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지식

서양 음계와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 곡집

Bach-in-Sunglasses.jpg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

Johann Sebastian Bach (J.S. Bach)

1685 ~ 1750 (~65세)

 

 

 

 

(음량 조절 적당히)

 

 

 

 

 

 

 

 

1. 음

 

우리가 듣고 인식하는 은 공기의 진동이다.

 

음악에서의 음은 고유한 진동수로 진동한다.

 

진동수가 높을수록 고음으로 들린다.

 

 

 

 

악기는 기본적으로 현을 튕기거나 관에 바람을 부는 등 진동을 매개하는 무언가가 필요하다.

 

가장 쉬운 예로 피아노의 내부를 보자.

 

piano_strings.jpg

 

피아노의 현은 양 끝이 고정되어 있으며 현의 길이가 소리의 파장을 결정한다.

 

위 사진에서 음이 높아질수록 현의 길이가 줄어드는 것을 볼 수 있다.

 

참고로 파장과 진동수는 밀접한 관계에 있다. (대충 반비례 관계이다.)

 

 

 

 

음계의 중심이 되는 중간 도는 약 261.6Hz로 정해놓았다. (중간 도는 가온다 middle C 라고 부른다)

 

하지만 피아노의 중간 도는 정확히 261.6Hz의 진동'만'을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다.

 

 

피아노는 현을 망치로 때려서 음을 만들어낸다. 이것을 해머 액션이라고 한다.

 

건반에 의해 해머가 현을 때리고, 현은 마구잡이로 진동한다.

 

이때 현 위에서 수많은 진동수의 진동이 빠르게 나타났다가 사라진다.

 

 

 

 

Allowed_and_forbidden_standing_waves.png

 

피아노의 현은 양끝이 고정되어 있으므로 위 사진의 오른쪽과 같은 진동은 불가능하다. (노란색 박스 양옆 = 현의 양끝)

 

발생할 수 있는 진동은 모두 왼쪽의 것이다.

 

왼쪽의 진동은 공통점이 있다. 파장의 길이가 ½, ⅓, ¼, 즉 진동수가 2, 3, 4이다.

 

이것을 배음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진동이 겹쳐서 발생하면 어떻게 될까? 우리의 귀는 한가지의 강화된 진동을 듣는다. 그 결과가 왼쪽 맨 위의 진동이다.

 

이 현상을 공명이라고 부른다. 이것이 악기가 일정한 높이의 소리( = 음)를 만드는 원리이다.

 

 

 

 

그런데 도는 하나만 있는게 아니다. 높은도, 낮은도 등등...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앞에서 살펴본 원리로부터, 진동수가 2^n배일 때 공기중에서 공명의 효과가 가장 크다는 점을 유추할 수 있다.

 

여러가지 도(C)가 있는 이유는 이 높고 낮은 도(C)들의 진동수가 서로 ½배 또는 2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진동을 소리로 듣게 될 때 우리의 귀는 매우 비슷한 음으로 인식하게 된다.

 

 

 

 

 

 

2. 피타고라스 음률

 

여기서부터는 계이름을 영어로 표시한다. 한글로 쓰니까 구별이 안돼서 안읽힌다.

C D E F G A B C

 

 

 

 

C와 높은C는 진동수가 2배임을 알았다. 그렇다면 나머지 음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두가지 원칙이 있다.

 

 - 첫번째. 진동수가 2배보다 덜하면 된다. 2배를 넘어서면 옥타브를 넘어서 반복되는 똑같은 음이니까 별 의미가 없다.

 

 - 두번째, C와의 공명 효과가 클수록 좋은 음이다. 같이 연주하면 서로 공명하여 음악이 더욱 아름다워질 것이다.

 

 

 

 

진동수가 2배보다 작으면서 공명이 최대인 진동수는 무엇일까? 

 

간단하다. C 진동수의 1.5배면 된다. 이것을 솔(G)이라고 한다.

