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들어가기 전에.... 한국 개신교는 늘상 자신들의 교세를 이야기 할 때 1천만 성도, 5만교회라는 주장을 많이 한다. 실제 숫자와는 어느 정도 차이가 날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 인구를 감안하면 어마무시한 숫자라고 할 수 있다.

위 짤은 전국 교회 분포도라고 한다. 일제강점기 무렵 낙도지역에도 선교사들이 들어가 선교를 하는 등의 활동을 하여 어지간한 시골마을이 형성된 곳은 죄다 교회가 있어서 교회 없는 곳을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이다.(근데 정작 우리 큰집있는 동네는 대한민국에서 찾아보기 힘든 교회 없는 동네임)

참고로 2018년 말 기준으로 전국 편의점 갯수가 42,258개라고 하니까 대충 직관적으로 봐도 교회가 편의점보다 더 많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울릉도의 경우 섬 내 편의점 숫자는 2개이지만(그마저도 도동항에만 있음) 교회 숫자는 36개라니까 그 밀도 차이를 짐작할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다.

아무튼 1천만 성도에 5만 교회라는 소리는 전국 교회 평균 신자수는 1개 교회당 200명이라는 얘기가 되고, 1 교회당 평균 약 50가구 정도가 얽혀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물론 실제 숫자는 이보다 훨씬 적고, 대형교회와 개척교회간의 빈익빈 부익부가 심각한만큼 1가구짜리 가정교회 수준의 개척교회도 수두룩하게 많은게 현실이다)

문제는 교회에 목사와 전도사를 배출하는 이 신학교들의 미래가 참으로 암울하기 그지없다는 것인데 개신교 신학과(부) 올해 모집정원만 1,233명이고(개신교에서 백안시하는 삼육대나 선문대 신학과는 뺀 수치임) 여기에 종합대학의 기독교학과 376명(물론 여긴 100% 목회자로 가는건 아닌만큼 무조건 신학과로 보긴 어려움)과 개신교 계열 대학원대학교(16개)까지 합치면 1년에 대충 1,500명에 육박하는 정규 학/석사 학위를 가진 전도사, 목사들이 쏟아져 나오는 셈이라고 보면 된다. 여기에 그 숫자가 몇인지 파악조차 되지 않는 비인가 신학교나 군소교단의 신학교까지 합치면 그 숫자가 2천에 이를 가능성도 있다.

근데 다들 알다시피 우리나라 인구구조를 보면 올해 대학교 신입생부터 대학 입학정원 > 입학가능자원(고3 수험생 숫자)이 되어버렸고, 올해는 여기서 다시 추가로 5만이 더 빠지는 상황이 되어 수시 모집인원이 전체 고3 숫자보다 많아지는 현상이 나타나게 되었다.

결국 인구는 줄어드는데 목사는 쏟아진다? 초등교원 티오의 미래를 보면 대충 가늠할 수 있는 수준이 된다. 그나마 초등교원 티오는 국가가 통제하는 영역이라 어느 정도 정부가 직접 개입하는 영역이라도 있지만 이건 아무도 터치를 할 수 없는 신성불가침의 영역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만일 신학교를 구조조정하겠다고 정부에서 직접 손을대면 종교탄압이라는 프레임이 바로 씌워질거고 실제로 예전 2010년 즈음에 대학평가를 할 때에도 종교지도자 양성대학이라는 명분으로 공식적으로 빠져나갈 명분을 주어버리기까지 했었던 전례가 있는걸 보면 정부 차원에서 이쪽에 직접 칼을 대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 할 수 있다.

그럼 과연 이들이 자율적으로 대학 구조조정을 할 수는 있을까? 일단 대학평가에서 빠졌을 경우 대학 설립유형과 무관하게 일정비율로 의무감축 등의 조치를 해야 해서 강제성이라도 있었지만(자동 C등급 처리) 자율적인 조정은 더 어려울 것이라고 보인다.

