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가습기

 加濕器 / Humidifier

자고 일어나면 입이 텁텁하고 콧구멍에 먼지가 그득하다. 끈적끈적한 눈꼽이 말라서 눈이 탁 붙어버렸다. 보온을 위해 전기장판, 미세모 이불, 목도리와 털장갑을 꺼낸 우리가 이 겨울을 버티기 위해 추가로 찾아야 하는 그것, 바로 가습기이다.

2. 가습 방식

 ㄱ. 가열식

 물을 끓여 증발시킨다. 가습량의 99%는 수증기가 되어 공기중으로 살포된 것이고 1%는 끓어오르는 물표면에서 튀어나간 물방울이다. 이론적으로 가습기 내부에서 세균이 증식할 수 있지만, 물이 끓는 순간 멸균되기 때문에 균 살포의 위험은 없다. 물을 끓여야하기 때문에 전기가 많이 들고 화재의 위험이 있다. 물이 끓어오르는 표면이 넓으면 넓을 수록 가습량이 많아지지만 안전상의 문제때문에 가열구가 커봤자 커피포트 정도고 따라서 가습량도 적다. 방의 온도에 따라 달라지지만 수증기가 열을 잃으면 열대류작용이 멈춰 가습 범위가 좁다. 아주 단순한 방식의 가습기 구조때문에 제품의 가격이 저렴하다.

 ㄴ. 초음파식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가습기가 바로 이 초음파식. 고주파로 물방울을 아주 작게 쪼갠다. 쪼개진 물방울은 아주 가볍기 때문에 고주파의 파동을 타고 공기중으로 살포된다. 가습량의 100%가 물방울 상태이다. 이 물방울엔 물에 들어있는 미네랄도 그대로 들어가 있기 때문에 가습을 오래하면 가구에 미끈한 무기질 층이 생긴다. 가습기 내부에 세균이 증식할 수 있고, 살포되는 물방울은 아주 작지만 세균이 들어가기엔 충분하기 때문에 세균과 함께 살포된다. 충실하게 가습기를 청소하지 않으면 끝없이 세균을 살포하는 초음파식 증균기를 틀어 놓은 것과 다름 없다. 특히 USB 방식의 미니 가습기는 작은 몸 안에 여러가지 장치를 밀집해 놓아 회로에서 열이 발생하고 [ 열 + 습기 ]라는 완벽한 환경을 갖춘 세균들은 연날연시 번식 파티를 하고 있으리라. 가습량이 많다. [ 물방울이 퍼져나가는 범위 + 물방울이 증발하여 수증기가 퍼져나가는 범위 ]가 가습 범위이기 때문에 가열식보다 가습 범위가 넓다.

 ㄷ. 복합식

 세균에 대한 걱정때문에 초음파식과 가열식을 합쳤다. 물을 가열하는 한편 고주파로 물방울로 만들어 살포한다. 제품이 많지 않은데, 위험하고 전기가 많이 든다는 가열식의 단점이 그대로 따라왔기 때문이다. 가습량과 가습범위는 초음파식과 동일하다. 초음파식보다 조금 더 비싸다.

 ㄹ. 자연건조 가속식(에워워셔)

 젖은 수건을 걸어놓으면 자연적으로 증발한 수증기가 방의 습도를 조절한다. 이 특성을 증대하여 이용한 것이 자연건조 가속식. 물이 잘 통하는 얇은 판의 한쪽을 물에, 한쪽을 공기 중에 위치시키고 선풍기로 공기 중에 위치한 판에 바람을 불어 판을 건조시킨다. 판에서 나온 바람엔 자연건조에 의해 증발한 수증기가 포함되어 있고 이 바람이 가습을 수행한다. 내부에는 세균이 증식할 수 있지만 수증기는 세균이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작아 살포되는 수증기에는 세균이 전혀 들어있지 않다. 간접적으로라도 바람이 닿으면 가습기 되기 대문에 가습 범위가 넓다. 판의 크기를 늘리고 바람의 세기를 강하게 하면 가습량도 넓어지며 보통 초음파식을 상회하는 가습량을 가진다. 여러 장점때문인지 가격대가 높다.