 

바꿔 말하면 C와 G의 진동수의 비율이 2:3이다.

 

C, G는 완전5도라고 불리며 작곡가들이 아주 좋아하는 음정이다.

 

 

 

 

나머지 음들은 정하기 나름이다.

 

피타고라스는 심플하게 공명이 잘되게끔 계속 1.5배씩 높이자고 제안했다.

 

C에서 G를 만들고,

 

G의 1.5배로 D라는 음을 만들고, (1옥타브 위 레)

 

D에서 1.5배로 A라는 음을 만든다. (1옥타브 위 라)

 

이 과정 중에 진동수가 2배를 넘어설 때는 그냥 ½배 하면 된다. 앞서 말했듯이 진동수가 2배, ½배인 음은 똑같이 들리기 때문이다.

 

이것을 피타고라스 음률이라고 한다.

 

pyth.png

 

고대 그리스인들은 이 방법으로 반음을 포함한 12음까지 모두 찾을 수 있었다.

 

* 올림/내림 기호

Cb = C플랫 = C flat = 내림 도

C# = C샵 = C sharp = 올림 도

 

 

 

 

서양 음률은 피타고라스 음률에서 출발하여 계속 방법이 달라지게 된다.

 

 

 

 

3. 음계 Scale

 

음계는 음들의 특별한 순서이다.

 

이것을 몰라도 음악의 감상은 가능하지만 평균율 클라비어 곡집을 이해하기위해 짚고 넘어간다.

 

 

 

 

[도레미파솔라시도] 는 장음계(장조) Major Scale 이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아이오니안 Ionian Scale(또는 Mode) 이라고 불렸다.

 

장조는 듣기에 가장 자연스럽고 밝은 느낌을 주는 특징이 있다.

 

 

 

 

그런데 이 순서에 변화를 주면 또다른 음계를 만들 수 있다.

 

 

 

 

[라시도레미파솔라] 는 단음계(단조) Minor Scale 이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도리안 Dorian Scale 이라고 불렸다.

 

단조는 장조보다는 조금 어두운 느낌을 준다.

 

 

 

 

이 외에도 다양한 음계가 있다. 작곡가는 곡의 분위기에 따라 어떤 음계를 사용할지 고를 수 있다.

 

우리는 가장 기본적인 장조와 단조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

 

 

piano_cmajor.png

 

이번에도 피아노를 통해 설명한다.

 

피아노의 건반은 장조를 쉽게 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두개짜리 흑건 왼쪽의 백건부터 시작해서 순서대로 누르면 그냥 장조다. (사진의 C로 표시된 백건)

 

 

 

 

그런데 12음의 관점에서 보면 이것은 온음과 반음의 특별한 조합이다.

 

위 사진을 보면 E(미)와 F(파) 사이에는 흑건이 없다. 왜냐하면 반음 차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듣기에도 미파(EF)는 도레(CD)와 달리 서로 비슷하게 들린다. 진동수가 비교적 가깝기 때문이다.

 

 

 

 

whole.png

 

이 사진을 보면 미파(EF), 시도(BC)는 반음 차이이다.

 

반음이 아닌 한칸짜리는 온음이라고 부른다. ※ 반음 + 반음 = 온음

 

장조라는 것은 사실 [온 온 반 온 온 온 반]이라는 특별한 조합일 뿐이다.

 

이제 뭘 하고싶냐면 장조의 시작을 C가 아닌 G에서 해볼까 한다.

 

 

 

 

gmajor.png

 

백건 사이에 흑건이 있으면 온음, 흑건이 없으면 반음이다.

 

G부터 시작해서 온음과 반음을 한번 세어보자. 참고로 이 음계는 흑건 F#이 하나 포함되었다.

 

똑같이 [온온반온온온반] 임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듣기에도 원래의 [CDEFG~]와 매우 비슷하다.

