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우주 이야기, 브금, 스압] 가상의 천체들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b73Fb




우주는 존나 넓고 신비한 곳이다 보니


옛날부터 많은 사람들은 상상속의 각종 천체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사실 지금도 우주는 관찰도 쉽지 않고 직접 가기는 더더욱 힘들다 보니


천문학자같은 똑똑한 사람이든, 음모론자같은 등처먹는 사람이든 온갖 사람들이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 딱 좋다.


실제로 주장된 허구의 천체 중 유명한 것들 몇몇에 대해 ARABOZA.


*이 글은 사실을 기반으로 작성됐으나 흥미 위주로 구성했기 때문에 깊이 파고들지는 않음





반대쪽 지구(Counter Earth)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파일로라우스가 제안.

피타고라스는 위대한 수학자였지만, 피타고라스를 따르는 학파는 수학 자체가 그냥 종교였다.

피타고라스 학파는 1,2,3,4와 이것을 모두 더한 10을 신성한 숫자라고 생각하고

따라서 우주는 10개의 핵심 별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어, 그런데 하늘엔 태양, 수성, 금성, 지구, 달, 화성, 목성, 토성 8개밖에 안보이네?

그래서 얘네들은 지구 반대편에는 '반대쪽 지구'가 있고 우주의 중심에는 '중심 불덩어리'가 있을 거라는 미친 생각을 하게 된다...




counter earth.jpg





이를 바탕으로 파일로라우스는 우주의 천체들은 한 곳을 중심으로 돌지 않으면

흩어지고 마는데, 이 중심이 '중심 불덩어리(Central Fire)'이고,

지구와 균형을 맞추기 위해 같은 무게의 '반대쪽 지구(Counter Earth)'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대쪽 지구라... 이름만 들어서는 무슨 히어로물에 나오는 평행세계 지구 같다.



근데 지구 반대편이라는 거리는 우주적 규모에 비하면 꽤 가까운 거 아닌가? 직접 확인해 볼 수는 없을까?

정반대쪽에 위치한다면 태양에 가려 보이진 않겠지.


그런데 행성은 의외로 그 존재감이 대단해서, 그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중력으로 주변 작은 천체들에게 꽤 영향을 미친다.


지구같이 조그만 행성들이 아기자기 모여 있는 내행성계라면 반대쪽 지구의 존재감이 드러나야 하는데, 그런 흔적이 없다.

무엇보다도 2007년, 할짓 없는 나사(NASA)가

100km 이상 크기의 물체를 탐지할 수 있는 탐사선 STEREO(정말 할 짓 없어서는 아니고, 태양 탐사 위성임)를 보내


직접 지구 궤도의 반대쪽을 확인해 본 결과, 그 자리엔 아무것도 없었음.





행성 X(Planet X)



미국의 천문학자 퍼시벌 로웰이 제안.

해왕성보다 멀리 있고, 태양을 공전한다는 가상의 천체.

어느날 천왕성과 해왕성같은 외행성들의 궤도를 계산했는데, 계산이 안맞잖아?

그래서 뭔가 미지의 행성이 궤도를 흐트려놓았다는 생각에 이르렀고, 그게 바로 행성 X다.

명왕성 발견 당시 명왕성이 행성 X로 간주되기도 했으나,

명왕성은 해왕성의 궤도에 영향을 미치기에는 너무 작다고 판명됨. 불쌍한 왜행성 플루토찡...


관측 기술이 발달하고, 보이저 1,2호와 같은 탐사선의 관측으로

외행성들에 대해 보다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훨씬 정확해진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시 계산해 본 결과

호옹이? 모든 것이 정확히 맞아 떨어졌고, 따라서 행성 X는 없어도 된다는 결론을 얻음.

다만 해왕성같은 거대 행성에 영향을 주지 않는 지구 사이즈라면 있을 수도 있다고.





니비루(Nibiru)



행성 X라고도 불린다. 구글에 Planet X를 검색하면 보통 니비루 행성 쪽이 뜬다.