 자연건조 가속식 가습기에 공기 청정 기능이 있다고 소개된 제품이 있는데 정말 그런지 잘 살펴보아야 한다. 정말 공기청정 필터와 장치를 달은 제품도 있지만, 그냥 바람이 물을 머금은 판을 통과하니까 공기도 깨끗해지겠거니 하고 공기청정 기능까지 있다고 광고하는 제품도 있다.

 자연건조 가속식은 세균 걱정이 없지만, 물 안의 미내랄이 그대로 "가습기 안에" 남는다. 계절별로 청소해주는 것이 좋다(물티슈로 쓱 닦으면 된다).

 ㅁ. 열대류 가습식

 온풍기에서 물을 함께 살포하고, 뜨거워진 공기와 만난 물이 순싯간에 수증기로 증발하여 온풍기 바람과 함께 나온다. 아주 뜨거운 공기의 열대류로 가습 범위가 아주 넓다. 100도를 상회하는 공기에 살포되기 때문에 세균은 멸균된다. 백화점, 대형 마트에서 실내 습도를 맞추기 위해 사용한다. 본인의 집이 500평정도 되고 복층인데 방이 나눠져 있지 않은 통짜라면 이런 시스템 가습기를 설치하자.

 ㅂ. 자연식 (기계가 아닌 가습 용품)

  가끔 자연식 가습 용품이라고 물을 머금는 판을 제품이랍시고 파는 경우도 있는데, 가습범위가 극도로 좁다. 코 앞에 붙이고 다닐 거 아니면 큰 효과 없다.

 

3. 가습 범위에 대한 오해

 공기중 습기는 생각보다 느린 속도로 퍼진다. 공기는 온도가 다를때 빠르게 섞이지, 습도가 다르다고 빠르게 섞이지 않는다. 가습량만 높고 가습 범위가 낮은 제품을 구입할 경우, 가습기는 자기 주변에만 높은 습기를 잔뜩 내뱉고는 목표 습도를 달성했으니 종료할 것이다. 그럼 그 가습기 주변만 불쾌하게 습도가 높고 조금이라도 먼 곳은 여전히 습도가 낮은 상태가 된다. 쾌적한 습도 유지를 위해서는 사용하는 공간의 크기와 가습 범위를 반드시 고려하여 가습기를 구매하여야 한다.

 만약 다수의 방에 가습기를 구매한다면, 하나의 큰 가습기로 전체를 커버하는 것보다 각 방에 가습기를 배치하는 것이 좋다.

4. 가습기 선택 방법

 싼게 최고라면 초음파식을 사서 자주 청소하자.

 세균이 걱정되면 자연건조 가속식이나 가열식을 사자.

 백화점에 살고 있다면 열대류 가습 장치에 대해 시스템 냉/난방 업체에 문의하라.

 

 좋은 가습기를 저렴하게 사용하는 또다른 방법은 렌탈이다. 가습기는 겨울에만 쓰기 때문에 가습기만을 렌탈해주는 업체는 찾기 힘들고, 자연건조 가속식 가습 기능이 있는 공기청정기를 렌탈할 수 있다. 50만원의 가습 기능있는 공기청정기의 렌탈 비용은 1달에 3만원 내외이다.

 

5. 물 선택

 정수기 물이 수돗물보다 깨끗하다는 인식때문에 가습기에 정수기 물을 넣는 경우가 있다. 정수기 물은 반나절마나 둬도 세균 천지가 된다. 염소 소독된 수돗물을 넣고 가습하는 것이 좋다.

