹툰에서 나올 거 같은 쿨한 척하는 mz 무당이라 더 그렇게 느껴짐.

 

 

 - (전신 풀샷) 내가 누구냐고? 

 

 - (얼굴 확대샷 + 두둥! 강조 효과음) 내 이름은 김고은. 무당이다.

 

 

이런 만화식 컷편집이 자동으로 머릿속에서 떠올라 ㅋㅋㅋㅋ

 

내가 만화를 좋아해서 그런가.

근데 이렇게 찐하게 만화 느낌이 나는 영화는 처음이라 뭔가 좀 당황스러웠음.

 

 

 

마지막 결말부, 최민식이 속성 상성 나레이션 깔면서 쇼군 잡는 거.

그것도 졸라 만화스러웠음.

 

머릿속에서 만화식 컷편집이 자동으로 돌아감.

 

 

 - 불타는 쇠의 약점은...

 

[오행상성표 중에서 쇠와 나무의 역상성 강조]

 

 -  젖은 나무!

 

[결연하게 나무 막대기에 피를 바르는 최민식]

 

"간다!!!"

 

다음화에 계속!

한반도의 운명은 이 남자의 손에...!

이제 모든 것이 끝이 난다...!

 

 

너무 이런 감성이야 ㅋㅋㅋㅋ

진짜로 오컬트 웹툰, 만화에서 나올 법한 전개, 연출이라 너무 연상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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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짤에 그냥 대사랑 얼굴만 갈아끼면 똑같은 갬성이잖아.

 

 - 놈은 불타오르는 쇠. 그렇다면 약점은....

 

 - 젖은 나무의 호흡.... 오의. 곡괭이 자루 피바르기!!!

 

 

 

 

 

개인적으로 이런 느낌의 호불호를 말해보자면, 

난 좀 별로였음.

 

장면으로 흥미롭게 보여주는 게 아니라

1인칭 나레이션으로 너무 때운다는 느낌이 강했음.

 

만화에서는 이런 나레이션 연출이 그림과 같이 어우러지는 게 자연스러운데

영상에서 이런 걸 계속 쓰니까 좀 짜침.

 

특히 하이라이트 가장 중요한 순간에 이래버리니까 좀 그래.

너무 직접적으로 해설을 해주니까 좀 뽕맛이 안 차.

 

관객이 혹시 이해 못할까봐 너무 의식했나.

드립 설명하지 말라고.

재밌는 것도 재미없어진다고.

 

 

 

 

 

영화 내용면에서 보자면

이미 다들 많이 말했듯이

이 영화 전반부, 후반부의 낙폭이 굉장하다.

 

전반부는 되게 재밌게 봤음.

후들후들 개쫄리는 긴장감 너무 좋았어.

 

 

 

돼지 썰고, 허벅지 베고, 굿판씬 분위기 조성 미쳤고.

 

인면뱀? 그거 등장하면서 깜놀 오싹한 분위기도 좋았고.

 

오컬트특) 하지마? 무조건 해.

개관하지 말라니까 기어코 언박싱.

클리셰는 역시 맛있어.

그리고 그걸 주연 4인방이 아니라 조연 역할로 돌리는 것도 아주 센스 있고 좋았음.

 

최민식 전화씬도 클리셰지만 긴장감 있게 아주 좋았고.

 

그 의뢰인 목 180도 돌아가는 씬도 기괴한 것도 좋았고.

 

 

 

 

전반부는 거의 흠 잡을 부분 없이 깔끔했던 거 같음.

 

나는 이런 오컬트, 공포 장르에서는

'금방이라도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아!!' 하는 두근두근 긴장감을 쭉 끌고 가는 게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함.

 

근데 전반부는 이게 되게 좋았음.

 

악지 중의 악지래! -> 저거 무덤 언박싱 하는 순간 뭐 터지는 거 아냐? 두근두근

절대 개관하지 말래! -> 저거 안에 대체 뭐가 들었길래? 혹시 쟤가 호기심에 판도라처럼 열어보는 거 아냐? 두근두근

풀려난 할배 귀신이 미쳐날뛰고 있대! -> 이 친일파 매국노 영감이 대체 무슨 일을 저지를까? 두근두근

다 끝난 줄 알았는데 그 묫자리에 아직 뭐가 있다고? -> 씨바... 저 세로로 박힌 거대 관짝 뭔데... 오싹오싹

 

계속 두근두근의 요소의 깔아줌.

