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수학) 물체의 회전 - 1

안녕 ㅎㅎ 읽판은 항상 보기만 하다가 갑자기 나도 그냥 뭐좀 써보고 싶어서 이런 주제를 들고왔어

일단 제목에서도 봤듯이 여러편에 걸쳐서 작성하려고 해. 주제가 아마 한 편으로는 안 끝날것 같아서 말이야.

그리고 사실 주제가 주제인만큼 제대로 다루기 어렵고 수식도 많고 나도 전문적인 수학교육을 받은 적이 없어서 어물쩡하게 넘어가는 부분도 몇 군데 있을거같아 ㅠㅠ

(게다가 글도 재밌게 쓰는법을 몰라서 재미 없을지도 몰라...!!)

아무튼 각설하고 이 글의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볼게.


일단 회전이란 뭘까? 회전의 사전적 정의는 이래


'한 점이나 축을 중심으로 하여 빙빙 돎'


매우 직관적이고 그리 어렵게 느껴지지도 않아서 딱 봐도 음~ 그렇군 하고 넘어갈 수 있지. 조금의 흥미도 잘 느껴지지 않는 정의야.

근데 여기서 조금 더 깊게 생각해보자.

수학적으로 어떤 물체가 기준으로부터 얼마만큼 회전했는지 회전하는 중심(한 점 또는 축)을 포함해서 단 하나의 수식으로 표현하는 방법은 뭘까? 또 이걸 이용해서 어떤 연산 혹은 함수를 이용해야 회전시킬 수 있을까?

그림으로 예를 들면

1.png 

이렇게 점이 O를 축으로 도는데 이걸 수식 하나로 간단하게 표현하는 방법이 뭐가 있는지를 설명하는게 이 글의 목표야 ㅎㅎ...

사실 고딩때 배우는 일차변환에 대한 내용이라서 수학시간에 잠안자고 열심히 공부했으면 다 알고 있는 내용이지.

하지만 일차변환에 대한 얘기는 나중에 하도록 하고 일차변환보다 훨씬 더 먼저 등장한 허수에 대해서 알아보자.


허수는 웬만한 수포자들도 다 알만한 유명한 수야.

2.png

위와 같은 식을 만족하는 수 i를 허수라고해. 그리고 허수와 실수를 같이 묶어서 복소수라고 하지.

음... 18세기까지만해도 허수는 단지 그냥 이런 수였어 이거 말고는 별다른 의미가 없었거든.

때문에 수학자들 사이에서도 이 수의 존재에 대해서 긴가민가 하던 때도 있었지.

하지만 이후에 허수의 존재가 확실하게 의미를 갖게되는 연구들이 18~19세기 사이에 이루어지게 돼.

여기서 잠깐 허수에 대한 역사를 짤막하게 얘기하자면 18세기 동안 이 허수는 그냥 대수학에서만 주로 다루던 거였어.

18세기 중반에 오일러의 공식이 나왔을 때 그 공식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는 아무도 몰랐었지. (심지어 그 공식의 아버지인 오일러조차)

그러던 어느날 18세기가 다 지나갈 무렵에 카스파르 베셀이라는 노르웨이 수학자가 덴마크에서 일하던 중 이 허수를 새로운 시각으로 보면 매우 유용하다는걸 제시하는 논문을 쓰게 돼.

그가 그 논문에서 설명한 것은 바로 복소평면이야. 마치 데카르트가 좌표평면을 생각해낸 것만큼이나 아주 획기적인 논문이었지.

하지만 그 당시 덴마크는 수학과는 좀 거리가 먼 나라였어서 덴마크어로 쓰여진 이 논문은 누군가의 관심을 끌기란 어려웠어. 참 씁쓸하게도...

그 뒤 10여년이 지나서 비슷한 내용의 논문을 발표한 Jean-Robert Argand라는 수학자와 유명한 수학자 프리드리히 가우스에 의해서 이 복소평면이라는 아이디어가 널리 주목을 받게 되고 복소수라는 수 체계가 한층 더 발전하게 되지.

여기서 복소수는 회전을 나타내는데 아주아주 적합한 수라는 것도 알게 돼. 오일러 공식이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는 걸 알게 된 시기도 바로 이때고. 내가 허수를 얘기한 이유도 바로 이런 사실 때문이야. 그 후에 해밀턴이 3차원 상의 회전을 나타내기 위해서 복소수를 확장시켜서 사원수를 고안해내기까지 했지... 일단 이 이야기는 나중에 가서 하고 복소평면에 대해서 알아보자.


복소평면이란 정말 간단해. 다음과 같은 수직선에서

5.png

수직한 방향으로 허수의 수직선을 만드는거야. 다음과 같은 모양이 되겠지

6.png

각각의 축은 실수축과 허수축이라 하고 영어로는 실수(Real number)와 허수(Imaginary number)의 앞 두글자를 따서 Re축, Im축이라고 해. 이걸 이용해서 모든 복소수를 복소평면 위에서 표시할 수 있지.

