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마약왕 영국의 아편전쟁 이야기. 2편 아편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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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이 양귀비 꽃입니다

당나라 현종의 미인으로 유명한 양귀비에서 유래한 이름이죠

꽃이 이쁘고 아름답다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우왕~ 꽃 이쁘다 한번 키워봐야지 했다간

당나라가 바로 한방에 훅 가서 망조에 들었듯 인생도 바로 한방에 훅 가버리는 꽃입니다

레알 경국지색의 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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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양귀비의 꽃봉우리에 상처를 내면 위 사진과 같이 즙이 나옵니다. 

그 즙을 주걱으로 긁어서 모아 뭉친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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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아편입니다.

 

소똥같이 생겼지만 마약이죠.

마취제인 모르핀과 더 막장 마약인 헤로인의 주성분이기도 합니다  

 

원래 아편은 일종의 약재로 활용되었습니다

중국 고대부터 재배되었고 마취효과와 환각 효과가 있어 위급할 때 소량씩 복용하며 이용했죠

쓰고 독해서 어차피 많이 먹을 수도 없거든요

실제 많이 먹으면 그냥 죽습니다. 독약이죠

 

대한제국 시절 고종황제 아편 암살미수 사건이 있었습니다. 

고종황제가 즐겨 마시는 커피에 아편을 넣어 독살을 시도하였는데 고종은 커피 맛이 달라서 바로 뱉어 살았습니다. 

하지만 좀 얼빵했던 황태자 순종은 이걸 마시고 중독되어 이가 모두 빠져버렸고 이후 자식을 볼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런 위험한 아편인데 그 음용방법에 일대 변화가 생기게 됩니다

쓰고 독성이 강한 아편을 바로 먹는게 아니라 녹여서 희석시킨 후 태워서 연기를 마시는 흡연법이 개발 된 것입니다.

 

이미 아메리카 대륙에서 담배라는 것이 전래 된 바가 있죠

담배 잎을 태워서 연기를 마시는 흡연은 대중에 일반화 된 상황입니다. 

아편도 이런 흡연법으로 음용하는 것이 알려지자 아편의 용도가 바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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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담배를 피우듯 아편도 일종의 기호품을 즐기는 여가활동으로 바뀌었죠

누구나 쉽게 중독자가 되는 길이 열린 것입니다.

문제는 아편은 담배와 다르게 완전 마약이란 것이죠

새로 나온 담배인가? 하고 피웠다간 골로 갑니다

강한 중독성과 더불어 장기간 복용시 정신과 신체를 피폐하게 만듭니다

서양에서는 이런 아편의 해악을 알아 일찍히 아편복용을 금지시켰지만 중국은 아직 그런 개념이 부족했습니다

당장 황제인 도광제 조차 젊은시절 잠시 아편을 복용했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이런 중국 호구들을 돈에 눈이 멀은 왕언니 영국이 놓칠리가 없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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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아편공장에서 아편을 정제하는 영국인과 인도 노동자)

 

앞서 영국 식민지 인도의 면화가 점차 가격 경쟁력을 잃었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영국은 식민지 인도에서 면화를 대체할 보다 수익이 높은 작물을 찾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라? 인도에 하필이면 아편이 자라네?

 

인도 뱅골지역에서 아편이 자라는 것을 확인 한 것입니다. 

영국은 동인도회사의 주도로 아편을 본격적으로 대량 재배하기 시작합니다.

 

사실 국가와 국가간에 무역에서 마약을 팔아서 이윤을 내야겠단 발상을 하는건 범죄죠 

그야말로 놀라운 생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중국인들이 아편을 잠시 약재로 착각한 적이 있었다고 해도  

이 시기가 되면 그 중독성과 해악이 알려져 많은 지역에서 금기시 된 물품이었거든요

 

이게 무슨 상황인가 하면

오늘날 미국이 중국과 무역 분쟁을 겪는 중입니다. 

이때 미국이 대중국 무역 적자를 좀 봤다고 아니 마약을 파는게 이윤이 더 크단 이유로

미국이 멕시코 카르텔을 앞세워서 중국에 마약을 팔아 먹기로 했단 이야기입니다. 

현대의 윤리적 관점으로는 도무지 말이 안되는 이야기같은데 당시엔 그딴게 없었습니다

 

원래 식민지 경영이란게 그런거다 아시아인들은 그렇게 취급해도 된다 뭐 그딴 논리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리하여 탄생한 것이 동인도회사를 마약카르텔 통해서 인도산 마약을 청나라에 왕창 팔아먹자! 정책입니다. 

