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지식

[음감1] 어쩌면 당신은 음치가 아닐수도 있다, 음치가 되는 2가지 원인

 
"음치가 되는 2가지 원인"
"후천적으로 음치가 된 사람 중에는 세계적인 작곡가도 있었다"
"사람은 음을 ㅇㅇㅇ로 느끼지 않고 ㅇㅇㅇ로 인식한다"
"음치 교정이라는거, 진짜 효과는 있는걸까?"
"어쩌면 당신은 음치가 아닐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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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치가 되는 첫 번째 원인뇌의 손상

 

[01].png

 

일단, 사람의 몸이 음 높이를 구분하는 구조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소리진동이 귀에 들어올 때 고막을 지나 달팽이관을 지나는데

이 달팽이관 속에 있는 “기저막”에는 청세포들이 있음

 

중요한건

이 청세포들이 모든 소리를 받는게 아니라

각 세포들이 서로 다른 특정 높이의 진동수에만 “지릿!” 하고 반응해서

반응한 청세포만 뇌의 신경세포로 신호를 전달하는 방식

[02].png

 

봉화를 생각하면 이해가 쉬움

부산의 봉화는 부산의 일만,

순천의 봉화는 순천의 일로만 봉화를 피우겠지만

신호들이 다 같이 한양으로 가는 것처럼

 

모든 소리신호는 뇌로 가지만

음높이마다 뇌로 가는 길이 다르다는 느낌

 

[03].png

 

이 과정 가운데 손상이 있는 경우,

특히 “뇌”에 손상이 있을 때

음높이를 말그대로 구분하지 못하게 되고,

이것이 음치가 되는 첫 번째 원인임

 

이야기를 들어보면 알겠지만

이건 일종의 청각장애이기 때문에

훈련만으로는 음감을 얻는 것이 불가능하고,

아예 “Tone Deaf”, “실음악(失音樂)”이라는 명칭으로 구분하기도 함

 

[04].png

 

이런 청각장애는 선천적으로 타고 나는 경우도 있고,

후천적으로 발생하는 경우도 있는데,

후천적으로 이 장애를 겪은 사람 중에는

음악가 모리스 라벨이 있음

 

[05].png


후천적 청각장애를 가진 음악가중 가장 유명한건 베토벤일텐데

비교하면

베토벤이 점차 소리를 못듣게 된 것과 달리, 

라벨은 소리는 들리는데 음높이를 구분 못하는 차이

 

라벨이 음치가 되고 나서 작곡한 음악이

디지몬에 관심있는 사람들이면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볼레로"임

 

볼레로를 들으면서도 느낄 수 있고,

악보를 보면 더 확실해지는데,

같은 멜로디랑 리듬패턴이 악기만 바꿔서 겁나 반복되는걸 알 수 있음

즉, 지금까지의 짬밥으로 음악적 큰그림을 상상할 수는 있었는데

직접 그리는 과정에서 한계가 나타났다는 뜻임

 

반복이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 직접 눈으로 보고싶다면

악보를 보거나 볼레로 꺼무위키를 잠시 보는것도 나쁘진 않다고 생각함

 

[06].png

 

그런데, 보통 사람들이 라벨 하면 볼레로를 떠올리듯이

이 볼레로가 히트를 치게 되는데

아마 지금으로 치면 후크송이 유명해지는 것 같은 느낌이지 않았을까..

2010년도 후크송열풍이 불기 90년전부터 라벨은 후크송을 만들었던거임

 

아무튼 그래서 라벨은 볼레로를 두고

“나의 마스터피스? 볼레로? 슬픈건 볼레로엔 음악적인 게 하나도 없다는 점이지”

(My masterpiece?Boléro? What next!Sadly there is nothing musical in it)

라는 말을 비롯해 자기 작품인 볼레로에 대해 극딜을 여러번 박음

“니 머릿속에 볼레로를 세뇌시켜준다”던지 “음대생 레벨이면 이정도는 누구나 할 수 있어야 한다” 라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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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치가 되는 두 번째 원인

...을 말하기 전에

 

한가지 단위부터 먼저 알고 가겠음

 

보통 우리가 음이 높다, 또는 음이 낮다고 말하는건

소리가 얼마나 빠르게 진동하느냐에 따라 달림

 

그래서 음높이를 측정할 때는

“1초동안 얼마나 많이 진동했냐”를 기준으로

재는데,

이 때 쓰는 단위가 Hz(헤르츠)라는 단위임

 

[08].png

 
440Hz면 1초에 440번 진동하는 소리라는 뜻이고
현대 사람은 이 440Hz를 “라”라는 음으로 약속함
 
그럼 1초에 441번 떨면 우리는 무슨 음이라고 생각할까?
엄청 예민한 사람들은 “라 보다 약간 높네”라고 느낄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거나 저거나 같은 음이라고 생각할 것임
(영상에서 해당 부분 직접 들어보는걸 추천)
 
