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마오쩌둥의 사생활 3. 모택동의 죽음 上

Lenin died, the Communist party is alive, Unknown artist, 1924, 44×71 cm

 

 

권력의 죽음

 

天下尚未安定未得遵古也葬畢皆除服其將兵屯戍者皆不得離屯部。

천하가 아직 안정되지 못해, 옛 것을 따를 수 없다. 장례가 끝나면 모두 상복을 벗어라. 군영을 지키는 장수와 병사들은 모두 지키는 곳을 떠나지 마라.

- 무제기

 

     인간은 모두 죽는다. 독재자도, 황제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권력자의 죽음은 공적인 것. 조조의 죽음은 그저 한 인간의 죽음을 넘어 새로운 시대의 개막이었다. 마오쩌둥의 죽음도 마찬가지였다. 그것은 슬픈 일이었다. 마오쩌둥 개인이 죽어서 슬픈 것이 아니라, 그의 몸뚱아리 하나를 빌려 꾹꾹 눌러 담아져 있던 이 세상 모든 권력과 욕망이 시체 썩은내와 함께 터져 나와 곳곳에 악취를 뿌리기 시작할 것이기 때문에 그러했다.

 

     그리고 우리의 주인공 리즈수이는 그 엄청나게 무겁고도 불쾌한 역사적 순간에 당연하게도 일익을 담당하여야만 했다. 왕의 죽음과 어의의 처벌, 리즈수이는 역사를 통틀어 되풀이 되었던 끔찍한 분풀이를 분명 염두해 두고 있었을 것이다.

 

 

 

인간

 

 

"중화 인민 공화국이여, 영원하라!" "공산당이여, 영원하라!"

 

     리즈수이가 혁명의 심장부에 첫발을 내디뎠을때, 그는 메시아를 보았다고 생각했다. 빽빽히 운집한 군중들은 목청이 터져라 슬로건을 외쳐댔고, 마오는 광장이 내려다 보이는 연단 위에 우뚝 섰다. 그때의 분위기는 마치' 천둥이 치는 듯했다.'고 리즈수이는 회고했다. 1949년 10월의 마오는 56세였고, 키가 크고 건강해 보였다고 한다. 목소리는 힘이 있었고 제스처는 결연했다. 

 

"중국 인민은 일어섰습니다."

나는 너무나 기뻐서 심장이 터질 지경이었고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착취와 억압, 외국의 침략이 영원히 사라지고 이젠 행복과 희망이 넘치는 중국이 너무나 자랑스러웠다.

 

      그로부터 6년 뒤, 리즈수이는  존경해 마지않았던 마오, '영웅' 마오를 눈앞에서 보고, 이야기를 나누어 볼 수 있었다. 그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유쾌한 사람이었다. 혈색은 건강해보였고 대화를 할땐 미소를 지었으며, 리즈수이를 편하게 해주었다. 그는 리즈수이의 학력과 경력을 묻고는 이렇게 말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완전히 미국식 교육을 받았군. 장제스의 국민당과 내전을 치를 때 미국은 장의 편을 들었지. 한국전쟁에서도 미국은 우리의 적이었어. 그렇지만 나는 미국식 혹은 영국식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나를 도와주는 것을 밉지 않게 생각하네..."

"중요한 것은 믿음이라네. 우리는 서로를 믿음으로 대해야 할거야. 물론 사람사이의 신뢰는 오랜 시간에 걸쳐 검증을 받아야 하는 것이지. "

...나는 그의 말을 들으면서 수년 동안 나를 휩싸고 있던 불안과 절망감으로부터 완전히 빠져 나왔다. 마오는 내 가족의 배경과 과거의 정치 경력에서 파생되는 문제들을 단숨에 해결해 준것이다. -p.126

 

     다시 그로부터 21년이 지났다. 사람 사이의 신뢰를 쌓기 위한 충분한 시간이라고 할 수 있을 지는 몰라도, 리즈수이는 그 동안 너무나도 많은 것들을 보았다. 영웅에 대해 품었던 무한한 존경심도 이젠 무언가 한마디로 표현할 수 없는 복잡미묘한 것으로 변해 있었다. 영원히 살 것처럼 건강해보이던 마오도 완전히 변해있었다.

 

 

마오쩌둥의 마지막

 

"아...아...아..."

