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북한 경제정책의 역사: 통제의 포기와 시장적 요소의 도입

초기 북한은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며 중앙집권적 계획체계로 경제를 꾸렸음. 이건 비단 북한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회주의 국가가 걸어온 길이기도 함. 근데 중앙집권적 계획체계는 존나 비효율적임. 중앙에서 비누 100개를 만들라고 명령이 내려와서 만들었더니 막상 현장에서는 비누가 아닌 우산을 요구하는 일이 빈번했음. 그럼 이걸 어떻게 해결했냐? 시장적 통제기제의 도입이었음. 말이 어려워서 그렇지 그냥 우리 하는 것처럼 지들끼리 알아서 하도록 통제를 풀었다는 거임 ㅇㅇ

 

그럼 북한 사장님들은 까라는대로 까냐? 초기에는 실제로 그랬음. 근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풀어짐. 김정은대에 들어서는 그 정도가 심해져서 기업체들보고 알아서 계획짜고 경영하라고 풀어졌음. 다만 주의해야 할 점은 이런 중앙집권적 계획체계의 해체는 김정은때 들어서 갑자기 생긴게 아니라는거임. 김일성때부터 지금까지 점점 진행되오던 일임. 지금부터 그 과정을 대충 훑어보겠음.

 

중공업 몰빵의 최후

 

북한은 한국전쟁 휴전 직후에 개박살난 경제를 재건해야 했음. 김일성은 그 전략으로 중공업 우선 전략을 채택함. 논리는 이럼. 중공업을 발전시키면 경공업과 농업에 쓸 수 있는 생산물이 나옴. 트랙터나 공장에 들어갈 기계같이. 그래서 초기에 중공업에 몰빵하는게 오히려 전체적인 성장속도 측면에서는 효율적이라는거임.

 

실제로도 그랬음. 초기에는 되게 성공적이었음. 근데 이게 뒤로 가면서 일이 꼬임. 1960년대 중반 김일성은 국방 병진노선을 채택함. 중공업을 가면서도 국방 부분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겠다는거임. 취지는 좋았음(북한 입장에서) 1960년대 북한은 내부와 외부에 걸친 양면의 위기에 처함. 김일성은 1956년 8월종파 사건으로 북한에 존재하던 소련계와 연안계를 조지고 북한 정계를 장악함. 그런데 1960년대에 들어와서 김일성의 파벌인 갑산파 내부에서 분열이 발생함. 그래서 또 숙청함. 사실 여기에는 단순한 정치논리 뿐만 아니라 북한의 경제 정책 방향성과도 관련이 있었는데 이거 관련해서는 나중에 따로 다루겠음. 지금은 그냥 정치적 내분이 있었다. 이정도만 알아가면 될듯.

 

외부의 경우 이 시기 북한은 지속적인 전쟁위협에 시달리고 있었음(북한 입장에서). 베트남전쟁이 극에 달하고 있었고 남한은 웬 놈들이 정권을 잡더니 경제를 무서운 속도로 성장시키고 있었음. 그리고 무엇보다 자기 뒤를 봐주던 중국과 소련이 충돌하기 시작함. 서구 자본주의의 위협은 날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는데 자기 뒤를 봐줄 애들은 내분에 빠진 상황이었음. 한국전쟁을 시작한 새끼가 누군지 생각하면 어이없는 피해망상이지만 하여간에 걔네 생각에는 그랬다는거임.

 

한국전쟁을 시작한 새끼가 누군지 생각하면 어이없는 피해망상이지만 하여간에 걔네 생각에는 그랬다는거임. 그래서 일단 살기는 살아야되지 않겠음? 경제발전 해놨는데 나라가 망하면 무슨소용임(북한 입장에서) 그래서 국방병진 노선을 채택함.

 

근데 여기서 일이 꼬임. 왜냐면 상식적으로 국방 분야는 뭘 생산하는 분야가 아님. 전차로 밭을 갈수있는건 아니잖음? 전쟁에서나 쓸모있지 평시에는 그냥 고철이랑 다를게 없음. 그런데 국방병진노선을 하겠다고 중공업에 대한 편파적 투자가 심화되면서 경제 균형이 개박살나버림. 경공업이랑 농업 같은 소비재 생산에 들어갈 자원이 죄다 중공업에 들어가니까 처음에 계획했던 "중공업 먼저 부흥->중공업에서 나온 물건들로 경공업, 농업 살리기" 이 계획이 완전히 틀어진거임.

