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지식

도망간다고 피할 수는 없다! "열등감" 팝콘같은 심리

 

 

 나는 엄마 친구 아들이나 딸과 공부나 능력에서 비교당하는 것이 죽기보다 싫습니다. 그들이 어느 학교를 다니는지, 어느 회사를 다니는지, 연봉을 얼마 받는지가 도대체 나하고 무슨 상관이 있나요? 나는 정말 상관하고 싶지 않습니다. 부모 입장은 그렇지 않은가 봅니다. 그래서 그들의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부모의 얼굴을 살피게 되고 눈치를 보게 됩니다. 그 비교 대상이 남이 아니고 같은 집에 사는 형제일 경우에는 더욱 더 힘듭니다. 무슨 일이든 자신감 있게 하고 싶어도 자꾸 망설이게 됩니다.

 

 망설인다는 것은 눈치를 본다는 것입니다. 물론 누구나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며 삽니다. 내가 나의 눈치를 볼 수도 있습니다. 내가 나의 눈치를 본다는 것은 내 마음속에 자리 잡고 나를 관찰하고 있는 초자아, 자아 이상의 눈치를 보는 것입니다. 내가 세운 자아 이상과 내 자신감 사이가 서울과 부산만큼 떨어져 있다면 나는 엄청난 열등감에 시달립니다.

 

 열등감은 어린아이의 발달 과정에서 중요한 개념입니다. 어려서 부모가 나를 대하는 태도가 너무 비판적이면 열등감의 싹이 자랍니다. 비판적이라 함은 어린아이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실수를 부모가 관대하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입니다. 대개 부모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문제가 원인이지요. 예를 들면 친척집 다른 아이들과 자기 아이를 비교하는 경쟁심이 있다든지, 부모의 완벽주의로 인해서 아이의 작은 실수도 용납할 수가 없는 경우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 역시 부모의 열등감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입니다. 열등감은 세대를 이어 전해집니다.

 

 또래에 비해 키가 작거나 하는 신체적인 약점이 있어도 열등감을 느끼게 됩니다. 내 생각에 나는 늘 남보다 능력도 떨어지고 못생긴 데다가 사는 것도 신통찮습니다. 그런 열등감이 의식의 세계로 올라오면 나는 괴로워합니다. 내 삶의 내비게이터가 정체성의 혼돈을 일으켜 '경로 재탐색'을 반복하면서 길을 잃고, 나는 내 인생의 목표를 향해 제대로 주행하지 못합니다. 아무리 기운을 차리려 해도 도무지 해낼 자신이 없으니 움츠러들고 머뭇거립니다. 남들은 나와 전혀 달라 보입니다. 걷는 모습도 힘차고 눈빛에 자신감이 넘쳐납니다. 그 눈빛을 보면 내 열등감은 어느새 팝콘 기계속의 옥수수 알처럼 부풀어 오릅니다.

 

 열등감을 느끼면 얼굴이 달아오르고 어깨가 숙여지며 배와 허리에서 힘이 빠지니 키까지 줄어드는 느낌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열등감이 느껴지지 않았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나는 애 열등감을 저주합니다. 집 나간 자존심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신문에 광고라도 내야 할까요?

 

 특히 청춘의 자존심은 엎치락 뒤치락합니다. 우리 마음에는 자신감을 재는 측정기가 내장되어 있어 자신감이 부족하면 부족하다고 알려줍니다. 자신감은 마음의 연료입니다. 그러나 연료가 부족하다고 자동차를 버릴 수는 없지요. 열등감을 줄이고 자신감을 늘려가면 됩니다.

 

 내 마음이 편안하고 남과 잘 지내기 위해서는 우월감과 열등감의 균형을 잘 조정해야 합니다. 우월감에 너무 빠지면 다른 사람을 객관적으로 보는 균형감을 잃게 됩니다. 열등감 때문에 남에게만 초점을 맞추면 어느 새 자신의 존재가 작아지고 삶의 궤도가 흔들립니다. 열등감이 심하면 자신을 평가절하하고 남의 칭찬이나 비판에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하는데, '보상작용'으로 오히려 남을 깔보는 태도를 취하기도 합니다. 남을 깔보는 것은 내 열등감이 상대방에게 투사되어 옮겨진 것입니다.

 

 그런데 열등감을 꼭 성급하게 치료해야 할까요? 약간의 열등감 때문에 분발해서 원하는 바를 이룬다면 그 열등감은 본격적인 치료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심한 열등감 때문에 사회에 잘 적응을 못하고 실패를 거듭한다면 당연히 치료를 해야겠지요.