 

인류역사상 최초로 국가단위로 마약을 팔아먹은 19세기 영국-인도-청나라 삼각무역마약유통 체제가 성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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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영국이 이익이 좀 부족하다고 느끼며 뭔가 아쉬워한 중국과의 무역에서 획기적인 전환점을 가져온 사건입니다.

 

수백년 간 유럽과 중국은  은 <--> 차, 도자기 무역을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영국은 발상의 전환을 통해 이런 고리타분한 합법적인 관행를 그냥 부셔버린 것이죠 

명예로운 대영제국은 은 대신 마약을 결제 대금으로 쓰기 시작했습니다.

 

심지어 아편마약을 너무 많이 팔아 먹어서 댓가로 차와 도자기를 챙기 것을 넘어서게 됩니다 

이젠 거꾸로 중국의 은이 대량으로 영국에 넘어오는 지경에 이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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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편 창고, 볼링공처럼 보이는게 전부 아편입니다.)

 

원래 아편이란 것은 그 재배와 채취 방법이 어렵고 생산량도 많지 않은 작물입니다

터키산 아편을 최상급 고급으로 여기는데 가격이 비싸서 소수 귀족들만 음성적으로 음용하던 것이죠

영국이 재배한 인도산 아편의 경우 그 품질은 터키산에 비해 좀 떨어집니다 

하지만 그대신 인도인들을 죽어라 후드려 패는 서구 문명의 놀라운 기적을 시전한 결과 

인도산 아편은 대량 생산이 가능했단 장점이 있었습니다

 

때문에 청나라에 팔아먹은 아편은 가격이 일반 농민도 구매 가능할 정도로 싸게 공급되었습니다

이는 기존의 아편 수요층을 크게 넓혀 전혀 다른 차원의 아편 소비와 시장확대를 촉진시키게 되었습니다

아편은 시간이 지날 수록 더욱 싸졌고 중국에 풀리는 아편 물량도 기하급수적으로 폭증했죠

19세기쯤에 이르면 중국 인구 전부인 4억명이 동시에 투약 가능한 엄청난 물량의 아편이 청나라에서 유통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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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선진문명의 뛰어난 생산력 덕분에 이제 아편은 과거 귀족들이나 기품있는 여가로 즐기던 제품이 아니게 됩니다. 

청나라에선 남녀노소 모두가 함께 즐기는 국민 여가생활로 거듭나게 된 것이죠   

온 가족이 오손도손 마약을 빠는게 가능한 놀라운 세상을 도래한 것입니다.

 

도시에서는 마치 오늘날 편의점에서 담배 사듯 아편을 살 수 있게 됩니다 

아편굴이라고 하여 단체로 자빠져 아편을 피우는 유곽이 늘었죠 

오늘날 피씨방에 가듯 손 쉽게 아편굴을 애용하는 아름다운 세상이 펼쳐졌습니다.    

 

이게 또 중독성이 쩔어줍니다. 

청나라 사람들 태반이 인생을 포기하고 온 종일 아편에 쩔어 지냈죠 

그러다 아편을 할 돈이 떨어지면 애비는 자식을 내다 팔아 아편을 하기도 했고

농민들은 끼니도 거르고 식량 살 돈으로 아편을 사서 피우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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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나라 피씨방의 풍경)

 

결국 청나라에서 아편 이용자만 4천만명, 중독자가 2천만명 이상에 이르게 됩니다.

중앙정부 고위관리의 10~20%, 지방정부 관리의 20~30%, 하급관리의 80~90% 군인 장병의 80%가 아편을 하는 중이었죠

 

그러니까 청나라 관료층과 군대를 비롯한 공직자들이 죄다 아편중독자로 전락하게 됩니다.

당연히 관료들이 죄다 아편중독자가 되버렸으니 국가 행정력 자체도 마비되는 지경에 이르죠

특히 군대의 무능력화는 가속화되어 전투력의 급격한 저하 아니 전투능력을 상실하게 됩니다. 

대놓고 청나라를 부정하는 역모를 일으킨 백련교도의 난이 발생했을 때가 그러하죠

아편에 쩔어 전투력을 상실한 청나라 정규군은 이를 진압 조차 못하는 상황에 이릅니다.

청나라 군대는 쓸모가 없었고 결국 한족 출신의 관료들이 지역별로 자체 구성한 사병들이 난을 진압했습니다. 

