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지식

히틀러의 자동차, 그 가격은?

나치의 주요 정책 중 하나로 '국민차' 계획이 있습니다. 히틀러는 자동차를 아주 좋아했는데(운전면허는 못 땄다는 게 유머), 국민들도 자동차 한 대씩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국민차 계획을 세웠습니다. 이 계획은 정부 주도로 자동차를 대량생산, 싼 값에 국민들에게 보급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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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를 정부 주도로 대량생산해 싼 값에 보급하겠다는 국민차 계획.>

 

히틀러는 공학자이자 나치당원이기도 했던 페르디난트 포르셰 박사에게 국민차 계획을 위한 신형 자동차 설계를 맡겼습니다. 히틀러는 가족이 타기에 적당한 크기여야 하고, 튼튼하면서도 반드시 값이 싼 자동차를 만들어내라고 지시했습니다. 포르셰 박사는 체코 자동차 회사의 설계도를 표절하는 등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결국 오늘날 '폭스바겐 비틀'로 널리 알려진 자동차를 개발해냈습니다. 아주 흡족해진 히틀러는 그 공으로 포르셰 박사에게 최고의 훈장 중 하나였던 독일국가문화과학상을 주었지요(https://www.dogdrip.net/226237671 참고). 이 계획이 얼마나 효과가 있었을지, 오늘날과 비교하여 알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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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형을 가지고 설명하는 포르셰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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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셰 박사와 함께 시제품을 구경하는 히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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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비틀 생산개시를 환영하는 행사.>

 

당시에 자동차란 부유층의 전유물로써, 노동계급에게는 그림의 떡이었습니다. 대다수 서민들은 기차를 이용했죠. 때문에 국가가 가격을 확 낮춘 자동차를 양산해 국민들에게 보급하겠다는 국민차 계획은 가난한 서민들에게 '나도 자동차를 가져볼 수 있다'는 희망을 주었고, 실제로 많은 자동차가 보급되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그 가격은 어느 정도였을까요?

 

 

현대 한국인의 평균 월급을 250만 원으로 잡아봅시다. 준중형차의 대표격인 아반떼의 가격은 약 2000만 원으로, 월급의 8배 가량이군요. 중형차의 대표격인 소나타의 가격은 약 3000만 원으로 월급의 12배에 해당합니다.

 

 

한편 나치 이전 독일의 준중형차 가격은 1350 제국마르크, 중형차 가격은 1600 제국마르크였습니다. 그리고 나치가 등장한 후 국민차 계획에 의해 보급된 폭스바겐 비틀은 4인승에 널찍한 화물칸 등으로 중형차 수준을 넘보는 준중형차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데, 가격은 750 제국마르크였습니다(보험 및 각종 공과금, 자동차 운송비까지 모두 합치면 950 제국마르크 정도였답니다.). 그런데 나치 시절 독일 노동자의 평균 월급은 약 140 제국마르크였으니 월급의 5배 정도에 해당하겠군요. 나치 직전 독일은 대공황으로 인한 대량실업과 경기침체로 노동자 평균 월급이 더 낮았을 것으로 사료되나 140 제국마르크로 두고 계산하여 정리해 보았습니다.

 

 

 

 

[현대 한국]

월급 : 250만 원

준중형차 : 2000만 원 = 8개월치 월급

중형차 : 3000만 원 = 12개월치 월급

 

[나치 이전]

월급 : 140 제국마르크

준중형차 : 1350 제국마르크 = 10개월치 월급

중형차 : 1600 제국마르크 = 11개월치 월급

 

[나치 시절]

월급 : 140 제국마르크

준중형차 : 750 제국마르크 = 5개월치 월급

 

 

 

 

이렇게 두고보니, 오히려 오늘날보다 당시 노동자들이 '내 차 마련의 꿈'에 더 가까웠지 않나 생각하게 되네요. 더구나 그 자동차가 높은 인기 속에 한 세기를 풍미했던 멋스러운 폭스바겐 비틀이라니 더할 나위가 없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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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차 계획은 나치의 상징과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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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뉴욕 타임즈에서도 찬사를 보낸 국민차 계획.>

 

안타깝게도 이처럼 역사가 담겨있는 자동차 폭스바겐 비틀은 2019년 7월부터 생산이 중단되어 우리 곁에서 떠나게 됐습니다. 신형 세단과 더이상 경쟁이 되지 않기 때문에 그렇다고 합니다. 그러나 자동차는 사라져도 역사는 남을 겁니다.

 

52개의 댓글

2019.11.05

전공자나 대학원생이야? 글 재미있게 보고있는데 글 쓰는게 뭔가 논문 느낌이 강해서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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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05
@실연의아픔

아뇨 전공은 이과이고 취미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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