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히틀러의 최후를 전하는 라디오 방송을 들어보자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75년전의 4월 30일, 아돌프 히틀러는 베를린의 총통 엄폐호에서 권총으로 자살했습니다. 바로 그 다음날 한밤중에는 베를린 제국의사당을 방어하던 무장친위대 노르트란트 사단이 최후까지 전투를 벌이다 모두 전멸함으로써 제국의사당 지붕에는 적기가 내걸렸습니다. 선전장관 요제프 괴벨스 역시 자살했고, 5월 2일에는 베를린 방어전의 총지휘관 헬무트 라이만이 소련군에게 항복하여 베를린 방어전이 종결되었습니다. 히틀러가 생전에 크릭스마리네의 원수 카알 되니츠를 후계자로 지목해 두었기 때문에*, 카알 되니츠는 유지를 받들어 자신을 수반으로 하는 플렌스부르크 정부를 구성하여 종전 협상을 이끌어 갔습니다**. 5월 8일 플렌스부르크 정부 치하 독일은 영미 연합군에게 항복하였고 5월 9일에는 소련군에게까지 무조건 항복함으로써 유럽에서의 전쟁은 끝을 맞이하였습니다. 8월 15일에는 지구 반대편의 일본 역시 두 차례의 원자폭탄 투하 이후 무조건 항복을 선언하여 제 2차 세계대전이 종전되었습니다.

 

독일의 국영 라디오 방송은 5월 1일 날이 밝자 히틀러의 사망 소식을 독일 국민들에게 알렸으며 곧이어 정부 수반의 직책을 맡은 카알 되니츠의 연설을 내보냈습니다. 최후의 격전 와중에 방송을 접할 수 있었던 일부 독일 국민들은 히틀러가 사망했다는 사실에 망연자실 하였는데, 자신들의 사기를 떨어트리려는 소련군의 선동이라고 생각한 이들도 있었다고 합니다.

 

당시의 라디오 방송은 지금까지 여러 매체에서 들어볼 수 있는데, 직접 번역하여 가져왔으니 함께 보아주십시오.

 

1:00 부터 방송 시작

 

우리의 지도자 아돌프 히틀러께서 볼셰비즘에 대항하여 최후의 순간까지 독일을 위하여 투쟁하다, 제국 총리실에 있는 그분의 지휘소에서 오늘 오후에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총통본부가 보고했습니다. 4월 30일, 지도자께서는 대제독 되니츠를 그의 후계자로 지명하셨습니다. 대제독이자 총통의 후계자께서 독일 국민들께 고합니다.

 

 

"독일의 남성과 여성들, 독일 국방군의 장병 여러분! 우리의 지도자, 아돌프 히틀러께서는 돌아가셨습니다. 독일 국민들은 깊은 슬픔과 경외로 애도를 표할 것입니다. 그분은 일찍이 볼셰비즘의 끔찍한 위험성을 깨닫고 그 투쟁에 자신의 목숨을 바치셨습니다. 그분의 투쟁, 그리고 그분의 굳건하고 올곧은 삶은 독일 제국의 수도에서 영웅적인 죽음으로써 그 끝을 맺었습니다. 그분의 삶은 독일을 위한 헌신이었습니다. 볼셰비즘의 파상공세에 맞서는 투쟁에서 그분의 업적은 또한 유럽과 전체 문명세계를 위한 일이기도 했습니다***.

 

총통께서는 저를 당신의 후계자로 지명하셨습니다. 책임을 통렬히 깨달으면서, 저는 바로 이 중차대한 순간에 독일 국민 여러분에 대한 지휘를 맡게 되었습니다.  저의 가장 우선되는 임무는 진격하는 볼셰비키 군대의 대량학살로부터 독일 국민 여러분을 지켜내는 일입니다. 군사 작전은 오직 이 목표를 위해서만 계속됩니다. 영국군과 미군이 이 목표의 달성을 방해하는 경우에만, 우리는 그들과도 싸우고 또한 방어하는 일을 계속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만일 그리되면 영미인들은 더이상 그들 자신의 국민을 위해서가 아니라, 오직 유럽에서의 볼셰비즘 확산을 위해서 전쟁을 지속하는 꼴이 될 것입니다.

