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조선에서 태어난 일본인들의 삶, 1945년 패전을 맞은 일본인들의 최후

개드립에 올라온 일본인 이야기, 

1930년대 조선에서 태어난 일본인 히키아게샤*의 인민군, 국군 군생활 후 일본으로 돌아간 이야기를 보고, 이거 얘기를 좀 하고 싶어서 가져왔어. 

 

(히키아게샤: 구 식민지나 점령지에서 귀환한 일본인을 부르는 말. 한반도뿐 아니라 중국이나 대만 그 밖의 지역에서도 패전으로 인해 일본인이 대대적으로 급히 귀국하면서 비슷한 혼란이 벌어졌다. 자세한 건 히키아게샤 문서 참고)
 

내가 일제시대 조선에서 태어난 일본인들의 삶에 대해 처음 생각해보게 된 건 '미생'으로 유명한 윤태호 작가의 '인천상륙작전'이라는 웹툰에서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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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호 작가 - 인천상륙작전 4화 중

http://m.webtoon.daum.net/m/webtoon/viewer/40883

이 웹툰에서 참조한 이연식의 '조선을 떠나며'라는 도서를 잠깐 소개하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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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5일 역사비평사에서 출판된 이연식 저작의 논픽션. '1945년 패전을 맞은 일본인들의 최후'라는 부제가 달려있는 것과 같이 8.15 광복을 맞은 재한일본인들의 상황을 담은 저서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해방의 기쁨을 맞이한 우리의 입장에서 쓰여진 저서들은 많지만, 지배세력의 국민들이 식민지에서 맞이한 해방 당시의 심정은 어떠했었는지를 알려주는 저서로서 읽어볼 만한 도서라고 할 수 있겠다.

저자인 이연식은 1970년 서울 출생으로 서울시립대학교에서 한국현대사와 한일관계사를 공부했다. 당시 해방의 상황에서 '불쌍한 집단'을 찾는 중, 해외 귀환 동포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이것으로 <해방 직후의 해외 동포의 귀환과 미군정의 정책>이라는 석사논문을 썼다.

그러다 일본 문부과학성 초청 국비유학생으로 일본의 국립도쿄학예대학에서 유학하던 중, 그곳에서 패전 후 일본으로 귀환한 귀환 일본인(히키아게샤)들에 대한 자료를 접하게 되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한국의 해방 후 한국에서 일본으로 귀환한 일본인들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이것은 그대로 그가 박사논문으로 낸 해방 후 한반도 거주 일본인 귀환에 관한 연구의 재료가 된다.

 

저자는 당시 식민지 조선에서 살던 일본인들이 패전을 맞아 자신들의 사회적 지위가 갑자기 떨어진 것에 울분을 토하거나 슬퍼하는 이야기 중 상당부분을 비판적 혹은 분석적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조선인에 대해서는 별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고 조선에서 모은 재산 대부분을 잃게 된 자신들만 피해자인 것처럼 생각한다든지, 타지에서 자라 본토 일본인과 묘하게 다른 정체성을 가졌지만 동시에 대다수 조선인과 유리된 삶을 살았던지라 조선 땅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면서도 조선에 대한 이해도가 굉장히 낮다든지…]
 

 

 

 

볼드처리된 부분을 보면, 조선에서 나고 자란 일본인들은 자신들을 피해자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도 들어. 

 

애초에 일제강점기는 '한국'이라는 국가와 '일본국'이라는 국가간에 한일병합조약으로 한국을 식민지로 삼았던 건데, 다른 제국주의 열강들의 식민지배와는 다르게 일본은 한반도 전체를 '조선'이라는 일본국의 지역으로 두고, 일본의 법을 적용시켰어. 

 

그러니 조선땅에서 자란 일본인들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고향, 그러니까 한반도는 그냥 일본국의 한 지역이었던 셈인거야. 우리로 치자면 제주나 울릉도 같은 느낌이었겠지? 그래서 패전 후 갑자기 같이 살던 조선인들이 자신들을 죽이려고 달려드는 것도 이해가 안 갔을 거고,

 

애초에 그들에게 '조선'이란 그들이 살아온 세상에서는 일본국의 한 지역인 셈인거야. 역사 속의 '조선' 또한 일본의 지명으로 받아들였겠지. 한자조차 같았으니까. 그래서 한반도에 원래 살던 사람들을 자기들이 점령하고 수탈했다는 인식 자체가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어. 

