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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킹덤 시즌2까지 후기

갑자기 생각나서 봤는데 기대만큼 좋지는 않았음.

 

거의 한국 넷플릭스 시대의 포문을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작품이라 조금 기대를 했는데

살짝 아쉽.

 

스토리는 뭐 그냥그냥 무난하게 흘러갔나 싶어서 괜찮은데

캐릭터가 별로 맘에 드는 애가 없어서 더 확 몰입을 못 한 거 같음.

 

세자, 착호갑사, 의녀, 폐급 조씨 뭐 등등 있는데

그렇게 막 개성 있거나 나한테 땡기는 캐릭터가 없었어.

 

나도 몰랐는데 내가 캐릭터를 좀 중시하는 편인가 봄.

캐릭터에 크게 정이 안 가니까 스토리 자체에 강하게 몰입이 잘 안 됨.

 

 

 

 

 

세자 주지훈.

주인공이고 뭐 열심히 하시는데 걍 그랬음.

오히려 자꾸 내가 새 시대를 열 거라고 너무 집착하니까 좀 심술남.

지가 뭔 흰수염이나 골드로저야.

뭘 자꾸 지가 해낸대.

밑도 끝도 없이 자꾸 그러니까 열받아.

또 애민정신 가득한 성군 스타일 대사 자꾸 내뱉는 것도 조금 작위적으로 느껴져서 거슬렸음.

 

배두나는 왤케 연기가 어색하냐.

분량도 많은데 너무 거슬려.

공기 반 소리 반으로 하아... 전하... 생사초를 찾아야하옵니다...

하윽하윽, 자꾸 왤케 울어.

 

그래도 착호갑사는 좀 간지나서 괜찮았음.

딱히 뭐 중요한 역할이나 그런 건 없는데

그냥 배우가 멋있어서 간지나더라.

 

 

 

 

 

근데 그래도 조선 + 좀비 컨셉을 잘 살린 부분은 되게 흥미로웠음.

사실상 이거 덕분에 끝까지 봄.

스토리, 캐릭터는 크게 감흥이 없었는데 이런저런 조선 소재 살리는 게 재밌더라.

 

지금 생각나는 것들만 써보자면,

 

 

1. 좀비랑 같은 칼 쓴 죄수.

 

이거 임팩트 최고.

진짜 우와 소리 나옴.

초반부에 이거로 임팩트 세게 받아서 쭉 달릴 수 있었던 거 같음.

 

죄수가 차는 칼이라는 물건을 이렇게 써먹을 줄이야.

도망갈 수도 없고, 근데 동시에 더 가까이 못 오게 막아주는 역할도 하고.

대신 코앞에서 좀비 개지랄을 그대로 직관해야 하는 충격.

진짜 좋았음.

 

외국인들은 저 칼이 뭔지 모르겠지?

칼 외에도 외국인들이 보면 뭔지 몰랐을 거 같은 소재들 많던데

그런 것들 정리해서 알려주고 싶은 욕구 막 샘솟음.

알아야 더 재밌는데.

 

 

2. 좀비 왕.

 

이것도 되게 재밌었음.

시간순으로 보면 위에 칼보다 더 먼저 빡 느낌 온 임팩트.

 

시작부터 바로 왕이 좀비다를 깔고 가는 과감함.

와 어떻게 이런 상상을 했을까.

왕 후계를 위해 중전이 아들 낳을 때까지만 좀비로 살려둔다.

기가 막혀.

아주 참신해.

 

짧은 프롤로그였지만

절대 전하를 보면 안 된다에서 시작되는 강하고 압축적인 서스펜스.

관객들은 이미 후달리기 시작하는 좀비 으르렁 소리.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발 가까이 다가가보는 어린 조수.

아주 좋아.

 

중간 즈음에

이미 인간의 몰골이라고 볼 수 없는 왕의 얼굴에 화장까지 해가며

굳이 인간으로서의 외양을 유지시켜 놓으려는 장면도 아주 기괴해서 좋았고.

 

 

3. 신체발부수지부모 감성.

 

좀비는 머리가 약점이고, 부활을 막으려면 머리를 잘라야 한다.

