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7 Days to Die 리뷰

K-008.png : 7 Days to Die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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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말하는데, 글을 못 써서 글이 존나 난장판임. 알아서 이해 좀.



사실 뭐 어쩌라고 할 수도 있겠다만,
나는 공포 게임을 존나게 못한다. 그렇다고 아예 못 하는 정도까지 증세가 심각한 건 아니라 생각하는데 그건 더 해봐야 알겠지.
아무튼 나는 공포 게임이 싫다. 일례로, 유튜브에서 공포 게임을 하는 걸 시청하다가 BJ보다 더 크게 소리를 지르기도 부지기수고, 실제로 게임을 할 때도 아직 나오지도 않은 귀신 혹은 괴물을 두려워하며 진행을 못 하는 것도 그렇다. 오죽하면 공포라기보단 액션에 가까운 레포데 할 때도 혼자 있는 걸 꺼리겠는가. 무서운 것도 무서운 거지만, 거기에다 쫓기는 것은 더더욱 싫어한다. 요컨대 젬병이라고.

7 Days to Die, 너무 기니까 줄여서 7DTD. 공포 게임이면서 생존 게임이다.
좀비 세계에서 여러 곳을 파밍하며 아이템을 얻는다는 점에서 1인칭 데이즈와 같다 볼 수 있겠으나, 7DTD는 독특하게도, 식상한 표현이지만, 마인크래프트적인 요소를 더한다. 아이템을 조합해서 도구를 만들고, 블럭 등을 설치해서 건물을 지을 수 있고. 사실 이쯤 되면 마인크래프트적인 요소라는 범위가 너무 넓은 게 아닌가 싶지만.
거기에 일주일마다 좀비 떼가 나를 찾아 꾸역꾸역 들이닥친다고 하는데, 좀비 떼가 나를 찾아 꾸역꾸역 들이닥친다는 점에서는, 좀 무리하게 끼워서 레포데를 연상시킬 수도 있겠다 싶다. 응, 알아. 무리수인 거. 빼애액.


생존적인 측면에 있어서는 마인크래프트 따위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더 잘 짜인 편이다. 물론 이건 마인크래프트가 너무 평탄한 탓도 있겠지만, 어쨌든. 일주일마다 좀비 떼가 습격한다는 요소는 하여금, 안전 가옥까지 마련한 유저가 쉬지 않고 계속해서 일을 하게끔 하며,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진중한 그래픽과 잘 만든 사운드는 게임 내내(특히 밤에) 공포감과 긴장감을 유발한다. 강력한 좀비의 존재도 하나하나가 유저에게 있어 항상 큰 위협이다.
또한 여타 좀비 생존 게임과는 차별화되게, 더 능동적으로 블럭을 설치하고 부술 수 있는, 그러니까 소위 말하는 마인크래프트적인 요소도 제법 강점이라 할 수 있겠다.


이게 그렇다고 해서 갓-겜이냐고 하면, 그건 아니다 싶다.
일단 진중한 그래픽인 건 좋지만, 낮에 햇빛이 조금만 없어도 더럽게 어두워지기 때문에 눈이 아프다. 감마를 올려서 진행할 것을 권한다. 그리고 그 강력한 좀비의 존재 하니까 말인데, 까놓고 이건 밸런스가 병신이다 싶을 정도로 세다.

다시 돌아가서. 말했다시피, 이 게임은 일주일마다 몰려오는 좀비들로부터 살아남는 디펜스 게임이다. 일주일이 되기 전까지, 안전 가옥으로 쓸 건물을 하나 찾아서 보강하고, 아이템을 파밍하는 것으로 생존에 필요한 아이템을 얻거나 적을 죽일 무기를 만들어야 하며, 마지막으로 좀비에게서 안전 가옥을 지키기 위해 사방으로 함정을 설치해놔야 한다. 말이야 몇 줄로 끝나지만, 시간 제한이 있는 이상에야, 초보자(굳이 초보자가 아니더라도) 혼자 일주일 동안 시간을 들여서 저 모든 것을 해내기엔 무리가 따르는 일이다. 게다가 밤은 어둡고, 좀비가 더 활동적으로 변하기 때문에, 저 일련의 과정들은 모두 낮에 처리해야만 하므로 난이도는 더 오른다 할 수 있겠다.
잘하는 애야 잘하겠지만, 그런 식으로면 안 어려운 게임이 어딨어.


어디서부터 말할까. 그래, 아이템 파밍부터. 아이템 파밍을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여러 먼 곳을 돌아다녀야 한다. 그리고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런 아이템이 있을 법한 장소엔 좀비들이 몰려있기 부지기수다. 그냥 간단하게 다 족치면 되는가 아닌가 싶은 문제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리 쉬운 문제가 아니다.

