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사회주의 락원의 복권, 자동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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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권

 

러시아 혁명직후 자본주의의 산물이라는 이유로 금지 당했으나, 돈이 부족했던 소련정부가 간혹 재원충당을 위해 다시 발행. 이후 1950년대부터 정기적으로 발행하는 복권들이 등장. 즉석 복권과 로또식 복권도 존재. 상당히 인기가 좋아서 지금의 슈퍼볼이나 유로밀리언급의 인지도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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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은 한장에 30코페이카로 지금의 로또 정도의 금액임. 당첨자에게는 보통 일반 노동자의 수년치 연봉에 해당하는 금액이나 냉장고, 자동차등의 상품을 줌. 생각보다 액수가 적음. 그래도 인민들은 이걸 받고 싶어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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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식은 여러장 중복당첨이 가능해서 타지키스탄의 어떤 노동자는 6만 루블 잭팟을 터트리기도 함. 게다가 장수 제한도 없어서 최대 1000장까지 사는 인간들도 존재. 그래서 나중에는 사행성 문제 때문에 장수 제한도 하고, 최대 당첨금을 1만루블로 커트해버림. 근데도 인기가 높았음.

 

참고로 당첨자들은 소련 평화기금이라는 복지단체에 강제의무적으로 기부를 했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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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하게도 대부분의 인민들은 돈 대신 상품을 받아감.

 

그 이유는 공산주의 특유의 배급제와 물자부족에 있음. 당시 공산국가들은 가전제품이나 자동차를 사려면 일단 예약을 하고 몇년을 기다려야 했음. 그리고 몇 년 후 '배급된' 물건이 도착하면 돈을 지불하고 가져가는 것. 만약 이 물량이 다 떨어지면 또 몇년을 기다려야 함.

 

 

 

 

 

 

 

 

 

 

 

 

 

 

 

 

 

 

 

 

자동차

 

 

경공업이 병신이었던 소련의 자동차 보급률을 제일 풍족했던 1970년대에도 절반을 밑돌음.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후달리니, 비쌀수 밖에 없었고 구하기는 힘든데 돈은 돈대로 많이 내야함. 당시 소련 노동자의 연봉으로는 이런 돈을 마련하기도 쉽지 않았고, 지금처럼 자동차 대출이 존재했던 것도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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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당 간부, 고위직 근무자들은 쥐굴리(ВАЗ Жигули), 볼가(ГАЗ Волга)더 좋은 차를 타고 다닐 수 있었음. 대기순번? 그딴거 당을 위해서 새치기 좀 해도 뭐라 안함. 참고로 소련 고위층들도 국산차를 애용해서 외제차는 진짜 거의 타지 않음.

 

 

그런데 복권으로 당첨되는 물건은 돈도 내지 않고, 배급을 기다릴 필요도 없이 바로 수령이 가능했음. 그래서 인민들은 돈보다 이런 현물을 선택했던 것. (만약 돈을 선택했다면 그 돈으로 자동차를 살 순 있겠지만 위에서 설명한 대로 몇년을 기다려야하니 메리트가 없음.) 한마디로 소련인민들에게 복권은 인생대박의 개념이 아니라, 구하기 힘든 물건을 한방에 얻을 수 있는 프리패스 티켓였던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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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경품으로 주던 자동차는 지금의 모닝급의 경차인 GAZ사의 자포로제츠(ЗАЗ-968)라는 자동차임. 

 

이탈리아 피아트의 600모델을 카피 뜬 차로, 41마력 746cc의 4기통 엔진이 달림. 빨리 만들어서 서민들에게 뿌리려는 컨셉으로 만든거라 서스도 싸구려 내장재에 개판이고 핸들링은 가히 최악의 수준이라서 사고가 많이 났음. 하지만 노인과 장애인들(주로 2차대전 상이용사)이 타기 쉬운 구조였고 겨울철에도 절대 뻗지 않는 엔진 덕분에 매우 인기가 좋았음.

 

가격은 대락 3500루블 정도로 노동자의 1년 임금에 해당할 정도로 제일 저렴했지만 역시 대기줄이 길어서 구하기가 힘들었음.

 

 

 

 

 

 

 

 

 

 

 

 

그리고 마지막으로 좀 길지만 위의 두 주제와 연관된 이야기를 하나 하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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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레닌그라드에 사는 어느 평범한 노동자 가족이 있었음.

 

남편과 아내는 공장에서 일했고 국가에서 주는 아파트를 배정받지 못해서 허름한 공동주택에서 살았음. 둘에게는 2차대전 직후 늦둥이로 낳은 아들 한명 있었는데, 사고나 치고 다니던 문제아였지만 공부는 또 열심히 해서 레닌그라드 국립대 법학과에 입학했음. 

 

그런데 어느날, 아내가 샀던 복권 한장이 당첨되는 행운을 누리게 됨. 경품은 위에서 말한 경차 자포로제츠였고, 자가 주택도 없던 일가족은 순식간에 자가용을 가지게 됨. 어머니는 그냥 차 말고 돈을 받을까 생각했지만, 대학에 들어간 아들을 위해서 이 차를 받아옴.

 

그리고 아들은 다음날부터 이 경차를 몰며 학교를 다니게 됨. 당시 소련 법학과는 당 간부 자제들이 많이 지원했던 곳이라서 학과생 대부분이 자동차를 타고 다녔음. 개인차를 소유한 학생도 많았고, 아버지의 관용차를 타고 등교하는 친구들도 있었음.

 

이렇게 주위에 잘 사는 친구들이 많아서 경차를 타고 다니면 자존감이 바닥을 칠만도 한데, 이 아들은 항상 이 자동차는 우리 어머니가 주신거라고 자랑스럽게 말하며 주눅들지 않았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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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차를 타고 다니면서 사람도 한번 치고, 핸들이 고장나서 마주오던 트럭과 사고가 날뻔 하기도 했지만 대학을 졸업할때 까지 잘 타고 다녔다고 함. 그리고 첫 직장을 들어가던 해, 해외 파견으로 인해 동료에게 차를 팜. 그리고 수십년의 세월이 흘러 이 청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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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대통령이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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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된 이후에 살림살이가 좀 나아지자, 자신이 탔던 것과 비슷한 년식의 자포로제츠를 구해서 완전 리스토어를 했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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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도 1970년식 2대를 소유중이며 1대는 개인차고에 보관, 또 한대는 야외에 전시중. 

 

(개드립 간 푸틴의 재산목록에 잡혀있는 차 3대중 2대가 바로 이 차임.)

 

 

 

 

 

 

 

 

7개의 댓글

2021.04.18

반대머리 쉐끼

0
2021.04.18

뭔가 낭만이 있네

0
2021.04.18

아 왜 멋있냐고

0
2021.04.18

반전뭔데

0
2021.04.18

ㅎㅎ 아는 친구가 동구권 출신인데 부모님이 89년에 자동차 로또에 당첨이 됐는데 베를린 장벽이 무너져서 나가리가 됬다 카드라 ㅋㅋ

0

와 빌드업 ㅋㅋ

0
2021.04.20

소련의복권과 put in 이야기 재밌게봤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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