 

그리고 이 시기 북한은 더욱 강력한 중앙집권적 계획체계를 구축함. 왜냐면 앞서 말한 60년대에 북한이 내외부적으로 위기 상황에 처했다고 말했잖음? 이 상황에서 나온게 주체사상임. 주체사상으로 위기를 돌파하려고 했던건데 사실 이거 자체는 성공함. 근데 그 방법이 개빡센 통제라서 문제인거지. 한창 심할때는 어디 공장에서 볼트와 너트 몇개를 만들고 쓸지 이런 것까지 계획했었음.

 

그래서 한번 시원하게 망함. 중앙집권적 계획경제의 비효율성은 다들 알테니 굳이 설명 안하겠음. 근데 왜 중공업 과잉투자가 경제 좆망으로 이어지는지 이해가 잘 안될꺼임. Shortage Economy라는 용어가 있음. 헝가리 경제학자 János Kornai가 사회주의 경제권이 망한 이유를 설명하면서 만든 용어임. 코르나이는 공급의 부족에 초점을 맞춤. 왜 공급이 딸릴까?

 

대략적으로 설명하자면 이럼. 생산성이 유지되려면 노동자들이 일할 맛이 나야됨. 일종의 동기가 필요하다 이거지. 근데 앞서 말한 소련같은 사회주의 경제권은 중공업 위주로 투자를 하다보니 소비재 생산이 좀 딸리는 편임. 있긴 있는데 종류가 많지도 않고 양이 충분하지도 않음. 그러니까 노동자가 일해서 돈을 가지고 있어도 살 소비재가 없는거임. 돈이 있어도 살게 없는데 뭐하러 일하겠음? 그럼 다시 일을 안함. 그러니까 다시 생산력이 떨어지네? 이게 계속 반복되면 결국 만성적인 공급 부족에 시달리게 되는거임.

 

자세히 기억은 안나서 맞는지는 모르겠는데 어쨌거나 소비재 생산이 없으면 전체 생산력 자체가 박살난다는 점만 기억하면 될듯함. 어쨌거나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북한 경제는 망했음

 

수습

 

북한애들이 경제를 이렇게 조져놨지만 그걸 그대로 방치할만큼 병신은 아니었음. 일단 앞에서 말한 그 선택들 자체는 당시의 시각에서 보기에 합리적인 선택이었음(북한 입장에서). 앞서 말한 상태가 계속되면서 북한 애들도 이대로 가다간 다 죽는다는걸 알았고 대응하기 시작함.

 

앞에서 말한 문제점은 소비재의 부족, 중앙집권통제체제의 비효율성 때문이었음. 해결도 거기서 시작함. 일단 김일성은 1984년 12월 전력 생산의 정상화와 경공업 발전을 강조했음. 이때 김일성도 노동자의 물질적 동기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고 이를 위해서 경공업혁명, 봉사혁명이 실현될 것을 주문했음. 소비재 잘 만들고 서비스 산업 길러라 이런 말임.

 

그리고 시장적 통제기제가 도입됨. 연합기업소체계가 그거임. 연합기업소는 국가적으로 중요한 핵심적 공장을 ‘母공장’으로 삼아 업종과 지역별로 유사한 공장들을 주위에 배치하는 대규모 공장단지임. 이 子공장들은 연합기업소 내부에서만큼은 자기들끼리 계약을 위주로 자재조달과 생산을 수행할 수 있었음. 연합기업소 내부에 자원 시장이 형성되었다고 보면 될듯.

 

그리고 대외무역에 많이 힘을 썼음. 김일성 본인부터가 대외무역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음. 각 기업들에게 골목식당 솔루션처럼 "대외무역 성공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했을 정도였음. 그리고 북한은 70년대부터 도마다 수출입 상사를 가지고 외국과 무역을 하고 있었음. 정무위원회와 부에게도 대외무역이 허용되었고. 그리고 이 정무위원회랑 부 같은 경우에는 무역으로 번 돈으로 자기들이 가진 공장과 기업소에 필요한 것들을 마음대로 사서 쓸 수 있었음.