 

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등장인물들도 모르고, 관객들도 모름.

그러니까 인물들에게 몰입이 쫙 되면서 같이 후달리고 같이 허둥지둥 혼비백산임.

 

나도 잔뜩 긴장하면서 아주 재밌게 봄.

 

 

 

 

근데 이제 후반부가 좀....

 

앞서 말한 대로 '금방이라도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아!!'라는 분위기가 아주 중요한데

이게 좀 많이 희석된 느낌이었음.

 

굳이 꼭 그렇게 쇼군 좀비를 보여줬어야 했나.

 

실체가 드러나니까 미스터리의 두근두근이 사라짐.

 

이런 전환도 좀 만화 같긴 했음.

퇴마 오컬트 만화, 웹툰에서 많이 본 듯한 전개야.

초반은 미스터리, 후반은 퇴마 액션.

 

 

 

 

친일파 조상!

무덤은 사실 악지 중의 악지!

첩장!

친일파 관 밑에 쇼군의 유령이!?

스님이 사실은 일본인 여우 음양사!?

도굴꾼이 사실은 애국말뚝제거단!?

사실 쇼군 좀비가 말뚝 그 자체!?

 

반전이 계속 나오긴 해서

흥미롭긴 했음.

 

친일파, 첩장 정도는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했는데

음양사, 쇼군, 말뚝으로 이어지는 건 좀 흥미로웠음.

 

일제의 말뚝설 진짜 오랜만에 봐서 오히려 반갑더라 ㅋㅋㅋㅋ

 

 

 

 

근데 이 후반부를 풀어나가는 과정이 좀 긴장감이 많이 떨어졌음.

 

난 사실 전반부 마치고 이대로 끝나는 줄 알았음.

얼추 내용 수습은 다 끝냈으니까.

좀 짧은데? 싶기는 해도.

 

근데 갑자기 4장인가 5장인가 동티, 두둥! 하고 나오길래 좀 놀람.

 

그래서 '오 분량 혜자인데?' 하고 신나서 보는데

금방 김이 빠져버림.

 

영화 자체가 후반부 오니까 텐션이 확 죽어.

 

쇼군 관 꺼낼 때까지는 좋았다만

쇼군, 나 강림 씬부터 루즈해.

 

이 모든 사건의 원흉?

존나 센 쇼군 좀비.

 

근데 이제 그럼 뭐해?

쇼군인데 뭐 어쩌라는겨.

포크레인 부르든가.

실체가 있으면 질량으로 찍어눌러 걍.

 

 

 

감독도 이걸 모르지는 않았을 텐데.

공포는 그 실체가 드러나는 순간 미스터리, 긴장감이 확 떨어진다는 걸.

 

근데 왜 굳이 이렇게 했을까.

그냥 더 대중적으로 직관적으로 가려고 그런 건가.

 

 

 

 

이전에 사바하 때도 그랬는데

후반부 추락하는 게 이 감득 특징인가 봄.

 

초중반에 으스스하게 설정 풀고 분위기 잡는 거는 기가 막히는데

후반에 이걸 수습을 못 함.

 

왜 그럴까.

 

내 생각에는 감독이 자꾸 이걸 봉합을 하려고 해서 그러는 거 같음.

 

굳이 봉합하지 않아도 괜찮아 보이는데.

오컬트는 그런 긴가민가 아리송한 맛이 또 맛인데.

 

재밌게 막 이야기를 엄청 풀어헤쳐놨는데

이걸 강제로 어떻게든 봉합을 하려고 하니까 어정쩡해져.

 

난 곡성을 아주아주 재밌게 봤는데

그냥 곡성처럼 애매모호하게 던져놓고 끝내는 것도 한번 고려해보지.

 

 

 

 

 

쇼군이 나오고 쇼군과 대적하기 시작하면서 재미가 확 떨어짐.

 

나는 이런 오컬트 장르에서는 그냥 휘말리는 느낌이 더 좋다고 생각함.

주인공은 우연히 기괴한 일에 휘말린 피해자일 뿐이고, 어떻게든 살아남으려고 아둥바둥 발버둥.

