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KBS가 찾아냈다는 밀정명단의 정체

인터넷에 다음과 같은 글이 떠돌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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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가 밀정명단을 찾아냈으며 KBS가 발표한 명단이 밀정명단이라는 이야기다.


그런데 이거 사실 실제 밀정(확정)명단 아니다.

 


1. 명단의 정체

 

다음은 당사자들이 밝히고 있는 밀정 "혐의" 보도의 정체다. (김규흥 관련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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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우쓰노미야 사이에서 벌어진 '이상 행적'을 곧바로 밀정 또는 친일 전향으로 단정 짓기엔 무리라는 게 배 교수의 입장이다.(…)

​그러나 반대로(…) 상당한 의문을 표하는 학자들이 있다. 학계의 연구와 토론이 좀 더 필요한 부분이다.

​그런데 우리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이런 것이다. 학계의 토론과는 별개로 '대중적 관점'에서 분명한 사실은 현재 김규흥이 대한민국 역사에서 건국훈장을 받은 독립운동가로 기록돼 있다는 점이다(…)

 

역사학계의 진지한 토론과 국가보훈처의 면밀한 서훈 심사도 당연히 필요하겠지만 그와 별도 언론의 문제 제기는 상대적으로 더 '도전적'일 수 밖에 없다. 나름대로 합리적인 근거를 갖춘 것이라면 그런 문제 제기야말로 언론의 사회적 역할이자 기능이라고 우리는 믿는다.』

 

​이재석·이세중·강민아, 2020, 『밀정, 우리 안의 적』, 지식너머, 198~199쪽

 

"학계의 연구와 토론"과는 "별개로" 취재진이 "나름대로 합리적인 근거"에 따른 "도전적"인 "문제제기"에 따른 명단이다.

(아래 에필로그에서 밀정 "혐의자"에 대해 언급하는 데 이부분도 김규흥 관련 설명과 일치한다. 이 설명은 김규흥한테만 한정된 설명은 아니다.)


다시말해 학계 연구에 따른 만든 명단이 아니다.


2. 전문가: 방송전까지 취재진 본 적도 없다.

 

밀정 "혐의" 명단을 만든 취재인에 따르면 전문가의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아래는 에필로그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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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우리는 취재 과정에서 문제적 인물이 포착될 경우, 해당 사건·시기·지역을 전공한 전문가들을 찾아 분석과 진단을 촘촘하게 받았다. 자의적 판단을 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이재석·이세중·강민아, 2020, 『밀정, 우리 안의 적』, 지식너머, 248~249

그런데 관련 전문가를 만나 본 결과 증언이 다르다. 그 전문가란 바로 안중근 의사에 대한 대표적 연구자중 한분이신 신운용 박사님이시다.

아래는 신운용 박사가 관련분야 전문가란 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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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운용 박사가 안중근 의사 연구에 자료집에 얼마나 중요한 인물이었는가에 대한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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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은 우덕순이 조선인민회장인 걸 당연히 알고 있었고 그에 대해 이미 논문으로 내기도 하셨다. 그런데 이게 우덕순에 대한 KBS 방송과는 결론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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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자료집 편찬위원회 엮음, 신운용 편역, 2014, 『안중근 자료집 제4권』, 채륜, 26~27쪽)중 우덕순 의사에 대한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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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운용, 2014, 「우덕순의 민족운동과 해방공간 활동」, 한국민족운동사연구 81, 159쪽)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일부인 안중근평화연구원과 연구원의 책임연구원인 신운용 박사는 이미 2014년부터 우덕순 의사가 조선인민회장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독립운동가로 소개하고 있다.


위 논문들은 KBS 방송과 전혀 다른 내용을 쓰고있다.


그러다 나는 우연히 김경준이란 오마이뉴스 기자분을 만나뵙고 신운용 교수와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만났을 때 인터뷰 대부분도 김경준 기자님이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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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2019년 10월 9일 에 독립유공자복지회관 1층(서울시 마포구 성지길 46)에 2019년 10월 9일 에 신운용 박사님께 들은 내용이다.

(아래 들은 내용이 사실인지 확인하고 싶으면 직접 해당 건물을 통해 약속을 잡아보자.)