주인공 일행은 이미 일찌감치 파악한 내용이지만

그놈의 신체발부 수지부모ㅋㅋㅋㅋ

 

만약 이게 배경이 현대였고

좀비물에 흔히 나오는 흔한 발암 캐릭터가

어떻게 가족 시체를 훼손하냐고 거부하는 장면이었다면,

 

아 개답답;;’

뭐하냐고 머리 잘라야지

미친 할매 진짜ㅡㅡ

 

막 이런 반응이 찐으로 나왔을 텐데

배경이 조선이니까 한결 희석됨.

나름 납득이 돼.

 

좀비고 뭐고 난 모르겠고 어떻게 머리를 자르냐고.

신체발부 수지부모 안 배웠냐고 이 쌍놈 새끼들아.

저저저 조상님 무덤도 파헤칠 놈들 같으니, 쯧쯧.

 

 

4. 마루 밑에 다닥다닥 숨어 있는 좀비들.

 

좀비가 햇빛이나 다른 무언가를 피해 숨어 있는 설정은 종종 봤지만

이거처럼 마루 밑에 다닥다닥 꽉꽉 쑤셔넣은 비주얼은 처음이라 아주 좋았음.

 

마루 밑이라는 어두운 미지의 공간을 활용해서

비주얼적으로 강한 임팩트를 만든 게 참 좋았어.

 

또 이게 사람이 굳이 몸을 발치까지 숙여서 쳐다봐야 보이는 공간이라

천천히 허리를 숙이는 그 과정에서 긴장감을 스윽 집어넣을 수 있는 것도 좋았고.

 

 

5. 휘영청 밝은 달 아래, 강을 건너 좀비에게서 달아나기.

 

이거는 굳이 꼭 조선 배경이라 가능한 건 아니긴 한데

그 수묵화스러운 갬성이 좀비랑 섞이는 게 되게 맘에 들었음.

 

밝은 달빛.

고즈넉한 강가.

사극에서 보통 아름답고 낭만적으로 표현되는 공간과 이미지인데

여기에 좀비떼를 집어넣으니까 그 묘한 낯설게하기가 느껴져서 좋아.

 

정말 꽁지가 빠지게

도포자락 휘날리며 허겁지겁 도망치는 그 느낌이 묘해.

아름다우면서 동시에 공포스러운 그런.

 

 

 

 

 

아 근데 좀비 설정은 좀 많이 납득이 안 되어서

시즌2부터 몰입이 좀 깨졌음.

 

좀비가 싫어하는 건 햇빛이 아니다.

중요한 건 온도다.

 

이걸 최대 반전으로 빡 던졌는데

솔직히 납득이 잘 안 돼.

 

추워야 활동이 가능하고, 더운 거 싫어하고.

이걸 햇빛, 기온으로 엮어서 반전으로 쓴 건데

이건 좀 어거지 아닌가.

 

햇빛만 떠도 막 기겁을 하면서

호다닥 마루 밑으로 도망치던 좀비들 보여줘놓고

짜잔, 사실은 기온 때문이었지롱이러기엔 좀....

 

그렇게 아주 약간의 기온 변화에도 초초초민감한 좀비인데

장소불문 단체로 동시에 온오프 하는 게 말이 되나.

 

개인적으로 약간 어거지 반전이란 느낌이 들어서

그 이후로는 몰입을 하고 따라가는 게 아니라

갸웃갸웃 이게 맞나?

그럼 이때는 왜 움직여? 이때는 왜 안 자?

계속 막 이런 것만 생각하게 됨.

 

 

 

 

 

그래도 전반적으로 나름 흥미롭게 잘 봄.

 

조선 + 좀비라는 컨셉을 충실하게 잘 버무려서

보는 맛이 있어.

 

도포자락 휘날리면서 하는 액션도 맘에 들었고.

도포가 휘날릴 때 그 특유의 실루엣이 존나 간지야.

 

예전에 이거 한창 유행할 때

해외에서도 갓 멋있다고 얘기 돌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 마음 십분 이해 감.

 

+ 도포의 간지가 미쳤어.

 

이 컨셉으로 한 몇 년 더 쭉 좋은 작품 만들어서 밀면

일본 사무라이, 중국 무협에 비빌 수 있는

한국의 어떤 비주얼 이미지 만들 수 있을 거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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