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지식

[장문 번역] 미국의 Karen 신화

https://www.theatlantic.com/international/archive/2020/08/karen-meme-coronavirus/615355/?utm_source=share&utm_campaign=share

 

먼저 두괄식으로, 내가 뭐 페미니즘을 옹호하려 번역한 건 절대 아니며, 미국서 유행하는 Karen이라는 별명의 해석에 대해 다뤄보려는 것에 불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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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을 “Karen”이라고 부르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그 밈의 기원은 정확히 밝히기 어렵고, Karen 밈은 코로나 바이러스와 같은 강도로, 종종 바이러스와 동시에 퍼졌습니다.

 

 

Karen들은 "모든 언행을 감시하는 경찰관" 입니다. Karen들은 백신을 믿지 않습니다. Karen들은 짧은 머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Karen들은 이기적입니다.

 

역설적이게도, Karen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어기는 사람들을 적발하는 일종의 공무원이자 “입마개”이기 때문에, 마스크 착용을 거부할 자격을 갖춘 여성들입니다.

 

아, 그리고 Karen들은 확실히 백인입니다.

 

 

보편적인 잘못된 언행들을 지적하고, 이러한 것들의 원인을 여성성으로 여기는 것에서 말미암아, 

이 밈이 아마도 약간 성차별적인 것이 아닌가 하고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면, 안심하셔도 좋습니다.. 

LA Times의 Robin Abcarian 기자가 말하였듯이, Karen들은 백인이기 때문에 별로 타격을 받지 않습니다.

 

Abcarian기자는 또한 “소셜 미디어에 게시된, 민폐 동영상들은 Karen들의 자성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한번 세상에 퍼진 단어나 개념은 통제할 수가 없습니다.

 

 

 

여성에 대한 별명은 차별성이나 모욕성을 띠는 경향이 있습니다. 

Karen 또한 백인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에 일침을 가하는 방식으로 위장한 성차별의 가면이 되었습니다.

 

Karen 논쟁이 왜 그렇게 격렬하고 감정적이게 되었는지 이해하려면, 반인종주의와 성차별이라는 별개의 (그리고 상반되는) 경향을 이해해야 합니다. 또한 백인 여성들이 현대 사회운동과 빚는 충돌을 이해해야 합니다.

 

 

온라인상에서, 어느 문제에 관해서 한쪽 당사자에게 심리적 "특권 점수"를 수여하거나, 누가 권력을 쥐고 있는지 판단하기 위하여 논쟁을 벌일 때, 이러한 백인 여성의 혼란스러운 위치는 혼선을 초래합니다.

백인여성들은 억압받는 자들일까요? 아니면 억압하는 자들일까요?

 

백인여성들이 자신들이 여성이라는 것을 무기로 사용한다면 우린 어떻게 해야할까요? Karen 밈의 본질을 가장 잘 표현하는 문구는 ‘매니저 나오라고 따지고, 민폐를 끼치는 여자’입니다.

 

Karen들의 불평불만은 과장되었거나, 과도합니다. 그들이 역정을 내는 대상은 일반적으로 유색인종 또는 블루칼라이므로, 그들은 조심히 행동합니다.

 

그들은 자신의 ‘백인 여성성’을 이용하여, 가해자인 자신을 피해자로 둔갑시킵니다.

 

원하신다면 트럼프 대통령을 ‘궁극의 Karen'이라고 부르셔도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Karen 밈이 갖는 강한 영향력은, 미국의 백인 여성들이 수세대동안 차지해온, 빈번하게 결점을 가졌던 문화적 위치에서 기인합니다.

 

여기에는 ‘백인여성 참정권 운동’과 ‘인종차별 근절운동’ 사이의 분열이 포함됩니다.

 

 

저명한 백인여성 참정권 운동가들은 흑인들이 자신들보다 참정권을 먼저 부여받을 수도 있다는 것에 분노를 표출하곤 했습니다. 1869년 미국 평등권 협회 회의에서 Susan B. Anthony는 “정부가 지성, 정의, 도덕성을 우선시한다면, 여성 문제를 가장 먼저 해결하고, 흑인 문제를 가장 마지막으로 해결해야 합니다.”라고 말한 바가 있습니다. (그녀는 흑인 남성 선거권이 여성의 참정권보다 더 시급한 문제라는 Frederick Douglass의 주장에 반박하고 있었습니다.)

 

 

1930년대 앨라배마주에서, 흑인 남성 8명이 백인 여성 2명을 성폭행한 누명을 쓰고 유죄판결을 받았던 Scottsboro Boys 사건도 영향이 있습니다.  백인 여성이 겪은 끔찍한 폭력이, 무고한 남성에 대한 주 차원의 탄압의 구실로 쓰였던 ‘The Central Park Five’ 성폭행 사건 또한 그러합니다.

 

 

 

다른 끔찍한 사건에서, 그러한 분열은 더욱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1955년 8월, Carolyn Bryant Donham은 21세였으며 남편 Roy Bryant와 함께 미시시피 삼각주에서 한 상점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한 10대 흑인소년이 가게에 들어왔고, 그 뒤에 벌어진 일은 아무도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일단 Bryant Donham의 초기 진술은 ‘소년이 나의 외모를 품평해댔다’는 것입니다.

