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최근에 기무치 날조 사건이라고 대한민국 언론이 기무치에 대한 정보를 호도하여 반일 감정을 부추긴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라면서 “기무치 - 김치 날조 사건”이라는 글이 보이더라구? 그래서 언제나처럼 부모님 말씀 다음으로 진리라고 믿는 꺼라위키에 찾아보니 아니나 다를까 “기무치 - 김치 날조 사건” 에 대한 장문의 정보(https://namu.wiki/w/기무치)가 있어서 ‘아하, 역시 반일은 정신병이구나.’ 라는 생각으로 배나 긁으면서 개드립으로 돌아갔음. 그런데 의문이 생기더라고?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의 대다수의 근거가 하나 같이 똑같았거든.

+ 김치를 KIMUCHI라고 표시한건 일본어 발음의 한계 때문 이라는 주장

그래서 10년간 눈팅만한 개붕이가 되도 않는 실력으로 이 사건에 대해서 찾아보기 시작했음

1. 기무치 논란의 시작

어느 시점에서 김치-기무치 논란의 시작이 되었는지는 정확히 판별하기는 현재로서는 힘들지만, 이 사건을 날조라고 주장하는 분들(지금부터는 날조파 라고 명명)의 주장에 따르면 1994년 6월 3일 매일경제의 김일환 박사와의 인터뷰를 대표적인 기사를 필두로 일본이 김치를 가져가려고 한다!는 기사들이

나타나게 되고 이 기사들을 토대로 '일본이 기무치 등재를 8년 동안 야비하게 준비하고 있었다는 확인되지 않는 소문'이 보도 되었다고 주장했어.

이게 날조파들이 꼽은 기무치 -김치 날조사건의 시작으로 볼 수 있지. 여기서 날조파가 뽑는 쟁점은 위에서 말한 것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은 일본을 상대로 김치를 코덱스에 기무치로 등재시키기 위한 로비를 진행시키고 있다는 누명을 씌었다"라는 점이지.

 이에 따라서 검색해 본 결과 일본의 기무치 CODEX 기무치 등재를 위한 로비에 대한 정확한 증거나, 정황이 담긴 또 다른 기사는 찾지 못했어.

근데 그때 당시 김치의 CODEX에 등재시키는데 관련했던 실무자(오병석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 원장)의 인터뷰를 찾을 수 있었음. 

(https://www.thevoiceofus.co.kr/news/article.html?no=2944)

이 인터뷰에 그는 이렇게 말해. "1996년 김영삼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 일문이 기무치를 국제식품규격위원회에 등재하려는 움직임에 대한 정보를 접하고 직접 지시하셨죠." 라고 말이야. 이와 더불어서 그 이전에 빌 클린턴 대통령 방일 때 기무치를 선보인 것 (http://biz.heraldcorp.com/view.php?ud=20131108000455&sec=01-73-01), 애틀란타 올림픽 당시 기무치를 공식 음식으로 지정, 납품하려고 한 것 (https://www.afr.com/world/korea-japan-battle-sprouts-over-cabbage-patch-19991213-k95av) 등의 움직임이 있었어. 이런 정황들을 통해서 알 수 있는 점은 일본이 김치를 CODEX에 등록하려고 했는지에 대해서는 실무진과 전문가의 증언뿐이라 확실히 맞다라고 말할 수 없지만, 기무치를 세계에 알리기 위한 시도를 지속적으로 일본이 했다는 점은 알 수 있었어

=> 일본의 기무치 CODEX 등록 로비 : 사실확인 불가(관련자 증언 뿐)

2. 일본은 CODEX에 KIMUCHI라는 명칭을 사용하려고 했는가?

 이 문제에서 쟁점은 CODEX 주체 회의에서 일본이 KIMUCHI라는 명칭으로 김치라는 요리를 기무치로 등록하려고 했는가? 였어. 그래서 가장 쉬운 방법인 국제식품위원회 회의록, 혹은 관련 기록물을 찾는거였는데 찾질 못했음 ㅎㅎ ㅈㅅ;; ㅋㅋ! 대신 한 기사를 찾을 수 있었어.

최근 한국은 일본과 김치 표준 전쟁에서 적지 않은 성과를 올렸다. 국제식품규격위원회 사무국에 제출할 김치의 국제 규격 초안을 마련하면서
일본과의 지루한 협상 끝에 판정승을 거둔 것이다. 지난 9월2일 일본 농림성에서 열린 한·일 4차 회의에서 김치의 국제적 명칭은 '김치(Kimchi)'
로 최종결론이 났다. 그동안 일본은 "김치 종주국이 어떻게 한국이냐"는 주장까지 펼치며 김치의 일본식 발음인 '기무치' 표기를 주장해 왔다.

일본측 논리는 일본의 대표적 절임 식품인 '츠케모노'의 일종이 김치이기 때문에 김치 종주권이 일본에도 있다는 것. 일본은 '차이니스 기무치'
'오리엔탈 캐비지 기무치' 등 타협안을 내놓기도 했으나 지난 7월 서울서 열린 3차 회의에서 '기무치' 포기 의사를 내비쳤다.

