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조선의 7-9급 공무원, 참하관 (2)

13.jpg

 

현재는 초중고 학생들도 장래희망에 공무원을 적어 넣는 세상이라고 한다.

지금이 좀 많이 힘든 시기이긴 하지만, 그래도 한반도 역사상 공무원이 인기 없던 직업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으니 그걸 위안 삼았으면 좋겠다.

 

전국의 모든 공무원 수험생들 화이팅!

 

조선 시대의 공무원을 알아보자! 참하관 2편 시작!

 

--

 

종9품에서 450일 ~ 2600일동안 열심히 근무하면 정9품으로 승진할 수 있다.

현대의 9급 공무원들이 평균 3년 사이에 8급으로 진급한다고 하니, 역사는 돌고 도는 걸지도 모르겠다.

 

정9품(正九品)

 

정9품은 처음에는 무관에게는 내려지지 않았다. 이후 세종 때 진무부위(振武副尉)를 무관을 위해 설치하였고, 이후 세조 때 효력부위(效力副尉)로 이름이 바뀌었다.

 

각 직별로 내려지는 품계는 이하와 같다.

 

양반 문과 양반 무과 잡직 문과 잡직 무과
종사랑
(從仕郞)
효력부위
(效力副尉)
복근랑
(服勤郞)
치력부위
(致力副尉)

 

정9품 관리에게 주어지는 1년치 녹봉은 이하와 같다. (1438년 기준)

전 화에서 기재하지 못한 종9품 관리의 녹봉도 함께 정리하였다.

 

  현미 보리 포(베필) 저화
정9품 10석 1석 3석 1석 3필 1장
종9품 8석 1석 2석 1석 2필 1장

 

1석은 현대의 80kg이니, 글을 읽는 사람들이 직접 어느 정도인지 계량해 보길 바란다.

 

그러다 조선의 경제사정이 악화되며 점점 줄어드는데, 과전법에서는 15결 = 15ha(150,000m^2 = 0.15KM^2)의 땅을 지급받았으며, 이후 시행된 기전법에서는 10결로 줄었으며, 이후 속대전에선 매달 쌀 1석, 콩 1말로 간소화되었다.

 

현대의 쌀 1석(80kg) 가격은 약 18만원이지만, 과거의 높은 곡물의 가치를 생각하면 정 9품관이라면 약 연봉 1000만원의 돈을 받았으리라 생각한다.

 

--

 

정9품관의 대표적인 관직은 아래와 같다.

 

 

수문장.jpg

수문장(守門將)

정원 18인. 도성 및 궁권의 문을 지키는 관직이다.

 

기존에는 4품 이상 관리가 수문장직을 담당했는데, 4품 이상 가는 무관이 별로 없어 점차 점차 내려오다가 정 9품까지 떨어졌다고 한다.

 

 

전경(典經)

왕을 가르치는 자리인 경연을 담당하였다.

 

그런데 같은 정 9품관인 정자(正字)가 겸임하는 일이 많았고, 조선 후기에는 사실상 명예직에 해당되었다고 한다.

 

 

정자(正字)

위에서 소개한 전경을 겸임하는 관리이다.

 

춘추관(春秋館)의 업무와 경연을 동시에 담당하는 자리이다. 여기서 말하는 춘추관은.. 잘 알고 있는 그 사관(史官) 일을 수행하는 기관이다.

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낮은 품계를 가진 관직이지만 추후 승진에 큰 도움이 되는 청요직(淸要職)에 해당하는 자리이다.

 

 

기사관(記事官)

춘추관 소속 관직이다.
 
위에 소개한 정자가 춘추관과 사관(史官)의 업무를 지원한다면, 기사관이 바로 그 사관이다.
 
기사관의 업무를 한 줄로 소개하고 설명을 마친다.
 
(태종이) 친히 활과 화살을 가지고 말을 달려 노루를 쏘다가 말이 거꾸러짐으로 인하여 말에서 떨어졌으나 상하지는 않았다. 좌우를 돌아보며 말하기를, “사관(史官)이 알게 하지 말라” 하였다. (1404년 2월 8일)
 
 

부봉사(副奉事)

 

종8품 봉사(奉事)를 보조하는 관직이다.

 

봉사는 내의원, 군기시, 훈련원 등의 실무 책임자를 담당하는 관리였던 것으로 보인다. 부봉사는 그 봉사를 보조하는 관직이다.

흔히 맹인을 봉사(奉事, 예로는 심 봉사)라고 낮잡아 부르기도 하는데, 조선시대에는 맹인을 봉사 직위에 앉혀 업무를 시켰다고 한다. 그러다 점차 봉사가 맹인을 지칭하는 말로 변한 것이 아닐까 싶다.

 

추측을 해 보면, 봉사는 현대의 주사처럼 실질적으로 업무를 진행하는 사람은 아니며, 부봉사가 그 봉사의 일을 직접적으로 수행한 실무 책임자가 아니었을까 싶다. (더 잘 아는 분이 있으면 자세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사용(司勇)

 

종9품 부사용(副司勇)과 이어진다.