이게 막 442Hz, 443Hz, 444Hz...
점점 음의 차이가 벌어지면 벌어질수록
처음에는 같은 음으로 생각하던 사람도
점차 다른 음이라고 인식하는 비율이 늘어날 것이고
 

[09].PNG


이런 현상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사람은 음높이를 점으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범위로 인식한다는 결론이 나옴
 
음을 들을 때
440Hz딱 그 포인트만 라로 느끼는게 아니라
“438Hz부터 442Hz정도”를 라로 인식하는 방식
 
문제는 이 범위라는 녀석이 사람마다 다 달라서
어떤 사람은 아주 좁을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아주 넓을 수도 있는데,
범위가 좁은 사람들을 “음감이 예민하다”고 말하고,
범위가 넓은 사람들을 “음감이 둔하다”라고 말함
 

[10].png

 
아까는 봉화를 예로 들었는데
이번에는 색깔을 예시로 들어보겠음
어떤 사람들은 다 같은 빨강색이라 생각해도
미술이나 메이크업 경험이 많은 사람들은
같은 빨강색도 수십/수백가지로 나눠서 구분하기도 하는데
이게 색맹/색약처럼 의학적인 문제가 아니라 
경험, 일종의 훈련을 거친 결과물인 것과 같음
 

[11].PNG

 
음감이 둔한 사람 중에는
음을 인식하는 영역이 너무 넓어서 
영역을 서로 넘어 겹쳐버리는 경우
음악과 관련된 활동을 하는데 문제가 생김
그래서 가끔씩 첫번째 케이스와 구분하기 위해 "음둔"이라고 표현하기도 함

[12].png

 

우리가 쉽게 볼 수 있는 음치는

대개 음감이 둔한 케이스고,

이런 경우 청각장애가 아니라 그저 둔한 것이기 때문에

훈련을 통해 범위를 좁혀주는 것으로 해결이 가능함

 

이렇게 음둔인 사람을 

연습이나 교육등을 통해서 음감을 예민하게 만드는 것

음치교정이라고 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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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우리가 보통 보는 음치는 두 가지 경우가 있음
1. 신체적 손상(특히 뇌)으로 인한 청각장애
이 경우는 교육이나 훈련만으로는 해결이 어려움
2. 음을 분류하는 감각이 둔한 경우
사람은 음을 Point가 아닌 Range로 인식한다
교육이나 훈련으로 해결이 가능한 케이스
1번 음치와 구분하기 위해 “음둔”이라고 부르는 경우도 간혹 있음
 
+ 영상에서는 Tone Deaf 진단법, 음감이 얼마나 예민한 지 진단하는 법 
관련해서 몇 가지 소개를 했는데, 글로는 나중에 따로 적어보겠습니다요
(이게 작년에 만든 영상이다보니 플래시로 작동하는 진단도 있고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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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
 
[음감2] 절대음감은 음감이 아니다
"절대음감은 사실 음감이 아니라 ㅇㅇㅇㅇ에 가깝다"
"절대음감을 우리도 얻을 수는 없을까?"
"준 절대음감"
"절대음감을 얻기 쉬운 나라"

11개의 댓글

2021.09.11

흥미롭다잉 더 내놔!!

2
2021.09.12

소리는 뇌가 듣는거지 귀가 듣는게 아니지.

뇌의 측두엽에는 소리를 주관하는 부위가 있고 그 부위에서 각각의 헤르츠를 이해하는 부위가 있다.

1
2021.09.12

오 나 음치야

1

음감은 정확한데 신체적으로 발성을 못함..

2
2021.09.12

재밌게봤다 ㅎㅎ

1
2021.09.12

어릴 때부터 음악 많이 듣고 음계 구분하는 훈련까지 해주면 절대음감이나 그에 준하는 음감 얻을 수 있다고하던데 그거에 관해서도 적어줘!

1
2021.09.12
@재를바람

"절대음감을 얻을 수는 없을까"

2탄 내용임다 맨 위 영상 유툽 채널에서 다음 내용 미리 보실 수 있어연

 

0
2021.09.14

글 내용대로 훈련을 통해 엄청 민감해질 수도 있음.

예를 들어 음과 음 사이를 100개로 나눠서 그 간격(칸)을 센트 cent 라 부르는데 연습하다보면 2cents만 달라도 아? 하게 됨.

이게 된다고?? 하겠지만 듣다보면 됨.

 

내 귀는 저음부에 특화되어있는지 저음부쪽은 뭐 그냥 너무나도 쉽게 순식간에 알 수 있었음

1

구분하는거 말고 소리 낼 때 원하는 음을 못 내는 것도 음치인가??

1
2021.09.15
@물리공부하는사람

음... 위에서 말하는 음치는 아니고 보통 그런 경우에는 발성방법에 문제가 있거나 노래를 하는 동안에는 음높이에 집중을 못하거나.. 고려해 볼 수 있는 원인은 많음

0
2021.09.18

상대음감인데 C 절대판정됨 G F도 그렇고

근데 E는 F로 들리고 B는 C로 들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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