 

북한은 이렇게 상황을 수습했음. 근데 예상치 못한 일이 닥쳐옴. 베를린 장벽 붕괴를 시작으로 소련과 동유럽 국가들이 망해버린거임. 그리고 북한도 따라서 망함. 그래도 북한이 이 기간동안 공업 전반에 시장적 통제기제를 도입하고 경공업과 무역을 다각적으로 활성화 시키는 정책을 실시했다는 점은 주목해야 함. 김일성 때부터 중앙집권 통제경제에 대한 한계를 체감하고 시장적 요소를 도입하고 있었다는 것임.

 

김정일 시기 북한의 경제

 

고난의 행군을 겪으며 배급체계는 박살남. 그리고 북한 경제에서 중앙집권적 성격은 더욱 약해짐. 당장 중앙이 힘을 못쓰는데 어떻게 통제하겠음. 체제붕괴의 위기 속에서 김정일은 선군정치로 대응함. 결국 더 강력한 통제임. 이 과정에서 연합기업소체계는 해체됨. 경제위기로 인해 체제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김정일이 보기에 연합기업소는 부패의 온상이었기 때문임. 실제로도 그랬고.

 

그래도 중요한 것은 통제는 북한의 경제 구조가 처한 문제를 극복하는데 적절한 답은 아니었다는 점임. 북한의 경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근본 원인인 소비재의 부족과 통제경제의 비효율성을 해결해야 했는데 결국 시장적 통제기제를 도입해야 했음. 그래서 고난의 행군군이 끝난 뒤 위기를 극복했다고 판단한 김정일은 연합기업소체계를 재가동함.

 

대신 재가동된 연합기업소체계는 이전과는 꽤 다른 모습을 보여줬음. 더 많은 시장성과 더 높은 자율성이 부여됨. 일단 독립채산제가 강화됨. 독립채산제는 생산수단은 국가의 소유이지만 그 관리와 이용을 공장이나 기업체에 위임하여 기업활동을 독자적으로 하게 하는 기업관리 방법임. 그냥 우리 기업처럼 알아서 할 수 있게 내버려 둔다는거. 연합기업소 내부의 모든 공장과 기업소가 독립채산제로 운영됨. 그리고 자원분배의 범위도 넓어짐. 이전에는 연합기업소 내부에서만 거래할 수 있었지만 이젠 기업소 외부의 기업과도 거래할 수 있게 되었음.

 

이 와중에 번수입지표라는게 도입됨. 번수입은 기업소의 생산물 가운데 새로 만들어진 것을 판매해 얻은 화폐수입임. 번수입지표는 2002년 실행되었음. 여기서 주목할 점은 북한 당국이 번수입을 통한 국가에 대한 의무 수행을 먼저 명시했다는 점임. 돈 번것 중에서 국가에 먼저 납부하고 남은걸 자기들끼리 알아서 가져가라는 것. 이게 보면 기업의 국가에 대한 의무가 높아졌으니까 기업에게 마냥 안좋은 것처럼 보임. 근데 기업소와 근로자들 입장에서 생산에 대한 물질적 동기가 올라감. 국가가 정한 의무를 얼마나 수행하냐에 따라 자신들이 가져갈 수 있는 이익이 결정되었기 때문임. 그만큼 열심히 일하게 됨.

 

이 구조 속에서 시장의 느낌이 많이 나지만서도 결국 이익은 사회주의적 원칙(국가에 대한 의무)이 먼저 이루어진 후에 추구되는 구조임. 완전한 시장화와는 다른 느낌임.

 

김정은 시기 북한의 경제

 

김정은이 집권한지 2년이 지난 2014년, 북한은 "사회주의기업관리책임제"라는 새로운 경제관리 체계를 도입함. 이 체계는 시장적 요소가 더욱 확대된 모습을 보임. 일단 기업소의 경영상 독자성이 이전보다 더욱 확대됨. 기업소의 계획과 운영에 대한 권한을 기업소에 줘버림. 결국 니들이 어떻게 물건 만들고 팔지 알아서 정하라는 말임. 이젠 연합기업소에서도 기업에 대해 개입을 안함. 사실상의 연합기업소체계가 해체됨. 그리고 무역의 권한이 대폭 확대됨. 이젠 일반 기업체도 다른 나라의 기업과 무역을 할 수 있음. 자기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원료와 자재, 설비같은 것들을 수입해서 쓸 수도 있음.

