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지식

일본의 젓가락에 대하여 쬐끔만 알아보자

 

 

맛의달인젓가락.jpg

갑분싸....

 

 

 

개드립에도 올라왔는데, 이 만화는 일본에서 장기연재중인 '맛의달인'이라는 만화에 나오는 에피소드다. 

 

연재 초기부분에 속하는 부분인데,

 

이 시기에는 위 만화에서 깜짝놀라 당황한 남자(시로)와 버럭질하는 남자(카이바라)가 서로 극렬하게 다투고 있을 시절로

 

특히 카이바라가 버럭질하면서 호통을 치고 자리를 박치고 나가는 것이 절정에 달해있을 때이다. 

(그런 카이바라에게 시로가 회심의 일격을 가하는 식으로 맞받아치는 구조)

 

 

저 에피소드는 '프랑스인'인 엘렌씨에게 일본의 젓가락에 대해 시로(번역에서는 '지로')가 설명을 해주고 

 

카이바라와 조우하여 관광타고 ㅂㄷㅂㄷ 하는 전개를 취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이해되지 않은 부분이 많아서 대부분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이곤 한다. 

 

Cap 2018-11-12 16-30-49-130.jpg

 

특히 이 '젓가락 끝이 젖었다'는 부분이 그러한데, 

 

젓가락끝이 젖은게 어떻다는 것이고, 또 그 길이가 어떻다는 것인지 전혀 모르는 '외국(한국)'독자에게는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것인지 영문을 알 수 없게 되는 것이다. 

 

Cap 2018-11-12 16-28-39-453.png

 

일본 웹에서 '젓가락 예법' 대해 나온 내용을 캡쳐한 것인데, 다 캡쳐하지도 않았다. 

 

사실 우리가 궁금해하는 부분은 '젓가락 젖은 부위'에 관한 것이므로 아래의 내용들은 여기서 설명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줄줄이 많이 적혀있는 것만으로도 젓가락 예법이 뭔가 주절주절 말이 많고 빡세겠다는 느낌은 받을 수 있을 것이다. 

 

Cap 2018-11-12 16-28-55-250.png

그 젓가락 예법의 1번으로 나오는게 '그 젖는 길이'이다. 

 

汚라고 해서 더러운 것으로만 받아들여선 안되고, 음식물이 묻은 흔적을 의미하는 것으로

 

젓가락에서 음식물이 닿거나 입에 닿아 '젖게된' 부분이 

 

5分 = 약 1.5cm  에서  1寸 = 약 3cm   정도여야하는 일본의 젓가락 '매너'가 있다는 것이다. 

 

 

왜 그 정도만 허용범위인가는......

 

그냥 일본에선 그게 규칙이라는 것으로 이해하면 되는 것이다. 

 

한국의 식사예법을 일본인들도 이해못하고

 

중국의 식사예법을 한국인들도 이해못한다. 

 

 

이런 부분은 그냥 일본애들은 그런가보다.....하고 넘기는게 최선이다. 

 

 

젓가락을 사용해서 음식을 집어 입으로 가져가면 필연적으로 음식물이 묻어 '젖게'되는데

 

특히 '나무젓가락'을 사용하는 일본에서는 '물기' 때문에 그 흔적이 더 잘 남게 된다. 

 

젓가락 사용시 이 젖는 범위가 적다는 것은 젓가락으로 '음식을 집는 범위'가 좁다는 것이고

 

이는 그만큼 세밀한 젓가락 사용을 요구하게 된다. 

 

반대로 젓가락 사용이 서투른 경우 묻는 범위가 넓어지기 때문에 

 

세밀하게 집는 것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경우 젖는 범위가 좁아지는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용자가 좀 불편하고 까다로워지는걸 '교양있는'것으로 취급하는 경향이 있는데

 

일본에서는 그것이 이러한 형태로 나타났다고 보면 편할 것이다. 

 

Cap 2018-11-12 16-30-49-130.jpg

 

아무튼 그것을 놓고 보면

 

시로의 젓가락은 4cm젖었고, 

 

노보다의 젓가락은 1cm젖은 상황.

 

 

위에서 설명한 일본의 로컬룰에 따르면 시로는 아웃, 노보다는 인 인 것이다. 

 

간단한 것이다. 

 

 

바로 여기서 카이바라가 시로에게 호통을 칠 '명분'이 생긴 것이므로 

 

이걸 우리 기준으로 '말이 되네, 안되네'로 판단할 필요가 없다. 