이 게임 초반에는 무기가 정말 구려서(어쩌면 좀비가 존나 세서), 아마 초반에 만들 수 있는 무기로 수월하게 좀비를 쓸고 파밍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권총 몇 방을 머리에 쏴제껴도 쉽게 안 죽는 놈들인데, 새삼스럽게 처음 만들 수 있는 우든 클럽으로 뭘 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접는 게 낫다.
게다가 좀비는 수가 많고, 리치도 만만치 않을뿐더러, 앞서 말했다시피 초반에는 쉽게 죽어주지도 않는다. 거기에 좀비견 같은 거까지 나오면……. 일단은 이것도 그나마 일반적인 좀비에 대한 이야기지, 중반부 지나서 나오는 특수 좀비까지 따지면 말할 것도 없다.

뭐, 그럼 좋은 무기를 쓰면 되지 않냐고? 맞는 말이다. 그런데 이 좋은 무기에 대한 정의가 필요한 듯싶다. 기본적으로 이 게임에서 좋은 무기란, 상위 테크에 있는 무기 따위가 아니라 퀄리티가 좋은 무기를 뜻한다. 물론 그 퀄리티란 게 서로 동일하다면, 상위 테크에 있는 무기가 더 좋겠지만, 그 퀄리티가 낮으면 얼마나 상위 테크의 무기이든 그저 병신일 따름이다. 위에 언급했던 권총이 그 예로 볼 수 있겠다.
일단 퀄리티란 건, 도구나 무기를 반복해서 제작할 때마다 늘어난다. 일단 스킬포인트를 투자해서 올리는 것도 가능은 하지만, 초반을 상정하고 있으므로 그닥 큰 차이를 만들 수 없다 보는 게 현실적이다.
그나마 좀 쓸 만하다 말할 수 있는 걸 만드려면 적어도 퀄리티가 이백에서 삼백 정도는 되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무기 수백, 더 나아가려면 수천 개를 만들고 버리는 것을 반복해야 한다. 그러니까 당신이 조금이나마 수월하게 게임을 진행하고 싶으면, 이 미친 듯한 노가다를 매 월드마다 해야 한다는 소리다! 일단 팁을 주자면, 할 일이 없을 밤에 집 안에 틀어박혀 하는 걸 추천하고, 일주일까지는 시간이 얼마 없으므로(게임 시간 1분 = 현실 시간 1초) 느긋하게 퀄리티를 올릴 생각은 접는 게 좋다.

퀄리티에 대한 이야기는, 무기뿐만이 아니라 도구나 옷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고, 심지어 무기와 총은 따로 분류가 된다. 카테고리별로 이 노가다를 반복하는 거에 대해 어떤 재미를 느끼면 되는 건지 모르겠다. 강조하지만, 퀄리티가 낮으면 제대로 된 진행이 거의 불가능하다.

뭐, 퀄리티 올리는 노가다는 하기 싫은데, 파밍을 하고 싶다? 방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무기를 안 쓰면 된다. 실제로 무기 퀄리티가 낮은 채 하다 보면, 안 쓰는 것만도 못해서 공간만 차지 하는 클럽 종류들을 볼 수 있다. 근접 무기는 병신이니까. 자, 그럼 이걸 이제 어떻게 타파하느냐의 문제인데, 우리에겐 우드 스파이크가 있다. 일종의 함정으로, 이것에 닿으면 체력이 깎인다.
이건 어지간한 무기가 쓰레기로 보일 정도로 짱짱 쎄서, 당장 유튜브 잡고 아무거나 관련 영상 찾아보면 스파이크 몇 개 설치하고 뺑뺑 도는 걸로 좀비를 잡는 것을 흔치 않게 볼 수 있을 거라 장담한다. 그러니까, 초반 한정으로, 이 희한한 게임은 무기를 써서 좀비를 잡을 걸 권하기보다는, 그냥 실시간으로 함정을 설치해서 눈앞의 좀비를 잡기를 강요한다, 그게 의도됐든, 아니든 간에.

스파이크 말하니까 말인데, 언젠가 디펜스를 위해서는 함정이 필요하다 했다. 근데 그 함정이란 게, 사실 따지고 보면 대부분 우드 스파이크로 도배를 하면 된다. 그것만 집 주변에 빼곡히 들어서면 좀비들이 알아서 달려들어 죽어준다. 단순히 우드 스파이크만 설치하면 뚫릴 수도 있으므로, 세 칸 높이(두 칸 높이면 넘어서 들어오더라)의 담벼락을 설치하는 걸 추천한다.
물론 후반부면 이걸로만 해결 안 될 수도 있겠지. 근데 후반부라 해서 스파이크를 안 쓸 것 같진 않다. 코스트가 가장 싸기도 하고.
그러니까 요컨대, 스파이크가 짱이다. 이 게임의 정체성인 일주일마다의 디펜스든, 아이템 파밍을 위한 오펜스든, 스파이크 하나로 어느 정도 해결이 가능하다.
우와, 정말 대-단한 게임이야.


