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F-12
묘하게 SR-71과 같아보이는데
뜬금없이 NASA 마크가 박혀있는
오늘의 주인공
오늘은 이 미치도록 큰 전투기에 대한 이야기
1950년대 말
미국은 마하 3 코인에 탑승하려고 하였다
마하 2까지의 영역은 이미 전투기들을 통해 도달했으니
그 윗 단계인 마하 3의 영역을 날면서
미사일들도 피하고 요격도 뿌리쳐가면서
압도적인 우위를 손에 거머쥐려고 벌인 일이었다
이 발상이 현실화되는 기폭제가 된 사건이
바로 게리 파워즈 사건으로
그동안의 전략 정찰을 맡고 있던
고고도 정찰기 U-2가 임무 중 소련 영공에서 격추되는,
CIA 입장에서는 피가 거꾸로 솟을만한 일이 벌어진 것이었다
결국 더 이상 단순히 고고도에서 나는 것으로는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 이들은
아예 고고도에 마하 3까지 옵션으로 더 붙여서
더더욱 성능이 좋은 전략정찰기를 투입하고자 하였고
이에 록히드 마틴의 스컹크 웍스에 의뢰를 넣어 만들어낸 것이
바로 1인승 정찰기 A-12였다
고도 9만 피트, 27km의 상공에서
마하 3로 날 수 있던 이 녀석의 성능은
CIA의 만족을 얻는데 충분하였고
스컹크 웍스도 태생은 기업의 팀이었던만큼
뽕을 뽑아내기 위해 이를 기반으로 한 파생기들을 통해 장사를 하려고 하였다
그리고 이 의도는
CIA가 자신들은 A-12 프로젝트의 주역임을 숨기기 위해
미 공군을 끌어들여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겠다는 행동에도 일치하여
스컹크 웍스는 파생형을 팔기 위해
동시기에 날아다니고 있던 어떤 물건을 때리기 시작하니
그게 바로 XB-70 발키리였다
마하 3급 폭격기로 개발되던 발키리는
대공 방어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며
존재 의의를 잃고 개발 계획이 실시간으로 무너지고 있었고
발키리의 파생형 호위기 겸 요격기로 개발되던 XF-108 레이피어는
아예 훨씬 전인 1959년에
위 사진의 목업 하나 만들어보고 돈 없다고 쫑나고 말았다
스컹크 웍스는 이 레이피어의 공백을 꿰차기 위해
레이피어가 취소되자마자 미 공군에 A-12 기반의 전투기 모델을 제시했고
미 공군은 이게 왠 떡이냐 하고 이걸 덥석 물어버렸다
왜 이렇게 확 물어버렸냐면
이거 개발했던 돈이 CIA 돈이었기 때문
당연히 공군 입장에서는 별다른 개발비를 들일 수고 없이
마하 3급 요격기, 전투기를 손에 넣을 수 있다는 떡밥에
홀라당 넘어가버렸고
스컹크 웍스는 옳다꾸나 하고 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1963년 시제기를 날리고
이 전투기 모델을 YF-12란 이름으로 세상에 내보내게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YF-12는
전장 - 30.97m
전폭 - 16.95m
전고 - 5.64m
최대이륙중량 - 56,200kg
엔진 - 프랫 & 휘트니 JTD11D-20A 2기
최대 속력 - 마하 3.35
레이더 - Hughes AN/ASG-18 화기관제 레이더
무장
AIM-47 Falcon 공대공미사일 3기
승무원 - 2명
의 스펙을 자랑했으며
단연 압권인 게 저 크기였는데
SR-71과 마찬가지로 2인승으로 만들기 위해
안 그래도 긴 A-12를 잡아 늘인 결과
전투기란 놈이 전장이 31m에 달하는 골때리는 크기를 자랑하게 되었다
예전에 다루었던
엔진 기술이 딸려서
초음속 폭격기로 개발되던 놈을 들고와서
그냥 전투기 딱지 붙이고 굴려먹었던 Tu-128이 전장 30m인데
거기서 한 술 더 뜬 크기로 나와버린 셈이었다
또다른 특징으로는
앞부분의 형상까지 바꾸면서
원래 XF-108에 장착하려고 했던
AN/ASG-18 화기관제 레이더를 장착했다는 것이었는데
이 레이더는
이렇게 레이돔 직경만 1m가 넘어가는
엄청난 크기의 레이더였다
이 레이더를 위해 YF-12는
레이돔 근처만큼은
