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기긴 존나 웃긴데 함부로 추천하진 못하겠다
코미디가 너무 막 꼬여있다 자칫 꼬여있는 그 코미디를 이해해서 웃는가와 이해하지 못해서 웃는가를 구분하지 못한다면 영화가 아주 극단의 끝을 달릴 수도 있음
일단 시작부터가 카자흐스탄을 아주 사정없이 쓰레기동네로 만들어버리는데 이 시작부터가 꼬여있는 코미디의 시작이라고 봄. 카자흐스탄이 딱히 중요한 배경은 아니고 그냥 중앙아시아 어느 나라든 상관없었을 것 같긴 한데
어쨌든 이 시작은 카자흐스탄을 망가트려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와 이렇게 한 나라를 쓰레기로 만들어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게 하고 어딘가 불편하게 만드는데
우습게도 그 편견들 중 일부는 서구우월주의에 빠진 잘난 건 피부색밖에 없는 놈들이 곧잘 갖던 편견들 중 일부였으니까.. 나라가 엉망이라 치안이 개판이고 강간이 흔하고 배우지 못한 놈들이라 근친상간도 흔하고 매춘은 이상할 것이 없으며 아이들은 연필이 아니라 총을 쥐고 있는 나라.
또한 무엇보다 웃긴 건 보랏의 편견과 행동들은 모두 미국 백인마초새끼들이 갖고 있던 일종의 망상들만을 가지고 이뤄지고 있음. 여성의 뇌는 다람쥐만 하고, 여성이 운전하거나 출판하는 것이 낯설고, 동물 학대를 반대하는 게 우습고, 동성애자들은 사형시켜야 한다는 등등..
직접적으로 우스꽝스러운 백인을 출연시켜 비난하는 게 아니라 백인의 편견을 갖고 있는 외국인을 통해 백인을 비난하다 보니 백인들이 할 때는 멀쩡해보이던 것들이 웬 중앙아시아 천것이 해대니 불편한데 그렇다고 비난하자니 자기네 얼굴에 침뱉기인 셈.
영화내에서 흑인이 등장하지 않는 이유(슬럼가에서 잠시 등장하지만 정상적 배경으로서 등장하는 것은 아니니까), 배경이 남부인 이유(실제 미국 남북전쟁을 간접적으로 거론하기도 했으니) 그 모든 것 때문에 영화내내 느껴지는 불편함이 도저히 영화 자체에로는 향할 수가 없어졌다고 생각함.
이걸 알지 못해도 웃기긴 한데 알고서 웃으면 더 좋을 듯함
FatDogg
백인들 가식이 제대로 드러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