 

 열등감은 늘 지고 있는 등짐입니다. 때로는 그 무게가 목까지 조여와 숨쉬기가 힘듭니다. 그러니 그 사람은 열등감을 내려놓기 위해 하루하루 엄청나게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사람들을 피하기도 하고 때로는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기도 합니다. 그 정도로 시달리고 있는데 치료를 안 받으면 점점 사는 것이 힘들어집니다.

 

 치료의 핵심은 억압되어 있던 열등감을 의식의 세계로 불러와서 정신분석적으로 다루는것, "나를 알고 나를 받아들이고 진정 한 내가 되는 것'에 초점을 맞춥니다. 전략적으로는열등감의 의미 분석, 그동안 동원된 방어기제의 업그레이드 작업, 대인 관계 반복 패턴의 수정이 필요합니다. 나의 한계를 살펴보면서도, 그 동안 눈길조차 주지 않았던 내 장점들을 일정하고 키워서 열등감의 근원인 단점을 장점의 따뜻하고 포근한 그림자로 덮어야 합니다.

 

 

18개의 댓글

2019.02.17

열등감을 치료하는 방법에는 열등감을 느끼는 요소들을 정면으로 부딪혀 해결해버리거나, 다른것에 우월해져서 균형을 맞추면 됨. 보통 20대 초중반 들어서 운동하려는애들이 이런애들 많더라. 그게 잘못되었다는게 아니고, 오히려 너무 대견할지경.

 

모쪼록 열등감이 든다면 장점을 지금부터라도 만들고, 장점을 만들 의지조차 들지 않는다면 일단 생각나는것 어떤것이든 좋으니 손에 잡기를.

 

그리고 부디, 열등감의 표출이 타인의 불행으로 이어지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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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17
@군필할머니

정면으로 부딪혀 해결할 수 있거나, 그게 긍정적인 효과를 낳는 경우는 좋겠지만, 쓸데없는 열등감 때문에 다른 곳에 사용할 에너지를 소비하거나, 자신의 열등감이 어디에서 오는지 모르는 경우도 있으니 문제가 된다고 생각해.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게 우선인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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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l
2019.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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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17
@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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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등감이라.. 그거는 들었다 말았다 하는것이..

마음먹기에 딸린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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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17
@미친소리하는사람

정답! 자기 자신과 마주하는 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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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문단은 사실 다른관점으로보면 일종의' 정신승리하는 법을 배우는것 ' 이라는 생각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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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17

아무리 나를 받아 들이려해도 결국 물과 기름처럼 나누어져버림 아무리 섞으려해도 시간이 지나면 갈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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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17
@pakistan

인간의 내면은 심연과 같아 자신과 마주하기가 쉽지 않지. 어렵다면 정신분석가의 도움을 받는 방법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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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 열등감으로 사람아 아주 무기력해진 케이스......거의 좀비나 다름없다....원래는 그런 사람이 아닌데 더 열등감을 느끼기싫어 나는 아무것도 바라는게 없다고 혼자 세뇌시켜서 결국 거의 무력하게하루하루사는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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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17

정신적인 문제는 운동하면 됨. 그게 가장 효과가 좋음.

모든 정신적 문제에는 해당안될지라도 가볍게 겪고있는 우을증,열등감,무기력증 같은거 해결해줌.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건 진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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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17

운동이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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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17

정도언, 프로이트의 의자, p.147~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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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18

내가 나에게 기대하지 않게 되고 내 행동의 기대치도 굉장히 낮아졌고, 내가 그냥 한심하고 우습게 느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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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18
[삭제 되었습니다]
2019.02.18
@이림

혹시 모스크바 레씨? 몇대손 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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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18

근데 운동 왜 하는겅야 초장부터 운동 목표를

열등감에서 밧어나겠다! 하고 시작하진 않자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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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19

운동 다 좋은데 열등감생활로 몸이 개 작살난 상황에서는 독이나 다름없음...

몸만 멀쩡했다면 할수있는 풀이 넓지만

몸이 안좋으면 그마저도 기회를 못잡는다.

무한슬럼프에 빠지는 순간이 가장 위험하고 치료가 필요한 순간임.

 

다 내 경험이긴 한데 난 지금 치료할 여건조차 갖추지 못한 중증환자임.

몸과 정신 두개가 다 무너졌는데도 아직 살아있는건 생존에 대한 본능때문이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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