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로버트 고다드의 일생 (1)

 

저번에 썼던 이글 https://www.dogdrip.net/349638869

 

좀더 자세하게 쓰고싶어서 쓰는 글

 

 

 

https://www.youtube.com/watch?v=FmEtKBPWtRw

 

 

 

 

 

불가능이 무엇인지를 설명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왜냐하면 어제의 꿈은

 

오늘의 희망이며

 

 

내일의 현실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로버트 고다드(Robert Hutchings Goddard)

 

 

 

 

 

 

 

 

 

 

 

물론 그는 평범한 고등학생도 알만한 지식을 모르는 것처럼 보인다.

 

- 뉴욕 타임스

 

 

 

 

 

 

19세기 말 미국, 보스턴.

 

 

다섯 살짜리 로버트는 배터리에서 아연을 떼어내 길거리로 나갔다.

 

 

 

"자, 이제 내 몸이 배터리가 되는 거야."

 

로버트는 하늘 높이 날아오르기 위해 자갈길에서 발을 굴렀다.

 

 

 

 

"아버지가 말해준 대로라면, 나는 하늘을 날 수도 있어. 아니, 날진 못해도 분명 평소보다 훨씬 더 높이 뛸 수 있을거야."

발을 구르며, 로버트는 며칠 전 아버지의 실험을 떠올렸다.

 

 

 

 

 

 

 

 

***

 

 

 

 

 

 

 

"로버트, 보렴. 이게 전기야."

아버지는 바닥에 있는 카페트를 문질렀고, 카페트의 올은 손가락을 따라 이리저리 움직였다.

 

 

 

"전기요? 에디슨의 전기요?"

 

 

"그래, 조셉 스완과 에디슨의 전기, 길거리에 있는 빛나는 전기와 같은 거야. 이건 반짝이진 않지만, 분명 아주 작은 전기들이란다. 이걸 잔뜩 모아서 더 센 전기로 만들 수 있어"

 

 

"모아요?"

 

 

 

"그래, 아말감화된 아연을 음극으로 하고... 아직 너무 어려운 얘기지? 아무튼 이것들을 항아리에 넣어서 전해액을 넣으면 전지가 된단다. 그런 전지에 작은 전기들을 잔뜩 모아주는 거야."

 

 

"그렇게 모으면 뭐가 되나요?"

 

 

"펄 스트리트처럼, 길거리를 환하게 할 수도 있고..."

 

 

"혹시, 하늘을 날 수도 있나요?"

 

 

"하늘? 가능할지도 모르겠구나."

 

 

 

 

 

 

 

 

 

***

 

 

 

 

 

 

 

 

 

로버트는 계속해서 발을 굴렀다.

 

 

'언제까지 굴러야 할까? 이제 슬슬 된건가?'

 

 

로버트는 땅에서 다리를 떼었고, 하늘을 날았다.

 

 

그리고 정확히 0.5초 뒤에 착지했다.

 

 

'평소랑 그냥 똑같은 것 같아. 실험은 실패인가봐.'

 

 

"로버트! 들어와서 밥먹어! 손에 든건 뭐니?"

 

 

"아연이요."

 

 

"아연, 위험한 거 아냐?"

 

 

"엄마, 실험이 실패했어요. 제 몸을 배터리로 만들어서 하늘 위로 날아보려고 했는데."

 

 

"그건 성공해도 문제겠구나, 집에는 어떻게 돌아오겠어?"

 

 

 

 

 

 

 

 

***

 

 

 

 

 

 

몇 년 뒤.

 

 

펑...!

 

 

"로버트! 로버트 허칭스 고다드!!"

어머니의 목소리였다.

 

 

"맨날 하늘 타령만 하더니 이제는 아주 집안에 하늘을 만들려고 작정을 했구나! 저 연기들은 전부 뭐야!"

 

"약간의 실수가 있었어요, 엄마. 금방 하늘 없애놓을게요."

 

 

"고다드!"

어머니가 소리질렀다.

 

 

"앞에 있는데 왜요!"

 

 

"너 말고 큰 고다드! 내가 봤을땐 너보다도 니 아빠가 문제야. 허구한날 애한테 망원경 사주고, 연 사주고, 해달라는 걸 다 하게 해주니까 이젠 아주 집을 폭발시킬려고 작정을 하니!"

 

 

 

"어, 그래 로버트. 수소 풍선 실험은 잘 되어가니? 보아하니 약간의 문제가 생긴 것 같더구나."

아버지는 어머니의 시선은 아랑곳 하지않고 로버트에게 물었다.

 

 

 

"네 아버지. 잘 안되네요. 알루미늄이 너무 무거워서 풍선이 도저히 뜨질 않아요."

로버트는 그렇게 말하고 자리에 앉아서 보고서의 말미를 썼다.

 

 

'알루미늄이 너무 무겁다.'

 

 

 

 

 

***

 

 

 

1899년 10월 19일.

 

 

 

어느덧 17살이 된 로버트는 가지치기를 하러 벚나무 위에 올라갔다.

 

 

 

이 시기, 심하게 허약했던 로버트는 항상 자신이 일찍 죽을 것이라 생각했고 무기력했다.

