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초기 이스라엘의 여호와 신앙에 관하여

초기 이스라엘은 일종의 언약 사회로서 여호와라는 하나의 신을 섬겨왔다.

 

이들이 여호와 예배를 사막에서부터 가져온것은 확실하며 이스라엘이 출현하기 이전까지 여호와 예배의 흔적은 팔레스타인에서 찾아볼 수 없다. 그들의 신론은 당시 세계에서도 독특한 편에 속했고, 그들은 언약을 통해 그 신의 백성이 되었다 믿고 있었다. 이것은 그들의 출애굽 전승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그 상관관계를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그들의 언약은 단지 신명기 사가의 창작물이 아닌 고대 전승에 의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언약의 양식은 헷 제국의 종주권 조약과 상당히 유사하다는게 밝혀져있다. 그러나 이것이 헷제국의 영향을 받았다고만 생각할수는 없다. 이는 헷 제국에서 기원한 것이 아니라 기원전 2000년대 고대 근동에서 널리 사용된 조약 양식이라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사용했던 여호와란 이름은 모세 이전 시대 히브리인들 사이에 알려져 있던 엘(El)의 제의상 호칭이었을지도 모른다. 이것을 모세가 이스라엘 신의 공식적인 이름으로 채택했을 것이라 추측해 볼 수 있다. 

 

 출애굽기 3:14에 나오는 “Yahweh Asher yahweh”는 창조하는/탄생시키는 여호와라는 의미로 추측할 수 있는데 ‘창조하는 엘’이라는 정형어구가 다른 동사의 같은 뜻의 문장으로 라스 샴라 문서에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혹은 ‘존재하게 된 것을 있게하는 그분이다.’라는 말로 사용되었을 수 있다. 이는 당시 이집트 제국시대의 문헌에 유사한 문구가 나오는데 아문-레와 아텐신에게 이와 같은 말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출애굽기 3장의문맥으로 봤을 때 모세가 자신의 하나님에게 이집트 만신전의 주신에 못지않은 칭호와 대권이 부여되어야한다고 주장했음을 시사할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이스라엘은 처음부터 어떤 지방의 자연신이 아닌 우주 전체를 다스리는 최고신을 예배하였음을 추측해볼 수 있다. (해당 설명은 Cross, ibid에 의해 제기되고 있다.)

 

그들의 계명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신앙은 첫 문장부터 다른 신에 대한 모든 형태의 예배 및 숭배를 금지한다. 신상을 통해 신의 가시적 임재를 뜻하던 타종교와는 대조적으로 여호와 신앙에는 성상 제작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그들은 신을 인격적인 견지에서 생각했고, 신을 묘사할때 신인동형론을 채택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신 여호와는 다른 이방의 신들과는 달랐다. 고대의 종교들은 자연종교로서의 성격을 띄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데 그 신들은 대부분 천체 혹은 자연력이나 자연의 기능과 동일시 되었고 따라서 특별한 도덕적 성격이 없었다. 신들의 행위는 신화의 묘사 처럼 인간 사회의 생활을 좌우하는 자연의 변함없는 주기적 현상을 반영한 것이다. 

 

이와 반대로 여호와는 어떠한 자연력과 동일시 되지 않고 천상이나 지상의 존재나 지점에 국한되지 않았다. 그는 자연계의 요소를 지배하였다. 그들의 신화에서 자연계는 인격성이 박탈된 비신화화되어있는 존재들이었다. 여호와는 어떤 자연현상의 유지자 아니었고 출애굽으로 인도했고 자신의 의로운 율법에 순종하게한 신으로 묘사된다. 고대 세계에서는 유일하게 역사 속에서 신의 목적과 부르심에 대한 민감한 의식을 갖춘 종교라 볼 수 있었다.

 

(이 신의 목적은 종말론의 탄생과도 깊게 연관이 되어 있는데 신의 목적성에 따른 종말론의 전개는 당시로서는 찾아볼 수 없는 형태의 것이었다. 그러나 초기 이스라엘의 종교에서 종말론은 찾아볼 수 없으며 이후 종말론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영향을 주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정리

1. 초기 이스라엘의 신앙은 당시 고대 근동 세계에서도 독특한 편에 속했다. 그러나 타 종교의 영향을 받지 않은 것은 아니다.

2.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정착 이전까지 해당 지역에서 여호와란 신을 예배한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해당 문화는 이스라엘이 사막에서 가져온 것으로 추측된다.

3. 여호와라는 신은 모세가 미디안 광야에 있을 당시 제사장인 장인을 통해 처음 그 이름을 들었을 가능성이 있다. 

4. 이스라엘의 신앙이 발흥하기 이전에도 이미 당시 세계에는 고도로 발달된 종교들이 있었다. 해당 종교들은 대개 다신교적 성질을 띄고 있었으며 자연물에 신성을 부여하며 고등신에게 우주적 지배권을 부여했다. 

 

*지적 환영함. 

14개의 댓글

2021.09.15

역시 이런 글은 흥미롭고 재미있어

0
2021.09.15
@사제

재밌으면 몇개 더 남겨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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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세가 장인을 통해 받아들인 여호와 신앙이 애굽에서 가나안으로 이동한 백성들에게 펴졌다' 이렇게 이해하면 되는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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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15
@마리아노매덕스

여호와란 호칭이 영향을 받았을 수 있다는 거. 여호와는 당시 히브리인들 사이에 퍼져있던 '엘'이란 신의 제의적 호칭이었을 수 있어. 사료가 충분하지 않아서 확답을 지을수는 없는 문제라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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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화성악

특정한 자연현상을 주관하는 신이 아닌 '전지전능한 신' 개념도 저때 생긴거로 보면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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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15
@마리아노매덕스

짧은 지식이지만 일단 내가 알기로는 그렇게 알고 있음. 근데 역사가 어떻게 연구되냐에 따라 충분히 달라질 수 있는 대답이라 생각해. 이스라엘의 종교가 타 종교의 영향을 많이 받긴 했으나 상당히 흥미로운 독특성들을 가지고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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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15

이런 글들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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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15
@굿뽈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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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15

재밌네. 진행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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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15
@니글니글

고마워 잼쓰면 다음에 고대 종교에 관한 글 더 써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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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15

재밌네 잘 보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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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16
@김바리

잘 읽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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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 쪽에서 타 다신교와 빗대어 이야기할 때 특히 저 야훼가 인격신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는 느낌을 받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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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16
@맞춘법일부로틀림

당시로서는 그나마 두드러지는 차이점이었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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