 

 

 

 

 

이런식으로 계속 장조를 찾으면 총 몇 개의 장조가 있을까?

 

반음까지 포함해서 12개의 음에서 시작할 수 있으므로 장조는 12개가 있다.

 

이 동영상으로 12개의 장조를 직접 들어보자. 높이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 익숙한 도레미파솔~로 들릴 것이다.

 

 

 

 

aminor.jpg

 

장조를 이해했으면 단조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 사진은 [라시도레미파솔]의 A단조를 표시했다.

 

단조의 조합은 [온반온온반온온]이다. 약간 다르다.

 

 

 

 

cminor.png

 

이번엔 C에서 시작하는 단조를 표시했다.

 

여기서도 세어보면 똑같이 [온 반 온 온 반 온 온] 임을 확인할 수 있다.

 

대충 이렇게 단조도 마찬가지로 12개가 있다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다.

 

 

 

 

음악에서는 그 음계의 첫번째 음을 특별히 구별해 으뜸음이라고 부르고, 그 음계의 대표로 삼는다.

 

C가 으뜸음인 장조는 C장조... A가 으뜸음인 단조는 A단조 등등...

 

굳이 으뜸음을 구별하는 이유는 화성학과 관련이 있는데, 간단히 설명하자면 작곡을 하면서 으뜸음을 중심으로 공명을 일으키는게 쉽고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장조, 단조는 클래식 작곡에서 중요하기 때문에 곡 이름에도 명시를 해준다.

 

 - Symphony No.5 Op. 67 in c minor 베토벤의 교향곡 5번 '운명' 다단조

 

 - Piano Sonata No.16 K.545 in C Major 모르는 사람이 없는 모차르트의 그 피아노 소나타

 

 

 

 

4. 대위법

 

바흐는 대위법의 대가였다. 그 이전에도 있었지만 바흐는 대위법을 완벽하게 쓸 줄 알았다.

 

 

 

 

 

바흐의 짧은 곡을 가져와봤다. 소리에 집중해보자.

 

 

 

 

일단 밝은 멜로디가 주의를 끈다.

 

그런데 이 선율 말고도 저음에서 들리는 소리가 하나 더 있다.

 

이 제자리를 맴도는 듯한 소리가 주 선율과 대조되며 곡의 균형을 잡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선율을 두 개 이상 활용하는 작곡 스킬을 대위법이라고 부르고, 대위법에 의해 동시에 진행하는 선율의 개수를 ○성부 라고 부른다. ex) 2성부, 3성부, 4성부 ...

 

 

 

 

중세시대까지는 악기로만 음악을 하는 기악이 그다지 발전하지 않았다.

 

서양 음악의 뿌리는 중세시대 교회의 성가에서 내려왔기 때문에, 그 시대 음악의 중심은 사람이 노래를 부르는 성악이었다.

 

따라서 대위법이라는 작곡 스킬은 본래 성악에 맞춰져서 발전했다.

 

선율이 여러개라는 것은 소프라노, 테너 등등의 합창단원들이 각자의 음역을 맡아서 각자의 선율을 노래하는 컨셉이다.

 

 

 

 

그런데 이 시대의 작곡가로서 합창단에게 5성부 또는 10성부의 대곡을 만들어줘야 하는데, 음을 제멋대로 진행시켜서 불협화음을

만들어버린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 문제 외에도 동시에 여러 선율이 귀에 들리도록 잘 작곡하는 법도 간단하지가 않았다.

 

그래서 대위법은 까다로웠고, 규칙이 많았다.

 

어쨌든 바흐는 대위법을 완벽하게 습득했고, 조금은 그 틀을 깨서 자유롭게 작곡할 줄 알았다.

 

(불협화음 자체는 나쁘지 않다. 대위법 규칙 없이 의도되지 않은 불협화음이 나쁘다는 설명이었다.)