바로 위에서 설명한 행성 X와 이름도 같고 해서 자주 헷갈린다. X가 '모르는 것, 미지수'를 뜻하는 바로 그 X라


그냥 여기저기 쓰이는 감이 있긴 하지만...

위에서 설명한 행성 X는 비록 오류였긴 하지만 논리적인 추론 과정에서 가정한 행성이라면

니비루는 완전한 상상 속의 행성이자 떡밥의 산물.



nibiru.jpg



수메르 신화에 등장하는 거대 행성이며,

3650년의 공전 주기를 갖고, 커다란 타원을 그리며 태양을 공전한다는 행성.

그 크기는 토성과 견줄 수 있으며, 공전 주기마다 지구에 다가와 대재앙을 일으킨다는 행성.

나사가 은폐하고 있다느니, 외계인이 있다느니, 지구와 닮은 쌍둥이 행성이니 하는 온갖 음모론의 주인공이 되었다.


지금 구글링해 봐도 온갖 내용이 나옴.


2012년에 유행했던 세계 멸망 떡밥과도 절묘하게 맞물렸던 이 행성은

2012년은 물론 그 전에도, 그 이후에도 관측된 바 없다.




오르트 구름 (Oort Cloud)



네덜란드 천문학자 얀 오르트(Jan Oort)가 제안.

태양계를 크게 둘러싼 천체들의 집단으로 직경 수십 킬로미터의 작은 천체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거리도 최고 1광년 떨어져 있어 관측은 힘들고, 자세한 정보도 없다.



oort2.jpg



정확한 확증은 없어서 여기선 가상의 천체 집단 취급을 했지만

주기가 길거나 불규칙적인 장주기, 비주기 혜성들의 고향으로 그 존재가 거의 확실시된 상태.

오르트 구름이 인정받고 이곳까지 태양계로 친다면 우리가 아는 태양계의 범위는 겁나게 넓어진다.




네메시스(Nemesis)



미국의 고생물학자 데이비드 라우프와 잭 셉코스키가 제안.

생물의 대멸종은 주기적으로 약 2600만년에 한 번 일어난다는 사실을 발견.

혹시 지구 외적인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 만든 가상의 별.

태양과는 쌍성 관계로, 태양계 바깥쪽의 오르트의 구름을 헤집고 지나면서

많은 혜성들을 지구로 쏟아내 유성 폭격을 가했다는 게 네메시스 가설이다.



nemesis2.jpg


네메시스 상상도.



nemesis.gif


네메시스의 궤도. 태양과는 쌍성 관계로, x 지점을 중심으로 공전.



10등성 정도의 갈색 왜성이며 태양으로부터 1~1.5광년 떨어져 있을 거라고 주장하지만

지금은 존재 자체가 불분명한 상상 속의 별.

한때 기이한 공전 궤도를 가진 미행성 '세드나'가 발견되면서

네메시스가 세드나의 공전 궤도에 영향을 준 것이 아닌가, 하는 얘기가 있었으나

이 떡밥은 다른 해명으로 인해 식은 상태다.





티케(Tyche)



루이지애나 대학의 천문학자 존 머티지(John Matese)와 다니엘 휘트머(DAniel Whitmire)가 제안.

나사의 관측 위성 WISE의 자료를 분석하여 얻은 결과로 내 놓은 주장.

평균 거리 2.2조km, 질량은 목성의 4배에 달하는 초거대 행성.


이쯤되면 안 보인다고 막 던지는 것 같기도 하다. 원래 똑똑한 놈들이 사기를 더 잘 치는 법이니까.



tyche2.jpg



아직 가설의 영역이며 제대로 밝혀진 바는 없음.



화이트 홀(White Hole) / 웜홀(Worm Hole)

화이트홀/웜홀은 블랙홀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면서 같이 등장한 개념.

굉장히 특이하지만 분명히 존재하긴 하는 블랙홀과는 다르게

이 두 천체는 블랙홀과 관련이 깊으면서도 완전히 상상의 영역에 있다.

알다시피 블랙홀은 강력한 중력으로 모든 것을 쳐묵쳐묵 하는데, 반대로 나오는 것은 없다.


