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지식

[펌-밀리터리] 하나 빼고 괜찮았던 경기관총 - DP-28

 
 
 
 
 
 
DP-28
 

1.jpg

 
게임 등을 통해
 
저 유독 튀어보이는 쟁반 탄창으로 유명한 오늘의 주인공
 
오늘은 이 경기관총의 이야기
 
 
 
 
 
 
전쟁을 끝내기 위한 전쟁이라 불린
 
1차 세계 대전이 끝난 후 4년 뒤
 
제정 러시아가 무너지고 적백내전을 거쳐 소련이 세워졌다
 
1차 대전부터 적백내전까지의 긴 전쟁 기간 동안
 
소련이 제대로 느낀 점 중에 하나는
 

2.jpg

 
미국의 맥심 기관총을 개량한 PM M1910을 써보니
 
적 보병들을 갈아버리는 데는 기관총만한 물건이 없다는 것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맥심 기관총은 너무 불편하다는 것이었다
 
분명 기관총의 파워 자체는 진퉁이었으나
 
수레바퀴까지 달아다가 끌고 다닐 정도로 무겁고
 
그나마도 수냉식이었기에 커다란 물통까지 덤으로 끼워진 미친 덩치의 기관총
 
휴대성에서 낙제 수준이라는 것이었다
 
여기에 더해
 
외국의 물건을 도입하자니
 
적백내전까지 거쳐가며 나라 하나가 망하고 새로 생기는
 
그야말로 대혼란에 가까운 시기였기에
 
저 맥심 기관총의 출신국인 미국은 물론이요
 
나머지 열강들과도 거래선이 대부분 끊어져버린 상황.
 
결국 죽으나 사나 자체 개발
 
최대한 가볍고 적당한 성능의 경기관총을 만들어야한다는 결론에 이른 소련은
 
얼마 안 있어 제식 경기관총의 개발에 들어간다
 
여기서 등장하는 인물이
 

3.jpg

 
바실리 알렉세예비치 데그챠레프였다
 
데그챠레프는 이 경기관총을 만들때
 
소련군이 지시한 내용을 매우 충실하게 이행했다
 
그게 뭐였냐면
 
 
아무것도 모르는 인민이 다룰 수 있는 경기관총
 
 
여기에 맞춰 데그챠레프는 부품수를 최대한 줄여서
 
분해 조립을 용이하게 하고
 
최소화된 부품 수로 내구성 생산성을 동시에 잡아내고
 
여기에 당시의 기술력 문제로
 
개발 시간이 필요했던 탄띠식을 제껴버리고

4.jpg

루이스 경기관총같이 쟁반 탄창을 통한 급탄을 적용해
 
빠른 시간내에 개발을 마칠 수 있었다
 
이렇게 그가 1926년 만들어낸 시험작이 DP-26이었으며
 
이걸 소련이 테스트해보면서 이것저것 개선을 지시해 만든
 
최종 양산 모델DP-28이었다
 
 
 
 
 
 

5.jpg

 
이렇게 만들어진 DP-28은
 
 
전장 - 1,270mm
 
총열 길이 - 604mm
 
작동 방식 - 가스 피스톤
 
중량 - 탄창 포함 11.27kg, 미포함 9.12kg
 
탄약 - 7.62 x 54mm R
 
발사속도 - 550rpm
 
급탄 - 47발 쟁반 탄창
 
유효사거리 - 800m
 
 
이렇게 나왔는데
 
확실하게 소련이 원하던 경기관총으로 뽑혀나왔다
 
일단 저 맥심 기관총보다 훨씬 작고 가볍게 나와
 
드디어 보병이 혼자서 들고 다닐 수 있는 범위까지 들어왔고
 
최소한의 부품으로 만들어
 
 
영상에서 보이다시피 간단하게 분해 조립이 되도록 만들고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소련의 진창에 쳐박혀 굴러도 어느 정도 작동하는
 
실로 무식한 신뢰성까지 확보,
 
그리고 탄약까지 모신나강의 총알을 그대로 써서
 
위력도 기관총이란 명칭에 걸맞는 위력으로 맞추고
 
동시에 보급까지도 유리하게 만들어 놓았다
 
여기까지만 보면 개발 시기를 감안하면
 
정말 출중한 성능의 기관총이라고 평할 수 있겠으나
 
이렇게 벌어놓은 점수를 홀라당 까먹는 문제가 있었으니
 
위에서 이야기한 이야기 중에
 
최소화된 부품 수, 무식한 신뢰성
 
이 두 가지 요소가 유일하게 들어맞지를 않는 파츠가 있었다
 

6.jpg

 
바로 이 탄창이 그 주인공
 
튼튼하게 나온 본체에 비해
 
이 녀석의 내구도는 그야말로 깡통이었는데
 
일단 50발도 안 되는 47발 들어가는 것까지는 어떻게 넘어갈 수 있었지만
 
저 탄창의 구조가 총에 맞물려 고정되는 하판과
 

7.jpg

 
태엽 스프링에 의해 총알과 함께 돌아가는 상판이 합쳐진
 
거의 2중 구조에 가까운 물건으로 꽤나 복잡했고
 

8.jpg

(왼쪽부터 AK-47의 7.62x39, M14의 7.62x51, 모신나강의 7.62x54)
 