 

 

 

 

다음 내용으로 넘어가기 전에 대위법에 의해 발전한 작곡 형식을 조금 알고가도 괜찮을 것 같다.

 

<카논 Canon>

 

시작한 성부의 선율을 다른 성부가 뒤이어 똑같이 노래하는 형식.

 

비슷한 의미로 돌림노래라는 용어도 있는데 카논이 이것보다 더 느슨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파헬벨의 카논이 유명하다. 우리가 알던 거랑 조금 다르긴한데 파헬벨의 카논은 원래 이런 곡이다.

 

 

 

 

<고집저음 Basso Ostinato>

 

가장 낮은 성부(베이스=Basso)에서 같은 주제를 계속 노래하는 형식.

 

사실 몰라도 되는데 개인적으로 좋아해서 써봤다. 대충 고집저음을 확인했으면 넘어가자.

 

끝까지 듣고있다면, 이 곡의 후반부는 푸가형식이기 때문에 고집저음이 사라진다는 점 알아두자.

 

 

 

 

(2:30 부터!)

<푸가 Fugue>

 

대위법 발전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다.

 

최초에 한가지 주제를 모든 성부에서 차례로 한번씩 노래한 다음, 거기서부터 곡을 발전해나간다.

 

(주제란 선율의 또다른 말이다. 그 곡의 작곡 모티브라는 뉘앙스도 있다.)

 

이 곡은 4성부로 작곡됐다. 처음에 주제가 4번 들리는지 잘 세어보자. 그 이후로는 음악이 이끄는 대로 감상하면 된다.

 

 

 

 

 

 

5. 화음

 

대위법이 독립적인 성부의 수평적인 진행이라면 화성법은 수직적인 음의 쌓음이다.

 

그리고 수직으로 음을 쌓은 것을 화음이라고 부른다.

 

화성학을 안 배워서 잘 모르지만... 최소한으로 설명해보겠다.

 

 

 

 

앞에서 C와 G는 완전5도라고 말했다.

 

'완전'은 공명의 효과가 커서 매우 잘 울린다는 뜻이다.

 

'5도'는 두 음의 진동수 차이의 정도가 5도라는 뜻이다.

 

 

 

 

이런식으로 두 음 사이의 관계를 나타낸 것을 음정이라고 부른다.

 

화성학에서는 음정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해서 용어까지 세부적으로 붙여놓았다.

 

intervals.png

 

음정은 1도부터 8도까지 있다. (필요할 경우 그 이상으로 확장하기도 한다.)

 

간단하게 C장조 CDEFGABC로 알아보자.

 

 - 완전1도는 진동수가 일치하는 두 음을 말한다. C-C, D-D 등등.

 

 - 2도는 한걸음 건너 있는 두 음을 말한다. C-D, D-E 등등.

 

 - 3도는 두걸음 건너 있는 두 음을 말한다. C-E, D-F 등등.

 

 - 완전4도는 네걸음 건너 있는 두 음이다. C-F, D-G 등등.

 

 - ...

 

 - 마지막으로 완전 8도는 옥타브 위치에 놓인 두 음이다. C-높은C, D-높은D 등등.

 

완전이라 부르는 음정은 1, 4, 5, 8도가 있다는 점 알아두면 좋다.

 

 

 

 

1도는 똑같은 음인데 왜 화성학에서는 용어까지 만들어서 구별을 했을까?

 

사실 1도는 특별히 유니즌Unison이라고도 부르는데, 서로 다른 악기로 똑같은 음을 연주하면 음색이 미묘하게 마찰하면서 재미있는 소리가 나기 때문이다.

 

 

 

 

major_minor.png

 

음정을 알았으니 이제 가장 쉬운 3화음을 알아보자.

 

3화음이란 으뜸음으로부터 3도로 연속 두 번 쌓은 화음이다.

 

(복습: 어떤 음계의 첫 음을 으뜸음이라고 부른다.)