처음엔 좋게 시작한 거 같은데, 끝이 왜 이러지.
하고 싶은 말은 훨씬 많은데, 너무 길어져서. 현재는 적응해서 괜찮은데, 초반부에 너무 고생해서 별의 별 말이 다 나오네.
어쨌든, 어, 음. 전체적으로 어려운 게임이다. 멀티면 몰라도 싱글은 절대 추천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사운드에 가장 고평가를 주고 싶다. 그래픽 같은 건 사실 별 기대도 안 했으니 어찌 되든 내 알 바 아니다만, 사운드는 별 기대도 안 했는데 아니꼬울 정도로 기대 이상이었다. 내가 이 게임을 공포 게임으로 인식하게 하는 일등공신.
언젠가 마을에서 파밍하다 해가 져서 아무 집이나 들어가서 하루를 버틴 적이 있었는데. 가뜩이나 밤 되면 한 치 앞도 안 보이는데, 좀비가 우는 소리나 풀 밟고 바스락거리는 소리나, 개가 짖는 소리나, 으으……

UI는 기존에 생각하는 키랑은 많이 달라서 애먹긴 했는데, 이건 적응하면 해결되는 문제니까. 뭐 특출나게 좋은 것도 아니고 나쁜 것도 아니라 생각한다.
근데 크리에이티브 모드 UI는 심각할 정도로 폐기물이다. 제작진이 이거 만들기만 하고 제대로 안 돌려봤을 걸 확신할 수 있을 정도로, 엉망진창이다. 돌려봤는데도 이 정도면 말할 것도 없지. 짜증 그 자체.
위 이야기랑은 별개로, 초기 버전에서는 아이템 제작을 마인크래프트처럼 해놨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제는 재료만 모아서 crafting 버튼만 누르면 되게끔 해놨더라. 긍정적인 발전이다.

그리고 또, 최적화는 병신이라더라. 나는 잘 모르겠다만.
확실히 서버에서 웨이브 때 렉 걸리면서 딜레이 생기는 거 보면, 그랬을지도. 어쩌면 내 인터넷이 별로였거나. 이건 아마 후자의 비중이 높은 것 같긴 한데……


그 맨 위에 있는 사진이 첫 월드에서의 집이었는데…… 좀비들한테 집이 뒈짖당한 이후로는 새 월드 파서 진행 중이다. 관련 사진은 나중에 기회가 되면 더 올릴 수 있을지도. 새로운 월드에서는 세 번째 웨이브까지 막긴 했다.

그리고 그 뭐냐, 웨이브 때, 원래 안전 가옥에서 좀 떨어져 지하 벙커 파고 거기서 처박히고만 있으면 굳이 충돌 안 해도 버티긴 하더라. 물론 아침에 한 번 정도는 쓸어주기야 해야겠지만서도.


개인적으로는 정신적 피로가 심했던 게임. 좀비한테 쫓기는 거는 내 취향이 아니야.
전체적인 인상은 나쁘지 않았는데, 세부적으로 아니꼬운 점이 너무 많았다. 좋게 말해줘서, 가능성은 높은 게임이라 치자.

마지막으로 첨언하자면, 그 뭐냐, 레시피 얻어야 제작 가능한 아이템이 몇 있는데, 그게 아마 러스트 보고 업데이트 한 거라고 어디선가 들은 거 같다. 덕분에 번거로워서 죽을 것 같다.


글이 난장판인데, 오천 자 가까이 되는 글을 여기서 더 수정하긴 귀찮아서 그냥 냅두는 걸로……

11개의 댓글

2016.07.20
기승전 함정이구나 ㅋㅋㅋ 결론 함정찬양 ㅋ
0
2016.07.20
@지나간생쥐
근데 확실히 이 게임에서 우드 스파이크만큼 가성비 좋은 게 없긴 함. 얘 하나면 어지간한 건 다 할 수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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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21
나도 공포게임엄청못함, 너처럼 레포데하다가 움찔움찔, 롤하다가도 부쉬에서 튀어나오면 경기일으킨다. 거기다가 공포게임은 정말 모든 갑툭튀가 예상되니 앞으로 진행을 못한다. 그러나 공포게임에는 엄청난 흥미를 가지고있어서 BJ들 하는거만 보는편 7데다도 내가 하다가 시작하면 울리는 소리들에 정신못차리고 걍 꺼버렸던 기억이 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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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21
@Orcawhale
사실 갑툭튀는 여타 공포 게임에 비해서는 덜한 편이라
멀티면 나 혼자는 아니라는 생각에, 쫄긴 해도 그나마 수월하게 할 수 있다!
물론 싱글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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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27
@Orcawhale
졸귀넼ㅋㅋㅋ 부쉬에서도 놀라면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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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21
요즘 친구들이랑 재밌게하고 있는데
스파이크가 역시 짱짱인듯 ㅋㅅ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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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21
@네크로필리아
ㅇㄱㄹㅇ ㅂㅂㅂ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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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21
밤에 너무 할게 없엉 ;ㅅ; 추천 두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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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21
@알새우칩
감사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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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22
예전에 충동적으로 샀는디 하지도 못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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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26
재미있어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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