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지식

3-3. 지원동기와 성격의 장단점(2)

1편에서 지원동기를 쓰는 방법에 대해 대표적인 방법 하나를 언급했다.

2편에서는 내가 선호하는 방법인 '직업관'을 중심으로 서술하는 것에 대해 언급하고, 성격의 장단점을 적고자 한다.

직업관은 가치관의 일종이다. 가치관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 가치판단을 내리는 기준 등 넓은 범위를 차지한다면 직업관은 직업이라는 범위에 한정하여 가치판단을 하는 방법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 직업관이라는 것이 생각보다 파워풀하다. 직업관이 강력한 이유는 많은 지원자들 사이에서 본인만의 독창적인 생각을 보여줄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직업관은 대부분 자신에 대해 심사숙고 한 결과 생기는 가치관이므로 더욱 그러한 시그널을 줄 수 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면, 자기소개서는 논설문이다. 본인이 주장하는 바를 적절한 근거를 들어 설득하는 과정이다(사실 너무 많이 언급해서 지겹다). 어차피 주장은 내가 이 회사에 적합하다고 하는 것이니 다 똑같다. 중요한 것은 근거인데 핵심가치를 가지고 그 근거를 만든다면 너무 짜맞춘 티가 난다. 부자연스럽다는 이야기이다. 1절에서 언급한 핵심가치와 비전과 내가 닮은점이 있다고 쓰는 것은 부자연스러움 없이 잘 쓰기가 무척이나 힘들다.

그런데 직업관을 근거로 이야기를 하면 이야기가 자연스럽다. 내가 평소에 어떠어떠한 이유로 이런 생각을 갖게 되었고 이 기준에 맞는 회사를 선택하고 싶어했다. 근데 당신네 회사가 어떠어떠한 점에서 이 기준에 맞아서 지원했다는데 여기서 반박할 거리가 있겠는가? 직업관은 내 자신에 대한 이야기이므로 반박하기 힘들다(반박시 지상렬).

직업관을 바탕으로 지원동기를 작성하는 것의 장점은 한가지가 더있다. 읽는 사람으로부터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인사담당자들도 사람이고 '직장인'이다. 회사 다니면서 다니는 회사 욕도 잘하고 그러면서 또 이직 할 곳이 없나 둘러보다가 에이 이만한 회사 없지 하면서 다니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오히려 핵심가치나 비전에 내가 맞는 사람이라고 주장하는 것 보다 내가 가진 직업관에 맞는 회사를 지원하는 사람들이 더 진솔해보인다.

조금만 검색해보면 나오는 내용들과 칭찬을 버무려 쓴 지원동기보다 직업관을 언급하고, 이 회사가 어떠한 점에서 이러한 직업관을 충족시키는 회사인지 쓰는 것이 이 회사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이다.

지원한 회사가 자기소개서를 공들여 읽는 회사이고 다른 항목에 잘 대답했는데 떨어지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런 경우는 지원한 회사가 지원자의 기준에 맞지 않는 회사일 가능성이 있다. 서류 전형은 30배수면 30배수, 5배수면 5배수 기준을 세우므로 Minimum 기준을 만족시키면 통과시키는 전형이다. 합불 여부만 파악할 수 있는 우리 입장에서는 명확히 이 사실을 판단하기는 쉽지 않긴하다. 그렇지만 물어보는 것만 잘 대답하면 서류는 일단은 통과할 수 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스펙이 안좋아서 떨어지는 것은 별개이다.

성격의 장단점은 비교적 쉬운편이다.

알아서들 잘 쓰겠지만 내가 추천하는 것은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MBTI검사를 해보라는 것이다.

해보면 본인의 MBTI 유형이 무엇인가와 함께 해당 MBTI 유형인 사람들이 가진 특성이 나온다.

MBTI가 적합한 검사이냐는 차치하고, 여기에 나오는 유형별 성격중에서 본인이 생각하기에 가장 자신을 잘 드러내는 성격을 적으면 되겠다. 가급적이면 직무에 필요한 장점을 위주로 적으면 되겠다. 예를 들면 재무/회계의 경우는 꼼꼼함이라던지...알아서 잘 쓰리라 믿는다. 장점은 쓰기가 쉽다.

여기서 근데 사람들이 종종 성격의 단점을 적으면서 실수를 하는데, 단점 중에서 직무와 관련된 치명적인 단점을 적으면 안된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다 보여주는 것이 취업 프로세스가 아니다. 내가 가진 ABCDE의 모습중 해당 직무에 적합한 B의 모습을 보여주고, 상대적으로 덜 치명적인 D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단점은 특히 직무와 관련하여 가장 관련이 적은 내용으로 적어야 한다. 그리고 그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뭘 하고 있는지 간단히 적어주는 것이 좋다.

취업은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과정이다. 마냥 아무 곳이나 난사하고 운좋게 들어갔어도 본인과 잘 맞지 않는 곳에 가면 금방 때려치고 나오게 된다. 인생 살면서 얼마나 자기 자신을 돌아봤겠는가? 자기소개서를 기왕 쓰는 거 본인에 대해 잘 이해하고자 노력하며 문항도 잘 작성하고 자신과 적합한 곳에 취업하는게 가장 빠른 길이다.

2개의 댓글

이야 mbti 시작점으로 삼으라고 댓글달려고 들어왔는데ㅋㅋㅋ 사람 생각하는거 비슷한가봄. 개인적으로 mbti의 제일 큰 순기능은 학업에 쫓기고 취업에 쫓겨 자아성찰이 부족한 한국인들에게 자기의 가치관과 성격이 어떻게 형성됐나를 돌아보게 해주는 기폭제 역할이라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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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08
@대머리머대리머머리대대리

이게 맛다. ㅊ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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