 

 

 

  

장조에서 만든 3화음을 장3화음 Major Triad 이라고 부른다.

 

C장조의 3화음은 CEG (C E A B C)다.

 

이렇게 하면 진동수 비가 대강 4:5:6으로, 완벽하게 공명한다.

 

 

 

 

단조에서 만든 3화음은 단3화음 Minor Triad 이라고 부른다.

 

C단조의 3화음은 CEbG (Eb Ab Bb C)다.

 

이러면 진동수 비가 대강 10:12:15로, C-G 끼리는 잘 공명하지만 C-Eb, Eb-G끼리는 어긋나서 전체적으로 불안정한 느낌을 준다.

 

 

 

 

화음은 이 외에도 너무너무 많다. 음악 이론가들은 12가지 음에서 만들 수 있는 화음을 샅샅이 연구해놓았다.

 

화음이야말로 작곡가의 밥줄이자 무기이다. 화음을 효과적으로 쓰면 훨씬 풍부한 음악을 만들 수 있다.

 

 

 

 

대위법과 화성법을 완전히 구분할 순 없다.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대위법에 의한 작곡도 가능하고, 화성법에 의한 작곡도 가능하다. 여기서 어느 한 쪽을 완전히 배제하기보다는 둘을 조화시키는게 더 바람직하다.

 

 

 

 

 

 

6. 또다른 조율법

 

앞서 말했듯이 음의 진동수를 결정하는 조율법은 피타고라스 음률에서 점점 발전해왔다.

 

일단 피타고라스 음률은 한계가 명확하다.

 

 

 

 

pyth_pitch.png

 

피타고라스 음률에서 C를 기준으로 한 진동수 비는 위와 같다.

 

피타고라스 음률의 원리는 진동수를 1.5배만큼 올려서 C > G > D > A ... 순으로 구하는 것이었다.

 

C-G, G-D, D-A 끼리는 공명이 잘 일어난다. 하지만 다른 음 끼리는 잘 일어나지 않는다.

 

이런 복잡한 정수비 체계는 화음을 만들 때나 곡 중간에 음계를 바꿀 때 소리를 망가뜨린다.

 

 

 

 

작곡가들은 이러한 음률에 항상 불만이 있었다.

 

아무리 비율을 잘 맞춘다 해도 순정률은 특정 음정의 진동수 차이가 균일하지 못했다.

 

화음을 쌓고 음계를 바꾸는 등 복잡한 작곡을 하려고 하면, 이런 문제가 계속 걸림돌이 되었다.

 

정수로 만든 비는 절대로 이것을 해결할 수 없었다.

 

 

 

 

현대에는 등분 평균율 Equal Temperament 이라는 조율법을 사용한다.

 

등분 평균율은 '수학적으로' 완벽하다.

 

아이디어는 다음과 같다.

 

 - 음은 C부터 B까지 총 12가지가 있다.

 

 - C와 높은C는 진동수 1:2로 맞춘다. 이건 모든 조율법 통틀어서 똑같다.

 

 - 나머지 음들은 C에서 높은C까지 똑같은 높이로 증가하게 만든다. 즉, 반음의 높낮이를 통일한다.

 

반음의 높낮이가 똑같다는 말은 곧 모든 반음관계의 진동수 비가 똑같다는 의미다.

 

 

 

 

그럼 간단하게 C와 높은C의 진동수 비가 1 : 2 임을 이용해 이것을 풀이해보자.

 

12tet.png

 

이렇게 모든 반음의 진동수비를 맞추면 마지막에 방정식을 풀 수 있다.

 

twelfth.png

 

 

 

 

현대의 대부분의 악기들은 등분 평균율에 맞춰 조율한다.

 

어떤 악기는 이 조율법을 쓰지 않는다. 대표적으로 바이올린은 완전5도를 중심으로 한 조율을 한다.

 

현대 작곡가들도 거의 모두 등분 평균율을 전제로 작곡한다.

