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걸어서 땅끝마을까지_5화

주의! 감성적이고 사적인 여행담이므로 껄끄러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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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땅끝마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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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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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이동거리 24.53km)

 

정말 푹 자고 일어났다. 오히려 너무 잘자서 문제였다. 원래 6시 30분쯤에 나가기로 말씀드렸는데.. 7시 30분에 일어난 것이다.

그래서 일어나자마자 주변 정리하고 물건들을 베낭에 싸고 있는 와중에 목사님의 아내분이 오셔서 혹시 아침 드시겠냐고 물어보셨다.

 

너무 민폐끼치는 것 같았지만, 이미 준비 해놓으신 것 같기도 하고 배도 출출해서 먹기로 했다.

밥 상다리 부러지게 차려주신 덕에 정말 많이 먹었다. 오히려 음식을 남긴 것에 정말 죄송스럽게 말씀을 드렸다.

 

나머지 정리를 완료하고 출발하려던 참에 종교가 있으시냐고 물어보셨다. 그래서 무교라고 대답했더니, 하나님 한 번 믿어보시라는 말씀을 하셨다.

그리곤 마지막으로 감사 인사를 드리고 나왔다. 예수님이 현세에 와서 진정으로 복음을 전하려던 것은 이런 배려와 자애로움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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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 나와서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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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주유소인 듯 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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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공군기지가 있는지 군용기가 많이 보였다.)

 

역시나 강원도 답게.. 군부대가 많았는데 그 중 기억나는건 전차부대 였었다. 아침 점호시간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부대 안으로 k1전차가 기동하는 걸 봤는데 꽤나 멋있었다.

하지만 그 안에 있는 사람은 오지게 덥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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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먹은 곳)

 

주변이 시골이고 산골이라서 음식점 찾기가 참 어려웠었다. 주변에 공장에 가서 음식점을 물어봐서 찾았다.

 

제육볶음을 시켰는데, 점심시간이 끝날 무렵이었어서 밥이 다 떨어진 바람에 한 40분 정도 기달렸었다.

그래도 밥을 갓지어서 보슬보슬하니 제육볶음이랑 먹으니 한공기 뚝딱이었다.

 

시원한 물을 채우고 다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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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보면 이런 시골길이 대부분이다.)

 

아무래도 걷기란 행동은 어떤 이동수단 보다 느리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 금방 질리게 되는 것 같다. 비스무리한 콘크리트 건물과 아스팔트 도로...

 

또 어느정도 평지로 내려와서 풍경 보는 맛이 많이 사라졌다고 할까.. 그런 아쉬움이 많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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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장과 공원 합친곳? 넓은 공원 같은 곳이었다.)

 

화장실이 급해서 공원에 들려서 간이 화장실에서 볼일을 봤다. 아마 이전에는 군부대 였었던 곳 같았는데, 군부대가 이전하고 공원으로 만든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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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정신적으로 정말 피폐한 날이었다. 일단 갓길이 배수로 때문에 각이져 있어서 왼발과 오른발의 균형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

 

그래서 왼쪽 발목에 피로가 엄청 쌓여서 통증이 보통이 아니었다. 그리고 국토종단 경험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시작한지 4~5일 될때가 제일 큰 고비라고 하던데 그 날이 오늘이 아닌가 싶었다.

 

피곤하기도 하고, 여기저기서 아픔을 호소하고 집에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었다.

 

제대로된 휴식 + 밀린 빨랫거리를 처리하기 위해서 찜질방 가려던 계획을 변경해 여관에 가기로 결정했다.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견디며 여관에 도착했다. 

 

주인 분은 아주머니셨는데, 참 친절하신 분이셨다. 그리고 여행자를 많이 받아보셨는지 도움을 많이 주셨다. 빨랫거리도 세탁기에 돌려주시고 건조장에 손수 널어주셨다. 그리고 이런 저런 조언도 많이해주셨다.

 

나같이 걸어다니는 여행자들을 많이 봤지만, 무리하는 바람에 돌아간 사람들이 참 많았다던지.. 뭐 그런 내용들이었다.

 

아무튼 빨랫거리도 아주머니 덕분에 덜었겠다.. 오랜만에 TV를 즐기면서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완전 휴식모드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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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으로 정말 힘들었던 날로 기억합니다.

정말로 첫 고비는 일주일 내로 오더군요.. 그래서 사진을 별로 못찍었습니다 ㅠㅠ

 

7개의 댓글

2019.07.22

잘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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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22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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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22

ㅎㅇ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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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22

막짤 앞건물 정비대대 건물인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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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22

개쩐다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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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23

고생하네 나도 언제 한번 자전거타고 국토횡단 해보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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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24

맨날 개드립만하는 30대 중반아재 인데 글쓴이분이 남긴 글과 사진을 보면서 가슴이 두근두근 설레요 !! 진짜 ..ㅋㅋ

 

뭔가 큰(?) 일을 마치고 고향으로 걸어가는느낌 ?

 

목적지가 또 제 고향과 가까운 땅끝이라 ..ㅎㅎ 더 와닿네요 경기도 파주에서 지내지만 제고향이 해남 근처 완도쪽이라 ..^^

 

여행 결과가 어떻게 됐을지는 모르겠지만 힘들고 어려운 길이었어도 가슴한켠에 따뜻한 기억과 좋은 추억이 가득하시리라 믿습니다.

 

 

ps .추천 기쿠지로의 여름 ost 신청이요 !! ㅋㅋ 글 보는내내 글이랑 사진이 잘 어울릴거 같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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