 

 

어렸을 때의 하늘을 날겠다는 열정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였다.

 

 

 

 

 

 

그러나 한편으로 그의 마음속은, 아직까지도 작년에 읽었던 허버트 조지 웰스의 〈우주 전쟁(The War of the Worlds)〉으로 뒤숭숭했다.

 

 

로버트는 나무 위에 올라가 먼 동쪽의 들판을 바라보았다. 해가 화성처럼 붉게 타오르며 떠오르고 있었다.

 

 

'화성... 화성에 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화성까지 갈 수 있는 거대한 기계장치를 만들어 낼수만 있다면...얼마나 멋질까?'

 

 

멀리있는 사람이 아주 작게 보였다.

 

 

'더 높은 하늘 위로 올라간다면, 사람은 또 얼마나 작게 보일까'

 

 

'보스턴도 개미만하게 보일거야.'

 

 

로버트가 벚나무 아래로 내려왔을 땐,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

 

 

고등학생 로버트 고다드는 늑막염, 기관지염, 위장병 등으로 남들보다 2년을 꿇었다.

 

 

그러나 그는 허약한 몸을 단련시키기 위해 도서관에 가서 건강관련 서적을 찾아 읽었고, 크면서는 점점 건강이 나아질 수 있었다.

 

 

 

 

"고다드! 넌 사람이 하늘을 날 수 있다고 생각해?"

어느날 친구가 물었다.

 

 

"당연하지."

고다드가 답했다.

 

 

잠시 뜸을 들인 뒤, 고다드는 이렇게 덧붙였다.

 

 

"그렇지만, 내가 스미소니언 잡지에서 본 랭글리 박사의 논문에는 약간의 오류가 있어. 비행기를 만드는 것은 그리 간단하진 않을 거야."

 

 

"랭...글리?"

 

 

"나는 평소에 새들이 어떻게 나는지 보는 걸 좋아해. 그런데 정말로 정교하게 꼬리 깃털을 움직여서 균형을 잡더라고. 마치 얼마 전에 개발된 비행기의 보조 날개(Aileron) 처럼. 지금 여기서 너한테 자세하게 설명하긴 어렵지만, 나는 랭글리 박사의 논문을 읽어보고 몇몇 부분의 정교함에 있어서 오류를 발견했고, 세인트 니콜라스 매거진에 편지를 보냈지."

 

 

"어떻게 됐는데?"

 

 

"게재 거절당했어. 편집자가 그러는데, 새들의 지성을 한낱 기계의 지성은 결코 따라잡을 수 없을 거래."

 

 

고다드는 멍하니 허공을 쳐다보았다.

 

 

"하지만, 언젠가는 꼭 인간은 하늘을 날거야."

 

 

"새처럼?"

 

 

"아니, 어느 생명체도 가본 적 없는 곳까지."

 

 

 

이 무렵의 로버트 고다드는 뉴턴의 프린키피아를 읽었다. 그리고는 우주 공간에서도 뉴턴 제3법칙이 적용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외양간 뒤쪽 개울에서의 실험을 성공적으로 끝마치고, 고다드는 확신했다. 우주를 항해하는 것은 물리학과 수학의 결실이 될 것이라는 것을.

 

 

 

 

 

 

고다드가 아직 고등학생이던 1903년, 라이트 형제는 날아 올랐다.

 

 

1904년 졸업식에서 고다드는 졸업생 대표로 연설한다.

 

 

과학을 통해 우리는 무엇이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배웠습니다.

우리는 각자의 한계를 알 수 없기에, 개인이 무엇을 할 수 있고, 할 수 없는지 말할 수 없습니다.

오직 노력해보기 전까지는 그 누구도 얼마나 많은 부와 명예, 혹은 가능성을 가질지 알 수 없습니다.

모든 과학이 보잘것 없던 때가 있었으며, 어제의 꿈이 오늘의 희망이되고, 미래의 현실이 되는 일은 자주 있었다는 것에서 우리는 용기를 내야합니다.

 

 

 

졸업한 고다드는 우스터 폴리테크닉 연구소에 등록한다.

 

 

 

(계속)
 

8개의 댓글

어 이 사람 문명에서 봤어!!

0
2021.09.13
@사막여우보조배터리

문명에서도 위대한 기술자로 나온다고 들었습니다ㅋㅋ

0
2021.09.13

이양반이 최초로 로켓개념 만들어냈던 양반인가?

0
2021.09.13
@유프라테스

원시적 로켓은 9세기 중국에서도 있었고, 로켓 이론에 대한 기초를 닦은 사람은 러시아의 치올코프스키. 이 사람은 최초의 액체연료기반 로켓을 발사시켰음.

0
2021.09.13

패독갤 유저죠?? 패독겜 추천 좀

0
2021.09.13
@케챺사이다

전 크킹이 젤 재밌더라고요 이제 새 dlc도 나온다니까 기다렸다가 dlc나오면 해보시는거 좋을듯. 아님 좀 더 기다렸다가 빅토 3해보시는것도

0
2021.09.13
@식별불해

앗 저랑 비슷하시네여 둘 다 하던거라.. 쨌든 ㄱㅅㄱㅅ

0
2021.09.13

내가제일 좋아하는 명언이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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