 

 

 

 

등분 평균율의 장점은 모든 음계에서 평등한 울림을 보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모든 음계를 쓸 수 있으므로 이제 화음도 자유자재로 쓸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등분 평균율에서는 완전1도, 완전8도 이외에 완벽한 공명이 없다.

 

등분 평균율의 완전5도는 진동수 비가 1 : 1.5 가 아니다. 음을 12등분으로 쪼개놓았으므로, 1.5라는 정수비는 사라졌다.

 

그에 따라 음계들이 모두 똑같이 불완전한 소리를 내면서 끝에 약간 탁한 소리를 내게 되었다.

 

 

 

 

그래도 작곡가들은 행복했다. 음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더욱 복잡한 작곡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바흐는 어떤 조율법을 썼을까?

 

일단 등분 평균율은 아니었다.

 

수학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이것이 불가능하진 않았다.

 

하지만 등분 평균율을 사용하려면 완전5도의 울림을 포기해야했으므로 당시로서는 쉬운 선택이 아니었다.

 

 

 

 

temperament.jpg

(http://www.rollingball.com/TemperamentsFrames.htm)

시대별로 사용한 조율법을 정리해놓은 그림을 가져와봤다.

 

위 사진을 보면 노란색으로 표시된 바로크시대에 'Meantone'과 'Well' 이 겹쳐있다. 이 둘 모두 조율법의 일종이다.

 

바흐는 이 중 평균율 well temperament 을 사용했다고 한다.

 

평균율 중에서도 여러가지 버전이 있지만 바흐가 정확히 어떤 조율법을 사용했는지는 모른다.

 

 

 

 

7. 평균율 클라비어 곡집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 곡집 The Well-Tempered Clavier은 키보드 솔로를 위한 기악곡이다.

 

 

 

 

Bach-wtc1-title-ms.jpg

 

악보 표지에는 '젊은 음악학도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또 어느 정도 음악을 익힌 자들에게는 여가의 즐거움을 주기 위해 만든 것이다' 라고 적혀있다. (나무위키의 번역)

 

음악계에서는 바흐가 평균율을 널리 권장하기 위해 작곡했다는게 정설인 것 같다.

 

왜냐하면 이 작품은 모든 장음계와 단음계로 작곡됐기 때문이다.

 

바흐는 처음에 평균율 클라비어 1권을 작곡했고, 나중에 2권을 작곡했다.

 

각 1, 2권은 모든 12장음계, 12단음계마다 프렐류드와 푸가 Prelude and Fugue 가 수록되었다.

 

프렐류드와 푸가를 하나의 곡으로 본다면 총 (2권) × (24음계) = 48곡이라 볼 수 있다. 숫자만으로도 대작이지만 그 완성도도 엄청난 작품이다.

 

아마도 바흐는 평균율에서 모든 음계로 이토록 아름답게 작곡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한 것 같다.

 

 

 

 

이런 사실을 토대로 바흐가 내세운 평균율이라는 조율법은 모든 음계에서 고르게 소리를 낼 수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물론 균등 평균율 만큼의 효과는 아니었겠지만, 대신 완전음정의 공명을 살린 독특한 소리를 냈을 것이다.

 

 

 

 

Equal-Temperament-Pie.png

이것이 등분 평균율의 12가지 음이라면,

(https://www.danieladammaltz.com/tcp/historical-tuning-rediscover-classical-sound-world)

Unequal-Temperament-Pie.png

이것은 평균율의 그것이다. 물론 바흐가 이 조율법을 사용했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조율을 하면 필연적으로 음계마다 소리가 달라지게 된다.

 

똑같은 장음계일지라도 어떤 음계는 으뜸음과 5도 음정이 완벽하게 공명하고,

 

어떤 음계는 조금 가까워서 처지는 소리가 나고,

 

어떤 음계는 조금 높아서 산만한 소리가 난다.