 

그런데 무조건 풀기만 한건 아님. 북한은 국가가 설정한 목표를 먼저 수행한 다음에 기업의 목표를 수행하도록 규정했음. 한편으로 기업소당위원회를 만들어서 기업체가 당의 노선과 정책을 달성하도록 관리하게 했음. 결국 기업의 자율성은 증가했지만 온전한 영리추구는 안되는 것임. 사회주의적 목표를 달성한 다음에 이윤을 추구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니까 ㅇㅇ 이런 부분이 있긴 한데 그래도 전체적인 맥락에서 보면 시장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은 틀림없음. 자립경제 노선을 유지하면서 개혁개방의 이점을 가져갈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음.

 

다만 이런 시장이 도입되면서 이런저런 문제가 생기고 있는데 그 중 흥미로운 부분이 빈부격차 문제임. 북한판 농민공 문제임. 기업, 농장, 지역별로 경영 자율성이 주어지면서 잘 되는 곳은 잘되고 안되는 곳은 안되고 그러면서 빈부격차 문제가 부상하고 있음. 추가로 시장화에 따라서 빈부격차가 나오고 있기도 하고.

 

농민공 문제도 이 경우인데, 농민공의 원조는 중국임. 농부들이 농사로 생계를 이어나갈 수 없자 도시로 가서 노동자로 전직하는 것임. 그런데 이게 북한에서도 관측되는 중임. 북한은 집단농장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앞서 말한 것처럼 농장도 자율성이 주어져서 성과를 내려고 노력하고 있음. 그래서 토지 사용권을 농민에게 판매해 농장의 수익을 극대화하려고 함. 근데 이 사용권을 사려면 돈이 있어야됨. 여기서 돈이 있는 농민은 토지 사용권을 구매해 더 큰 수익을 내지만 돈이 없는 농민은 농사를 짓지 못함. 먹고는 살아야 되니까 결국 도시로 가서 빈민으로 전락함.

 

북한이 이런 새로운 사회적 문제들에 어떻게 대응할지는 지켜봐야 할것임.

 

마치며

 

결론을 얘기하자면 지금의 북한 당국은 사장님들에게 까라고 안함. 지들이 알아서 하라고 냅두고 목표만 달성하면 된다는 식임. 지금의 북한은 이전의 중앙집권 통제경제를 상당 부분 포기했음. 물론 쟤들이라고 다 잘하는건 아님. 이런저런 시행착오가 나오는 중임. 요즘은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있고. 시장과 결탁된 부정부패나 범죄도 발생하고 있다고 함. 근데 그건 쟤들이 알아서 할것임. 우리가 신경쓸 문제는 아니라고 봄.

 

우리가 주목할 부분은 오늘날 북한에서 나타나고 있는 시장화의 바람이 훨씬 예전부터 불어왔다는 점임. 통제의 포기는 북한이 통제경제의 한계를 체감한 70년대~80년대부터 시작된 움직임임. 중간에 고난의 행군을 겪으면서 다시금 강력한 통제로 돌아가긴 했지만 위기가 끝나자 마자 통제를 풀었음. 시장의 힘을 북한도 알고 있고 자신들의 정체성을 지키며 시장의 힘을 빌리고자 노력하는 중임.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음. 북한은 지금 초유의 위기를 겪고있음. 대북제재는 계속되고 있고 작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는 끝날 기미가 안보임. 덕분에 작년 북한의 무역 규모는 역대 최악으로 쪼그라들었음. 이런 위기 상황을 북한이 어떻게 돌파할지는 잘 모르겠음. 어쩌면 이전에 북한이 해왔던 것처럼 강력한 통제로 돌아갈수도 있을 것임.  다만 시장의 도입은 오래전부터 지속되어 왔던 일이고, 북한의 경제체제를 개선하기 위한 유일한 선택지임. 그런 점을 고려해볼 때 위기가 끝나면 다시 통제를 포기하지 않을까?라고 추측할 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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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북한은 초기에 중앙통제, 중공업 투자를 중심으로 경제를 키움

2. 근데 망했음. 그래서 80년대부터 시장적 요소를 도입해왔음.

3. 위기 때마다 다시금 통제로 돌아가긴 했지만 지금의 시장화 움젝임은 꽤 옛날부터 시작된 움직임임

 

6개의 댓글

2021.01.22

북한이 변화하고있디만 이번 코로나로 피해입은걸 복구할수 있을까???