저 모신나강 총알이란게
 
탄창에 많이 구겨넣기에 전혀 적합한 크기가 아니었다보니
 
탄창이 과하게 넓어지고
 
그 상태에서 저 놈의 철판 두께가 얇게 만들어지게 되었다
 
이로 인해 이 탄창만큼은 조심해서 다뤄야했으며
 

9.png

 
이렇게 모 게임의 군주님처럼 아귀가 안 맞는다고 위를 내리치면
 
내부가 휘어서 급탄 불량날 확률까지 있었다
 

10.jpg

 
여기에 더해 복좌 용수철이 가스 피스톤에 직접 붙어있어서
 
연사시 가스의 고열에 의해
 
발사 중에 저 스프링이 변형되어 불량이 나는 문제와
 
양각대도 총열 방열판에 고정하는 부위가 쉽게 부러지는 등의
 
자잘한 문제도 같이 나왔다
 
하지만 이런 문제들을 제외하면
 
총 자체는 그들이 원하는 합격점 수준으로 나와주었기에
 
소련은 이걸 작정하고 찍어내게 된다
 
2차 대전 중 1944년 저기 나온 문제들도 해결하기 위해
 
 

11.png

 

불편하다고 이야기가 나온 개머리판에
 
권총 손잡이를 추가해주고
 

12.png

 

13.png

 
가스 피스톤에 직접 물려있던 스프링도
 
총의 몸체에 별도의 공간을 만들어놓는 수고를 들여
 
노리쇠 뒤로 빼버리고
 

14.png

 
양각대도 기존의 부실한 방식(위)에서
 
아예 방열판에 단단히 박아놓는 등
 
탄창을 제외한 나머지 문제들을 수정한
 
DPM을 만들어낸 것을 보면
 
이러니 저러니해도 소련군에게 맞는 기관총이었다는 것은
 
맞는 듯 하다
 
 
 
 
 
 
이렇게 80만정 가까이 쏟아져나오고
 
하도 많이 쏟아져나오다 보니
 
보병이 가는 곳이면 어디든 함께하며
 
독소전에서 제 역할을 하며 독일군에게 총알을 퍼붓고
 
심지어 차와 전투기에도 달려서 쓰인 DP-28이었지만
 
2차 대전이 끝난 후
 
소련은 이 녀석이 시대에 뒤떨어졌음을 알고
 

15.jpg

 
이렇게 탄띠 급탄식으로 만들어보기도 하는 등
 
어떻게든 다음 세대 경기관총까지 이 녀석을 살려놓으려 했으며
 

16.png

 
데그챠레프가 후속작으로
 
7.62 x 39mm 탄 경기관총 RPD를 만들었으나
 
전용 탄대 사용 등의 이유로
 
소련군 내부에서 그렇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것과 맞물려
 
강제로 수명이 연장,
 
칼라시니코프가 1960년 PK 다목적 기관총을 만들면서
 
그제서야 소련군에서 은퇴하고
 
중국, 북한 등의 공산 국가들과 제 3세계에 수출되어
 
지금까지도 구르는 운명을 맞이하게 된다
 
 
 
 
 
 
여담으로
 
DP-28에서 저 탄창이 유독 존재감이 높다보니
 
몇 개의 별명들이 있는데
 

17.jpg

 
DP에서 착안해 Dinner Plate(저녁 식사 접시)로 부르기도 하고
 
(원래는 Degtyaryova Pekhotny)
 
심지어는 쏠 때마다 탄창 윗판이 빙글빙글 도는 것에서 영감을 얻어
 

18.jpg

 
레코드 플레이어로 부르기도 했다고 한다
 
 
 
 
 
 
차회예고
 

19.jpg

 
뭔가 좀 크다

14개의 댓글

2020.05.02

LMG MOUNTED AND LOADED!

0
2020.05.02

그리고 coh2에선 근위 소총 분대가 업그레이드 형식으로 들고 나와서 대보병과 더불어 대차량 제압 스킬도 쓸수 있게 해주지

덕분에 그저께 다이브하는 4호 두대 컷 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해주심

0
2020.05.02
@초록달

너.. 그런겜 하니..?

0
2020.05.02
@구더기는레후

재밋는 레후

0
2020.05.02

추천 먹어랏!

0
2020.05.02
0
2020.05.02

꿀잼

0
2020.05.02

카르마2할때 저총만 골랐는디 잘봤어~

0

저거 아직 북한 2선급에서 쓴다그러던데

0
2020.05.02

배그에서 젤 좋아하는총임 ㅋㅋ

0
2020.05.02
@느시

스쿼드할떄 들고있으면 님 그거 왜씀 하는데 자동차 폭파시키는거보고 와~ 화력 오지넹 함

0
2020.05.03

생긴게 간지나긴 해 ㅋㅋㅋㅋ

0
2020.05.05

소비에드의

확장주의적

행보

0
2020.05.06

한국전 때 북한군이 들고다니던 따발총이라는게 저거였던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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