일단 이런 대학들이 대학내 구조조정을 하려고 하는데 대학내 주요 직위를 보면 이사장은 교단 내 대형교회를 맡고있는 목사고 총장을 신학과 교수(역시 목사직위가 있음)가 하는 경우가 상당수인만큼 신학과의 인원을 감축해서 조금이라도 더 경쟁력있는 학과에다가 몰아주는 등의 개혁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보통 신학과 교수들의 생각을 들어보면 자신들이 다니는 대학의 정체성이 곧 신학과인 경우가 많아서 차라리 대학 문을 닫아버리고 비인가 신학교로 가버리자는 극단적인 발언이 나오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한다.

결국 이게 반복될 경우 전반적인 대학 경쟁력의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고, 이는 다시 목회자의 질적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농후해지는 상황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커지게 되는 셈이다. 

그러면 전반적인 질적 하락을 겪은 목회자 후보군들이 목사로 넘어가면 어떤 사태가 생길까?

결국 앞으로 10년 정도 지나면 전국에 30개가 넘는 신학대학이나 학과 보유 대학들 중 상당수가 사라질거라 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면 된다. 여기에 지금의 코로나 상황으로 교회들이 사실상 영업(?)을 못하게 되면서 자체 구조조정(?)을 하는데 그 주요 대상은 신학교를 다니고 있거나 신학교를 갓 졸업한 전도사나 자기 교회를 맡지 못한 부교역자들이 그 대상이 되는게 지금의 현실이다.

즉, 현재 4년제 개신교 신학교에 다니고 있다 = 잠재적 실업자가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의미가 된다. 여기서 예외가 될 수 있는건 자신이 이미 물려받을 교회가 있는 담임목사 아들이거나(교회 개척이 사실상 안되는 시대이다 보니 시골교회도 아주 훌륭한 세습대상이다) 아니면 집에 재산이 아주 많아서 어떻게든 먹고 사는 걱정이 없는 금수저 출신 둘 중 하나가 되고, 목회자의 이중직이나 겸직 등을 금지(신학대 교수는 예외더라)시키는 한국 개신교 특성상 제대로 된 목회자리를 가지지 못할 경우 가족 중 누군가에게 의존해야하는 상황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의미이다.(어찌보면 잠재적 빈곤층이 되어버릴 수도 있는 상황이라 할 수 있다)

거기다 지금 한국사회내 분위기는 개신교에 대한 시각 자체가 갈수록 좋지 않은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사실 이것만으로도 한국내 개신교가 망하는 길로 가는데 충분한 상황이다), 인구구조적으로 주일학교가 박살이 나 버린 상태여서 교회가 성장할 가능성은 갈수록 0에 수렴하고 있는 상황인만큼 미래에 대한 전망은 더더욱 암울할 수 밖에 없고, 그나마 신학교 출신들이 일시적으로나마 목회활동을 할 수 있었던 주일학교도 줄어드는걸 생각하면 진짜 극히 일부만 살아남고 나머지는 죄다 공멸하다시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결국 이런 신학대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교단의 지원금을 받아가면서 연명하는 수 밖에 없는데(애초에 충원율이나 제대로 나올지가 의문인 상황이다) 교단 입장에서는 자기네 교세 자체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신학대라는 돈먹는 하마가 있다는 것은 교단 전체로 봐도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 되겠지만 교단신학대학교라는 자존심 덕분에 이를 버리지도 못하는 골때리는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

적어도 이런 현상에 브레이크를 걸려면 교단들이 자기 신학교 문을 닫고 연합신학대의 형태로 가거나 아니면 적어도 2개 이상의 신학교를 교단이 자체 보유 신학교들을 통합하는 등의 대규모 구조조정을 하거나 아예 예전에 갈라섰던 교단끼리 통합노력을 하는 등의 매우 과감하고 엄청난 결단이 필요하지만 연합은 커녕 예수와 그리스도가 서로 싸우는 한국 개신교 교단 특성상 그런 일은 모두가 다 망하기 전까지는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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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줄 요약 : 다같이 망하는 길로 향하고 있는게 너무 뻔하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