 

현대의 소대에 해당하는 대(隊)의 대장(隊長)을 맡았으며, 현대의 소대장에 대응한다.

 

 

이순신은?

 

충무공은 정9품의 관직을 제수받은 기록이 없으며, 종9품 권관을 지낸 후 바로 종8품 봉사(奉事)로 임명되었다.

 

이후 충무공은 선조의 총애를 받아 바로 전라도 고흥군(高興郡)에 위치한 발포의 대장 만호(萬戶 : 종 4품, 현대의 해군 전단장)로 진급하게 된다. 이 때가 충무공이 36세 떄의 일이다.

 

--

 

너무 피로해서... 나머지는 계속 계속 쓰겠습니다 ㅠ

19개의 댓글

2020.07.14

하급 청요직하니까 101단 같네 순경출신 승진코스

0
2020.07.15
@우리똥겜해요

그럴수도? 군대로 치면 작전장교나 gop 소대장 같은 존재일 듯

0
2020.07.14

ㅊㅊ

0
2020.07.15
@남자간호사

ㄱㅅㄱㅅ

0
2020.07.14

조선의 계급은 뭐랄까 존나 빡빡한데 줄만 타면 정말 번개처럼 진급하는 것도 봐선 개시발같음

0
2020.07.15
@clsing

줄만 잘 타면 현대 대한민국보다도 훨씬 빨리 승진할 수 있었던 거 같아

0
2020.07.14

잘 읽고 감!

0
2020.07.15
@개드립꿀쨈
0

아무리 말단이래도 너무 박봉이다 뇌물 안 받는 놈이 바보였을 듯

0
2020.07.15
@빻오후울적울적

그러게

저걸로 생계 유지 못할텐데

0
2020.07.15
@빻오후울적울적

조선이란 나라 자체가 세금을 많이 걷지 않고 작은 정부를 유지하였기 때문이라 생각해. 동시대 일본의 경우 50%의 세율을 유지했는데 조선은 후기의 혼란이 오기 전까지만 해도 10%의 세율만을 유지했으니.

 

덕분에 네 말처럼 말단직 관리들의 부정부패가 대단히 심각해지는 결과를 초래했지. 공무원의 적절한 수준의 봉급이 중요한 이유.. 일까?

0
2020.07.15
@3대20헬린이

10퍼는아니고 공납이나 군포 대동미같은거 합치면 그리 낮은 세율은아님.... 물론죶본같이세금이라는이름으로 농민수탈하진않았지만....

0
2020.07.15
@닉네임은2

대동법이 잡다한 세금을 다 쌀로 내는거인거 알지? 그런걸 다 감안해도 삼정의 문란이 발생하기 전까진 10% 언저리를 유지했대.

 

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pretty119&logNo=130182995955&proxyReferer=https:%2F%2Fwww.google.com%2F

 

함 읽어봐용. 경신대기근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이유가 저선이 너무 세금을 안 걷어서 줄 돈이 없었다란 분석도 있는 걸로 알고 있거든.

0
2020.07.16
@빻오후울적울적

지금 쌀가치가 저때에 비해 수십배는 싸기 때문에 쌀가치로 연봉 환원하는 이 글이 바보 같은 글임. 그 때 가치면 박봉도 아님

1
2020.07.15

잘쓴다 담거 ㄱㄱ

0
2020.07.15
@뇌삼

고맙소ㅎㅎ

0
2020.07.15

36살에 준장인 전단장 직책..... 어마무시하네

담꺼도 기다릴게!

0
2020.07.15
@론도

근데 조선군 편제랑 관직을 보면 계급 인플레 자체가 어마무시했었음 우리식으로 치면 규모상 끽해야 대대~중대급 부대인 진보에 임명된게 만호나 첨사였거든.(이를테면 강화 초지진은 만호진이고 광성보는 별장이나 첨사가 지위하는 곳이었음, 그 아래 중대-소대급인 돈대가 배속되어 있었고)

 

문제는  첨사(첨절제사)가 수사(절도사) 바로 아랫직급이다보니 전단장 계급인 준장에 대입되고 그 아랫직급인 만호가 전대장 계급인 대령에 대입되어 발생하는 문제인 듯. 규모로 치면 중령, 대위 정도가 맞을건데 이게 한 단계 직급밖에 차이가 안났다는건 결국 중간계급 자체가 세분화되지 않아서 발생한 제라고 봐야할 듯 싶다. 애초에 품계 자체도 너무 높게 설정되어 있기도 하고.(무슨 유신사무관도 아니고...)

0
2020.07.15
@마리괭이

아무래도 조선이 지금처럼 체계화된 관료제와 상비군을 갖춘 나라가 아니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 관료의 수도 상당히 적었고, 중간계급이 세분화되지 않기도 했고.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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