1976년 6월, 그는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정신은 멀쩡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제 때가 되었다. 1976년 6월 26일 이후 중국에서 가장 뛰어난 16명의 의사들, 25명의 간호사들로 구성된 진료팀은 두 달 동안 24시간 비상근무체제였다. 리즈수이는 이 드림팀의 리더이자, '책임자'였다. '그 날 밤', 리즈수이와 진료팀은 중환자실에 누운 마오를 보고 고비를 직감했다.

    병세가 심각해진 이후 공산당 정치국원 네 사람이 둘씩 짝을 지어 번갈아가며 24시간 내내 교대로 마오를 '지켰다'. 당내 서열과 정치적 성향을 고려하여 짝 지어진 둘은 서로를 감시했다. 화궈펑, 왕훙원, 왕둥싱, 장춘챠오가 그들이었다(검은 볼드체는 온건파붉은 볼드체 급진파)

 

마오에게 죽음이 서서히 다가오자, 그의 몸에 깃들었던 권력이 서서히 요동치기 시작한 것이다.

 

     화궈펑은 충성스런 사람이었다. 그는 리즈수이를 굳게 믿었으며, 마오를 진심으로 걱정했따고 한다. (적어도 리즈수이에게는 그렇게 보였다.) 리즈수이는 그를 좋아했다. 그는 중난하이의 공산귀족새끼들한테서는 볼 수 없는 성실성과 정중함이 있었다고 한다. 마오도 그를 대단히 좋아했다. 대약진 운동의 참상을 보고 용기 있게 인민들의 고통을 진심을 담아 상부에 보고 했으며 마오는 그 보고를 듣고 리즈수이에게 그를 칭찬하는 말을 했다고 한다. 그리하여 그는 마지막 순간, 마오의 후계자가 될 수 있었다.

 

 

     잠시 마오의 죽기 전, 몸 상태를 보자. 흡연으로 인해 악화된 폐는 기관지염, 폐렴, 폐기종에 걸려있었으며 기침으로 3개의 기흉이 생겨있었다. 마오는 숨을 들이 마실 수는 있지만 내뱉을 수는 없어서 누워서 왼쪽 기포를 누른 뒤 오른쪽의 폐 하나로 호흡을 해야했다. 상태가 악화되면 헨리 키신저가 가져다 준 미제 호흡기가 필요하곤 했다고 한다. 

 

      그는 또한 루게릭병에 걸려있었다. 이 끔찍한 불치병은 본래 근위축성측색경화증이라는 무시무시한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 운동신경세포를 파괴시켜서 온 몸을 마비시키는 병이다. 증세가 악화되면 말도 할 수 없고 음식도 삼킬수 없고 호흡근이 위축되어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게 된다. 지금도 환자 절반 이상이 5년 내에 사망한다고 하는데, 이 때의 환자 대부분은 발병 2년 내에 죽었다고 한다. 거기다가 그는 또한 심장도 문제가 있었다. 심근경색이었다. 

 

      한 마디로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숨만 간당간당하게 붙어있는 수준이었던 것이다. 

"주석님, 괜찮습니다. 우리가 주석님을 도울 겁니다."

     마오는 흡족해 보이는 눈빛을 보이더니, 이내 깊은 한숨을 몰아쉬고 눈을 감았다. 마오는 잡고있던 리즈수이의 손을 놓쳤다. 1976년 9월 9일 새벽 0시 10분, 그렇게 마오쩌둥은 죽었다. 한 시대가 지나갔다.

 

     리즈수이는 21년 동안이나 마오를 위해서 일했지만 그의 죽음에 어떠한 슬픔도 느끼지 못했다고 회고한다. 그는 처음에 마오를 존경했었다. 그리고 마오가 죽을 때, 그런 감정은 티끌만큼도 남아있지 않았고, 젊은 공산주의자 시절의 이상 또한 산산이 부서져 버렸다. 그리고 그는 공포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그는 불안한 눈빛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장칭'과 눈이 마주쳐버렸다...

눈이 마주친 순간은 찰나였다.

 

 

 

 

 

 

 

 

 

 

 

 

 

"당신은 대체 뭘 한거요? 이 일은 당신 책임이야."

 



출처: https://sickstarfiresun.tistory.com/29?category=915175 [식별 티스토리]

2개의 댓글

2021.01.23

ㅋㅋㄲㅋ 명불허전

0

마지막 줄 소름이네... 장칭 이 인간은 동물적인 감각으로 자기 방패막이를 찾아서 써먹는 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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