 

전반부는 그런 느낌이라 긴장감 있고 좋았잖아.

 

근데 후반부는 그게 아니라

대놓고 쇼군을 퇴치하려는 영웅 포지션을 잡아버리니까 긴장감이 개떨어져.

그렇다고 그 과정이 깔끔했던 것도 아니고.

 

최민식이 쇼군이랑 싸워보자고 설득하는 장면이 그 정점이었음.

 

뭔 밑도 끝도 없이 우리땅, 우리후손, 우리손으로 푸르게푸르게.

1프로의 말뚝 가챠가 진짜라면!?

나에게는 100프로라면!?

뜬금없이 애국심, 애향심으로 호소하는 거 진짜 개짜침.

 

이거는 솔직히 아무리 봐도 좀 어거지임.

감독이 쇼군이랑 다시 싸울 구실 못 찾아서 걍 애국심도르로 비빈 거야.

 

 

 

 

 

굳이 그렇게 가지 말고 

다른 방법은 없었을까.

 

이도현 병원 가고, 재정비하고, 애국심 고취 한번 해주고

이러면서 템포 한번 확 죽어버림.

 

또 쇼군, 이도현이 자기들 입으로 나불나불 전말 다 터니까 너무 없어보여.

 

 

 

 

차라리 그 돼지농장에서 

쇼군 얼굴을 보여주지 말지.

 

'그냥 숭한 것이 탈출했다!' 까지만 던져놓고

저게 대체 뭘까 다시 추적하는 걸로 가면 안 됐을까.

 

음양사 모리모토였나, 그 이름에서부터 다시 정체 더듬어 올라가고

도굴꾼들이 남긴 쇠말뚝 쪽으로 또 다시 탐문해가고

아무튼 싸워보자는 좀 그렇잖아.

 

 

 

많이 아쉽네.

일본 음양사까지 엮으면서 흥미롭게 판을 잘 벌려놨는데

봉합이 애매해.

 

원래 이런 장르는 

공포의 실체가 드러났으면 빠르게 임팩트만 뽑아먹고

관객들이 익숙해지기 전에 끝내야 되는데

이건 등장 이후 그 뒤가 너무 길어.

자꾸 보면 슬슬 덜 무서워진단 말야.

 

 

 

 

 

김고은 할머니 배후령도 뭐 있나 싶었는데

딱히 그런 것도 별 임팩트 없이 대충 지나갔고.

 

특히 도깨비불은 진짜 너무 별로더라.

도깨비불 수준이 아니라 거의 그냥 화둔 호화구의 술이여.

난 저렇게 이글이글 큰 도깨비불을 본 적이 없어.

화권의 에이스냐고.

도깨비불 왜 이렇게 커.

으스스한 느낌이 아니라, 와 시바 저거 맞으면 뼈도 못 추리겠네 하는 생각이 먼저 들잖아.

 

 

 

 

아쉽당.

 

초반은 사바하보다 훨씬 나은데

후반은 사바하보다도 좀 껄끄럽게 끝났네.

 

조금 더 찐하게 공포 우려낼 수 있었을 거 같은데. 

 

 

 

 

 

6개의 댓글

님 원래 말 많음…? ㅋㅋ

0
2024.02.29
@아아라지샷추가

ㅇㅇ원래 말 많음

0
2024.02.29

좋은 분석 ㅊㅊ

0
2024.02.29

그냥 내가 볼 떈 감독이 흥행성 떄문에 수준 좀 바꾼거 같은 느낌이 많이듬..

검은사제랑 사바하랑 섞은게 이번 파묘고

내가 볼 떈 파묘가 검은사제 넘기면 이런식으로 계속 찍을꺼 같고

아니면 아예 검은사제처럼 다시 갈꺼 같기도 하고

0
2024.02.29

감독이 오타쿠라고 하던데

0
2024.03.01

한국토속신앙 이끌어가는거보면서 감동했는데 쇼군이랑 말뚝나오면서 짜게 식었다가

어찌어찌 잘 마무리했네하고 관람끝내고 나와서 검색좀해보니까

절이름이나 주인공 이름이나 그냥 애국보훈 범벅인거보고 아 하고 넘어감 애초에 그런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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