그리고 이때 구성된 한족관료의 사병들은 훗날 중국식 군벌의 등장을 예고하게 됩니다

강희-옹정-건륭의 최전성기를 막 지났다는게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입니다. 

아편 무역이 시작한지 수년 만에 청나라 국가 전체의 시스템이 붕괴한 것이죠  

 

영국과의 무역관계는 어찌 변화 되었을까요  

말 그대로 개판이 됩니다

 

많은 물자와 노동력을 들여서 만든 귀중한 차와 도자기를 고작 마약과 바꿔 넘기는 것도 기막힌데

아편을 더 수입하기 위해 은을 사용하게 되었고 거꾸로 영국으로 은이 빠져나가는 구조가 됩니다

청나라 은이 유출은 매년 꾸준히 증가하게 1834년에 이르면 영국으로 유출되는 은이 매년 3000만냥에 이릅니다.   

도광제 연간을 지나며 이미 6억량의 은자가 영국으로 빠져나 버린 상황에 이르죠

청나라 1년 정세가 3000만냥 정도였으니 그 규모를 짐작하게 합니다.

청나라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환장 할 상황이 벌어진 것이죠

 

더 심각한 것은 청나라 은의 유출은 단지 국부 유출에 그치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기억나겠지만 청나라에서 세금은 은으로 납부하게 되어있습니다

영국으로 막대한 양의 은이 유출되자

청나라 국내에서 은이 귀해지며 동전과 은의 교환 비율이 800 : 1 에서 2100 : 1로 3배 가까이 폭증하게 됩니다

이는 다른 말로 졸지에 세금이 3배로 뛰었단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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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나라에 아편중독이 만연 되면서 국가 행정체계와 군사체계는 붕괴에 가깝게 무너졌고

국가의 백성들은 중독자가 되어 나라가 개판이 된 가운데 더이상 아편만 문제가 아니게 됩니다. 

세금까지 폭증하여 정상적인 농민들까지 몰락하는 국가 파탄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입니다

 

이때 청나라 조정에서는 아편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논쟁이 벌어집니다

 

이금론(弛禁論)과 엄금론(嚴禁論)입니다

 

이금론은 일종의 자유시장 원리를 적용한 것 입니다. 

아편이 이미 너무 만연되어서 단속하는게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이것을 직접 근절하기 보단 간접 규제를 해야 한다 

아편에 막대한 세금을 붙여서 가격을 올리는 동시에 세수도 확보하고

나아가 아예 중국에서 아편을 재배해서 은의 유출을 막자고 주장했습니다.

아편 중독자에 문제에 대해서는 개인의 도덕적 해이와 나태로 규정했죠.

 

여기에 시부럴! 아편은 마약인데 지금 무슨 담배 가격 올리세요?

라고 반발해 엄금해야 한다고 주장한게 바로 엄근론입니다.

 

엄금론은 아편은 기본적으로 마약이다. 

이를 방치하면 사람을 병들게 할 뿐만 아니라 나라가 망한다고 보고 엄금할 것을 주장했습니다

마약을 가지고 국가가 세수타령하며 장사 하는 건 애초 말이 안된다고 본 것이죠

 

이를 주장한 대표적인 사람이 친형을 아편중독을 잃은 뒤 각성해 아편의 해악을 깨달았던 사람입니다. 

호광총독으로 지내며 자신의 관할 구역에서 실제 아편근절에 성공한 바 있는 관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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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칙서입니다.

 

그는 황제의 은혜는 두루 미쳐야 하는데 백성을 아편 중독자라고 버려선 안된다 

거기에 국가가 마약을 근절하기는 커녕 마약을 도구로 세금까지 걷으면 대체 그 국가가 왜 존재하냐? 라고

강력하게 어필하였죠

 

도광제가 이 말을 곰곰히 들어 보니까 어라 그러네? 싶거든요

 

그래서 청나라에서는 아편 엄금론이 국책으로 채택되었습니다 

그리고 임칙서를 황제를 대신한 전권대신인 흠차대신으로 임명하였으니 

아편의 엄금을 위해 임칙서가 광저우로 내려가게 됩니다  

 

1939년 3월 10일 광저우에 도착한 임칙서는 다음과 같이 맹세합니다. 

