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인체] 짧게 알아보자, 반회 후두신경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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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경, 게오르크 파울 부쉬가 그린 "페르가몬의 갈렌"

 

옛날 129년 9월에 태어난 갈레누스는 교역중심지인 페르가몬에서 고대로마 시대 검투사 치료의로 활동했다.
*짧게 페르가몬의 갈렌이라고 부르기도하고 아엘리오스 갈렌, 클라우뒤스 갈렌이라고도 부르는데 둘 다 맞는 표기이다.

Aelius Galenus or Claudius Galenus (Greek: Κλαύδιος Γαληνός; September 129 AD – c. 200/c. 216

 

당시 인체의 해부는 엄격하게 금지되고 있었기 때문에 갈렌은 검투사들의 찢어지고 잘린 신체들로 인체들을 탐구했다고 전해진다.

로마로 돌아가서 유명한 철학자의 말라리아를 잡고, 역병이 돌면 역병을 잡으며 황제의 총애를 받아 최고의 의사가 된 인물이다.

 

아무튼 꽤나 해부의학쪽으로는 전설적인 인물인데 이런 그는 500여권의 인체관련 저서를 남겼다.

그 와중에 가축을 해부하다가 얻게 된 아주 흥미로운 발견이 있는데, 그건 바로 반회 후두신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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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회 후두신경이 무엇일까?>

 

꾸억거리며 고통의 신음소리를 내던 돼지의 살을 가르다보니, 어느 순간 갑자기 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을 발견했다.
이 발견 이후 다른 가축들의 뇌에서 내려오는 신경을 하나하나씩 섬세하게 똑똑 끊어보던 갈렌은 뇌에서 내려오는 신경다발이 절단 분리되면 감각능력과 운동능력을 상실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후 기존에는 심장에서 전달되어온다고 믿어졌던 '영적인 호흡/생명의 원천' 즉 프뉴마(πνεύμα Pneuma)가 뇌라는 방과 체계를 따라 순환하며 흐를 것이라는 생각으로 재정립된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반회 후두신경이란 이와 같이 뇌에서부터 뻗어내려오다가 대동맥을 감고 다시 위로 올라가서 성대에 닿는 신경을 말한다.


주목할 부분은 이 비효율적인 동선으로 놓여있는 반회 후두신경이라고 하는 것이 바로 성대를 움직이는 신경이다.

뇌에서 바로 성대까지 내려와도 되는 신경임에도 불구하고 굳이 구태여 심장대동맥 주변을 우회해서 닿는 신경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종종 갑상선이나 심장수술을 하다가 이 신경을 건드리게 되면 신경이 끊어져서 아예 말을 하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흉부수술 시에 손상되지 않도록 주의해야하는 부위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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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포유류 동물들이 이런 특성을 가지고 있고, 심지어 세상에서 가장 목이 긴 동물인 기린마저 예외는 아니다.

기린의 성체 신장이 5m에 육박하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게 얼마나 정신나간 구조인지 감이 올 것이다.

 

이런 불필요한 주행경로는 생물학적 진화가 늘 옳지많은 않다는 '경로 의존 Path defendance'을 말해주는데,

학술적인 의미에서 진화는 흔히들 대중문화나 창작에서 여겨지는 것처럼 더 나은 체계의 획득보다는 그냥 하나의 생물학적 주행현상이라고 한다.

진화와 적응의 문제에는 더 좋고 그른 것이 없고 복잡하고 간단한 것에 장단점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해석까지 확장된다.

 

혹은 이것이 하나님의 존재가 없다는 증명이라고 비약하는 해석도 있긴하지만 유신론적 관점을 따른다면 우리는 지적으로 설계된 신체를 부여받은 것이 아니라 불완전한 신체를 환경에 맞게 고쳐나가도록 놓여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9개의 댓글

뭐 하여간 창조과학이 틀리거나

신은 전지전능하며 인간을 사랑한다는 주장은 틀린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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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27

따지고보면 은근 이런거 많음

진화가 목적을 가지고 일어나는게 아니라

그때그때 하나하나 바뀌어 나간다는걸 입증하는거지

 

진화가 목적을 가지고 있는줄 아는 친구들이 많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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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28
@김치맛포도

'진화'라는 단어의 어감 때문인지 포켓몬, 디지몬처럼 더 강하고 뭔가 삐까번쩍해지는 걸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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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28

재밋네 싱기하당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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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28
@응슷응찡

사실 좀 우울한 글 위주로만 써오다가 이것저것 다뤄보고 싶어서 수준 가벼운글 무거운글 지식다루는 글 여러가지 드랍해보고 있습니다.. 혹시 읽기 불편하시면 말씀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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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28
@LOGIE

안불편! 넘잼꾸르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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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28

반회 후두..? recurrent laryngeal인가 해서 들어왔는데 맞네ㅋㅋ한글로는 처음 알아간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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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30

이런 진화의 실폐사례들을 모아서 써주면 좋을 것 같아. 망막구조 같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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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02

물고기가 인간의 조상이라는 증거다. 모가지가 길어질줄 누가 알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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