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냉전시기 핀란드의 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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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핀란드인의 삶에 러시아가 미친 영향은 엄청났다. 하윅이 말하길 매일같이 국영 라디오 방송은 15분간 뉴스 단신, 일종의 '오늘의 이웃 나라 소식' 같은 뉴스를 내보냈고, 방송은 '순화된 소련 선전' 투성이였다. 또 집집마다 하우스 북이라는 기록대장을 두고 그 집에 사는 사람 뿐 아니라 모든 방문객의 이름을 적어야 했다. 1월이 되면 가족 중 한명이 지역 경찰서에 줄을 서서 대장을 확인받고 도장을 받아야 했다.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벌금이 부과되었다. 

 

핀란드 언론과 출판계는 소련의 심기를 건드릴 만한 자료를 늘 조심했다. "선배들 말로는 특히 외교 정책이 민감한 사안이었다고 합니다"  <헬싱긴 사노마트>의 기자 헤이키 아이토코스키가 말했다. 

"외무장관은 국민을 심하게 압박했습니다. 기본적으로 모든 사람이 핀란드의 독립이 소련에 달려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가령 반소련 관련 도서는 도서관에서 다 치웠습니다. 고르바초프가 헬싱키에 와서 핀란드는 중립국이라고 선언한 사건은 엄청난 뉴스였어요. 지금이라면 그러겠죠. '그래서 어쩌라고? 핀란드는 이미 자유국가 아니었어?' 하지만 당시에는 대서특필감 이었답니다. 고르바초프는 핀란드를 독립국이 아닌 중립국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즉 소비에트 연방이 아니니 '가서 하고싶은 대로 하라' 는 말이었죠". 

 

이 모든 우려는 충분히 납득할 만 했다. 냉전시기 거의 내내 러시아 탱크가 핀란드 국경을 따라 정렬한 채 출동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러시아가 쳐들어왔다면 누가 핀란드를 지원하러 왔을까? 머리망을 한 중립국 스웨덴? 무장해제한 독일? 미국은 심하게 멀리 떨어져 있었다. 대신 핀란드인은 자기네가 가장 잘하는 일을 했다. 당시 유행하던 현실정치를 받아들이고 자존심을 굽혀 머리를 숙인채 러시아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다. 

 

거의 완벽에 가까운 사람들 p 245~246 

 

굴욕에 가까울 정도로 수그렸지만 놀랍게도 핀란드인들은 끝까지 살아남은건 자신들이기에 치욕스럽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한다

 

???: 살아남은 자가 강한 거다.

29개의 댓글

2020.12.16

그래도 겨울전쟁 이기지 않았나?

 

0
@goto

잘싸우긴 했는데 졌어 영토뜯기고 그후로 나치랑 같이 쳐들어가다가 역공당하고 폭망함

2
2020.12.16
@사랑해요감사합니다
0
2020.12.17
@goto

2차대전 말기엔 핀란드 인구 2배 좀 안되는 병력을 운용함

0
2020.12.17
@goto

소국이 할수있는 최고의 저항이였지 근데 장교다 학살되고 망했지...

1
2020.12.16

태국이 독립을 유지한 역사에 대해서도 한번 써보지않을래?

광대한 영토를 분할해서 유럽열강에 주더라도 독립만은 지켜내었던 역사도 나름 흥미롭더라

1
2020.12.16
@골방철학가

그거 90프로는 구라고 일부만 사실임. 걔내주장에 따르면 동남아 거의 대부분 태국땅임 ㅋㅋㅋㅋ

1
2020.12.16
@오랜만에똥필

그래? 내가 동남아시아 지역연구할 때 라오스와 캄보디아가 태국으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프랑스의 위성국이 스스로 되었고

태국으로서도 미얀마의 영국과 프랑스의 압박에서 생존하기위해 양 국에 많은 걸 양도했다고 배웠는데

라마4세가 그래도 꽤나 현명한 왕이었다고 생각하지 않음? 난 그 사람 나름 훌륭한 왕이라고 생각했는데

1
@골방철학가

일본이 침공하니까 항복하고 일본에게 왕실 유지 대신 모든 협력 하겠다고 해서 살아남음

그리고 연합국이 오니까 통수치고 연합국편 듬

1
2020.12.17
@북북춤할아버지

근데 결론적으론 그게 주효해서 그나마 이렇게 살아남은거잖음

어케보면 국제정세 안목 있었던걸로 포장 가능한거 아님?