"아편을 근절 시키지 못한다면 여길 떠나지 않겠다"

 

그 즉시 광저우 지역 아편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실시합니다

현지의 마약사범을 대대적으로 단속해 1600명을 체포하고 부패한 관리도 처벌했습니다 

또한 광저우 시내의 아편굴을 모두 폐쇄하는 동시에 유통 된 아편 2만 8천근을 즉시 몰수했죠

 

임칙서는 황제로 부터 아편을 완전히 근절하라 명령을 받은 전권을 가진 흠차대신의 지위였습니다 

조정에서는 아편 근절을 외치는 엄근론의 대표자로 개인적으로 자신의 형이 아편으로 목숨을 잃은 가슴아픈 사연도 가진 인물입니다.

솔까말 도착하자 마자 마약 유통의 근원인 영국놈들 전부 붙잡아 족쳐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상황입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광저우에 와서 흠차대신 임칙서 가장 먼저 시작한 일은 다름 아닌 국제법과 영국법령, 영국신문에 대한 번역과 공부였습니다.

임칙서는 다른 청나라 관료들과 다르게  영국인을 막무가내로 상대한게 아니라 당시 생소한 국제법에 입각하여 완벽한 FM으로 대응한 것이죠

 

공행과 거래하는 영국상인들에게 아편무역을 중단할 것을 정중하게 요청하고 보유하고 있는 아편을 내놓을 것을 요구합니다

심지어 마약을 그냥 몰수하는 것도 아닙니다 아편 1상자에 차 5상자로 교환해주겠다 하였죠

이런 청나라 관리의 지극히 정당한 요구에 신사의 나라에서 온 문명국 영국인들은 답변했습니다.

 

"싫은데"

 

당연히 아편 1상자는 차 5상자 보다 비싸게 팔아 먹을 수 있는 물건이니 교환하는 건 수지가 맞지 않거든요.

또 청나라가 진짜로 차를 준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아니 아편은 그냥 마약입니다. 이해하기 힘들죠 

 

임칙서는 그럼에도 놀라운 인내심을 발휘해 철갑을 얼굴에 두른 영국상인들을 족치지 않았습니다  

그냥 영국상인을 돕던 중국 노동자들을 철수 시키고 아편을 내놓을 때 까지 그냥 붙잡아 둡니다

그럼에도 영국 마약상은 기여히 돈에 눈이 멀어서 다시 또 주구장창 무려 6주를 버티었죠

 

영국상인을 보호하기 위해 파견된 영국 무역 담당관 엘리엇의 대위의 중재가 진행됩니다. 

결국 영국상인의 아편을 먼저 영국정부에 소유권을 넘긴 후 청나라에 아편을 넘기게 되죠 

영국정부의 이런 조치는 두가지 효과가 있습니다. 

큰 이윤을 포기해야 하는 상인들에겐 영국 정부가 보상을 보증한다 안심시켜 위기를 푸는 효과

그리고 청나라와의 관계에선 이제 영국정부가 향후 개입할 수 있는 명분을 남긴 것입니다

 

이때 압수 된 아편의 물량이 21,000상자 1,400여톤에 이릅니다.

금액으로 치면 당시 영국 전체 국비의 1/6에 달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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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편을 폐기하는 임칙서)

  

임칙서는 토지신과 해신에게 사죄하는 제사를 올린 후  제방을 쌓아 바닷물을 끌어 올린 다음 석회와 함께 아편을 섞어 중화해 전부 폐기했습니다.

워낙 양이 많아 아편을 폐기하는데만 무려 2주가 넘게 소요되었습니다

 

그리고 임칙서는 그럼에도 영국과 무역을 단절 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가 온 목적은 오직 불법 마약인 아편의 근절이었고 영국 상인들이 아편을 무역하지 않겠다고 약속만 한다면 무역을 지속한다는 입장이었죠

 

영국 빅토리아 여왕에게 정중하게 편지까지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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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천조(天朝)는 멀리에서 오는 당신들에게 두배나 정중하고 친절하게 대우했습니다.

이백년 동안 무역으로 이득을 취해왔고 이것이 바로 당신들이 부유하게 된 원인입니다.

...

(하지만 영국은) 아편을 밀수하여 중국 백성을 꼬드기고, 중국 전역에 퍼트리는 결과를 초래하였습니다.

이들은 자신의 이득만을 알고 다른 이에게 끼치는 해악을 모르기에, 천리(天理)에 일치하지 않을뿐만아니라 온 인류가 이것을 증오해야할것입니다.

...

우리는 당신의 나라가 이곳에서 6~7만리나 떨어져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무역을 하기위해 이곳에 오는 것은 이곳에 큰 이득이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중국의 부는 당신들에게 막대한 이득을 약속하는 것입니다.