 

독일 민족이 이 대전의 투쟁 속에서 이룩해온 일, 그리고 고국에서 인내해온 일들은 역사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입니다. 다가오는 우리 민족의 비상상황 속에서, 저는 우리 용감한 여성, 남성, 그리고 어린이들이 마땅히 살아갈 수 있을 생활 조건을 마련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의 실현을 위해 저는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여러분의 길이 곧 제 길이기도 하기에, 부디 여러분의 신뢰를 제게 주십시오.

 

도시와 지방에서 질서와 규율을 지켜주십시오! 모든 장소에서 여러분의 맡은 바 책임을 다해주십시오! 오직 이 방법을 통해서만 우리는 다가오는 시간이 우리 각자에게 안겨줄 고통을 덜어내고 완전한 붕괴를 예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만일 우리가 스스로 돕는다면, 주께서도 희생의 고통을 감내하시어 우리 곁을 떠나지 아니하실 것입니다."

 

 

 

 

<원문>

 

„Aus dem Führerhauptquartier wird gemeldet, daß unser Führer Adolf Hitler heute Nachmittag in seinem Befehlsstand in der Reichskanzlei bis zum letzten Atemzuge gegen den Bolschewismus kämpfend für Deutschland gefallen ist. Am 30. April hat der Führer den Großadmiral Dönitz zu seinem Nachfolger ernannt. Der Großadmiral und Nachfolger des Führers spricht zum deutschen Volk.“

 


„Deutsche Männer und Frauen, Soldaten der deutschen Wehrmacht! Unser Führer, Adolf Hitler, ist gefallen. In tiefster Trauer und Ehrfurcht verneigt sich das deutsche Volk. Frühzeitig hatte er die furchtbare Gefahr des Bolschewismus erkannt und diesem Ringen sein Dasein geweiht. Am Ende dieses seines Kampfes und seines unbeirrbaren, geraden Lebensweges steht sein Heldentod in der Hauptstadt des Deutschen Reiches. Sein Leben war ein einziger Dienst für Deutschland. Sein Einsatz im Kampf gegen die bolschewistische Sturmflut galt darüber hinaus Europa und der gesamten Kulturwelt.

 

Der Führer hat mich zu seinem Nachfolger bestimmt. Im Bewusstsein der Verantwortung übernehme ich die Führung des deutschen Volkes in dieser schicksalsschweren Stunde. Meine erste Aufgabe ist es, deutsche Menschen vor der Vernichtung durch de vordrängenden bolschewistischen Feind zu retten. Nur für dieses Ziel geht der militärische Kampf weiter. So weit und so lange die Erreichung dieses Zieles durch die Briten und Amerikaner gehindert wird, werden wir uns auch gegen sie weiter verteidigen und weiterkämpfen müssen. Die Anglo-Amerikaner setzen dann den Krieg nicht mehr für ihre eigenen Völker, sondern allein für die Ausbreitung des Bolschewismus in Europa fort.

 

Was das deutsche Volk in dem Ringen dieses Krieges kämpfend vollbracht und in der Heimat ertragen hat, ist geschichtlich einmalig, in der kommenden Notzeit unseres Volkes werde ich bestrebt sein, unseren tapferen Frauen, Männern und Kindern, soweit dies in meiner Macht steht, erträgliche Lebensbedingungen zu schaffen . Zu all dem brauche ich Eure Hilfe. Schenkt mir Euer Vertrauen, denn Eurer Weg ist auch mein Weg!