쎈놈한테 붙는거도 실력인데

1
2020.12.17
@조홍감

혹시 왕공족이신가요?

0
2020.12.17
@조홍감

사실 영프의 중간지대역활이 끝이긴했는데 살아남았다는게 중요하긴하지 그래서 왕족이 개지랄해도 참고살다가 지금 터진거잖어

1
2020.12.17
@오랜만에똥필

그럼 자기 땅도 안팔고 독립 지켜낸거임? 더 쩐다 ㄷㄷ

1
2020.12.17
@goto

ㄴㄴ 뜯기긴뜯겼는데 태국이 주장하는바가 환국이 전부 우리땅이였다고 하는거랑 비슷함.

0
2020.12.17
@오랜만에똥필
0
2020.12.18
@골방철학가

그게 독립이냐? 말이좋아 동맹국이라는거지.. 사실상 자발적 식민지인데..

그리고 덧글에 왕실왕실왕실 하는데..

1. 당시 일본에게 투항한건 왕이 아니라 쿠데타로 왕정을 무너뜨리고 자리를 꿰찬 총리임 요인간이 협정했음 ..

(그때 왕이 어려서 거의 빈자리였고 사실상 총리가 다 했음.. 그래서 지금도 태국은 총리제..)

2. 말이 좋아 동맹국이지... 과거 일본이 만주에 세웠던 만주국보다 조금 더 자유가 있던 상태..

3. 말그대로 일본요구대로 길만 내주는 거였고... 태국의 희망대로 여전히 독립된 중립국이라면 태국군이 연합군과 싸울 이유가 없는데..

일본의 요구로 태국군이 연합군과 전투를 벌였음.. 동맹국이라서 인가?? 그리고 그 댓가로 땅도 받음..

4. 그결과로 방콕시내 연합군으로 부터 폭격 당함..

5. 일본군이 태국 양민을 학살한 사건도 발생 했는데.. 일본과 어물쩡 타협 계속 협조관계 유지..

이후에 연합군에 붙게 되는 과정도 일반상식으로 보기엔 졸라 웃긴 통수치는 걸로 붙음..

당시에 영국은 용서할수 없다고 태국을 응징해야 한다고 했으나, 미국이 말려서 연합군쪽에 붙을수 있었음..

 

자 이걸 자긍심 높은 독립다운 독립이라고 할수 있을까??

내가 보기엔 독립(타발적 동맹관계)이라 쓰고 여기에,저기에 항복했다라고 읽는게 맞는거 같은데..

 

태국에 비하면 핀란드의 대소련 겨울전쟁은 거룩하고 숭고하기 까지 함...

2
2020.12.18
@셰퍼드

약간 몽골때 고려라보면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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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17

냉전 때 체급 차이 생각하면 진짜 쫄렸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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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17

저기 3국은 언어나 문화가 다른가?

0
2020.12.17
@단톡경보기

살짝 다르긴 한데

근본은 게르만어로 시작해서

비슷한 언어임

아 핀란드어 혼자 쫌 다름

그레도 대충 말 통한다고능 함

0
2020.12.17
@Ppkpkgsf

노르웨이와 스위덴의 언어는 인구어족의 게르만어파에 속하지만 핀란드어는 우랄어족에 속해요. 안 통합니다.

다만 근대에 스웨덴령이었던 역사가 있어서 이중언어 사회가 되며 언어동조대가 형성되긴 했어요. 우리말이 한자/한문을 기반으로 고대 중국어에 큰 영향을 받은 걸 생각하면 됨됩니다. 상당수 어휘나 개념에 영향을 받았지만 대화는 통화지 않는 상황이요

0
2020.12.17
@요즘세상

헤이 헤이 탁! 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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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17
@가로로

이렇게 이렇게 어? 오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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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17
@요즘세상

탁 탁 탁!

0
2020.12.18
@요즘세상

핀어는 게르만어랑은 좀 다르지... 위쪽 라프어는 더하고

0
2020.12.18
@마리괭이

그쵸 완전 다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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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19
@단톡경보기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은 게르만 바이킹. 핀란드는 수오미. 계통이 다름.

0
2020.12.17
0
2020.12.17

저때 객기부리다 합병당했으면 지금쯤 사이좋게 경제 말아먹고 나란히 앉아서 보드카나 빨고있을듯ㅋㅋㅋ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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