즉, 당신들이 가져간 부는 모두 중국인의 정당한 몫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그들은 무슨 권리로 중국인을 해치는 마약을 사용하며 팔고 있는 것입니까? 

그들이 고의로 우리에게 해를 입힌게 아니라 칩시다

탐욕스럽게 이득을 갈구하여 일부러 그런게 아니라 칩시다 

그럼 질문을 하나만 묻겠습니다.

 

당신들의 양심은 어디에 있습니까?

 

심지어 당신들 나라에서 아편흡연이 엄격히 금지되어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당신들은 아편으로 생기는 해악을 이미 명확하게 알고 있다는 뜻이 아닙니까?

자신의 나라에 해악이 된다는 것을 아는것을 어떻게 그 해악을 타국에게 전가시킬 수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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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하면

 

"그동안 무역을 허락하며 니들 부유하게 이윤 챙기도록 특별 배려를 해줬는데 이제 하다하다 마약을 팔아먹고 있네?"

 

"니들 양심 어디? "

 

임칙서는 무슨 엄청난 요구를 한게 아닙니다

그냥 니들 원하는 무역을 다시 재개해 줄테니 불법인 아편 무역만 앞으로 안하겠다 약속해 달라!

라는 너무도 소박한 요구를 했을 뿐이죠

 

무슨 엄청난 폭력을 쓴 것도 아니고 요구 조건이 불합리한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임칙서의 정치적, 개인적 사정을 고려 하면 불가능하다 여길 정도의 인내심을 보인 온건한 방식입니다  

또 그가 영국법, 국제법을 힘들게 번역해 공부해서 세운 지극히 정당한 내용과 절차였죠

 

그러나 그런 요구에 대해 영국상인들은 또 거꾸로 항의를 합니다...아 쫌..

청나라에 압수된 불법 마약인 아편에 대한 보상을 영국정부가 거부하자 영국상인들은 폭주 하기 시작했죠.

급기야 영국 수병이 술에 취해 청나라 민간인을 때려 죽이는 사건이 터집니다. 

 

이에 대해 영국인들은 나름 수습을 한다고 유족에게 이미 충분한 보상을 해줬네...

영국법에는 외국에서 살인 한거에 대해 근거가 없네...

영국 배에서 정당한 재판을 했는데 니들이 참석 안했네...

영국인 범죄자는 영국으로 가서 충분한 처벌을 받을거다...

등등 궤변을 늘어놓았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임칙서는 이미 국제법과 영국법령을 모두 공부한 상태였습니다

님들아 대체 뭔 개소리심? 하며 영국법령을 직접 드리밀어 진상을 밝혔습니다. 

니들 법에도 명백한 불법인데 어디서 수작질이냐  왜 살인범을 인도 안하냐 논리적으로 따진거죠

그렇게 궁지에 몰리자 이젠 모르쇠로 일관하니 결국 하다 하다 식량 공급을 중단하였습니다

 

남에 나라에 와서 마약 팔고 민간인 살인까지 하는 사실상 범죄 집단인데 먹을거까지 줄 수가 없는거죠

다른 말로 제발 좀 청나라 법 좀 지켜달라는 의미입니다

나름 정중하게 표현한 강경책인데 그럼에도 여전히 바램은 관철 안되었죠

결국 임칙서는 이들이 도무지 개선될 여지가 없다 여겨 영국인들을 전부 추방하게 됩니다

마카오에까지 영국인의 입항이 거부되자 영국인들이 피신해 임시로 모인 곳이 광저우 앞에 위치한 오늘날의 홍콩섬입니다.

 

1839년 8월 명예로운 문명국의 시민마약상이자 위대한 대영제국의 일원인 영국상인 마약상 들은 크게 분노했습니다. 

숭고한 자유무역이 무참히 탄압 받은 이런 억울한 사정을 영국 본국에 통보하였고 이에 대한 지원을 요청하게 됩니다. 

 

이런 대치가 지속 된 와중에 사건이 터집니다 

1839년 11월 청나라의 무역금지 조치를 못 견디고 그래 앞으로 불법마약인 아편을 안팔겠다 선언한 상인이 나온 것입니다. 