 

현 대북제제가 계속 이어지면 20년내로 북한이 무너진다는 주장이 간간히 보이는데 그거에대해 어떻게 생각함?

0
2021.01.22
@갓스스톤

북한이 좆망위기인건 맞음. 작년에는 대북제재랑 코로나19가 겹치면서 무역에 매우 심각한 수준의 타격을 입음. 근데 그거로 쟤들이 항복하겠느냐? 그건 아니라고 생각함. 지금이야 어느 정도 풀어져서 "자본주의 물"이 들었다지만서도 진짜 체제 붕괴 직전의 위기상황이면 거리낌 없이 그 자본주의를 버릴 애들이라고 생각함.

 

북한 특유의 그 역사관이 있음. 2015년 열병식때 군 부대가 나온 순서를 기억함? 항일 유격대 - 한국전쟁 - 오늘날의 조선인민군 순서로 나왔었음. "일본 제국주의"에 저항하던 정신이 지금의 조선까지 이어져온다는 의식구조임. 우리야 일방적으로 얻어맞은 입장이고 전쟁을 할 생각이 없으니까 북한이 왜 군사력에 목매는지 이해가 안되는거지 북한 입장에서 보면 당연한 일들임.

 

국가 자체가 외세의 침략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졌고 이후로도 지속적인 외세의 위협에 시달려왔음. 우리 입장에서는 어이가 없는 말이긴 하지 먼저 때린 새끼가 누군데 ㅋㅋ 근데 쟤들은 그렇게 역사를 배워왔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음 ㅇㅇ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대북제재로 경제를 말려죽인다고 해서 항복할까? 오히려 쟤들한테는 대북제재에 못이겨서 항복하는 순간이 진짜 죽는 순간임. 죄다 굶어죽을지언정 항복은 안할것이라고 봄

 

지금이야 이런 경향이 좀 덜하지. 내가 이전에 쓴 글처럼 후기전체주의 사회로 바뀌면서 이런 이데올로기적 광기는 많이 덜해진 편임. 근데 그게 덜해졌다고 해서 역사관이 바뀐건 아님. 우리도 평소에는 예비군 가기 싫어하고 노예징용이다 그러면서도 전쟁나면 군대 갈꺼잖아. 쟤들도 그 상태라고 봄. 이전처럼 이데올로기를 맹신하지는 않지만 역사관은 유지되고 있는 상태라서 위기상황이 오면 이전에 보여줬던 그런 전투적인 모습으로 돌아갈꺼라고 생각함

 

그리고 대북제재는 좀 생각해봐야 되는게 대북제재로 인한 피해는 북한의 주변부에서 심장부로 뻗어나감. 생각해봐. 석탄이 없어서 전기를 제한된 양밖에 못만들어. 그럼 북한은 어디로 그 전기들을 보낼까? 핵심 계층으로 보내겠지 ㅇㅇ 의료, 식료품도 다 그럼. 실제로도 고난의 행군시기에 가장 피해를 덜 입었던 지역은 평양임. 대북제재로 북한을 붕괴시킨다는게 말은 쉬운데 생각보다 어렵고 잔혹한 말임

 

무엇보다 북한의 붕괴가 우리에게 최선의 시나리오인지도 생각해봐야됨. 북한 정권이 붕괴되면 우리는 필연적으로 개입해야됨. 무정부 상태, 혹은 군벌의 난립이 일어난 북한의 피해는 우리에게도 고스란히 미칠꺼임. 혼란을 피해 나온 북한이탈주민을 수용해야 하고, 북한 지역에서 생산된 마약이나 범죄조직이 남한에 침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음. 무엇보다 북한에는 핵이 있음. 만약 핵을 군벌이 입수해서 서울에 날리면 어떻게 해야 할까? 북한이 붕괴했을 때 그걸 방관한다는 선택지는 우리에게 없음

 

근데 그 개입의 부담이 큼. 미국의 RAND연구소는 북한이 붕괴했을 때 북한에 국군이 개입해서 안정화작전을 펼치려면 최소 18만, 최대 31만의 병력이 필요하다고 관측했음. 이 수치는 북한 내부에 저항이 없다는걸 가정했을때의 수치임. 저항세력이 있으면 이 병력 수요는 훨씬 올라감. 근데 지금 국군의 상비 병력은 전군 합쳐서 50만 따리임. 그리고 인구절벽으로 인해 이 수치는 더 감소할꺼임. 결국 대응을 위해서는 예비군 소집이 필수적임.