 

'일본만화'에서 나오는 '일본의 젓가락 문화'에 관해 썰을 푼 것일 따름으로 이러한 배경지식이 없는 외국인입장에서는

 

그에 관련한 설명이 나오지 않은 '불친절함'에 때문에 이야기의 전개가 잘 이해되지 않는 것이다. 

 

 

아무튼 그런 문제이지만....

 

그게 아니라도 저 만화속에 나오는 '노보다'씨의 젓가락실력은 보통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오차즈케.png

 

일반적인 음식도 아니고 밥에 뜨거운 찻물을 끼얹어 말아먹는 '오차즈케'를 먹는데

 

'물에 만 밥'을 수저가 아닌 젓가락으로 먹는데

 

그 젓가락이 1cm정도밖에 젖지(닿지)않았다는 것은 상당한 재주가 있지 않으면 힘든 일이긴 하다. 

 

 

다시말하지만 이건 일본 독자적인 룰이다. 

 

우리에게는 괴이한 기예나 불편을 자초하는 행위로 보일 수 있지만, 

 

한국에는 한국의 예가 일본에는 일본의 예가 있는 것이다. 

 

Cap 2018-11-12 16-30-49-130.jpg

 

등장인물은 일본인이기 때문에 자연히 그런 예법에 대해 알고 있어야하는 것이다. 

 

극중에서는 당연히 그걸 알아야하는 놈이 틀린 것이다. 

 

(한국 독자는 당연히 알 필요가 없다)

 

Cap 2018-11-12 20-14-24-667.jpg

Cap 2018-11-12 20-14-35-953.jpg

Cap 2018-11-12 20-15-00-637.jpg

 

이 대사만 보더라도 주인공이 앞서 젓가락의 외적인 부분에 치중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살제로 극중에서는 앞서 외국인인 엘렌씨에게 일본의 젓가락문화에 대해 설명하는 역을 맡아 이것저것 안내했으나 

 

그러한 것은 결국 '겉모습'에 불과했다는........일침을 가하고 

 

Cap 2018-11-12 20-19-58-058.jpg

 

갑분싸를 만들어버린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 비판점이 있는데, 저렇게 손님을 앉혀놓고 면박주고 분위기 싸하게 만드는 사람이 무슨 예법, 마음가짐을 논하냐는 것이 그것이다. 

 

일본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 비판이 있었던지, 애니메이션으로 할 때는 아예 '엘렌'이라는 외국인을 삭제하고 외국에서 살다가 일본에 귀국 후 낯선 젓가락때문에 고생하는 소녀를 에피소드 주인공으로 내세우게 된다. (그래도 호통치는 것은 똑같다.)

 

그리고 저 버럭캐릭터는 극중에서는 항상 저러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전체를 보면 저렇게 갑분싸를 만드는게 그렇게 개연성없는 어이없는 장면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Cap 2018-11-12 16-30-49-130.jpg

 

그리고 '젖었다'는 것 때문에 

 

바보같은오타크.jpg

'나무젓가락'을 써서 그런 것이라고 비웃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 역시 우리 한국 사람들이 일본의 나무젓가락에 대해 잘 모르기(알 필요가 없기 때문에 모르는 것)때문에 나오는 오해에 불과하다. 

 

위에서 설명했듯이 젓가락이 '젖는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젓가락의 '그 부분만 사용한다'라는 것이다. 

 

때문에 금속 젓가락을 쓴다고 해도 '끝에서 3cm정도만 사용해서'라는 룰은 변하지 않는다. 

 

'젖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거니와

 

금속젓가락.jpg

 

주인공인 시로의 입을 빌려 하는 이야기에서도 마치 나무젓가락이 금속젓가락보다 더 좋은 것처럼 묘사하고 있다. 

 

애초에 '일본의 젓가락'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극중에서 금속젓가락으로 대체가능하다든가의 이야기를 할 필요가 없기도 한 것이다. 

 

 

 

 

 

 

Cap 2018-11-12 16-30-35-892.jpg

 

주인공 시로가 젓가락의 겉모습에 치중한 것으로 소재가 된 이 젓가락에서도 알아볼 필요가 있는데,

 

작중에서는 외국인에겐 생소한 젓가락 예법뿐만 아니라 이 젓가락에 대한 설명도 나오지 않는다. 

