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는 영화 cg아티스트로 일하는 개붕이야.

자주는 안나오지만 가끔 영판이나 익게에 영화 cg 관련 이야기들 나오길래 질의응답식으로 적어보려해. 내일 출근하기 싫어서 싸는 똥글인데 그냥 재미로 읽어줭

1. 한국영화는 왜케 cg가 티남?

열악한 환경도 문제이지만 이건 너무 할말이 많아서 생략하고 기술적인 이유만 말할게. 내가 느끼는 이유는 촬영을 씨지 고려를 안하고 촬영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씨지 작업자들 실력은 되는데 촬영 개판으로 하면 답이 없다고 봄.

예를 들어 배우 두명이 칼싸움을 하는데 합이 안맞아. 칼이 몸을 관통하자마자 으윽 해야하는데 반박자 느리게 반응하는?? 근데 그걸 오케이 컷이라고 들고오면 우리가 아무리 씨지로 칼을 자연스럽게 넣어도 합 자체가 안맞으니까 이상해;;; 

그리고 조명! 촬영당시의 빛세팅을 알아야 그걸 3d로 구현해서 그 샷과 비슷한 cg를 랜더하고 합성할 수 있어. 이게 만약에 차이가 있으면 존나 실력있는 작업자가 잡아도 티가 나더라....왜냐면 조명에 따라 색이 미세하게 다르잖아? 예를 들어 인피니티워에서 우주선 촬영장 조명과 타노스 씨지 조명이 다르면 존나 어색해지는거지

국내영화들은 씨지를 할리우드처럼 많이 넣지않고 씨지 역사가 짧아서 아직 후반작업을 고려하는 잔뼈가 덜 굵어진 것같다. 그외에도 기술적인 이유는 많으나 전문적인 지식을 요하므로 생략.

2. 우리나라는 왜 헐리웃처럼 씨지 못함?

이것도 이유가 존나게 많은데....개인적으로 뽑아보자면 일단 인프라가 비교가 안됨. 국내에는 씨지관련 대기업 없고 거의다 좆소기업이다. 규모 300명인 곳도 있는데 인프라는 못 따라가. 그리고 대부분 회사가 가난하다. 왜냐구? 사람들 생각보다 씨지 단가가 굉장히 낮다. 그 상황에서 한국영화는 배우들로 칠할 생각만 하고 수준급의 씨지에 그렇게 비중을 두지 않아. 그래서 회사들이 돈이 더 되는 중국영화를 많이 수주한다. 요즘은 중국회사들 자체 씨지능력도 높아져서 그마저도 힘들어지고 있음. 또한 영화 씨지작업자 신입 초봉이 평균 2200~2400이다. 할리우드급 퀄리티? 저돈 받고? 그럴 시간도 없고 의욕도 없고 장비도 딸린다. 이렇게 대우가 안좋기 때문에 한국에서 실력있는 작업자들이 업계 떠나거나 다 해외로 도망간다. 참고로 알리타 씨지수퍼바이저 한국인이다.

3. 아니 ㅅㅂ 알리타 씨지 어떻게 만듬?? 

진짜 모르겠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보고 자괴감들었다. 그 회사가 반지의 제왕 씨지했던 회사야. 전세계에서 씨지로 투탑 안에 드는 회사임. 한국인도 몇명 있다고 알고 있어. 근데 시발 내가 봐도 당최 저 퀄리티를 어떻게 뽑았는지 궁금함. 나는 신 무거워지면 걍 다운되는데 저놈들은 무슨 슈퍼컴으로 하는지 궁금함. 씨지 작업공정은 너무 내용이 기니 나중에 기회되면 간단하게 정리해서 올릴게.

4. 씨지는 대체 뭔 프로그램 사용함?

어차피 이름말해봤자 모르니 간단히 정리하면

카메라 트래킹 프로그램

3d프로그램

효과를 위한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합성프로그램

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이외에도 무수히 많은 공정과 툴이 있는데 이것도 나중에 기회되면 올릴게...

이상임. 참고로 나는 이 업계에 오래된 시니어급은 아니고...몇년안된 작업자야. 경력 존나 오래된 분들이 보면 우스울수도 있지만...위 내용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이야. 가볍게 읽어줭

이외에 궁금한거 있으면 댓글로 달아주면 아는 범위 내에서 답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