 

Haltet Ordnung und Disziplin in Stadt und Land aufrecht! Tue jeder an seiner Stelle seine Pflicht. Nur so werden wir die Leiden, die die kommende Zeit jedem einzelnen von uns bringen wird mildern und den Zusammenbruch verhindern können. Wenn wir tun, was in unseren Kräften steht, wird auch der Herrgott nach so viel Leid und Opfer, uns nicht verlassen.“

 

 

 

 

* : 히틀러는 죽기 직전 남긴 유서에서 총통이라는 자신의 직책을 다시 원상복구하여 제국 총리와 제국 대통령으로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후임 제국 총리에는 요제프 괴벨스를, 후임 제국 대통령에는 카알 되니츠를 지명하였으나 요제프 괴벨스가 히틀러를 따라 5월 1일 자살하였기 때문에 카알 되니츠가 정부 수반을 맡았습니다. 제국 총리는 그때까지 살아있던 몇 안 되는 나치 고위인사의 하나였던 요한 그라프 폰 크로지크가 맡게 되었으나, 실질적으로는 카알 되니츠가 모든 것을 주도했습니다.

 

** : 히틀러를 포함한 나치 고위인사들은 영미 연합군에게만 항복한 후 소련군과는 싸움을 지속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습니다.  이는당시 서구와 소련 사이의 갈등의 골이 깊었음을 이용하는 계획이었지요. 실제로도 종전 직후 처칠이 언싱커블 작전을 입안해 바로 직전까지 같은 연합국이었던 소련을 공격할 계획을 세웠을 정도로 영국과 미국의 반공 정서는 강했습니다. 그러나 영국과 미국이 아무리 소련을 싫어했다고 해도 이미 6년이나 전쟁을 치러온 나치 독일을 용서하고 소련의 뒤통수를 칠 정도까지는 아니었으며, 다 이긴 전쟁에 굳이 코 빠뜨리려는 마음도 없었기 때문에 나치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하여간 이러한 견지에서 영미 연합군에게는 호감을 사 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 히틀러는 상대적으로 신사적으로 전쟁을 치러 영미 연합군에게 밉보이지 않았던 크릭스마리네(해군) 인사가 차기 정부를 이끄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여 크릭스마리네 원수인 카알 되니츠를 후계자로 지명했던 것입니다.

 

*** : 바르바로사 작전으로 포화를 연 인류 최대이자 최악의 전장, 독소전쟁은 동구 볼셰비즘의 위협에 맞서 서구 유럽 세계를 지키기 위한 독일의 십자군 전쟁이라는 것이 나치의 주된 논리였습니다. 그리고 이는 단순한 프로파간다 차원을 넘어 실제로 당대 유럽인들에게 상당한 설득력을 가졌기 때문에 독소전쟁에 참전하기 위해 독일군에 자원한 다른 나라 병사들도 아주 많았습니다.

9개의 댓글

[삭제 되었습니다]
2020.05.01
@중국공산당코로나바이러스성폐렴

해당 발언을 한 카알 되니츠 제독은 국가사회주의의 맹렬한 신봉자도 아니었을 뿐더러 개신교인이었음.

0

히틀러 ㄹㅇ 죽은거맞음?

 

비밀 땅굴로 들어가서 지하 지구 중심부에 위치한 나치기지에서 잘먹고 잘살고있는거아니었음?

0
2020.05.01
@마법부오러사무국장

자넨 너무 많은 걸 알고 있군

0
2020.05.01

지리노 이기

1
2020.05.01
@호오우우준

사이트 제대로 찾아온거 맞음?

6

히틀러의 머리에 총탄을 박아넣은 아돌프 열사에게 묵념을

0
2020.05.02

어디서보니 잠수함으로 잘 탈출했고, 아르헨티나에서 잘먹고 잘살다가 명을 다해서 죽었다카던데...ㄹㅇ일까?..

0
2020.05.02

히틀러 살아있음. 내가 히틀러라서 잘 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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