 

 

'요시노 삼나무의 심으로 만든 곧은 나무결이 사각으로 뻗은 최상품....'이라고 해봐야

 

한국인 입장에서는 '그래서 뭐 어쩌라고' 소리밖에 안 나오지만

 

일본에서는 저 정도 설명만 해도 저게 어떤 젓가락인지 알기 때문에 저 정도로만 언급하는 것이다. 

 

 

일단 나뭇결이 보인다는 설명등을 통해, '칠'을 하지 않는 나무젓가락이라는 것쯤은 알 수 있다. 

 

Cap 2018-11-12 17-09-28-831.png

 

이게 국내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나무젓가락인데

 

와리바시.JPG

 

가격이 매우 저렴하다. 

 

사실 이 나무젓가락은 한국에서만 쓰는 것은 아니고 일본에서도 잘 만 쓰는 젓가락이다. 

 

이 나무젓가락을 '와리바시'라고 하는데, 

 

와리바시는 '나무젓가락'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다. 

 

 

우리는 나무젓가락을 별로 사용하지 않고 금속 젓가락을 쓰기 때문에 나무젓가락 구분을 딱히 하지 않는데,

 

일본에서는 금속젓가락을 거의 쓰지 않고 나무젓가락 위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구분을 하는 편이다. 

(이런 것도 그냥 양국의 문화가 '차이가 있는' 것으로 여기면 되는 것이다. 여기서 무슨 우열을 찾는 것은 참 할 일이 없는 짓거리다.)

 

 

와리바시.JPG

와리바시는 이렇게 '쪼개서 쓰는 나무젓가락'을 말한다. 

 

이름자체가 그렇다. 

 

割り箸

 

갈라서 쓰는 젓가락이라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젓가락이 아니라 처음부터 떨어져 있는 나무젓가락을 보고 '와리바시'라고 하는 것은 잘못이다. 

 

 

젓가락 자체를 가리키는 일본말은 '하시(箸:はし)'이다. 

 

누리바시.jpg

 

이렇게 칠을 한 젓가락은 '누리바시'

 

iwaihasi_kinju_mizuhiki.jpg

 

신년행사, 예식에 축하용으로 쓰는 것은 '이와이바시' 등등

 

재료, 용도에 따라 젓가락의 종류가 다양하다.  

 

Cap 2018-11-12 16-30-35-892.jpg

 

그러면 이 젓가락은 무엇일까?

 

리큐바시.jpg

 

이 젓가락은 '리큐바시'라고 하는 것으로

 

센노리큐.jpg

 

일본 다도의 선구자 센노 리큐가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젓가락의 유래는 손님을 맞이위해 리큐가 손님이 오는 날 아침 나무를 깎아 만들어 대접했다는 것으로 그 이름이 '리큐바시'인 것이다. 

 

Cap 2018-11-12 16-30-35-892.jpg

 

삼나무는 기본적으로 향이 있는 나무이다. 

 

그럼에도 그걸 아침에 깎아서 만들었으니 향이 더 진했을 것이다~

 

이렇게 손님에게 온 마음을 다해 정성껏.....

 

....라는 건 말이 그런 것이고....

 

 

뭐가 어쨌든간에

 

'손님을 정성껏 맞이한다'는 '스토리텔링'이 있는 젓가락으로 보면 편한 것이다. 

 

일본에서도 이 리큐바시는 대접하는 상대가 있고 그 '접대용'으로 그 가치가 있는 것으로

 

혼자 먹을 때는 아무 소용이 없는 물건이다. 

 

Cap 2018-11-12 17-09-28-831.png

이런 '와리바시'는 80개에 2000원 정도하지만

 

Cap 2018-11-12 17-12-45-307.jpg

 

Cap 2018-11-12 17-17-07-987.png

 

100개에 2000엔 정도하는 물건으로 대충 계산하면 와리바시보다 10배는 비싼 일회용 젓가락이다. 

 

'개당 200원이 뭐가 비싸냐'고 반문할 지도 모르지만. 20원짜리 와리바시보다는 훨씬 고오급 젓가락이라는것까지 부정할 수 는 없을 것이다. 

 

게다가 이런걸 다량으로 소비해야하는 업장에서는 부담이 갈 수 밖에 없고.....그 때문에 단가도 높아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이런 리큐바시는 주로 고오급 요릿집이나 찻집에서 내놓는다.

 

일본 여행갔을 때 가이세키 요리를 먹거나 할 때 이 젓가락을 볼 일이 있을 것이다. 