예를 들어서 8.png같은 복소수의 경우는 복소평면에 표시하면

9.png

이렇게 표시할 수 있어. 그리고 2가 실수를 나타내니까 실수부라고하고 3i를 허수부라고해.


그러면 다시 허수 얘기로 돌아가보자. 방금 전 위의 식

2.png

에서 양변에 i를 곱하면

3.png

이고 또 i를 곱하면

4.png

이런식으로 계속 양변에 i를 곱하게되면 그 값이

i, -1, -i, 1, i, ....

이런식으로 순환이 되는 걸 알 수 있어.

그러면 이걸 복소평면 위에 나타내보면 이렇게 생각해 볼 수 있겠지?

7.png

실수 1에 i를 계속 곱하는 걸 수학적으로 해석해보면 원점을 중심으로 반시계 방향으로 90도 회전을 계속 하게 되더라라는 거야.

그럼 임의의 복소수에서도 저 의미를 계속 가질 수 있을까? 확인해보자.

임의의 복소수를 10.png라고 해보자. 이 복소수에 i를 곱하면 11.png가 되고 이걸 복소평면에 나타내면

12.png

이 그림처럼 되는데 각 선분의 길이가 피타고라스 정리를 만족하기때문에 90도 회전 됐다는 것을 알 수 있어.

즉 이 결과는 2차원 좌표상에서 회전을 복소수의 곱셈으로 나타낼 수 있다는거야.


그렇다면 실수축 위의 실수 a를 원점을 중심으로해서 반시계방향으로 θ만큼 회전시킨 복소수는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13.png

계산은 정말 간단해. 삼각함수의 정의를 이용하면

실수부는14.png가 되고 허수부는15.png가 되니까 16.png가 되는걸 쉽게 알수 있어.

그런데 놀랍게도 이렇게 구한 복소수 z에서 매우 익숙한 부분이 보이지.


바로 오일러의 공식이야.

17.png

따라서 결국 저 복소수는

18.png

로 간단하게 나타낼 수 있어!

결국 오일러의 공식으로 모든 복소평면 위의 복소수를, 또 실수축과 각도가 θ인 점을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돼.


그러면 위의 복소수를 같은 방법으로 α만큼 또 회전시켜야 할 때 얼마만큼을 곱해줘야 될까?

회전한 점은 실수축과 각도가 θ+α겠지? 그 점을 z'이라 하면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어.

19.png

그러면 중딩때 배우는 지수의 성질에 의해서

20.png

맙소사! 결과는 그냥 원래 복소수 z에 21.png만 곱한 결과란 걸 알 수 있어.

결국 어떤 복소수든 각도 α가 주어졌을 때 그 각만큼 회전시키고 싶다면 그 복소수에21.png만 곱하면 회전이 된다는 소리야.


소오름 끼칠 정도로 간단하지. 오일러의 공식이 단순한 대수적인 의미를 뛰어넘어서 빛을 발하게 되는 순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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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1편은 여기서 마무리 할게 ㅎㅎ... 사원수 까지 얘기하는 걸 목표로 하려는데 하고있는 일도 있어서 거기까지 쓸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그림을 그리기가 쫌 빡세네 ㅋㅋ 아무튼 여기까지 정독해준 사람들은 고마워.