 

바흐같은 작곡가들은 이런 음계마다 다른 특징을 사람의 성격에 치환해서 작곡하기도 했다. 현대에서는 사라진 개념이다.

 

 

 

 

(Keyboard Partita No.1 in B-flat Major BWV 825)

 

이 동영상은 균등 평균율이 아닌 옛날 조율법을 사용한 피아노로 연주하고있다.

 

대충 바흐가 어떤 음악을 다뤘을지 상상해볼 수 있다.

 

가끔씩 들리는 화음의 공명이 유튜브 음질을 뚫고나와서 깨끗하게 울린다.

 

 

 

 

https://www.youtube.com/c/charlestebbs/featured 

이 채널에서도 옛날 조율법으로 연주한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 곡집 여러 개를 올려놨다. 바흐의 작곡 의도를 더 잘 살렸다고 볼 수 있겠다.

 

 

 

 

혹자는 평균율 클라비어 곡집 표지 상단의 구불구불한 낙서가 바흐가 고안한 독자적인 조율법을 의미한다고 보기도 한다.

 

(http://larips.com/)

 

0903_Bach-3.jpg

(http://journal.juilliard.edu/journal/ongoing-quest-bachs-temperament)

 

완전히 이해는 못했지만 조금 그럴듯한게... 굳이 저런 시선을 끄는 낙서를 대작품의 표지에 썼을 이유는 없지 않을까?

 

 

 

 

 

 

8. 감상

 

이제 작품을 직접 들어보자.

 

여기 모아놓은 재생목록은 당연히 등분평균율을 따른다. 물론 평균율도 재미있긴 하지만... 현대에서는 현대의 감성으로 들으면 된다.

 

프렐류드는 전주곡이다. 푸가같은 복잡한 곡을 감상하기 전에 프렐류드로 일단 귀를 사로잡기 위함이다. 가끔씩 푸가에서 쓰인 주제가 프렐류드에 나타나기도 한다.

 

푸가는 복잡하다. 하지만 바흐의 푸가는 감상하기에 괴로울 정도는 아니다. 연주자를 믿고 편하게 귀를 기울이면 된다.

 

 

 

 

<1권>

 

Prelude and Fugue No.1 in C Major, BWV 846 (Tureck)

Prelude and Fugue No.2 in C minor, BWV 847 (Tureck)

Prelude and Fugue No.3 in C-Sharp Major, BWV 848 (Richter)

Prelude and Fugue No.4 in C-Sharp minor, BWV 849 (Richter)

Prelude and Fugue No.5 in D Major, BWV 850 (Kempff)

Prelude and Fugue No.6 in D minor, BWV 851 (Kempff)
Prelude and Fugue No.7 in E♭ major, BWV 852 (Schiff)
Prelude and Fugue No.8 in E♭ minor and D# minor, BWV 853 (Schiff)
Prelude and Fugue No.9 in E major, BWV 854 (Jando)
Prelude and Fugue No.10 in E minor, BWV 855 (Gould)
Prelude and Fugue No.11 in F major, BWV 856 (Jando)
Prelude and Fugue No.12 in F minor, BWV 857 (Gould)
Prelude and Fugue No.13 in F♯ major, BWV 858 (Gulda)                     
Prelude and Fugue No.14 in F♯ minor, BWV 859 (Gulda)
Prelude and Fugue No.15 in G major, BWV 860 (Gould)
Prelude and Fugue No.16 in G minor, BWV 861 (Gould)
Prelude and Fugue No.17 in A♭ major, BWV 862 (Tureck)
Prelude and Fugue No.18 in G♯ minor, BWV 863 (Tureck)
Prelude and Fugue No.19 in A major, BWV 864 (Richter)
Prelude and Fugue No.20 in A minor, BWV 865 (Richter)
Prelude and Fugue No.21 in B♭ major, BWV 866 (Pollini)
Prelude and Fugue No.22 in B♭ minor, BWV 867 (Pollini)
Prelude and Fugue No.23 in B major, BWV 868 (Schiff)
Prelude and Fugue No.24 in B minor, BWV 869 (Schiff)
 

<2권>

 

Prelude and Fugue No.1 in C Major, BWV 870 (Gould) -> 골든 레코드 수록.