대신 일본이 집요하게 요구한 것은 김치에 일본 맛을 가미하자는 것. 예컨대 일본은 김치도 츠케모노처럼 간장에 절이는 것을 허용해야 한다
고 주장해 왔다. 국제적으로 인기가 높은 '기꼬망' 간장을 앞세워 일본식김치로세계 시장을 석권하려는 계산이었다. 또 맵지 않고 색깔이 옅은
'파프리카(Paprica)' 고추를 기본 재료로 사용하자는 주장도 폈으나 이는 "그러면 김치의 본래 맛이 사라진다"는 우리측 주장에 눌려 관철되지
못했다.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1997/09/24/1997092470329.html ) 

 이 기사를 통해 알 수 있는 점은 일본이 코덱스에 KIMUCHI라는 명칭을 등록하려고 했다는 시도에 대해서는 확인 할 수 없으나, 한국과의 협상을 통해 보았을 때 KIMUCHI 라는 명칭으로 김치의 국제적 명칭을 정하려고 시도했다는 점을 알 수 있지. 아 그리고 추가적으로 자꾸 일본은 발음 한계상 김치를 기무치라 발음해서 KIMUCHI라고 발음한다구욧! 이라 주장하는 사람도 있던데 그렇게 치면 왜 햄버거는 발음은 ハンバーガー（함바-가-）라고 발음하면서 쓰는건 그대로 hamberger라고 쓰냐? hambaga 라고 해야되는거 아님? 발음이 기무치라고 영어도 기무치라고 발음하냐;; 그것도 영어표기가 버젓이 통용되고 있는 단어를 ;; 내가 이상한거면 잘 아시는분이 대답 좀 해주셔요 ;;

즉 기무치 - 김치 날조 사건에 대해서 알아보았을 때 날조파의 주장에 대해 보았을때

1. 일본이 CODEX에 기무치를 등록하려고 로비를 시도했는가?

=> 당시 실무진, 회의 참석한 박사의 인터뷰가 전부 -> 알 수 없음

2. 일본이 CODEX에 기무치라는 명칭으로 김치라는 음식을 등록하려고 했는가?

=> 직접 식품규격위원회에 정식 신청서를 제출한 것은 알 수 없음, 단 한국과의 협상을 통해서 시도는 했음

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음

마지막으로 기무치 - 김치 사건은 정말 한국인들이 기자들의 말만 믿고 호도되어 쉐도우 복싱을 했던 사건일까? 라는 말에 대해서는 조금 다른 시선으로

보려고 해. 사실 이 글을 쓰기 전까지만 해도 단순히 지금 참깨들처럼 '김치 우리나라꺼다해~ 한국은 짭이다해~' 이지랄하면서 '김치'라는 대한민국 음식의 역사를 가져가려는 시도라고 생각했어. 가져갈게 없어서 김치를 가져가냐;; 라고 생각하면서 말이야. 근데, 계속 파해쳐보다가 외국에서 바라본 소위 KIMCHI DIPUTE라는 이 분쟁은 누가 종주국이냐 정도의 나이브한 사건이 아니라, 국제 무역 이슈로 평가하더라고. (https://mandalaprojects.com/giant-project/kimchi.htm)

 김치가 일본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한 건 대략 1980년대라고 분석을 해. 특히 위의 글에서는 1988년대 서울올림픽에서 소개가 된 이후로 인기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고 나와있어. 한국의 김치 수출의 90퍼센트가 일본이었다고 하니까. 근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하게되지. 일본이 김치를 로컬라이징하면서 기무치가 탄생하게 된거야. 김치와 기무치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만드는 과정에서 나타나. 김치는 자연 발효를 통한 숙성을 하는 반면, 기무치는 식품첨가물을 넣는다는 거였어. 장기간의 자연 발효에 비해서 간단히 식품첨가물을 넣는 기무치는 장기보관과 대량생산에 용이했어. 그에 따라서 해외수출에 있어서 경쟁력약화에 따른 수출하락을 걱정하게 되었지. 일본의 상황은 어땠을까? 그냥 식품첨가물 넣고 자국생산해서 자국소비하는 그저 그런 음식에서 끝났을까? 아니야. 우리나라가 걱정한대로 기무치의 세계수출을 위해서 상당히 공을 들였어. 위에서 찾을 수 있는 것처럼 빌클린턴 대통령 방일 당시 기무치를 선보이기도 했고, 아틀란타 올림픽 당시 식단의 메뉴로 선정된 김치를 납품하기위해 우리나라와 경쟁하기도 했어. 즉 장기간 동안 국가적 차원에서 일본이 기무치를 통한 김치시장 장악을 위해서 움직였다는 뜻이야. [참고로 2020년 기준 세계김치시장 규모는 30억 달러 정도로 추정하고 있어(http://www.atlas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49)] 이러한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한 한국의 움직임은 뭐였을까? 뭐 다양하게 있겠지만 내 생각에는 CODEX에 김치를 등재하는 것 역시 그 일환이었다고 생각해. 물론 허겁지겁 김치 뺏기면 X된다 빨랑 등록하자! 라면서 번갯불에 콩 볶아먹듯이 한건 아니야. 전통식품의 국제규격화 사업 이라고 해서 김치뿐만 아니라 다양한 전통식품들을 CODEX에 등재하려는 노력이 있었고 이와 더불어서 등재를 했다고 볼 수 있어.

 자 이제 결론이야. 김치 사건은 날조파의 말대로 한국의 쉐도우 복싱이었을까? 정답은 NO야. CODEX에 등재를 위한 로비와 직접적인 등재시도는 현 시점에서는 확인할 길이 없으니 사실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CODEX에 KIMCHI라는 명칭으로 등재하려는 한국과 협상을 통해 KIMUCHI라는 명칭으로 등재하려고 시도했었고, CODEX등재 사건에 대한 왜곡은 있었을지 언정,  김치 - 기무치 사건이 완전한 날조라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알 수 있어.

마지막으로 위 글에서 이상한 점이 있다거나 사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언제든지 피드백 해줘.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