20개의 댓글

ㅂㅁ
0
2017.12.21
공학에서 저 오일러 공식은 미분방정식 풀다보면 자주 쓰이더라. (특히 진동학, 회로이론 같은 곳처럼 지배방정식이 ax" + bx' +c = 0(or F) 꼴로 나오는 경우 특성방정식에 따라 허수해가 나오면 저 공식을 쓰는데, phase shift를 표현할때도 쓰더라.)
0
2017.12.21
e^(ipi)-1=0 이 맞나. 고등학교 수학실에 적혀있던건데 참 신기하더라
0
2017.12.21
@쓰테이끼
ㅇㅇ 정확히는 e^iπ=-1 인데 1*e^iπ=-1라 생각하면 실수 1을 180도 회전시킨거라고 생각할수도 있어! 매우 신기한 수지
0
2017.12.21
와 ㅈㄴ 어렵다...
근데 i가 허수인데 크기도 없는거아님??
좌표평면 보다가 복소평면 보니까 그게 이해안되네 그냥 크기가 있다고 가정하는건가??
0
2017.12.21
@헔헔헔
맞아 허수엔 크기가 존재하지 않아. 그래서 허수축에 i, 2i, 3i... 를 저런식으로 나타내는 것도 어떻게 보면 이치에 맞지 않는 것 같지.
하지만 우리가 수의 크기를 비교하는 것은 단순히 실수의 수직선 상에서 정의된 개념에 불과해. 즉 다시말해서 우리가 비교할때 자주 쓰는 부등호(>, <, >=, <=)는 모두 1차원 적인 실수 수직선까지 적용 가능한 개념에 불과하다는 거야. 어떻게 보면 인간이 만든 도구인 셈이지.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야.
예를 들어서 좌표평면 위에 두 점 A, B가 있는데 '이 두 점중에 어떤 점이 크기가 더 커?' 라고 말하면 그건 아무도 모르지. 좌표평면 상에서도 부등호는 존재하지 않거든!!
마찬가지로 이 도구를 허수에 갖다대보니까 도구가 맞지 않는 것 뿐이지. 그렇다고 복소수의 크기를 표현하는 방법은 없는 건 아니야. 없으면 만들면 되는거지. 위에서 예를 든 것 처럼 두 점의 크기를 각각 원점으로부터 떨어진 거리라고 정의하면 이 거리는 '크기'가 되는셈이야. 그리고 이런 정의를 바탕으로 두 점중 크기가 큰 점을 골라낼 수 있는것이고. 어떻게 보면 네 말처럼 크기가 있다고 '가정'하는 거라고 봐도 되겠네...
0
2017.12.21
완전 수알못인데 쉽게 설명해줘서 잘 읽었어. 그런데 이부분을 좀 자세히 설명해줄 수 있을까?
[e^iθ=cosθ+isinθ] 여기서 e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모르겠어. cosθ+isinθ가 왜 e^iθ인거지? z/a라고 하면 따라가겠는데... 딱 이 부분 이전까지는 충분히 이해하겠는데, 이 수식 이후로는 e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라서 설명을 따라가긴 하지만 완벽하게 이해됐다는 느낌을 못받았거든... e가 대체 무엇이길래 여기서 등장하는 거야?
0
2017.12.21
@김옥지
아주 예리한 질문이야.
사실 이 글에서 어물쩡 넘어간 부분도 이 부분인데 이 부분에 대한 수많은 증명은 아예 글 하나를 새로 작성해야할 정도로 많기 때문에 이 글에는 따로 안적었어.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은 ttp://www.dogdrip.net/33027948 이 글을 참조하면 좋을 것 같아.
0
2017.12.21
@Rotring
걸어준 링크를 읽어봤지만ㅠ... 수포자였기도 하고, 문과수리영역에 미적분이 안나왔던 꿀 세대기도 해서 증명 시작과 함께 막혀버렸네. 그냥 저 증명들이 맞는 말이겠거니 하면서 e^ni+1=0 가 왜 맞는지 정도만 받아들일 수 있는 것 같아. 미안하게도 e가 뭔지 결국 이해하진 못했지만...
여튼 글 재밌게 읽었어. 덕분에 수학공부를 다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네. 고마워, 앞으로도 글 계속 써줬으면 좋겠어.
0
2017.12.21
@김옥지
고마워! e라는 수 자체는 극한을 배울때 미분을 위해서 배우게 되는 수인데 댓글로 적긴 힘들것 같애 ㅎㅎ 자세한 설명은 ttp://terms.naver.com/entry.nhn?docId=3568951&cid=58944&categoryId=58970 에서 나와있는데 내용이 조금 어렵긴하네..
0
2017.12.23
@Rotring
이 글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아서 지금까지 계속 자료를 찾아보고 있었어. 그러다보니 어느정도 길을 찾은 것 같아.
내가 본 영상 중에 가장 쉽게 이해되던 링크를 나눠보고 싶어.(영상올린 사람이 누군지도 모르고 절대 홍보는 아니야)
자연상수e가 무엇인지-ttps://www.youtube.com/watch?v=_EY8QUKWrhc
허수i와 복소평면-ttps://www.youtube.com/watch?v=INxpcSwbKMo
복소평면 위에서의 오일러의 공식 증명-ttps://www.youtube.com/watch?v=gQSU0j8ydJA
0
2017.12.22
98년생부턴 고등학교에서 일차변환 안배움
내년 고1부터는 공간벡터도 안배운대
0
2017.12.22
@고오급물리
학원강사 일하는 사람인데 특수각에 대해 한정해서만 문제가 나오는편이야 60도가 젤 많이 나오고 회전변환 이해를 못해도 풀수는있지만 모르면 해보고 얼마나 곱해야 원값이 반복되는지 곱해봐야 알수 있기에 모르면 문제푸는데 시간이 오래걸려
0
2017.12.22
선형대수 하면서 공부한건데 진짜 신기하다 다시봐두
0
2017.12.22
멋있다 ㅊㅊ
0
2017.12.23
뭔소린지 하나도 모르겠다
0
2017.12.23
황금의 회전...!
0
2017.12.23
와드

ins센서 구현하고있어서 쿼터니언 보고있었는데

이상하게 반갑네 ㅋㅋㅋ
0
벡터공부하면서 이부분에관해서 확실치가않았는데 이글보고 좀더 이해가 깊어진듯..ㄱㅅㄱㅅ 추천
0
2017.12.24
그리고 저식은 복소푸리에를 실제 컴터에서 cos/sin으로 바뀌어 계산에 사용되는데..

저거 없었으면 지금 방송통신 기술은 없었다고 봐야...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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