A-12의 특징이었던 동체 옆으로 튀어나오는 넓적한 핀을 버려야했는데
그로 인한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동체 하단에
착륙시 접히는 수직 꼬리 날개를 달아야했다
거기에 이 레이더에 짝을 맞춰 동시에 개발되어 채택된 미사일은
발키리도 쓰려고 했던 AIM-47 팔콘 미사일이었는데
고체 연료로 날아가며
마하 4에 사정거리 160km라는 엄청난 달리기 능력을 자랑하고
거기에 250kt급 핵탄두까지 달 수 있는 녀석이었다
이 미사일은
이렇게 YF-12의 동체 내부의 3군데에 수납되어 운용하는 방식이었다
여기까지 보면
YF-12는 고고도 마하 3급 초음속 요격기로 충분한 성능으로 보이고
실제로도 고도 74,400피트 고도에서
마하 3.2를 찍고 B-47 폭격기를 모의 격추한 실험기록이 있을 정도로
이 녀석은 개발 목적 대로의 성능을 잘 뽑아주었다
당연히 미 공군도 이 성능에 아주 만족하며
1965년 설계보완 버전을 F-12B로 명명해 93대를 질러서
소련의 초음속 폭격기 요격용으로 굴리려 하였다
그러면 왜 이 녀석은 Y자를 못 떼었느냐 하면
바로 이 양반, 로버트 맥나마라 국방장관이 원인이었다
가성비 위주로 미군을 굴리려고 하였던 이 짠돌이 양반은
동시기에 진행되던 베트남 전쟁에 돈을 넣는게 맞다고 생각했고
그걸 그대로 실행에 옮겨
그의 눈에 필요없을 것 같아보이는 예산들을 죄다 짤라버렸는데
여기에 마하 3급으로 개발되면서 돈을 많이먹던 YF-12가 들어온 것이었다
결국 YF-12는 잘 진행되었으나 예산 부족을 이유로
1966년 개발 계획이 전면 취소되었고
시제기로 만든 3기만 남아 모두 NASA로 넘어가
이렇게 NASA 소속으로서 초음속 비행 실험들을 통해 날아다니다가
모두 퇴역하고 1기는 박물관 신세가 되었다
후일 맥나마라는 TFX 계획(F-111)에도 관여하여
기체 길이 56피트냐 90피트냐 가지고 싸우던 공군과 해군을 보다 못해
야 이 노답XX들 그만 좀 쳐 싸워라
TFX는 (56 + 90) ÷ 2 = 73피트다
쫄리면 GG쳐라
를 시전해 배째라 타령하던 양쪽의 배를
진짜 아주 시원하게 둘 다 째버리는 패기를 뿜어내며
그 짠돌이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저 예산 칼질에 힘입어 AIM-47 또한 YF-12와 함께 폐기처분되었으나
이 미사일은 어떻게든 후손을 남기는데 성공하여
자신을 베이스로 이 녀석을 후손으로 남기고 갔다
그리고 저 후속 미사일은 드디어 어느 전투기와 함께 짝을 맞춰
정식으로 세상에 나와 구르게 되었다
이 전투기는 결국 미군 함재기 간지의 정점을 찍고 은퇴하고
어느 이세계에서는 구국의 영웅들이 탄 기체가 되고
어딘가의 또다른 지구에서는 도통 늙지 않는
사상 최강의 장포대가 애용한 기체가 되니
(장포대 = 장군 진급을 포기한 대령 10고인물)
그 전투기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시간에...
12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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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만유머
곰형
톰캣!!!!!! 기다렸다고!!!!
보라뚱이
오옷..! 믿고 있었다구!
천둥번개
톰형! 뭘처먹엇길래 저래 안늙는거야!! 나도 알려줘!!
요도에아몬드빼빼로박음
맨손으로 이륙중인 비행기에 매달리면 젊어집니다
천둥번개
혹시 광속으로 비행해서 젊어지는 원리 인가여..???? ㄷㄷㄷ
바라트 성계 자치령
Wa!! 에이스 컴뱃 5 아시는구나!!
adadadad
벌집 탑건이라니
Exodus
Aim-9x 사이드와인더
funsoon
와! 피닉스 아시는구나!
님닉네임이쁘네요
저거 개발 됐으면 간지 날듯;
오븐구이삼겹살
와! 피닉스 공대공 미사일! 와! F-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