Prelude and Fugue No.2 in C minor, BWV 871
Prelude and Fugue No.3 in C♯ major, BWV 872
Prelude and Fugue No.4 in C♯ minor, BWV 873
Prelude and Fugue No.5 in D major, BWV 874
Prelude and Fugue No.6 in D minor, BWV 875
Prelude and Fugue No.7 in E♭ major, BWV 876
Prelude and Fugue No.8 in D# minor, BWV 877
Prelude and Fugue No.9 in E major, BWV 878
Prelude and Fugue No.10 in E minor, BWV 879
Prelude and Fugue No.11 in F major, BWV 880
Prelude and Fugue No.12 in F minor, BWV 881
Prelude and Fugue No.13 in F♯ major, BWV 882
Prelude and Fugue No.14 in F♯ minor, BWV 883 (Gould)
Prelude and Fugue No.15 in G major, BWV 884
Prelude and Fugue No.16 in G minor, BWV 885
Prelude and Fugue No.17 in A♭ major, BWV 886
Prelude and Fugue No.18 in G♯ minor, BWV 887
Prelude and Fugue No.19 in A major, BWV 888
Prelude and Fugue No.20 in A minor, BWV 889
Prelude and Fugue No.21 in B♭ major, BWV 890
Prelude and Fugue No.22 in B♭ minor, BWV 891
Prelude and Fugue No.23 in B major, BWV 892
Prelude and Fugue No.24 in B minor, BWV 893

 

1권 다 들어봤으면 2권은 각자 마음에 드는 피아니스트 이름으로 검색해서 듣자.

 

혹시나 돈이 좀 있으면

hewitt.jpg

Angela Hewitt 이 누나도 추천한다.

 

 

 

 

12개의 댓글

2021.09.19
[삭제 되었습니다]
2021.09.19
@바람피지마라

저 클린이에요 ㅠㅠ...공대생이에요ㅠㅠ... 몇달간 바흐밖에 안들어서 듣는김에 열심히 썼어요ㅋㅋㅋ 아 니콜라 누나 한번 들어볼게요ㅋㅋㅋㅋ

0
2021.09.19

클래식 좋아해서

화성학 조금 보고 접었는데 ㅋㅋ

엄청난 정성이네 추천

0
2021.09.19
@김우

읽어줘서 고마워~ !

0
MHa
2021.09.19

작곡공부하는 음대생이었으면 오히려 이론은 알고있더라도 글을 이렇게 계산적으로 쓰지 못했을텐데 오히려 공대생이라서 가능했는듯ㅋㅋ

0
MHa
2021.09.19
@MHa

근데 자기전공도 아닌데 이정도까지 공부한거면 진짜 대단하네

0
2021.09.19
@MHa

고마워 ㅋㅋㅋ 그냥 음악 들으면서 자투리로 얻은 지식들이야 글로 엮는건 힘들었지만 ㅋㅋ

0
2021.09.19

난 '어떤 조를 가장 좋아하냐'는 질문을 이해 못했음. 평균율은 모든 조가 평등하니까.. 그런데 이런 내막이 있었네 적어도 옛날에는 유효한 질문이었겠네

0
2021.09.20
@그뭐냐

TMI도 다 읽어주는구나 ㅋㅋ.... 읽어줘서 고마워

0

와... 감탄만하고 간다...

0
2021.09.22

나중에 정독해야징 ㅊㅊ

0
2021.09.24

유튜브에서 바흐 평균율 좋아해서 듣기만했었는데 이런 이론까지 알게해줘서 고맙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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