그냥 정상적인 무역을 할 생각으로 광저우로 영국선박 섹슨호가 입항을 시도하게 됩니다

당시 영국 상인 마약상들은 홍콩 앞바다에서 전함 2척을 띄워 놓고 감시 중이었는데 광저우로 향하는 영국선박인 섹슨호를 보죠

곧 바로 배신자인 해당 상선을 추격해 영국 무장함대가 포격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청나라는 비무장한 영국의 상선이 마약상 전함에게 무참하게 포격을 당하는 것을 목격합니다. 

이에 청나라 해군이 이 영국상선을 구하기 위해 출동하였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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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제1차 천비해전입니다.  

 

다시 한번 강조 하지만 청나라 선박이 영국에게 공격을 당해서 청나라 해군이 출격한게 아닙니다.

비무장 영국선박이 영국 마약상들에게 공격을 받자 청나라 해군은 바로 영국상선을 구해주기 위해!!! 출격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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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당시 무장도 빈약하고 그저 목재 함선에 불과한 청나라 정크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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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식 대포로 무장한 영국 전함과 애초 상대가 안되었다는 것 입니다

 

영국상선을 구원하기 위해 출격한 청나라 정크선 29척은 고작 영국 무장전함 2척에 무참하게 격파 당했습니다. 

정크선에는 구형 철포가 몇개 고정되어 있을 뿐인데 당시 영국 상선전함은 회전식 포대를 구비한 신형이였죠  

청나라는 도와주러 바다로 나왔다가 무려 정크선 26척이 격침되는 큰 피해를 입게 됩니다.

 

이는 청나라와 영국 양측에 모두에게 충격을 주었습니다.

 

임칙서는 이때 청나라 군대가 레알 형편 없고 가장 중요한 대포는 전혀 쓸모 없단 걸 깨닫게 되었죠

영국군에 의해 광저우가 공격당 할 위험이 있음을 바로 직감 하였기에 방어력 증강을 했습니다. 

임칙서는 다급하게 미국 상인을 통해 신식 대포 300문과 전함을 즉시 구입하도록 하여 광저우에 대한 방어진을 구축합니다

 

그리고 영국의 경우도 뭐지 이새퀴들? 하는 생각과 함께 한번 해볼만 하다 판단 하는데 결정적 영향을 주었습니다

 

제 1차 천비 해전 이후 1839년 12월 3일 청나라는 영국과의 무역단절을 공식적으로 선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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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영국 내각은 청나라와 개전을 이미 결심하였죠   

1840년 2월 영국정부는 청나라 출병을 위한 군비 지출 예산안을 영국 의회에 제출하게 됩니다.

 

"영국이 청나라 광동에서 당한 것과 같은 모욕을 50년 공직생활에서 결코 본 일이 없습니다!!"

 

-영국 개전 찬성파 아서 웰링턴 연설 中-  대체 무슨 모욕을 당했다는 건지 알수 없지만....

 

그리하여 대영제국은 서구문명의 위대한 의무를 다하기 위해 결단을 내렸으니...

인류 최초로 마약을 팔아먹겠다고 국가 대 국가로 벌인 전쟁이 발발합니다. 

 

아편전쟁입니다. 

 

 

끝.

 

 

* 본 글과 관련한 다른 견해나 사실관계 정정은 언제든지 적어 주시면 항상 참고하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역사적 사실관계와 관련한 부분은 개인의 주관적 느낌이 아니라 합당한 근거를 함께 써주셨으면 합니다. 

그래야 제가 놓친 부분이 있다면 배우고 다른 분들께도 도움이 될 듯 합니다.  

편하게 읽기 쉽게 요약한 글인지라 디테일에서 부족한 부분이 많습니다. 이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마약왕 영국의 아편전쟁 이야기. 1편 영국과 청나라.

https://www.dogdrip.net/281063214

마약왕 영국의 아편전쟁 이야기. 3편 1차 아편전쟁.

https://www.dogdrip.net/281222519

마약왕 영국의 아편전쟁 이야기. 4편 최종 2차 아편전쟁.

https://www.dogdrip.net/281349078

10개의 댓글

2020.09.20

진짜 영길리둘은 씹 해악이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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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20

이자는 읽판의 보배로 묶어놓고 매일 아침 점심 저녁으로 글 한개씩 연재하게 해야하는데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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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20

영길리 씹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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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 오류

19XX가 아니라 18XX아님?

 

내용은 재미있음 유익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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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20
@마쓰른마은다쓰쌀이다

수정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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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간 영국놈들... 갈가리 찢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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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20

인류 역사상 젤 부도덕한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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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21

재밌어요. 계속 연재해주세요.잘보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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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21

썰 넘 재밌게 잘푸는듯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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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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