 

Cap 2018-11-12 16-30-35-892.jpg리큐바시.jpg

 

이렇게 양 끝이 비슷하게 깎인 모양의 '칠하지 않은' 나무젓가락이다. 

 

'뭐야....이칠도 하지 않은 싸구려 젓가락은'이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이런 것이 나오면 '올~ 이 집 쫌 고오급인가보네?'라고 생각하면 된다.

 

어차피 당신은 돈을 그만큼 더 내고 있을 것이지만.....

 

 

 

 

 

지금까지 와리바시가 어떻고, 리큐바시가 어떻고 주절주절 읊는 이야기를 보고 솔직히 짜증난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이런 필자같은 설명충새끼랑 같이 음식을 먹게 되었는데

 

그 새끼가 젓가락 끝으로 콕 찍어서 음식을 들어올리는 모습을 보인다면 어떨까?

 

....뚝배기를 한 대 쳐주고 싶을 것이다. 

 

Cap 2018-11-12 20-15-00-637.jpg

 

이 장면은 그정도로 생각하도록 하자. 

51개의 댓글

23 일 전

필력도 좋고 문화상대적인 관점에서 잘 썼네

번호 제목 글쓴이 추천 수 날짜
공지 [게임] 게임 연재, 게임 정보는 게임 연재 판을 이용 해주시기 바랍니다 91 overflow 5 2017.04.18
공지 [기타 지식] 후기, 리뷰, 감상문은 허용 하지 않습니다 overflow 2 2016.07.29
공지 [기타 지식] 글 작성 금지 항목들 overflow 2 2014.04.06
공지 [기타 지식] 연속적인 글과 제목에 대하여 28 overflow 2 2013.08.11
공지 [기타 지식] 읽을 거리 판 입니다. 44 애드립 2 2012.07.25
1254 [기타 지식] [스압주의] 시집 추천, 시를 읽고 싶은 개붕이들에게 주는 팁 24 죽는다면극장에서 10 3 일 전
1253 [기타 지식] [펌-밀리터리] 그래서 이게 뭐라고요? - Courageous Class 18 Intruder 16 7 일 전
1252 [기타 지식] [배박이상식] 화물의 해상투하 19 뱃사공에루 29 8 일 전
1251 [감동] 헌책의 묘미 28 나헌 13 10 일 전
1250 [기타 지식] 외국에서 보는 한국의 지명을 보고 심심풀이로 써보는 글(지... 26 haechyy 11 11 일 전
1249 [기타 지식] 생활용 자전거를 구할 때 고려할 몇가지 사항 85 Tarmac 13 13 일 전
1248 [기묘한 이야기] 일본대학에 페미한국인 입학한 썰 39 그사 19 13 일 전
1247 [기타 지식] 포경수술 214일째 (상세) 후기 148 귤까먹는계절 26 13 일 전
1246 [기타 지식] 펌] 성매매에 대한 단상 29 BOTM 13 14 일 전
1245 [기타 지식] [펌-밀리터리] 꿈은 TLS인데 현실은... - YAL-1 7 Intruder 17 19 일 전
1244 [역사] 수학적 원근법과 개념적 원근법. 르네상스 전 후의 원근법 비교. 7 2years 10 20 일 전
1243 [기타 지식] 연탄난로 사용기 109 빵삥뽕 18 20 일 전
1242 [역사] 이슬람이 몽골을 막는 법 22 샤쿠라스카카루 13 21 일 전
1241 [기타 지식] 항복을 권하는 몽골군의 사신 15 웃는해골부족 11 21 일 전
1240 [기타 지식] (정보)여드름 화장품 추천 및 팁 53 왜죠 10 22 일 전
1239 [유머] 밑 수염글을 보고 올리는 수염기르기전 확인해야할 한가지 28 렙을 로그인으로만... 10 23 일 전
1238 [기타 지식] 30대 후반 아재가 쓰는 탈모 이야기 174 년차 설명충 14 25 일 전
1237 [유머] 뷔페니즘 새끼들은 왜 그럴까에 대해 생각해보고 쓴 글 27 캑캑이 19 26 일 전
[기타 지식] 일본의 젓가락에 대하여 쬐끔만 알아보자 51 뚱꽁빡뜨리스 27 2018.11.12
1235 [기타 지식] 프랑스 파리 - 헬조선인가 아닌가. 66 읽을거리판놀이터 21 2018.11.12
서버에 요청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