 

추후 법정에서 그녀는 소년이 그녀를 붙잡고, 모욕하고, ‘백인과 많이 자봤다’는 따위의 말을 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수십년 후, 그녀는 모든 증언은 자신이 지어낸 것이며,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기억할 수 없다고 고백했습니다. 하지만 그런다고 남편 Roy에게 계획적으로 살해당한 흑인 소년이 돌아오지는 못했습니다. 소년의 시신은 사건 며칠 후 발견되었고, 너무나도 심하게 훼손되어, 소년의 모친이 관에 뚜껑을 덮지 않겠다고 밀어붙인 끝에, 비로소 세상은 소년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소년의 이름은 Emmett Till이었습니다.

 

이 사건은 미국의 Karen 신화를 이해하는 데에 있어서 필수적입니다.

 

백인여성의 불평불만이 백인남성의 권위행사를 통한 흑인에 대한 폭력으로 이어졌지만, 그 부부는 어떠한 대가도 치르지 않았습니다. Roy와 그의 이복형제는 Till에 대한 살인혐의로 재판을 받았지만, 전원 백인남성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에 의해 무죄선고를 받았습니다. 인종차별적이고, 가부장적인 사회 내에서, Carolyn의 백인 ‘여성성’은 약점이 아니라, 무기로 사용되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녀는 항상 백인남성들에게 보호를 요청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들이 있기에, Karen 논쟁에서 ‘왜 같은 민폐짓을 하는 남성에 대한 별명은 없는 거야?’와 같은 페미니즘식 접근법은 부적절합니다.

 

그러한 남성을 지칭하는 별명은 필요 없습니다, 왜냐하면 Karen은 ‘억지 약자’ 개념을 내포하기 때문입니다. 수위는 많이 다르지만, 2020년의 “Central Park Karen” 사건은 Till 사건의 직계후손으로 볼 수 있습니다.

 

Central Park Karen 사건이란, 뉴욕 센트럴 파크에서, Amy Cooper라는 백인여성이, 반려견 입마개 미착용을 지적한 흑인 남성을 뉴욕 경찰에 신고한 사건을 말합니다. (Cooper는 직장에서 해고당하고, 허위신고 혐의로 기소당했습니다.)

 

1950년대부터 미국인들이 길고 긴 인종차별 철폐운동을 벌여왔지만, 백인여성의 눈물이 또다시 흑인남성에 대한 백인남성의 실력행사로 이어진 것입니다.

 

 

 

 

 

 

 

 

 

 

 

 

 

 

래퍼 Ice T와 대안우파 운동가 Joseph Watson 사이의 공통점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 다 ‘Karen들은 심성이 못됐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6월, Ice T는 치과에서의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는 여성의 영상을 트위터에서 공유한 뒤 ‘최고의 Karen’이라는 평을 덧붙였습니다.

 

 

 

Watson의 청취자들은 보수적이었기에, Watson의 경우는 더욱 적나라했습니다. 조회수가 100만회에 가까운 유튜브 영상에서, Watson은 Karen을 “모든 것에 불평불만을 가진, 성가시고 방해되는 여자”라고 정의하였습니다. Watson이 공유한 영상에서, 한 여성은 자전거를 타는 남성에게 지적을 하고, 남성은 “닥쳐 골빈년아”라고 응수합니다.

 

 

 

바로 이것이 밈 문화가 위험한 이유입니다. 영상이 수백만 뷰를 달성하고 신상이 털리기 전에 일찍이 나타나, 영상속 인물이 폐를 끼치거나, 인종차별적으로 행동하는지 심판해줄 사람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Karen은 이제 여자와 동의어 수준으로 쓰입니다.

 

 

 

Karen 밈에 대한 성차별성이 문제로 제기될 때마다, 일반적인 반응은 ‘Karen 밈은 흑인여성들이 인종차별을 비판하기 위해 제시한 개념이며, 백인여성은 흑인여성에 비해 특권을 가지므로, 그것은 반격으로 봐주어야 한다’ 정도입니다.

 

 

 

(중략)

 

 

 

Washington Post의 Attiah 기자에 의하면, Karen 밈을 성차별적이라고 하는 것은 “생명을 앗아가고 사회를 파괴하는 실존하는 차별을 축소시키고, 없는 차별을 만들어내어 피해자 행세를 하는, 그 무엇보다도 Karen다운” 것으로 여겨집니다.

 

 

 

Karen 밈을 가장 잘 나타내는 표현은 “가위” 입니다. ‘백인’ ‘여성’은 ‘억압하는 자’와 ‘억압받는 자’가 동시에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중략)

 

 

 

유색인종 권익운동가와, 성차별주의자는 ‘백인 여자가 성폭행 피해를 호소하면, 일단 의심해보고 봐야한다, 왜냐하면 백인 여자들은 거짓말쟁이이기 때문이다’ 라는 문장에 공통적으로 동의하며, 그 기저엔 ‘백인 여자가 불만 가질 일이 세상에 어디 있어?’ 라는 개념이 깔려있습니다.

 

 

 

세대갈등 또한 주요 원인중 하나입니다. Karen이라는 이름의 비율은 1960년대 출생자에서 정점을 찍었고, 지금의 아이들 사이에선 매우 희소한 이름입니다, 그러므로 현재의 Karen 이름을 가진 사람들은 주로 중년에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소리지르고 떼쓰는 여자를 담은 바이럴한 영상들은 대부분 그들을 폐경기가 온 마녀 정도로 묘사합니다.

 

 

 

(후략)

무분별한 사용은 차단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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