6. 대표적인 제품들

 제품을 추천하는 것이 아니라 가습 방식에 따른 가습량과 가습범위, 가격의 예를 보여주는 것임

 

 ㄱ. 가열식 : 한경희 스팀큐브

      

  55,000원. 1시간에 160cc의 물 가습. 가습 범위 2 제곱미터

  세균 걱정이 없지만 가습량과 가습 범위가 적다

 ㄴ. 초음파식 : 샤오미 스마트 가습기
       

   170,000원. 1시간에 384cc의 물 가습. 가습 범위 5 제곱미터. 추가 장치를 통해 물방울을 살균하여 살포한다.

   가습량과 가습범위는 일반적인 원룸을 커버할 정도이다. 세균 걱정을 줄이기 위해 살균 장치를 추가하였는데, 때문에 가격 또한 일반 초음파 가습기에 비해 상당히 비싸다.

 ㄷ. 복합식 : 한일전기 복합가습기

     

   72,000원. 1시간에 400cc의 물 가습. 가습 범위 5 제곱미터

   초음파 가습기의 가습량과 가습 범위를 가지면서, 물을 가열하여 샬균을 시행한다. 복합식은 초음파에 비해 소음(물끓는 소리)가 큰데, 소음에 민감하지 않는다면 고려할 만한 선택지이다.

 ㄹ. 자연건조 가속식 : LG 퓨리케어(가습용)

      

   400,000원. 1시간에 500cc의 물 가습, 가습 범위 35 제곱미터

   가습량은 초음파와 비슷하지만, 팬을 통해 멀리 습기를 날리기 때문에 가습 범위가 아주 높다. 아파트 거실에 두고 항상 틀어놓는다는 식으로 사용할 수 있다. 습기는 완전히 기화되어 퍼지기 때문에 세균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단점을 꼽자면 높은 가격이다.

 

 

 

요약

 1. 가습기에는 여러가지 방식이 있는데 초음파식을 구매한 사람은 반드시 1주일에 1회 청소를 해주어야 한다

 2. 가습기에는 반드시 수돗물을 사용하여야 한다

 3. 전기장치가 연결되지 않은 가습 제품은 가습 효과가 거의 없다고 봐야한다

 

출처 - 과거 개드립에 본인이 작성한 글을 정리하여 다시 올림

 

 

 

99. 추가 - 초음파 가습기의 세척에 대해

 초음파 가습기는 반드시 일주일에 1회 이상의 세척이 필요합니다. 물로만 씻어서는 안되고 반드시 세균을 죽일 수 있는 무언가를 사용해야 합니다. 살균제를 부어서 닦으면 끝일거 같은데, 조금이라도 살균제가 남으면 가습기를 켰을대 샬균제가 초음파로 쪼개져 우리 폐로 곧장 들어오게 될까 무섭습니다. 살균력만 생각하면 에탄올을 부어서 닦으면 되는데요, 이렇게 하고 가습기를 틀면 말 그대로 숨 쉬면서 취하게 됩니다. 결국, 살균력을 조금 포기하고 베이킹 파우더 같은 조금 안전한 세제류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ㄱ. 베이킹 파우더, 구연산으로 완벽한 살균이 가능한가?

     아닙니다. 이들 제품을 쓰면 완벽한 살균은 안되지만 대부분의 균과 균이 서식할 수 있는 오염 물질을 제거할 수 있기에 이들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이들 제품으로 청소하고(균이 살 수 있는 오염 물질을 제거하는 것이기에 구석구석 박박 닦아야 합니다) 물기를 완전히 제거하여 잔류균의 사멸을 도모하는 것이 좋습니다.

 

 ㄴ. 분리가 안되는 작은 제품의 청소는?

    불편하더라도 내부 물이 닿을 수 있는 모든 장소를 청소해야 합니다. 그냥 세제류를 넣고 흔든다고 청소가 되지 않고 박박 문질러서 물 안의 무기질들이 얇게 늘러 붙고 세균과 섞여 생긴 막을 싹 닦아야합니다. 손으로 하기에 굉장히 불편하고 솔이 필요할 겁니다.

 

개인적으로 초음파가습기는 불편 사항이 아주 많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