 

 

해방 이후 대한민국에서 자고나란 우리들에게는 생소한 관점인 만큼 흥미로운 내용들도 많아. 

 

몇 가지 소개해보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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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이런 상황에서 개드립 갔던 후지이 히데토 같은 사람들도 나타났던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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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라치다 좆될 뻔한 사람)

 

하튼 생소한 관점이라 '조선에서 나고 자란 일본인들은 해방 이후 이런 일이 있었다'라고 일본인 관점에서 얘기하면 일뽕 씹덕 소리 들을 수도 있겠지만, 생소한 만큼 흥미로운 얘기가 아닐 수 없음ㅋㅋ

 

저 때 당시 역사 교육이라고는 전무했고, "내가 나고 자란 땅이 원래 조선 땅이었다는데 조선은 우리 일본국의 지역명인걸? 패전하면 한거지 왜 고향 땅에서 나가라는 거지?" 하는 일본인들이 생각보다 엄청 많았었다는 거지. 

 

개드립에 저거 올라왔길래 읽판에 글 써봐~ 

 

틀린 거 있으면 댓글 달아주면 ㄱㅅ. 

나도 그냥 이것저것 찾아봤을 뿐이니까 틀린 거 있을 수 있음. 

22개의 댓글

2020.02.13

근데 진짜 저많던 재한 일본인들은 죽은듯이 살고있는건가 한일 수교 전까지 일본으로 갈수도없잖아

0
2020.02.13
@크롬c

아니 해방후 남쪽은 미군정이 강제로 일괄 송환정책해서 대부분 그때 넘어갔어 북쪽은 남아있기 힘들만큼 개처맞아서 다 도망가거나 사할린 끌려갔고

그래도 일본할배 로 불리는 사람들 좀 남긴 했다더라

0
2020.02.13
@취생몽사

아항 근데 진짜 일본인 2세들은 조선땅이 자기 고향이었겠네

0
2020.02.13
@크롬c

뭐 히로시마에 부역하러 끌려가서 핵맞은 우리 조상들이나 원산에 탄광회사 일하러 끌려갔다 국제미아된 쟤들이나 시대의 아픔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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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롬c

한반도에 주둔하던 일본군도 본토로 무사귀한했는데, 일반인들이라고 못갔을까 더더욱이 총독부는 일본으로 귀환하면서 한반도 경제 씹창내고 ㅌㅌ한 개새기들임

1
2020.02.13

사고의 폭을 넓혀주는 글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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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3

신박하네 진지하게 저 책 학번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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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3
[삭제 되었습니다]
@김밥지옥

???:토착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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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3

구라치다 좆될 뻔 ㅋㅋㅋㅋㅋ 웃으면 안되는데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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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3
@오우야

졸 웃김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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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3

히키아게샤는 한반도에도 많았지만 저 당시에 일제가 진행한 대대적 이주정책 때문에 만주에 훨씬 많았음

특히 한반도의 경우는 간접적으로라도 식민 정부와 관련이 있는 경우가 많았던 반면에 (경찰 용품을 판매하러 온 상인과 그 가족이라던지)

만주는 일종의 신대륙 같은 느낌으로 이민 보낸거라 정말 일본에 아무런 배경이 없는 소시민이 많았다고 함

대부분은 중국이나 러시아로 빠졌지만 한반도로 내려와서 탈출한 경우도 있는데, 이 과정에서 많이 죽었다고 함

0
2020.02.13

나 저런 케이스의 할머님 뵌적 있는데

주민등록상 이름이 일본이름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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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3

서울같은 어디 큰 지역만 아니라

지방 곳곳에도 많이 살았나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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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7
@연딸절륜마

우리집 근처에도 일본인들 살다가 냅두고 튄 일본식 집 몇 개 있음

 

100여년이 다 돼가는데도 아직 재건축 안 하고 사람 사는 거 보면 신기함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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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3

한국전쟁만 없었으면 재한일본인도 상당히 많았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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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재밌다 책 함 읽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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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4

평소에 조명되지 않았던 흥미로운 주제네. 지금 바로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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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4

그 옛날에 요코이야기라고 피난과정에서 핍박받은 일을 적은 책도 있음, 미국교과서에 수록되려고해서 문제가 되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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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6

생각해본적 없었는데 재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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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6

굳 견문넓히는데 다른 관점에서 쓴 글을 보는거는 큰 도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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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21

저때나 지금이나 다음세대한테 제대로 된 역사를 겨육안하는건 똑같네... 섬나라 짱깨원숭이종특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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