먹는 게 있다면 싸는 것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나온 것이 화이트홀.


즉, 실제로 관측해서 나온 천체가 아니라 순전히 상상에서만 존재하는 천체.



블랙홀과 화이트홀은 웜홀로 연결되어 있다는 게 기본 개념.

블랙홀이 사건의 지평선 내부의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챙녀라면

화이트홀은 사건의 지평선 바깥으로 모든 것을 밀어내며, 그 어떠한 것도 침입을 허락하지 않는 철벽녀다.



whitehole.jpg



SF 소설같은 곳에서 흔히 다루어지는 설정 같다. 화이트홀이 평행우주로 통하느니 뭐니


하지만 정보가 부족한 과거엔 천문학자들이 정말 저렇게 생각했다.


이후 스티븐 호킹이 블랙홀 자체가 제트를 통해 정보를 방출한다는 설을 제시하면서


화이트홀 개념은 이제 쩌리 취급을 받지만,

웜홀은 시공간을 이어주는 통로라는 개념으로 초끈이론 등에서 간간히 사용된다.


영화 인터스텔라가 개봉하면서 블랙홀과 함께 한동안 떠돌았던 떡밥이기도 하다.




가상의 천체 이야기는 여기까지.


다음엔 천체목록에 대해 ARABOZA


출처/ 위키피디아, 천문우주지식정보 KASI

19개의 댓글

2015.09.02
재밌게 잘 읽었다. 꼬꼬마때 천문학자 할끄야 라면서 이것저것 줏어읽었던게 생각나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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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03
@뱃사공에루
나두 ㅋㅋㅋ 고딩때까지도 그렇게 생각하고 지구과학 경시대회나가서 상도타고 그랬는데 결과는 토목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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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04
@Silvanas
나두 ㅋㅋㅋ 고딩때까지도 그렇게 생각하고 지구과학 경시대회나가서 상도타고 그랬는데 결과는 기계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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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02
키야.. 가설이고 허구란것들이 사실은 우주의 진리였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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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02
꿀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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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02
어썰트기어나 하러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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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02
중간에 안보인다고 막 던지는거 같다에서 공감가면서 터졌다 ㅋㅋㅋ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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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03
네메시스 재밌네 저런건 상상도 안해본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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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03
우주 정말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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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03
잘만들었다
그냥 완전 공상과학물에서 나오는 쩌리가 아니라 실제로 가설로 올랐던 천체들이라 더 재밌는거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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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썰트기어브금오랜만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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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03
어차피 해왕성 궤도 밖에는 오르트 구름이 존재해서 명왕성만한 미행성들이 수천억개는 있을텐데 왜 그리 호들갑인지 모르겠다. 계네끼리는 조금만 충돌해도 바로 궤도가 수천억 km정도로 바뀌어서 지구 안쪽 궤도로도 오는 게 심신찮고. 그게 혜성인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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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03
뭐야 화이트홀 웜홀 실제가 아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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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03
@The Prodigy
ㄴㄴ 윔홀은 가능한데
화이트홀은 단순히 블랙홀의 수학적인 반대해 역할만 할뿐
블랙홀이 제트를 통해 에너지를 내뿜을 수 있다는게 밝혀지면서 쩌리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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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03
@SteveLeonard
윔홀이 있다고 그 반대편이 각각 블랙홀 & 화이트홀일 필요는 없잖아
그래서 윔홀은 가능하다고 알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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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04
이런거 더 올려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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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06
초끈이론 힉스입자 발견되면서 사장된거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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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06
재밌네 ㅋㅋㅋㅋ 더올려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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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09
2012년 당시 지구종말론이 횡행할때 그것이 알고싶다편에서 다룬 내용에 따르면.

(그런데 오래돼서 기억이 ㅠ)

3번째항목의 행성x는 실제 소행성인가 혜성인가 일본 천문학자가 발견 또는 추측했는데 기사화 되는 과정에 planet x(아직 명명하지 않은 상태)로 알려지고, 기레기들의 온갖 어그로속에 지구종말을 가져오는 행성으로 둔갑됨.

...로 나왔던 걸로 기억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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