『우덕순 쓴 사람[정확히는 1920년부터 사망까지활동에 대한 논문을 써서 논문심사 통과한 학자] 나뿐이 없어요. 그러니 나한테 연락 당연히 왔어야죠.


그걸 학자들이 충분히 논의를 해야하고. 

그런식의 논문도 나와야되고 그래야지 마음대로 학자들도 아닌 사람들이 역사를 그렇게 단정해버리면 어떻게요.

​오래전에 제가 논문쓴 게 언젠데 마치 처음나온 것 처럼.


[방송 나오고 따로 신운용 박사님에게 KBS가 연락한 여부]

안 왔어요. KBS에도 안 왔고요...


[언론에서 신운용 박사에게 연락여부]

그런 것 없었어요. 이 친구가 오마이뉴스에 (김경준 오마이뉴스 기자가 보도한 신운용 박사 논문 내용) 쓴 게 있고.

내가 뭐 그렇다고해서 나서가지고 아니라고하면[본인이 언론에 나서지 않겠다는 이야기] 논문이 있는데 논문 보면 되는데요.


[KBS의 보도에 대해]

세상이 그렇게 단순한 게 아닙니다. 


[논문을 써야 논쟁을 할 수 있다.]

난 논문을 쓴거고, 그 사람들이 논문을 쓰면, 논문을 써야지 이렇쿵 저렇쿵 또 비판 논문을 쓰지. 그것도 아니고요』

 

2019년 10월 9일 에 독립유공자복지회관 1층(서울시 마포구 성지길 46)에 2019년 10월 9일 에 신운용 박사님께 들은 내용중 일부

신운용 박사의 증언에 따르면 KBS 취재진은 방송 나오기전까지 신운용 박사를 찾아온 적이 없으며 전혀 만나본 적이 없다고 한다.


관련분야 전문가의 증언과 실제 취재진의 주장이 다르며 실제로 책과 방송에선 신운용 박사의 논문에 대한 내용은 전혀 나오지 않았다.

 


3. 명단 895명이 왜 밀정인가에 대한 설명여부

 

저 밀정"혐의"명단에 실린 895명은 무엇인가. 이걸 확인하려 취재진들이 쓴 책을 보았다. (이재석·이세중·강민아, 2020, 『밀정, 우리 안의 적』, 지식너머) 그런데 결국 여기서도 제대로 설명 안 한다. (그리고 책이 얇다.)


세줄요약:

1. 해당 밀정 "혐의" 명단은 "학계의 연구와 토론"과 "별개로" 만든 명단으로서 취재진이 "나름대로 합리적인 근거"에 따른 "도전적"인 "문제제기"한 것으로서 결국 학계 전문가들이 만든 명단이 아니다.

 

2. 우덕순에 대한 방송전까지 우덕순 관련 전문가분은 KBS 취재진을 만나본 적 없다고 증언하고 있으며 실제 방송과 책에서는 해당 전문가분에 대한 언급이 없다.

 

3. 명단 895명이 왜 밀정 "혐의"인지 결국 책을 봐도 알 수 없고 그 이전에 책 자체가 얇다.

 

이글은 퍼갈 때 선허락 받을 필요없습니다. 오히려 퍼가시면 제가 감사드립니다. 

10개의 댓글

2020.08.25

얼마전에도 개드립에 우덕순 밀정이라고 밀정무새가 올리고 개털렸던데

0
2020.08.25

지식추

0
2020.08.25

저번에 자유시참변 글도 재미있게 봤는데

관심과 지식이 아마추어는 넘는듯

0

밀정의 밀정이었을 가능성은?

0
2020.08.25
@밤에자는고라니

밀정의 밀정의 밀정일 가능성은?

0
2020.08.26
@딸깝이

쇼곱하기 쇼는 쇼!

0
2020.08.26

대단하다, 케백수!

0
2020.08.26

이렇게 좋은 일 하는데 꼭 초치는 놈들이 있어요

0
2020.08.26
@로관사미로

아무리 좋은 취지로, 좋은 결과까지 냈더라도 그것이 진실이 아닌 허위를 기반으로 이뤄진 일이라면 비판받아야지.

0
@Literaly

쟤가 한 말은 토가시 저 병신처럼

글쓴놈을 초치는걸 말하는 걸거야

사람이면 그렇게 생각하겠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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