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모종의 계기로 심리학에 관심을 좀 가지다 보니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관점이 바뀌어서 더 재밌게 보게 됐음
그 전까지의 여정을 설명해보자면
직관적인 감상, 그리고 되새김 ㅡ 이건 어린 시절 너무 인상깊고 강렬해서 영화를 좋아하는 계기가 되었고
전문대를 나오며 짤막한 전공지식을 익힌 뒤로는 영화의 구조, 형식에 집중하게 되더라고
근데 어느 새 부턴가 '잘 만든 영화'가 아니면 재미가 없었음
이리로 보나 저리로 보나 완벽한 영화, 근데도 또 너무 감당하기 힘든 자극 (잔혹성, 서스펜스 등)은 견디기 힘들고...
영화를 볼 수록 피곤해진다는 느낌이 강해졌었는데
관점이 바뀐 뒤로는 영화를 '평론'하는게 아니라 '감상'할 수 있게 됐음
등장인물들의 감정에 이입하고 인물의 관점으로 표현되는 세계를 이해하는 것... 영상 이론에서 배운 몰입의 정체라고 할까
그런 방법으로 본 첫 영화가 며칠 전 슈퍼마리오 브라더스였는데
남들은 유치하다고 하는 영화가 난 왜 그리 잘 만든 작품 같던지..
마리오랑 가오갤 두 영화는 내 인생 영화가 됐음
왜? 영화를 통해 내 안에 있는 감정들의 일부분들이 느껴지고 확인되어서, 이야기를 더 진심으로 공감하고 관심가질 수 있었기 때문임
평론가들이 구태여 딱딱하고 어려운 말들을, 깐깐한 기준을 세워서 영화를 보는 것도 그런 이유일 것이라고 생각함
그들은 감상하는게 아니라 객관적 입지를 증명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니까, 자기 주관 보다는 엄밀한 평가가 더 우선이 되어야 하는거지
앞으로는 이대로 감상하는 쪽에 더 중점을 맞추고
영화 보기를 다시 즐거운 취미생활로 되돌려봐야겠음
아아라지샷추가
그래서 난 이제 걍 생각없이 웃으며 볼 수 잇는 개그 영화 보고 싶은데 없더라
호랭이기운
범죄도시나 극한직업 같은 K-스타일의 영화가 포함되는 범위인가요?
아아라지샷추가
ㅇㅇ!
호랭이기운
ㄹㅇ 그런 영화가 줄어들긴 했네...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