 

예비군 소집은 그만큼 경제 활동 인구를 빼온다는 말임. 일선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뽑아다가 병력으로 써먹는다는건데 이건 국가 경제에 심각한 부담임. 우리나라가 인구학적 재앙을 맏이하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됨. 경제 활동 인구는 앞으로 더 줄어들꺼임. 출산율은 이미 떡락한 상황이고. 그 상황에서 전쟁, 혹은 전쟁에 준하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예비군을 소집한다? 개인적으로는 국가적 자살이라고 생각함.

 

그리고 대북제재로 북한 정권이 붕괴되면 우리에게 호의적인 정권이 수립될 것인가? 그건 또 아니라고 봄. 앞서 말한 것처럼 북한 애들은 그 특유의 역사관을 가지고 있음. 그 상황에서 실제로 외세의 개입으로 인해 국가가 붕괴함. 과연 북한 주민들이 남한에 우호적일까? 대북제재는 기본적으로 외부로부터의 개입임. 우리가 아무리 김정은이 나쁜거라고 설명해도 북한 주민들 입장에서 나쁜놈은 김정은이 아니라 우리가 될것임.

 

정리하면 대북제재를 계속해도 북한은 버틸 것이라고 생각함.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남한에 대한 적대감은 더욱 고조될 것임. 만약 북한이 붕괴되면 거기에 개입해야 하는 우리나라는 국가성장동력을 상실하게 될꺼고. 그래서 북한 붕괴는 전쟁 다음으로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생각함.

 

그리고 이거 복구할지에 대해서는 추후 북미협상에 달려있다고 생각하는데, 북한이 경제적 성과를 이루려면 대북제재가 풀려야됨. 트럼프와는 하노이에서 쫑났고 앞으로 바이든이 북미관계를 어떻게 풀어갈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함 ㅇㅇ

2
@lllIlllIIllllIIllI

너 생각으론 언제쯤 통일될거 같아???

만약 통일되면 우리나라 경제에 엄청 타격이 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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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23
@개소리전문가될꼬얍

언제 될지는 나도 몰라... 그건 아무도 예측할 수 없을껄? 그래도 언제 되면 좋겠다 정도는 말할 수 있지. 통일이 가져올 경제에 대한 타격은 케바케임. 그 방식과 시기에 따라서 천차만별일꺼야. 내가 앞에서 말한 것처럼 북한의 붕괴나 전쟁으로 인한 통일이면 존나 클꺼라고 봄. 그래서 나는 그 비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상적인 통일 방안은 오랜 시간 동안 평화체제 속에서 공존하다가 통일하는거라고 생각함. 사실 지금 분단이 직접적으로 가져오고 있는 문제는 분단 자체보다는 적대 관계에 의한게 더 큼. 적대관계 때문에 전쟁위협이 지속되는 한편 협력에 있어서 상당 부분 제한되고 있음. 그래서 사실 굳이 통일까지 가지는 않더라도 적대관계만 해소되면 상황은 훨씬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함.

 

그리고 통일은 한 100년 200년뒤? 그때즘 살아갈 사람들이 결정할 일이라고 생각함. 만약 그때 하고 싶으면 하고 하기 싫으면 안해도 된다고 생각함. 지금 그걸 결정하는건 미래세대의 선택권을 침해하는게 아닌가 생각해. 지금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할 일은 평화체제 정착에서 그친다고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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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23
@lllIlllIIllllIIllI

지금단계에서는 그냥 서로 안건들기로 약속하고 군축 + 경제교류 활성화 + 교통로 일부 개방(북한 내부까지 들쑤실 필요까지도 없다) 정도 선이 최선인데... 그조차도 쉽지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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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이랑 댓글 다 잘 읽었다 개안하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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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7 [역사] [2차 고당전쟁] 6. 고구려의 ‘이일대로’ 2 bebackin 4 2024.02.27
1196 [역사] [2차 고당전쟁] 5. 예고된 변곡점 1 bebackin 3 2024.02.26
1195 [역사] [2차 고당전쟁] 4. 침공군의 진격 1 bebackin 3 2024.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